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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책읽기 -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독서법
김세연 지음 / 봄풀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대대로 우리나라는 책을 많이 읽는 민족이었다.
양반부터 일반 평민계급까지 책 한권 없는 집은 없었으며 IMF 때도 출판시장은 어느정도의 수요를 유지했다.
기록에 따르면 전쟁때마저도 피난민들은 책을 가져갔다고 하니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읽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것이다.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책을 읽는다.
자기개발을 위해서
무언가 부족한 것을 찾기 위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었다니 나도 책을 읽으면 성공하겠다, 싶어서
순수하게 책이 재미있어서 등.
그러나 만일 책을 읽는 목적을 '책을 통해 지성을 넓혀 새로운 나를 만들고, 이를 통해 경제적 성공을 이룬다' 라고
한다면, 그리고 이를 위해 책을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는 나쁜 기억력과 산만함, 불량한 수업태도로 유명하였으며 고등학교 퇴학 후 대학 입학시험에서 낙방하였으며 간신히 들어간 학교에서는 별볼일 없는 학점과 졸업논문을 획득하여 조교자리조차 얻지 못하였다. 또한 대학원 당시 지도교수와 반목하다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시키지 못하였으며 이후 생계를 위해 여러 별볼일 없는 일자리를 전전했다."
이 사람의 인생은 어떤 거 같은가. 언뜻 보면 인생패배자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잘 읽어보라. 본문 속 인물은 고등학교 퇴학을 당했음에도 대학원까지 진학한 사람이다. 어찌보면 인생역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쯤되면 이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질 것이다. 이 사람은 아인슈타인이다.
많은 글들은 당시의 시대상, 누군가에 대한 편견 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인류 역사의 발전은 이러한 글들에 대해
비판하고 의심함으로 해서 이루어 질 수 있었다.
만일 이러한 비판과 의심이 없었다면 지금도 태양은 지구를 돌며 이 지구란 곳은 네모난 판 모양으로 생겼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마녀사냥은 계속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비판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아니 그 전에 질문이라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오로지 책을 빠르고 많이 읽음으로 해서 지식을 머릿속에 채워 쓸모있는 부품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할 뿐이다.
이는 필즈상, 노벨상 이라는 세계적인 상 수상자를 (평화상 외에는 어느 누구도)배출하지 못한 것은 물론 G20 정상회담 당시 오바마의 요구에도 그 자리의 모든 한국기자들이 질문을 하지 못한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나라 자체가 질문을 하면 시대에 뒤쳐지는, 지탄을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비판을 하면 '틀린'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환경을 조성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은 사람들로 하여금 비판과 의심을 없애 질문을 할 수 없게 만들었고, 이는 어떠한 대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을 조성했기에 바둑이나 스타크래프트 등 실시간으로 전략을 짜야지만 이길 수 있는 게임에서 거의 매년 세계 3위권 내의 수상실적을 지닐 정도로 머리가 좋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대로 된 무언가를 내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컴퓨터는 아무리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도 인간을 이길 수 없다.
인간에게 존재하는 '정보에 대한 의심과 판단'능력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버리고 마땅히 비판해야 할 것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아서 나타난, 예를들면 일베라는 사이트에서의 역사왜곡을 통한 고인모독이나 의료민영화의 초석이 되는 법안 통과와 같은 결과물들을 경험하고 있다.
사람은 컴퓨터가 아니다. 그렇기에 책을, 아니 간단한 신문 사설을 읽더라도 의심하며 읽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 되어 무언가를 새로이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