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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빅토르 로다토의 책 [마틸다]라는 소설을 본 적이 있다.
그 책 역시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사랑받던 언니가 사고로 인한 죽음을 맞이한 이후 부모는 실의에 빠져 기행을 반복하고,
자살이라는 것을 알던 유일한 아이였던 주인공이 죽음의 원인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다만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에서의 상황은 좀더 복잡했다.
가장 편견이 심한 시대에서는 드물었던 다문화 가정이었고
부모들은 성장과정에서 지녔던-아버지는 동양인이라 당해야 했던 온갖 편견들과 어려움들로 인한, 어머니는 가정에 충실하면 된다는 모토를 강요하던 어머니에게 반발하며 의사가 되고자 했으나 아이로 인해 포기해야만 했다는-컴플렉스가 심했으며
이를 (백인인)어머니와 닮았고, 그녀의 요리책을 숨겨버린 둘째딸을 통해 해소하려고 한다.
한 아이만을 편애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자랄지는 모른 채.
리디아는 적성에 맞지 않는 과목만을 듣다 보니 나오는 성적부진,
친구가 없던 아버지가 강요하는, 친구를 만나고 다니라는 말에 대한 부담감과
의대에 가고 싶어했던 어머니가 (알게 모르게 의대에 갈 것을 강요하며)해부학책, 과학책 등만을 주는 것에 대한 억압감
등으로 인해 점점 무너져갔다.
오빠 네스는 부모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공부에만 매진, 하버드에 갔으나
그 과정에서 리디아의 고민을 무시, 동생의 상태를 눈치채지 못했으며
리디아가 죽은 이후에는 '모든 건 -때문이었다'라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막내는 가족들에게 접근을 거절당했고,
그 과정에서 가족의 것들을 훔쳐오거나 관찰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버렸으며
이로 인해 언니가 왜 죽었는지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
그렇게 대놓고 지상파에서 방송되지만 않았을 뿐, [내가 너에게 절대 말하지 않는 것들]과 같은 가족들이
많이 존재한다.
'전 잘되라고 XX고 대신 xx고에 지원서를 내주었는데 **이가 자퇴를 한다고 난리를 칩니다...왜 이러는 걸까요'
'애가 딴짓 좀 하고, 그거땜에 성적도 떨어진 거 같길래 손을 올렸더니 애가 저랑 말을 하지 않습니다.......딸이 이상한 건가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아이가 왕따라고 합니다. 그래서 넌 왜 그렇게 멍청해서 왕따나 당하고 있냐고 했을 뿐인데 방에 틀어박혀서 3일째 안나오네요. 미친거 같아요'
같이 자신의 인형이라도 된 것마냥 아이를 다루던 중 자신의 컨트롤을 벗어나는 아이를 보고
'아이가 미친 것 아닌가' 싶은 마음에 부모가 올린 글들이 sns에도 자주 올라오고,
주변에서도 '내 적성은 사진인데 부모님은 간호학과 가라면서 자꾸 자기 제자들 붙여서 과외시켜'
'엄마가 가고 싶어했던 xx대는 예비받고 **대에만 붙었더니 죽일듯이 패더라고. 결국 다리 부러져서 입원함ㅋ'같은 경험을 한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인 역시 이과반이 아니라 문과반에 갔다고 고막이 터질 때까지 뺨을 쳐맞았고, 부모가 원하던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목이 졸렸었다)
[내가 너에게 절대 말하지 않는 것들]에 나온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숨긴 채 결혼을 했고,
아이들은 부모가 자라면서 받았던 상처들을 그대로 흡수, 상처를 없애기 위해서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잘못된 처방을 내렸기 때문에 갈등이 빚어졌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일들이 더 이상은 늘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