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남편이 전화가 와서, 책을 한 권 구입해 달라고 그런다. '어떤 책인데?' '김대중 vs 김영삼' '엥? 왜 갑자기 김대중, 김영삼?' '내가 듣는 팟캐스트가 있는데, 이 책 광고를 매일 듣다 보니 안 볼 수가 없어서 그래. 근현대사를 제대로 알고 싶어' 남편 대신 구입한 책을 들고 퇴근하는데, 무슨 책인지 급 궁금해졌다. 집으로 가는 길, 내가 먼저 읽어보는데 아이고- 안되겠다. 이건 내가 먼저 읽어야지, 했었다. 나 또한 근현대사에 취약하고 무엇보다 글이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다. 일하랴 육아하랴 정신없는 워킹맘이 이틀만에 다 봤다면, 충분히 이 책의 강점은 증명할 수 있으리라.


난 '이이제이'라는 팟캐스트도 몇 번 밖에 듣지 않았지만 (항상 팟캐스트 시작 '노가리' 부분만 듣게된 케이스, 숨 넘어갈 듯 꺽꺽 웃어대는 그런 장면들만 기억에 남음) 업무상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게 되는 남편은 이 방송의 애청자이다. 금요일밤 애들 재우고 맥주라도 한 하고 있으면 맨날 이 방송에서 들었는데,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다. 실제로 내가 직접 듣진 않아도 왠지 다 들은 듯한 기분은, 모두 남편 때문인듯.

 

 

 

 

 

<이작가의 수첩>이라는 신작 출간 소식을 들었다. 이번엔 '요청' 없이도 먼저 내가 손들어 이 책을 들었다. <이작가의 수첩>은 포털 다음에서 연재된 이작가 만난 사람들의 인터뷰를 한데 엮은 책이다. 책머리 작가의 말에 '뻔한 질문 뻔한 대답'은 않겠다고 했다. (다소 '꿈을 묻는 마지막 질문'은 뻔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보지만...^^) 비교적 그랬던 것 같다. 인터뷰를 하자치고 묻고 답하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이작가가 궁금한 사람들을 만나 그 사람들과 충분히 소통한 느낌이 들었다. 몇몇 분들은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재미있게 읽었다. (이준석 님은 아무래도 구색(!)이었을까. 인터뷰 마지막 이작가와의 인증샷만큼 어색했던 인터뷰...^^;)


"국민이 세금을 내는 이유는요, 국민에게 필요하지만 시장경제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걸 하는 거예요. 그게 공공 서비스지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예산 집행이라고 하는 건 적자죠. 잘 써서 잘 없애야 해요."

"꿈은 사실 없어요. 시장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지금이 너무 재미있어요"

-성남시장 이재명 편

 

이 책을 통해 매력적인 인물들을 많이 만났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한번 뿐인 인생, 이렇게 강렬하게, 열심히 살아야하지 않을까, 새삼 주먹도 불끈 쥐어봤더랬다. 이작가가 만난 7인의 공통점이 있다면 미래 한국의 기대 인물, 핫이슈를 몰고 다니는(다녔던) 사람이 아닐까 싶다. 짧은 인터뷰를 통해 인물들을 좀 더 가까이 만난 기분이다. 앞으로 이분들의 행보에 기대를 해본다. 요즘 재미없는 인터뷰집이 태반인데 간만에 한 권 건졌다. 나 다 읽었으니 이제 남편에게 빌려줘야지. 훗.



"요사이 우리 사회가 '정치 과잉'에 빠져있는 게 아닌가? 라는 말에는 동의하십니까?"
"'노'예요. 정치 과잉이 아니고 '정치 뉴스 과잉'이나 '정치 평론의 과잉'이겠죠. 정치 뉴스 보다 정치 해석이 지나치게 많은 거예요. 배경은 실상 별 거 없는 소식을 가지고 크게 해석을 하니까, 그것이 또 다른 뉴스를 생산해 낸다는 이야기죠. 문제는 정치 뉴스가 이런식으로 유통되는 과정이 굉장히 왜곡 되어 있다는 것"

-두문 정치전략연구소장 이철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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