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캐모마일 - 한 여름, 한 청춘, 한 사람
서원균 / 잇스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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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창작공간 잇스토리에서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전자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솔직히 이 책의 전체 배경이 1980년대에서 2000년이 오지 않은 시기이므로, 지금과는 사회적인 분위기나 가정환경이 너무나 다르다.

더군다나 범룡이의 아버지는 '월남전'에 참여했다가 돌아온 사람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일지 몰라도 술/도박/폭력을 일삼는데 그런 것들이 다 장남인 범룡에게 집중되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범룡이 안쓰러우면서도 가족을 미처 버리지 못하는게 너무나 미련해보이다가도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헤쳐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오뚝이'가 떠올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시대를 살아온 지금의 장년층이 아닐까? 전자책으로 봤기에 처음에는 페이지 수를 체감 못했지만, 긴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범룡이가 언제쯤 그 집을 벗어날까, 과연 그의 삶에 '희망'이 있을까? 하는 부분을 찾다가 단숨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 책을 중간쯤 읽다보면 너무나 지치는 순간이 온다. 그 때 한 템포 쉬어주고 현실로 돌아온 다음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읽어가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며칠에 걸쳐 읽는 것보다 단숨에 읽으면 좋은점은 등장인물이나 시간선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 이 소설 작품은 나에게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과 작가의 상상을 엮어 현실의 삶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이며, 두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 스물네 살에 얼굴이 망가지고, 이빨은 두 개만 겨우 남았으며, 어깨에는 철심을 해 가벼운 짐조차 들 수 없는 나를.
 사랑하던 연인에게 매몰차게 차이기까지 해 울 힘조차 없는, 가엾고 흉측한 괴물 같은 나를.
 하지만 그곳에 누워있는 분들이 그렇게도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을 나는 살고 있었습니다.
 얼굴의 흉터는 성형수술로, 이른 나이의 틀니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것이고, 철심도 몇 개월 뒷면 제거할 수 있을 터였습니다


📚 여기, 개만도 못한 놈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맞고 자란 놈! 한순간의 실수로 집안을 망하게 한 놈! 빚더미에 앉게 해 어머니가 새벽 샛별을 보며 출근하고, 밤에는 달을 벗 삼아 퇴근하게 만든 불효자! 저 혼자 살겠다고 고향을 떠난 놈! 동생과 가족이 싫어 군대 휴가를 나와도 집에 한 번도 안 간 놈! 어머니가 면회를 올까 봐 편지 한 장도 쓰지 않은 놈! 그런 놈에게 하늘이 노하여 얼굴을 프랑켄슈타인으로 만든 놈! 세상 모든 신이 화가 나서 먹지 못하게 하려고 드라큘라로 만들어 버린 놈! 그놈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 개만도 못한 놈이 살고 싶어 성형수술을 하고, 틀니도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 이 개만도 못한 놈이 과연 살아야 합니까.”
 범룡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울었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도대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이런 처지가 되어야만 했을까.’


📚 범룡은 현국이 말한 ‘스튜어디스, 호텔, 웨이트리스’를 곱씹으며 고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갔다.
 
📚 범룡에게 칠천 원은 맞더라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생명과도 같은 돈이었다.
📚 계산을 마친 후, 지원은 따로 범룡을 불러 팁으로 삼만 원을 건넸다. 그러나 범룡은 이만 원을 돌려주고는 호주머니에서 삼천 원을 꺼내 다시 건넸다.

📚 범룡은 이번 한 번만 눈감아주면 더 나은 미래가 찾아올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 결정이 나중에 자신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할 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 서범룡, 난 네 두 눈에서 피눈물을 흐르는 걸 꼭 보고 싶었어. 이유? 없어. 굳이 하나 꼽자면, 우리 삼촌 결혼식 날 몇백 원짜리 국수 몇 그릇으로 날 속였던 일. 그때 널 봤지. 돈 앞에선 비굴한 개새끼더라. 그런 놈이 내 친구였다는 게 내 자존심을 완전히 무너뜨렸어. 이게 이유라면 이유다, 하하하. 결혼? 저년이랑은 안 해. 하하하. 그날, 이 차로 널 죽이려 했어. 그때 택시가 나타나서 산 거야. 이 찌질한 개새끼야.

📚 범룡은 지금이라도 멀리, 아주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이 마음이 나중에 고향을 떠나게 한다. 그러나 범룡은 자기가 도망가면 아버지의 화가 결국 어머니에게 향할 것이라는 걸 알기에 아픈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았다.
 범룡에게 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 존재는 어릴 적부터 폭력으로 깊이 각인된 것이었다.

📚 남자는 집에서 술주정하고 여자는…… 아니, 여자로 보기조차 힘들 정도로 피폐해진 어머니. 이제야 서 중사가 왜 담배도, 술도, 게임도 안 하는지 알겠네. 토요일마다 그 흔한 면회도 없고, PX에 가는 걸 내가 군 생활하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 어머니였구나. 어머니 때문이었어. 서 중사가 버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어머니였어. 어머님의 내리사랑…… 그 힘이었어.

📚 내가 보니 주희, 너는 천사다. 아니, 범룡의 수호천사다.

📚 범룡아, 높은 산을 넘은 사람은 낮은 산을 쉽게 넘는대. 난 널 알아. 넌 절대 쓰러지지 않은 오뚝이란 걸.

📚 저 젊은이가 처한 상황에서 정신건강이란 무엇일까. 이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그와 함께 생활해 봐야 하지만, 솔직히 내 정신이 더 피폐해질까 봐 두렵다. 만약 내가 저 젊은이의 환경에서 자랐다면, 진작에 집을 뛰쳐나왔을 것이다. 그게 내가 살 유일한 길이었을 테니까. 그런데 젊은이는 그 어떤 반항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모든 걸 자기 탓이라 여기며 20년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정신적으로 무척 건강해 보인다. 말투도, 태도도, 표현력도 뛰어났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때 성적이 우수했다는 뜻인데…….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과는 또 다르고, 연못에서 연꽃이 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존재다. 어머니조차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누가 저 젊은이를 이렇게 키운 걸까?

📚 아버지가 자신을 엄하게 대했던 이유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음을 이제 서야 깨달은 것이었다.
 아버지의 방식이 옳았다고 할 순 없지만, 자신이 배워온 방식 그대로 범룡에게 했던 것뿐이었다. 이제 그 굴레를 풀어야 하는 것도, 끊어내야 하는 것도 결국 범룡 자신이었다.

📚 범룡은 뼈에 사무친 공포와 고통을 잊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한 것이다. 아버지를 용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용서를 받은 것처럼 느꼈다. 이제는 부자간의 정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기에 아버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고, 스스로를 짓누르던 고통에서도 해방될 수 있었다. 그래서 비로소 과거를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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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태도 - 삶과 스타일, 글쓰기의 모든 것
백정우 지음 / 한티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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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티재 리딩클럽 1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딱 드는 생각은 오로지 하나였다. 아니, 출판사의 디자인팀이 분명이 있을 텐데 작가님의 안티라도 되는 건가, 너무나 요즘 트렌드를 역행하는 표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건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쓰는 지금까지도 같은 심정인데, 덕분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나는 ‘외모 지상주의자’라는 사실이다. 책의 표지가 책을 고르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이 한 가지 접근하기 가장 큰 장벽은 바로 표지다. 자꾸만 표지 얘기를 해서 너무나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진심 표지가 20년 쯤 전에 유명했던 <성문 영문법>이나 <수학의 정석> 그리고 <맨투맨 영문법>같이 너무나도 읽기 싫어지는 표지다. 물론 이 책을 디자인 한 사람은 그런 의도로 만든 것이 아닐 것이다.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한글파일이나 타이핑을 할 때 백스페이스를 누르면서 한 글자씩 지움으로써 그 글자를 강조하는 것 같은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닐까. 책 전체를 관통해서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글쓰기의 태도”이니까 말이다.

진짜 이 책은 영화평론가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가독성이 좋고, 중간 중간에 책이나 영화에 대해서 관객으론 아무런 생각도 않고 영화의 재미 유무만 따질 때 놓쳤던 부분이나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이 재미있냐고 따지면 단호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서평을 쓰려고 했을 때 드는 생각인 과연 이 책은 장르가 무엇일까. 소설을 아니고,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에세이도, 기술서도 아니고 작가의 삶의 지론이나 그런 것을 강조하긴 하는데 글의 태반이 글쓰기에 대한 태도나 필기구 얘기, 영화나 책 이야기가 전반에 걸쳐져 나온다. 그렇기에 이 책이 잘 쓰인 글인 것 같기도 하고 가독성도 뛰어나지만 그게 전부인 것 같은 애매한 감정만이 남을 뿐이다.

그래도 이 책을 쓴 작가님과 공통점을 말하자면 ‘외모지상주의자’라거나 처음에 이 책이 글쓰기 강의록에 가까운 형식에서 지금의 형식으로 바뀐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랄까. 뭔가 책을 읽으면서 필기한 것도 엄청 많은데 과연 이 책이 좋은 책인가 라고 물으면 아직도 대답은 ‘NO.’일 것 같다. 아니 좋은 책이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잘 팔릴까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NO.’이다. 현재 엄청나게 쏟아지는 신간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도파민 터지는 책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 책은 과연 어떤 독자층을 노린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 지금 서평을 쓰는 이 순간에도 이 책의 장르가 무엇인지 정말 모르겠다. 그저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책의 표지가 정말 별로라는 것. 이렇게 서평글을 남기면 리딩클럽에서 짤리거나 퇴출당할 것만 같은데 그래도 서평은 진솔되게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별건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의 근본을 지키자는 학문이 인문학이다.]_19p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건 어떤 생각을 구체화하는 행위다. 머리로 상상하고 입으로 우물거리던 것들을 예민하게 고르고 정교하게 잘라 세밀하게 직조하는 자기 성취의 최고 단계이다. 자발적이고 자유롭고 자주적으로 판단하여 기록할 때 그렇다.]_109p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가.]_125p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사람마다 그릇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과 글 쓰는 목적과 목표가 다르니까 . 한 가지, 꾸준하게 쓰다 보면 컵에 물이 차오르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은 안다.]_156p

#글쓰기의태도 #삶과스타일글쓰기의모든것
#백정우
#한티재리딩클럽 #리딩클럽
#서평단이벤트 #서평이벤트
#한티재 #한티재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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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팔을 잃은 비너스입니다
김나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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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산책방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유튜브 앱을 열고 "윤너스"를 검색해서 구독한 것이다. 

 솔직하게 이 책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전에 유튜브 영상으로 '윤너스'라고 소개되는 김나윤 자각님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구김이 없는 모습이, 너무나도 뇌리에 깊숙히 박혀서인 것 같다. 

 진짜. 책을 읽으면서 저 사람에 대해서 궁금했던게 너무 속속들이 까발려져있다. 왜 별명이 '윤너스'인지, 어떻게 사고를 당해 변화된 현재의 모습으로도 그렇게 밝게 웃으면서 생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타인의 시선에서 당당할 수 있는지 등등 말이다.

 원래 에세이는 좋아하지 않는다. 소설과 다르게 에세이는 작가의 진실된 삶이 묻어나고 그렇기 때문에 뭔가 즐기는 소재로 쓰기에는 너무 무겁다. 더구나 글의 분위기가 어두울수록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너무 힘겹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진짜 인간 '김나윤'이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지. 그리고 주위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지가 너무나 잘 드러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도 받았고, 환자로써 병동생활을 하던 먼 과거의 일들도 떠올랐다. 한 10년 전에 동정맥기형으로 진단부터 수술을 받기까지 긴 병동 생활을 했었는데 그때 내 곁에도 작가님처럼 엄마가 항상 옆에 계셨다. 수발도 들어 주시고 항상 기도해 주시면서 굳센 마음 먹고 버티게 해 주신 것이나 소변줄을 빼고 나서 바로 화장실을 간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자세로 오래 있어서 앉기 자세를 취하기 힘들었던것이나 링거들을 주렁주렁 달고다니기 힘들어서 화장실 칸 문을 열어두고 엄마를 보초세우면서 썼던 과거들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더구나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일하는데 그렇기 때문일까. 책을 보자마자 와닿는 점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횡단보도나 병원 안의 정리정돈된 환경과는 다르게 병원밖은 마치 환자들에게 야생과도 같이 느껴지는 점들) 그래서일까, 정작 몇 장 되지도 않는데 읽어내려가기가 힘들면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어쩜 저렇게 사람이 단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정말. 다들 이 책을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 물론 이 책을 본다고 해서 감동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닌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변화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것처럼. 그렇지만 누가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불행의 한 가운데서도 단단하게 한 걸음씩 헤쳐나가는 사람이 있으니까. 지금 비록 힘든 상황 속일지라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무사히 넘기자



📚 평범한 일상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세상에 당연한 건 없더라고요. _7-8p

📚 윤너스라는 별칭은 사고로 왼팔을 잃게 된 후 제 몸을 처음 마주했을 때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밀로의 비너스상 덕분에 짓게 된 저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_7p

📚 진짜 내 모습을 외면하는 게 지금의 행복을 깨뜨리지 않는 가장 간편한 방법일 수 있다는 걸 안다. _43p

📚 내가 만약 지레 겁먹어 샤워하기를 망설였다면, 두 눈으로 내 몸을 직시하지 못하고 외면했다면 내 몸이 밀로의 비너스상을 닮았다는 생각도 영영 하지 못했을 거다. 슬픔과 두려움에 갇히지 않으려 애썼던 마음이 빛나는 나의 두 번째 정체성을 비로소 찾아내 준 뜻깊은 날이었다._43-44p

📚 저를 만나는 많은 사람이 그토록 고통스러웠을 사고를 겪고 어떻게 이토록 건강하고 긍정적인 기운을 뿜어내는지 궁금해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죠.

    “믿을 것도, 돌아올 곳도 결국은 나밖에 없잖아요.”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든 믿을 구석은 결국 나뿐이니까. _9-10p

📚 이 사고로 삶과 죽음이 언제나 멀지 않은 데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도 뼈가 저리도록 알게 되었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이다. 내 곁에 이토록 소중한 인연이 많았다는 것도 이렇게나 빨리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_24p

📚 그러나 여전히 첫 드레싱의 기억은 저릿하다. 설렘도 잠시뿐. 세상에! 팔이 잘려 나갔을 때보다 곱절은 더 아팠다._28p

📚 한 달 전만 해도 누군가 머리를 감겨주는 일마저도 버거웠는데, 드디어 두 발로 땅을 밟고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었다. 내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바로 화장실이었다. 지긋지긋한 기저귀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던 나는 내 발로 땅을 딛자마자 화장실로 향했다._38-39p

📚 충격적이었던 건, 횡단보도를 건널 때 내가 초록불에 다 건널 수 없을 정도로 느림보라는 사실이었다. 사고 전에는 신호등의 초록불이 깜빡거리는 데도 단숨에 뛰어 건널 정도로 걸음이 빨랐던 나인데…. 이제 정말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게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_47p

📚 모든 일상적 순간이 내게는 꽤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병원 복도에서는 손잡이라도 잡고 걸을 수 있었는데, 허허벌판인 바깥세상은 안전하지 않다고 여겨지니 긴장이 됐다._46p

📚 어떤 커다란 불행이 나를 관통해 지나갈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나를 탓하거나 남을 탓한다. 물론 그런 우리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고 나 또한 그랬으니까.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과거에서 답을 찾으려 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지금은 안다. 지금 주어진 삶에서 답을 찾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이다._59p

📚 혼자 앉고 서는 일이 자연스러운 나였지만 이곳의 환자 중에는 무언가에 의지해서라도 혼자 일어서는 게 꿈이고 간절한 소망인 이들이 많았다. 그들은 그렇게 힘겹게 일어선 후 기구를 이용해 한 발 한 발 걷는 연습을 한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 어떤 스포츠보다 투지 넘치고 아름다웠다. 부끄러웠다. 병원 뒤편의 트랙을 빠르게 걸을 수 있을 만큼 호전된 나의 상태. 그런데도 끊임없이 도전 대신 좌절을 선택하려 했던 나 자신이 정말로 부끄러웠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장애와 내 장애를 비교해 가며 내 장애가 훨씬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던 나를 발견한 순간 갑자기 정신이 번쩍 차려졌다._126p

📚 남의 시선보다 중요한 건 내가 나 자신을 제대로 봐주는 일이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 그래야 진정 행복한 삶도 가능해지는 것 아닐까._162-163p

📚 아름다움의 기준은 언제나 남이 아닌 나여야만 한다는 말이다._226p

📚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을 이겨낼 힘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일상을 살아가며 매일 크고 작은 좌절을 경험한다. 내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 인생의 좌절은 오토바이 사고 때만이 아니었다. 두 팔이 멀쩡하던 시기, 미용실에서 고군분투하며 좌절하고 기뻐하던 때도 분명 존재한다. 오토바이 사고가 나던 날은 그저 내가 살아온 수많은 날 중 하루였다._231p

📚 우리는 생각보다 더 강하다. 그 사실을 모두가 기억하면 좋겠다._231p


#나는한팔을잃은비너스입니다 #김나윤 #다산책방
#에세이 #성장 #동기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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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4
김성민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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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창비교육의 인스타 이벤트로 가제본 책을 제공받아 쓰는 서평입니다.]

 익명성을 가진 게시판에서라면 사람에 대한 혐오를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의뢰를 들어주면 다음 순서에 자신의 의뢰를 올릴 수 있는 화, 목 12시에만 열리는 위험한 초대장.

자신이 올린 의뢰에 대해서 그 내용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어떠한 의뢰이든지 다 들어준다면 나라면 과연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되는 도입부였다.

 줄거리는 해민 모녀가 사는 다세대 주책 2층에 도경이네가 이사를 오고, 반찬가게를 하는 엄마의 심부름을 갔다가 도경이 가족이 다투는 광경을 보고

도경과 서먹하게 지내게 된다, 여기에 도경이 이사 온 이유가 강제전학이라는 소문까지 들려오면서 해민은 도경에게 혼란함을 느끼지만

도경은 해민의 글에 호감을 느껴 문예동아리에 입부 신청까지 하게 된다.

 정말 어떻게 보면 인간의 생애 중에서 가장 민감한 시기가 '중학교'시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입게되는

첫 '교복'. '중간고사, 기말고사', '동아리 활동', '선교부'그리고 초등학교에 남녀 상관없이 섞어서 다니다가 '여자'중학교, '남자'중학교, '남녀공학' 등의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가장 급변하게 변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시기에 만약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어떠한 의뢰든 들어주는 나만 아는 것 같은 '비밀의 게시판'이 있다면 그 어느 누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자기보다 앞서는 성적을 가진 친구를 제칠 계기가 될 수 도 있고 눈에 거슬리던 '어른'을 혼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도 있고, 어떠한 '응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도 있다면 자라는 사춘기 아이들에겐 그 어떠한 것보다 쉽게 매혹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이 게시판에 대해서는 책의 결말부가 되어서도 속 시원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저 독자로 하여금 그 정체에 대해서 짐작하게 만들어 줄 뿐.

그러나 만약 현실에서 이러한 '게시판'이 실제로 있어서 자행되고 있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어떠한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자신의 욕구를 내뱉는다면

정말 세상은 더 '악'한 쪽으로 변해가지 않을까.


 이 책의 결말이 솔직히 속시원하게 끝맺음 맺지는 않는다. 솔직히 '해민'이나 '도경', '주영' 그리고 '소정'이까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기 전과 그 후가

달라진 듯 달라지지 않는 듯 보이지만 서로 속시원하게 터놓았기 때문일까 해민과 주영이의 우정은 더 두터워진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이 책의 결말로 이보다 더 완전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지기도 한다. 결국 이들은 아직 '중학생'에 불과한 신분이고 그렇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이 책이 출간되어 '가제본'이 아니라 완전한 '책'으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였다.

 물론 '청소년 소설'이라서 그런지 더 독하게, 그리고 더 잔인하게 진행할 수도 있지만 한 번 거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금 현실에도 매운맛이 넘쳐나니 어떻게 보면 순한맛의 소설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였다.


#오늘의의뢰 #너만아는비밀 #김성미 #창비교육 #성장소설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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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일의 비밀 ㅣ 바일라 24
문부일 지음 / 서유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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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유재 출판사의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처음에 이 책의 서평단 모집글에 응모하게 된 이유는 책의 표지가 절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약간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모티브로 한 듯한 기차 장면과 표지 중앙에서 저를 응시하는 듯한 ‘소년’의 모습이 무엇인가 큰 비밀을 안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죠. 물론 73일의 비밀이 도대체 뭔가 하는 궁금증도 일었습니다.

절 아는 사람들은 제가 한국사 1급을 땄다고 하면 놀랄지도 모릅니다. 전 진짜 ‘한국사’에 젬병이거든요, 근데 이런 저라도 ‘1907년 헤이그 특사 3인방’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을사늑약’의 불합리함을 알리고자 ‘고종’황제의 ‘친서’를 가지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한 ‘이상설, 이준, 이위종’ 선생님들을요. 물론 한국사 시험이나 상식선에서는 저 한 줄로 끝날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더 나아간다면 저것을 빌미로 고종 황제의 퇴위의 빌미가 되지만 이 책에서 중요 포인트는 아니기 때문에 다음에 이와 관련된 책을 읽게 된다면 서평에 쓰도록 해 보겠습니다.

저는 이 책의 관점은 3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st. ‘박씨 아저씨’의 ‘죽음’과 ‘독립운동 자금’ 2nd. 소피아와 안드레이의 헤이그 특사들을 지키기 위한 임무 3rd. 왜 그들은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는가. 라구요.

하나하나 풀어가자면 책 13p에 나오는 [조선 막걸리를 만들어 파는 박씨 아저씨는 돈을 긁어 모았다. 그런데 돈을 함부로 쓰지 않고, 빌려주지도 않아 아저씨를 욕하는 사람이 많았다.] 24p에 [나는 꼭 쓸데가 있어 돈을 모으는 거야. 언제가는 말해줄 날이 있겠지.], 27p에 [근데 밤마더 어디를 돌아다니세요? 아저씨를 봤다는 사람이 많아요.]라는 부분들에서 아! 박씨 아저씨가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있구나라는 예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70p에 [박씨가 조선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서 간도로 보내는 일을 했대. 그것을 눈치챈 일본 첩자가 박씨를 죽이고 돈을 훔쳐 간 거야.]라는 부분에서 ‘박씨 아저씨’의 ‘죽음’에 얽힌 궁금증을 풀어냄과 동시에 ‘용남이’이자 ‘안드레이’가 후에 ‘이상설 선생님’을 따라 ‘네덜란드’로 떠나게 되는 개연성을 충족시켜 준다.

솔직히 책에서 재미라고 느껴질 부분은 ‘소피아(안드레이의 엄마)’와 ‘안드레이’가 ‘이상설’ 선생님을 따라서 ‘네덜란드행 기차’를 타고 가면서 벌어지는 여정인데! 흔히 그 시대상의 ‘어머니’하면 얌전하고, 자기희생이 강한 모친상을 그리기 쉬운데 여기서 나오는 ‘소피아’는 특별한 어머니 인것 같다. 미리 ‘일본인 첩자’나 ‘암살계획’을 잘 캐치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은 순발력 있는 ‘안드레이’지만! 일본의 방해로 네덜란드 헤이그에 도착했음에도 회의 안에는 못 들어가는데 그때 ‘물통배달부’의 복장을 어디선가 구해와 옷 안에 호소문을 숨겨 프레스센터에 들어가는 등의 활약상을 펼칠 때면 한 편의 스파이물을 보는 듯한 유쾌감도 있다. 이것 말고도 정말 ‘기차’안에서 벌여지는 모자의 활약상들이 많지만! 많은 것을 서평으로 스포하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에 여기까지만!

마지막으로 이 책을 관통하는 말은 72-73p라고 생각하는데, [왜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했을까? 돈을 많이 벌고 편하게 살면 될 텐데 왜 힘든 길을 선택해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을까? 도대체 나라라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말이 너무나 내 마음에 와닿았다. 물론 책 76-77p에 [나라가 없으면 조선 사람들이 일본 때문에 억울하게 죽을 수 있잖아. 그리고 조선의 자원과 땅을 빼앗고 조선인을 억압해도 막을 수 없어. 그래서 조선을 지키려고 박 씨도 목숨을 바친 거야. 더 나아가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사는 방법도 찾으려고 해.]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나라면,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나는 저 사람들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나라면 안드레이나 소피아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늘 내 대답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이다. 아마도 나는 안드레이의 아버지인 ‘한 수치’와 비슷한 행동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이 책을 읽으면서 부끄럽고 그들의 희생에 감사를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항상 의문이다. 솔직히 ‘의열단’이나 ‘한인 애국단’이나 그 외의 많은 ‘독립운동단체’들의 단원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바닷가에서 소금물 퍼내기와 다를 바 없을 지도 모른다고. 그 당시에 ‘독립 운동’을 한다? 그것은 아마 발각되면 ‘죽음’ 최소한 ‘고문’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마저 불사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이 ‘대한민국’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 위에 일궈진 평화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사회의 기조는 ‘한국사’를 그저 ‘수능’을 위한 과목이나 취업 시의 ‘스펙’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 그마저도 근현대사의 경우에는 축약되고 삭제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이런 아픈 역사를 다루는 책들이 더 소중하고 더 많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느덧 올해가 광복 80년이 되었다. 이런 뜻깊은 해를 맞아 서평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는 사람들이 <73일의 비밀>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이와 비슷한 ‘역사 소설’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나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없고 길기만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역사 소설 입문으로는 너무나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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