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서울 - 2000년대 최고의 소설과 함께 떠나는 서울 이야기 사전
김민채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엔 무척 낯설었다.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시점에 끊어지고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시점에 또 이야기가 끝이났다. 빨리 빨리, '겁나' 화려하게, '되게' 자극적으로 살아왔던 나의 일상 속에서 만난 <더 서울>(북노마드)의 첫인상은 되려, 한 여름날 만난 '따뜻한 차 한 잔'처럼, 어쩔 줄 몰라해하며 우물쭈물 했던 것 같다.
 
<더 서울>,은 서울을 이야기 한다. 서울의 역사, 문화, 현재에 대한 심층적이고 단단한 고찰이 있는 게 아니다. '이 지점에서 사진 찍기 좋아요', '여기가면 이 음식을 꼭 먹어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서울의 '죽여주는' 야경을 담고 있다거나 고속 성장을 보여주는 서울, 이 도시의 위풍당당함도 없다.
 
대신 진짜, 혹은 진짜일지도 모르는 서울을 체하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느끼게 해주었다. 조금은 낯선 방식으로, 독특한 구성으로(서울의 한 장소 + 표제어 + 소설 글귀 + 저자의 에세이 +모두를 아우르는 100자 평)! 이야기가 조금은 친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엔 반드시 '나만의 느낌표' 하나를 그리게 된다. 참, 신기하게도...!
 
저자와 맥을 함께 하는 부분에선 '맞아!' 강하게 긍정하며 정관사 the를 붙이고, 어떤 부분이선 '그럴지도...'more 서울, 이야기의 상상력을 더해본다. 익숙하지만 낯설게, 낯설지만 조금은 설레게!
 
책을 덮을즈음 운동화 끈을 여밀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서울을 발견해보겠노라, 길 위로 나서게 될지도 모르겠다. 서울, 이 도시엔 이야기가 넘쳐 흐르니까. 조금 천천히 느리게 걸으며 저자와 같이 서울과 비로소 만나게 될지도. 표4의 말처럼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 나와 당신이 귀를 기울이고 속삭이는 순간부터...!
 
비가 온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이 도시에 태어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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