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지음 / 책벌레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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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면 '돈'을 벌기위해 직장을 향하는 분주한 발걸음들..(아니 그보다 더 많은 자동차들의 바퀴들!) 먹고살기위해, 행복이란것을 누리기위해, 남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보기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본주의사회의 일상적인 직장인들의 똑같은 모습들..

'풍요속의빈곤'이 가진 의미는 경제학적인것외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그 자체를 설명하기에도 전혀 거리낌없이 적용될 수 있을 비유이다.

풍요란것은 언제나 소수의 자본가의 금융계좌나 그들의 금고속에 보관되어있는 재산에 한정될때만 '풍요로운것'이고, '부(富)'가 되는것이다.

노동자들의 계좌와 지갑속 화폐는 가진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기위해 다시 소비되어야하는 운명을 타고난다. 그들은 '부자'가 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은 항상 제자리걸음을 해야한다. 억울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수 밖에없다. 다른 대안이없다.

문명의 야누스인 산업혁명은 그렇게 자본주의라는 모순덩이를 잉태한 체 인류를 잔인한 실험대에 올려놓고서 법과 정치와 경제력 모두를 소수의 유산계급에게 선물하며 되돌릴 수 없는 악순환의 출발을 부추긴것이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자본가의) '풍요'와 (노동자의) '빈곤'의 공존이라는 영원한 딜레마는 자본주의가 끝없이 안고가야할 과업이요, 인류의 가장 큰 숙제이다.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우린 지금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본주의사회에 살고있다. 이젠 자연스럽게 사람보다 돈이 우선시되고 '돈으로 못할것이없다'란 거창한 농담이 심각한 현실이 되어 우리를 살벌하게 포옹하고있다. 하지만 우린 과연 자본주의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있는가..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물가라는것, 눈만뜨면 만지고 소비하는 화폐란것은 도데체 언제부터 생겨난것인지를, 관세와 보호무역이란것은 왜 필요하며 어디로부터 유래되었는지, 상품을 구입하는 방법의 변천과정은 어떠했는지('상품'이란무엇인지),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가 왜 착취자와 피착취자의 개념으로 환언될 수 있는지, 그렇다면 그 '착취'란것은 왜 일어나며 어떤 방법으로 행해지는지...

이러한것외에도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 자체의 뿌리가 언제, 어디서부터 파생된것인지를 세계사와 관련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자본주의해설의 '결정판'이 바로 이책이다.

노동조합을 마냥 욕하며 기업인을 동정하는 많은(역시 또다른 노동계급인)기성세대들을 바라보면 자본주의가 던지는 씁쓸한 질문들앞에서 힘이빠질때가많다. 우린 잊으면 안된다. 봉건시대까진 생산자가 직접 사용하기위해 토지를 일구어 경작했지만 지금은 생산자 자신이아닌(물론 노예제시대나 봉건시대에도 주인과 지주를 위한 노동이 있었지만 본질적으론 생산자 자신과 가족을 위한 노동이었음을 기억하자!)자본가들이 (상품을)팔아서 이윤을 남기기위해 노동자들이 다시금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기본생계를 보장해주는정도의 '임금'이란것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자본주의는 불공정한 게임으로서 벌써부터 레이스의 승자가 정해져있는 재미없는 스포츠와같다.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주위사람에게 자랑스레 얘기하는 '단순한'청년들의 현실... 법, 정치, 경제의 지저분한 삼각관계, 그 속에 뿌리내린 엘리트출신 '도둑'들의 소굴인 대한민국...

나라를 걱정하고 나라를 바꾸어보고싶은 생각을 단한번이라도(꿈에서라도) 해봤다면 이책을 통해서 '자본'과 '자본주의'라는것을 이해하고 판단하여 나름대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좋겠다. 재벌의 자손은 당연히 재벌이되어야하고, 노동자의 자손은 또한 당연하고 지속적으로 노동자의 길을 걸어야하는 이 해괴한 논리를 뒤집어보고싶지않은가?? 경쟁도 좋고 정의도 좋고 평등도 좋다... 좋은건 알지만 전혀실천되고있지않은 저 덕목들을 좀먹는 자본주의의 메카니즘을 깨어부술자 누구겠는가... 그것은 바로 우리 젊은이들의 양심과 의무이다.

자본주의! 우리가 죽을때까진 없어지지않을법한 부당한현실... 살아있는동안 집요하고 거침없이 파헤쳐볼만 사회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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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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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류문명의 가장 잔인한 '결말'이 될 핵전쟁의 폐허속에서 탈출하게된 비행기 한대가 이름모를섬에 엄청난 '흉터자국'을 남기며 불시착하게된다. 그곳에는 멧돼지를 비롯한 '짐승'들만이 존재하는 무인도이다. 자연스레 디포의 로빈슨크루소의 줄거리와 결말이 뇌리를 스친다. 하지만 성급하게 추리하고 판단해선 안될것같다. 왜냐하면 로빈슨크루소는 '어른'이었고 '혼자'였지만 지금 이 섬에는 '아이들'이 '함께'생존해있기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라했다. 단순하지만 사실이다. 지금 이 섬엔 아이들이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 당연히 리더가 필요하다. 조직과 신분의 차이도 필요하다. 그것이 사회가 가진 속성이다. 이것을 어기면 고립된다. 방출된다. 무인도에서 그것은 곧 '죽음'이다..

아이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랠프가 '대장'이 된다. 랠프는 회합을 가지기위해 항상 소라를 이용한다. 그것은 권위와 권력의 상징으로 묘사된다. 랠프는 그것을 가장 소중히여긴다. 랠프의 참모격인 '돼지'는 사리와 분별력을 겸비한 '지각있는'인간의 전형으로 그려진다. 좀 우둔해보이고 겁이많긴하지만 언제나 옳은소리만하는사람.. 그는 절대 틀리거나, 이치에 어긋나는 언급을 하지않는다. 하지만 융통성은 없어보인다. 완벽할 순 없는 인간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조직은 언제나 갈등을 내포한다. '세계'라는 조직의 갈등을 전쟁이라부르고 '국가'라는 조직의 갈등을 내전, 혁명따위로 부르는것처럼 이 곳 무인도에서도 랠프와 잭의 갈등이 불거진다.
피할 수 없다. 피하면 자멸한다. 서로 양보하지않은체 드리워진 팽팽한 긴장감으로 보이지않는 분계선이 좁은 무인도에 그려지게된다. 사실 잭이 좀 더 유리하다. 그에겐 '무력'이있다. 논리와 이치에만 기대어 맞서기엔 랠프쪽엔 현실적인 무기가 너무 빈약하다. 랠프에겐 고기도없고, 병력도부족하고, 무기도없다. 랠프에겐 오직 봉화와 소라, 그리고 돼지뿐이었다.

두차례의 살인이 일어나고 소설은 절정에 이른다. 랠프는 섬에 고립되어 살길을 모색한다. 하지만 쉽지않다. 아니 가망이없다. 절망과 공포와 분노가 뒤섞인 체 랠프는 잭이 이끄는 오랑캐(야만인)에 맞서 외로운 사투를 벌이게되는데...

이 소설에선 '어른'이 보이질않는다. 두 페이지를 남기고 나타나는 장교가 유일한 어른이다. 즉 '파리대왕'은 어린이들로 구성된 사회가 내포한 갈등구조를 통해서 인간이 가진 어둡고 추악한 본성과 권력에 대한 부질없는 집착등을 드러내면서 '어른'이 가진 가식적인 거죽대기를 통쾌하게 찢어발기는것이다.

랠프를 죽음의 벼랑까지 몰고갔던 그 집요한 추적이 장교에겐 한낱 '재밌는놀이'로 치부되는 마지막장면... 이성으로 본성을 가린체 평화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어른과 이성보단 본성을 먼저배우고 실천한 어린아이들의 뚜렷한 대립구도를 보면서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는것을 다시한번 되새겨보았다. 우린 너무 어려서도, 너무 늙어서도 안되는 나약한 '인간'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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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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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국내 출판업계의 이런저런 사정으로 말미암아 발자크의 걸작시리즈물 '인간희극'을 모두 만나보진 못하고있지만 그나마 그 '정점'에 자리하는 대표드라마인 고리오 영감을 만나 볼 수 있음은 불행중 다행이다.

이 소설의 중심테마는 '자본주의'이다. 이미 14C부터 인간을 '가난한자'와 '부자'의 두 분류로 나누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전세계를 좌지우지하고있는 '절대적' 경제체제! 발자크가 프랑스인이라 여기선 파리만을 배경으로 자본주의의 다양한 모습(폐해를 위주로)을 묘사하고있지만 사실 그 내용은 인류전체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것으로서 '타국'의것만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설득력있고 공감할 수 있는부분이 많은것이 사실이다.

발자크는 이 소설(주요등장인물인 으젠, 고리오영감, 나지, 델핀..)을 통하여 19세기 초반에 유럽에서 성행했던 사교계의 그늘진모습과 무모한 젊은이의 야망, 그리고 비합법적이지만 진실한 사랑으로 갈등하는 청춘들의 앙상한 자화상, 과감하면서도 극단적인 부성애의 표출등으로 '돈'이라는 물질에 종속되고 지배되어 벌어지는 다양한 '꼭두각시(인간성상실)'로서의 단면을 냉철하면서도 분명하게 제시한다.

또한 '불사신(보트랭)'으로 불리워진 도형수 자크콜랭을 발자크 자신의 '대변인'으로 설정하여 자본주의의 모순과 결점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과 사회제도의 부조리한 면에 대한 '분노'를 적절히 노출시키며 이야기의 구성 및 재미를 놓치지않는 범위내에서 현실과 인간에 대한 진지함도 잃지않는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나면 칼 맑스가 '서점의 잡다한 경제학 서적을 뒤적이는것보다 발자크 소설을 읽는것이 경제학 공부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한 것은 단지 칼 맑스가 발자크의 '팬'으로서 언급한 주관적인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발자크소설을 평한 '평론가'로서의 정확한 지적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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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1 - 돌베개인문.사회과학신서 50
박세길 지음 / 돌베개 / 198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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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시쓰는 한국현대사1'은 수구.보수세력에 길들여진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바라본다면 당연히 절판되어야할 '반공서적'으로 치부될 수있을(현실에선 받아들이기쉽지않은) 역사적사실들로 채워져간다.

3권분량으로 시리즈출판된 박세길씨의 이 '위험한고발'은 우리가 지금 왜 평화통일과 반미를 외쳐야하는지에대한 이유와 그 필연성을 뚜렷하게 보여주고있어, 5.6공세력과 친일파후손들에 의해 지금까지도 왜곡되고 은폐되어온 우리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것으로보인다. 아직도 이승만을 '대한민국 초대대통령'으로만 기억하고있다든지,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맥아더장군을 남한의 '구세주'로 생각하는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하면 '매국노' 이승만과 권력에 대한 야욕과 변태적기질을 동시에지닌 '난봉꾼' 맥아더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외치고있는 '진실'은 그리 널리 전파될 수 없을 현실적 한계에 봉착하게된다.(솔직히 이책이 절판되지않고있는 현실이 놀라울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충격실화는 당연히 우리의 미래가 숨쉬고있는 학교교실에서부터 알려져야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아직도 우리 아이들이 받고있는 '현대사교육'은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다를바가없다. 이러한문제는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되는것이라 길게 얘기할 순 없겠고, 분명한건 대한민국에선 여전히 친일과 매국을 일삼은 자들의 후손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떵떵'거리며 살고있다는것이다. 정치.경제.국방은 말할것도없고 심지어는 '백년지대계'라 일컫는 교육까지도 그들이 잠식하고있는형편이니..

일제시대는갔지만 미군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승만은갔어도 국가보안법은 아직도 국민의 족쇄로 남아있으며 휴전선에 걸린 차디찬이슬은 오늘도 한반도의 새벽을 알린다..

한총련의 존재에있어 절대근거가 되는 '통일과 반미'의 외침... 좋다! 분명 옳은일이다!! 민족의 주체성을 되찾고 진정한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위한 젊은이의 투쟁정신.. 높이살만하다!!! 하지만 국민을 설득하지않는이상 언제까지나 그것은 '한총련만의 외침'이요, '한총련만의 고민'으로 남을것이다. 한총련이란 단체가 국민의 불신을 받고있는 현실을 뛰어넘지못한다면 역사의 심판은 저 흡혈귀같은 기득권층이 아닌 우리 국민과 그대들에게 내려질것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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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포이에르바하와 독일고전철학의 종말 - 백산고전대역 2
프리드리히 엥겔스 / 백산서당 / 198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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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스는 이 책에서 아주 많은것을 얘기하고있다. 분량이 그렇게 많은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이해하기위해선 고도의 집중력을 요함이 사실이다. 칸트부터 헤겔까지의 근대철학사는 어느정도 예상했던것이라해도(물론 난해하긴마찬가지!) 그 외 부수적인것들에 담겨있는 많은 지식들 역시 간과할 수 없을법한데 그것은 대부분 엥겔스와 이 책의 번역자의 주석들로 채워져있다.

제대로만 읽는다면 18세기 초반부터 19세기말까지의 유럽역사에 대한 안목이 어느정도 수준에 이를것임은 자명하리라 판단된다. 이해가 되지않으면 다시 정독하고 재독하길바란다. 그래야만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주목할만한 차별성을 가지고있는데 바로 영문으로 원문을 옮겨놓았다는점이다. 단어가 만만치않지만 현실적으로 헤쳐나가야만하는 영어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엥겔스는 맑스의 그늘에 많이 가려진 사람이다. '마르크스주의'는 있어도 '엥겔스주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왜 항상 맑스와 동일선상에서 그를 다룰 수 밖에 없는지를 조금은 감지해낼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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