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월드
백승화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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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책은 한끼 출판사에서 모집한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방귀로 세상을 구하는 방귀쟁이 며느리의 후손인 볼 빨간 여고생 다 홍,
고장 난 형광등처럼 깜박거리게 된 쌍둥이의 엄마 다슬기,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좀비떼에게 쫒기는 오이 헤이터(hater)들,

수상하게 등장하는 '레시피 조사국'의 요원들인 '걸리버'와 '김선생'까지

정말 이야기 하나하나가 수상하면서도 사람들을 매혹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 문학에 딱 맞게도 <방귀 전사 볼빨간>의 이야기는 여중생 다 홍의 외할머니부터 엄마 그리고 이모에 이르기까지
모계는 전부 방귀쟁이 며느리의 후손답게 특정 음식을 먹으면 신기한 방귀를 뀐다. 이런 능력을 드러내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한창 사춘기 소녀답게 우리의 주인공 홍이는 초등학교 때 실수로 '복숭아 사탕'을 먹다가 사건을 일으키고 그러다가 전학을 가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해서 숨기고 살지만. 중학교 졸업을 얼마 앞두지 않고 엄마가 사라지게 된다.

그래도 능력을 감추면서 살다가, 우연히 버스 사고를 목격하게 되고,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펌핑걸'로 활동하던 어느 날, 자신의 책상 속에서 정체를 알고 있다, 밝혀지기 싫으면 점심시간에 과학실로 오라는 쪽지를 받게 된다.

그 곳에서 기다리던 건, 과학 영재인 '민지'였는데, 홍이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민지는 그런 홍이의 능력을 개발해 보기 위해 점심시간마다 능력 개발에 몰두한다. 그러다보니 홍이의 친구들인 최/강/임은 그런 홍이의 빈자리가 아쉽고, 홍이와 자신들보다 더 친해보이는 민지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한편, 홍이의 능력을 파헤치면서 그녀의 정체를 찾고자 하는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조직이 있는데, 그들의 관한 이야기는 책으로 읽어보길 바란다.

딱 청소년 문학에 맞게, 조직의 보스도 하나도 안 두렵다, 납치 당하는 홍이의 베스트 프렌드들도 그리고 그녀들이 짝사랑하는 재원 선배도 납치의 피해자 되었지만 그들도 겁먹기 보다는 그 상황을 몰카라든가, 유튜브 영상 촬영이라고 생각하는 등의 장면을 코믹하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친구를 보기 위해 다시 사지로 돌아오는 장면도, 먹을 거리를 찾는 장면에서 사탕과 초콜릿들이 튀어나오는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사춘기 소녀들 답다고 느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역시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가 아닐까, 하나도 힘든데 심지어 둘이라는.. 쌍둥이 육아와 산후우울증이 겹친 상태에서 찾아간 정신의학과는 이름마저 특이하다.

'고양희한해용전신건강의학과의원'. 이곳은 레시피 조사국과 연계 맺어진 곳으로, 그 곳의 원장님의 신고로 요원들이 찾아간 날은 쌍둥이 엄마들의 능력이 깜빡임이 극에 달해서 자신의 남편을 '사라지게' 만들어버린 날이었다.

결국 이 에피소드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어떻게 본다면 독박육아에 지친 쌍둥이엄마에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상담이 아니라 육아에서 탈출할 순간이 였음을,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온전히 '나'로 존재할 시간이 필요함을 격하게 느끼게 해주는 파트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인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은 앞의 두 이야기에서 나오는 '오이'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완전히 잊혀진 세계랄까, 솔직히. 오이를 먹게 되면 좀비가 되고, 그 좀비가 다시 오이를 먹게 되면 오이 냄새를 내는 파편으로 터져버린 다는 이야기는... 오이 헤이터들에게는 찬양할 이야기이지만, 나같이 오이도 그냥 채소 아닌가. 하면서 먹는 이는 그냥 바로 좀비가 되는 결말이랄까.

 솔직하게 말해서 책의 내용 곳곳에 드러나지 않고 그저 이스터 에그처럼 숨겨진 것들이 많다. 홍이의 아버지의 존재나, 그래서 홍이 엄마는 결국 실종인가 아니면 사망인가, 쌍둥이네는 다신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다슬기에게 고민상담을 했던 후배는 결국 어떤 결말을 맞았을 까, 걸리버와 김선생의 과거는 무엇일까, 그리고 '홍두깨'가 거인이 되는 조건인건 어떻게 알게 되었을 까? 등등의 책에서 미쳐 다루지 않은 이야기들도 너무나 많지만 결국 끝을 맺어 버렸기에 후속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러한 궁금증은 아마 풀 길이 없지 않을까. 혹시나 속편이 나오진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는 책이다.


#레시피월드
#백승화소설
#한끼출판사
#청소년문학 #청소년소설
#방귀 #초능력 #오이 #코미디 #판타지
#서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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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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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책📚

아사이 료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드는 생각은, 참 고약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난 전작인 <정욕>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출간 시기가 길다는 것은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있어서 그보다 괴로운 일도 없지 않을까.

생식기의 제목에 특이점이 있다면, 生殖記에서 ‘기’자가 그릇 (기) 器자가 아니라 기록할 (기) 記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생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글인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다쓰야 쇼세이, 그의 직장 동료인 야나기 다이스케, 오카무라 이쓰기, 후배인 다와다 소우, 쇼세이의 상사인 기시, 그리고 이야기의 화자인 쇼세이의 ‘생식기’라고나 할까.

쇼세이는 동성애자이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성향인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철저하게 자신을고립시킨다. 그러나 그의 주위의 사람들이 그에게 물으려고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내밀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묻거나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레이와] 시대인 현재 일본의 모습이자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정말 이 글을 쓰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이런 것이 아닐까. 그저 스쳐지나가는 한 장면을 위해서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등장시킬 때 말이다. 예를 들면, 다듬이벌레, 물벼룩, 푸른줄무늬청소놀래기 등이 그런 경우이다. 그 외에도 결말부에 등장하는 인공자궁 시스템 바이오 백이나 AI 내니(유모) 등이 있다.

생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 글의 주인공은 누가 봐도 생식과는 동떨어진 ‘쇼세이’이다. 그는 동성애자이나 자신의 성향을 밝힐 생각도, 파트너를 만들 생각도 없다. 그저 그는 자신의 [온전함]을 손에 넣기 위해서 [다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회피]이자 [다이어트-디저트]의 사이클을 만들어 버렸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의 제목은 생식기일까? 그것은 아마도 생식에 대한 다양성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아이를 가져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이쓰키, 그리고 무성애자 임에도 아이를 갖고 싶어 임신한 이쓰키의 친구. 동성혼 관계이나 양자를 입양하는 사람 등의 다양한 형태의 ‘생식’에 관해서 나온다. 물론, 이쓰키와 쇼세이의 공원에서 나누는 대화야 말로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만약, 인간의 성기를 이쓰키의 말대로 어느 정도 머리가 굳은 다음에 자신이 정할 수 있었다면 (수정란이 형성될 때 이미 정해진 결과값이 아니라!) 아마도 이 책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아니면 일종의 판타지 소설로 나오지 않았을까.

아무튼, 아사이 료 작가의 책들은 고약하다. 불친절하다. 왜냐하면,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에 넣고 꽁꽁 싸맨다고나 할까. 이 책도 겉으로 보기에는 사회적 고립형 주인공의 생존을 위한 적응기처럼 보인다. 아니면, 그냥 흔히 있는 말수가 적은 샐러리맨? 하지만 이 글의 화자는 그의 ‘성기’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아차, 하는 순간에 그 말을 한 게 쇼세이 인지 아니면 그의 성기인지 헷갈리게 되니까.

이 책의 특이점은 화자 말고도 더 존재한다. 뭐랄까, 일본인의 눈에서 본 일본인에 대한 글이랄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왜 쇼세이는 자신의 비밀(동성애자)을 꽁꽁 숨기고 ‘의태’까지 하는 것에 대한 모습들에 있다. ‘일본’만큼 ‘공동체’ 의식에 민감한 나라는 없기 때문이랄까, 아니면 성별에 따라 쓰는 호칭이 따로 있는 나라도, 물론 결혼해서 부부의 성이 같아지는 경우의 수는 많지만 그것까지도 넣는다고 한다면,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가 바로 일본이 아닐까.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정말 다양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도 어딘 가에 속하고 싶은 듯하나, 결국엔 홀로 고립되길 선택한 쇼세이, 고목나무와 매미 같은 키가 큰 이쓰키와 키가 작은 다이스케, 자신의 성향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고, NPO에 가서 자신의 성향을 위한 활동을 자신을 위해 한다고 하는 소우, 그리고 소우 같은 젊은 부하직원이 이직한 것에 위기감을 느낀 것인지 모르지만 젊은 직원들에게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기시, 그리고 이 책의 화자이자 여성기와 남성기 모두 경험하고 심지어 다듬이벌레까지 거쳐갔던 쇼세이의 ‘성기’까지 정말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 책은 ‘생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가장 이야기하려는 것은 ‘다양성’이 아닐까.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독특한 화자를 등장시킨 것은 아닐까. 더구나 책의 주인공인 쇼세이가 누구보다 독특한 캐릭터성을 띄기 때문에 도리어 더 강조하는 것 같다.

#생식기
#아사이료
#리드비출판사
#공동체 #다양성 #생식
#서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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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변칙개체 산타클로스 저스트원아워(JUST1HOUR) 2
비티 (저자) / 에이플랫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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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책은 에이플랫 출판사에서 모집한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단편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딱 하나. <메이즈 러너>같은 결말을 맺었다고 해야할까. 더욱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만,
그러면 단편을 직접 읽는 사람들의 반전미를 낮춰버릴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언급하기가 그렇다.
하지만 한 번 다 읽고 다시 돌아가서 읽기 시작하면 책 곳곳에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들이 많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전형적인 클리셰나 위트도 존재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편이다 보니까 글이 짧다. 70페이지도 채 안되는데, 그 속에서도 표지, 그림 그리고 뒷장들을 빼면 한 60페이지쯤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기에 장편에서는 볼 수 없는 속도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다고 느껴지는 것은 단편이기에 후속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겠지.
나쁜아이 절차가 시행되고 한 사건이 끝맺음을 맺었으나 그 후에 실시되는 착한아이 절차도 궁금하기 때문은 아닐까.

 이 단편은 누구나 아는 전형적인 '산타클로스'의 외양을 가지고 오되, 그것을 괴이로 표현하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루돌프가 끄는 하늘을 나는 썰매를 타고 큼직한 보따리에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굴뚝을 타고 들어가 잠자는 아이 머리 맡에 두고 나오는
배불뚝이에 긴 흰 수염을 휘날리는 온화해 보이는 산타클로스를 아이들을 죽이고, 부모의 피부를 벗기는 괴이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산타와 묶음인 루돌프도 순록도 모두 괴물로 표현되었다. 약간 한국인의 감성으로는 '망태'할아버지 괴담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것이 장편이였다면 아마 광활한 세계관을 담은 작품이지 않았을까. 솔직히 떡밥으로 던져준 것은 너무나 많다. 이중 완장을 차면서까지 현장작전에 투입된 이유나,7장이나 여백인 보고서,
처음 암구호는 잘 외워 바로 말했는데 마을에 다가오자 잊어버린 것처럼 보이던 두 번째 암구호라든지, '우는아이'요원이 마시던 '투명한 액체'나,
윤리관을 저버린 10년전에 죽은 '린드버그'박사 라든지, 그리고 언급만 되는'변칙개체 썰매'라든지 말이다.
하지만 단편이기에 이것들은 풀리지 않은 채로 종결맺어 버렸기에 독자들은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한 채로 남게 되었다. 아마 상상은 가능하겠지만.

 거기다가 이 글의 시작과 끝이 일종의 수미상관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는가.
그 후에도 다음 작전에 대한 실행예고로 종결을 맺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단편이기에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만을 제시하고 해답은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지.

 이 단편을 아마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다시 읽는 다면 그 느낌이 지금과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다시 한 번 이 글이 단편이라 너무 아쉽게만 느껴졌다.


#변칙개체산타클로스
#비티
#변칙개체시리즈
#에이플랫출판사
#판타지 #공포 #산타클로스 #루돌프 #크리스마스
#미리크리스마스 #저스트원아워
#서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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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종자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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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책은 오팬하우스 @ofanhouse.official에서 모집한 인스타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한 명의 젊은 여자가 사라진 지 1년 뒤, 또 한 명의 여자가 사라졌다. 스물두 살의 올리비아 존슨.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CCTV에 포착되지 않았다. 목격자도 단서도 없다. 남은 것은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는 소셜 미디어 계정뿐.
사건을 맡은 경찰, 줄리아 데이 경감은 정체불명의 협박을 받는다. “첫째, 실종된 여자의 집에 거짓 증거를 심을 것. 둘째, 가짜 범인을 살인 용의자로 체포할 것. 거부하면 네 딸이 위험해진다!” 줄리아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결국 거짓 증거를 조작하고 가짜 범인을 체포한다. 하지만 줄리아에게는 계획이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기 전에 올리비아를 찾아내는 것. 과연 줄리아는 너무 늦지 않게 올리비아를 찾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무사히 딸을 지킬 수 있을까? >>

일단, 줄거리만 봐도 알다시피 너무너무 재미있다. 심지어 전작인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도 읽었었는데 그 작품보다 지금 나온 신간이 진짜 한 백배는 더 재미있는 것 같달까. 시간이 정말 순삭인데, 아쉬운 점들이 있다면 소셜 미디어 장면들이 나올 때는 그것을 줄글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파일처럼 나타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점이나, 결말이 너무 좋게 끝났다는 점? 책의 마지막에서 약간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다. 쭉 긴장감을 끌어올리다가 마지막에 푹 퍼진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모든 아쉬운 점들을 상쇄시킬 만큼 정말 전개가 훌륭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올리비아의 실종사건과 그 이전에 있던 세이디의 실종사건의 연관성을 추리해 나가는 듯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딸을 지키기 위해 부패 경찰이 되어 버린 ‘줄리아’, 딸을 찾기 위해 범죄를 저질러 버린 ‘루이스’ 그리고 아들을 의심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의심하게 되는 ‘엠마’까지 자식을 지키기 위한 부모들의 처절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이 책은 끝이 몇 장 남지 않은 그 순간까지도 반전의 연속들이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책 한 권을 보면서 도대체 몇 번이나 놀랐는지 셀 수조차 없다. 심지어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는 이의 정체까지도 말이다. 게다가 정말 신경 안 쓰고 넘겼던 부분들이 나중에 복선이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받는 충격은... 정말 최고다. 하지만 더 상세하게 풀수록 반전미는 옅어지기에 깊은 여운을 즐기기 위해서는 꼭 책으로 봐야 한다. 그래야만 나와 같은 충격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연휴가 끝나고 이 책을 봤다는 점이다. 그 전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하루는 이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너무 매력적이다.

아마 이 문장이 이 책의 정체성이 아닐까.
📖 ‘줄리아는 최선을 다해 제너비브를 지켰다.’_512p


#또다른실종자 #JUST_ANOTHER_MISSING_PERSON
#질리언매캘리스터 #베스트셀러
#반타출판사 #VANTA
#스릴러 #반전소설 #범죄물 #영미소설 #영미스릴러
#서평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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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지은 모두 피를 흘리리
S. A. 코스비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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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론 카운티의 지극히 평범하고 평화로운 날들은 고등학교에서 울려 퍼진 한 발의 총성에 의해 깨져버린다. 사건 현장에 도착한 카운티 최초의 흑인 보완관 타이터스 크라운은 범인으로 추정되는 라트렐 맥도널드를 체포하려 했지만, 그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부보안관들이 그를 사살한다. 제프 스피어먼 선생님을 죽인 라트렐은 사살되기 직전 타이터스에게 선생님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라는 말을 남긴다. 문제아였던 졸업생이 오랫동안 존경받던 교사를 학교에서 죽인 사건은 카운티 사람들의 감정을 들끓게 만들어 갈등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하지만 타이터스는 알고 있다. 흑인 청년이 백인을 죽였다는 사실이 더 큰 분노의 이유라는 것을. 그러나 스피어먼의 휴대전화와 집까지 수색한 타이터스와 부보안관들은 스피어먼이 모두가 오랫동안 알던, 존경하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가장 조용해서 마을의 이름인 ‘카론’을 죽음의 도시라고도 명명할 정도로 사건사고가 거의 없어서 심지어 시체 검안마저 이웃 동네에 맡겨야 할 정도로 낙후되고 고립된 도시 카론 카운티. 그곳에서 발생한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이 온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흑인 청년이 백인 교사를 죽인 사건이 점차 그 선생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고 그가 흑인 아이들 7명을 끔찍하게 살해했으며 시체를 은폐하였고, 그의 마수가 곳곳에 뻗쳐 있었으며 라트렐도 그의 범죄에 가담하고 있었으나 그의 동생 ‘라본’을 다음 희생양인 것처럼 묘사하는 문자로 인해 비극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마지막 ‘늑대 가면’의 사나이, 죽음의 천사 ‘아즈라엘’의 정체는 아무런 실마리도 잡히지 않는다.

유년 시절에 겪었던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과 보호자의 부재, 동생의 보호 그리고 FBI 요원으로 겪었던 한 사건이 타이터스의 삶에서 트라우마로 작용하면서 그는 그것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와중에도 계속해서 발생하는 인종차별과 그에 대한 다툼, 부보안관의 비리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까지 과연 조용했던 카론 카운티는 죽음의 천사 아즈라엘의 정체를 밝히고 다시 살육의 도시에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책의 앞 부분은 솔직하게 말해 서론이 길다. 하지만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글의 분위기가 반전되고, 스피어먼의 휴대폰과 컴퓨터 그리고 외장하드 등을 통해서 그의 진정한 모습이 나고, 7구의 시체를 찾아내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물론, 스피어먼, 라트렐과 함께 범죄를 저지른 죽음의 천사 ‘아즈라엘’의 정체는 끝의 끝의 끝에 가서야 드러나기 시작한다. (타이터스와 대립하는 ‘스콧’을 등장하면서 그의 정체를 암시하는 등의 힌트를 주기도 한다.)

물론, 집중을 깨는 단어도 존재한다. ‘이복 남동생’에 관한 이야기인데. 흔히들 이복형제와 이부형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복형제는 배다른 형제. 즉, 아버지는 같은데 어머니는 다른 형제를 지칭하고, 이부형제는 어머니는 같은데 아버지가 다른 형제를 지칭하는 말인데 소설의 흐름을 본다는 이복 남동생이 아니라 ‘이부 남동생’이 맞는 표현이 아닐까. (📖 358-372p)

책 속의 카론 카운티는 인종차별과 갖가지의 차별들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이방인을 배척하고, 종교인을 배척하고, 흑인과 백인을 배척한다. 하지만 그 속에 있는 커뮤니티 사람들은 여전히 카론 카운티가 좋은 마을이라고 생각한다. 흑인 아이 7명이 끔찍하게 살해당해 시체가 숲에 묻혀 있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죽더라도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이 되는 마을의 행사를 취소할 생각이 없다. 성난 트럭이 와서 퍼레이드 중인 목사를 치고, 여러 명이 죽더라도 말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외국이지만 한국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하달까.

책의 결말은 솔직하게 말해서 조금 아쉽다. 아즈라엘의 정체를 밝힐 실마리를 너무 안 주다가 축제 도중 일어난 트럭 사건이나, 시신에서 발견한 T형 금속체 등을 통해서 갑자기 유추해 나가는 것 또한 말이다. 결말에 다다라서 너무 급전개로 펼쳐진 것 같으면서도 그의 죽음이 제목과 어울리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달까, 보안관을 그만둔 타이터스가 대학교에서 범죄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된다는 등의 설정이 독자로서는 아쉬울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에 다다라서야 그가 진정으로 자신의 유년 시절의 상처를 극복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이지 그의 앞날이 밝게 빛날 것만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돈내산책📚
#죄를지은모두피를흘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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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영미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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