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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유 - 실천하는 교사,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함영기 지음 / 바로세움 / 2014년 1월
평점 :
우리사회의 교육을 바라보는 공통된 시선이 있다.
'현재의 교육은 잘못되었다'.
수능시험 날이면 모든 업무들-주식시장, 항공운행 등-이 마비되고, 그것이 실패했다고 자살하며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실패자 취급받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말을 3개 이상의 단어가 쓰인 문장으로 할 수 있게 된 때부터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먼저 습득한다.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거의 12시까지 학원을 돌아다니며 최소한의 놀 자유를 빼앗기고
고등학생들은 7시 반부터 10시(때로는 11시)까지 거의 12시간을 학교에 머무르며 공부를 하고 2시까지 학원에 다닌다.
자식들은 우리보다는 성공해야한다, 라는 부모들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초, 중등학생이 대학교 전공과목을 미리 공부하기도 한다.
'과정이야 어쨋든 시험을 봐서 뽑은거니 떨어진 사람은 말할 자격도 없다'는 생각들 하에 모두들 획일적인 교육을 강요받는다.
부모들은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다.
암기과목은 못하지만 미래의 미켈란젤로가 될 수 있는, 혹은 미래에 모차르트, 바흐, 마이클 잭슨이 될 수 있는 아이에게
기계를 수리하는 것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아이에게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에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
국어 영어는 못하지만 수학과 과학에서 재능을 보여 연구원에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
다른 건 못해도 외국어만큼은 소질이 있어 번역이나 통역에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
만화에 소질이 있는 아이에게
부모들은 의사가 되기를, 판검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선생님이 되기를,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요구한다.
아인슈타인에게 마가릿 대처를, 마이클 잭슨에게 베이브 루스를,
설리번에게 나이팅게일을, 코난도일에게 파스퇴르를,
채플린에게 히포크라테스를, 플라톤에게 플레밍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들에 의해 아이들은 점차 지쳐간다.
학교에서는 가르침이 죽어버렸다.
이미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이미 배운 내용을 또다시 배워야 하며 더없이 지루한-에서 아이들에게 학교는 재미가 없다.
교사들은 무기력해 보인다.
공무원인지라 받을 복지 다 받으며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기에 선호되는 직업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아는 내용을 가르치며 무언가 전달하고자 하는 대신 아이들이 좋은 대학이나 가줬으면 하는 태도를 보이는 교사들에게 아이들은
실망한다.
수준별 학습에 의해 10% 밖의 성적으로 상위반에 속하지 못한, 혹은 속했었으나 미끄러져 내려온 아이들은
차츰 정체성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페이스북, 블로그, 카페,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의 sns에 글을 올리며 자기위로를 해보아도,
힐링캠프, 힐링 콘서트 등 힐링이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지는 온갖 행사에 참여해봐도 가야할 곳을 모르겠다.
학교에 가보았자 교사들은 상위 아이들에게만 관심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존재감을 확인받기 위해, 왕따와 같은 자극적 일탈 과정을 시연, 부모와 교사들의 인정을 받으려 시도한다.
현재 한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 만족도는 적으면서 동시에 학업 성취도는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기묘한 상황에 놓여있다.
대학에 가라는 성화에 대학에 오긴 했으나 대학에 온 순간 목적 의식을 잃어버려 방황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교육에 대해 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하다.
근원적으로 재구조해야 한다부터 그래도 기존 교육제도에서 희망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까지.
현재의 교육상황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기에 처음부터 재구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고교과정까지는 교사들에게 있어 그들이 지금까지 부담해야 했던 소모성 업무를 줄여 학생들에게 더 관심을 쏟을 수 있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상급 교육기관을-대학, 대학원-거치지 않고도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 해서 지금과 같이
내 옆의 짝부터 저기 제주도나 강원도 끝에 있는 학생들까지 자기 또래의 모든 학생들을 경쟁자 내지 적으로 돌려가며 황폐화 되어가는 요즘의
교육 현실이 개선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