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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매물도, 섬놀이
최화성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5월
평점 :
@20120522 파주
이 책을 읽은 이후부터 난 왠지 모르게 마음이 콩닥콩닥
('너'라고 부를래~♪) 시인 박남준, 시인 이원규, 소설가 한창훈,
그리고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여자, 최화성과 함께 떠난 3박 4일 매물도 여행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지.
"근데 뭔 짓을 하러 섬까지 가라는 거야?"
"땡기는 대로 놀고 글은 안 써도 된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어설프고(시인 박남준, 책 속에서 '남준씨' 혹은 '데코 박'), 어떤 이야기를 해도 기괴하고(시인 이원규, 책 속에서 '원규 형'), 어떤 이야기를 해도 희극적인(소설가 한창훈, 책 속에서 '미스터 한'), 전혀 닮은 게 없어 보이는 세 남자와 마을의 '이야기'를 찾아 전파하는 도시녀가 매물도에서 만났다.
제목 좋고~(나도 모르게 계속 흥얼 거리게 되는 제목!) 표지 좋고~ 게스트 좋고~ 매물도라, 매물도라, 매물도라...!
@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_ 데코 박의 섬마을 비빔밥 재료,
모두 매물도 산책하며, 꼭 필요한 만큼만 자연에서 취했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의 매력을 딱, 세 개만 꼽으라고 한다면
1. (정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세 문인의 캐릭터!
이 책을 덮을 때쯤 저자와 같이 탄식하게 될 것이다.
아, 어쩌자고 그들을 이렇게 사랑하게 되었단 말인가!
세 문인의 문학에 대한 생각, 삶의 가치관, 매물도 문학 교실 (시 / 소설), '위트'의 정수 등을 배울 수 있다.
2. 끼니 때마다 침샘을 자극하는 데코 박, 미스터 한, 원규 형의 섬마을식 요리
재첩국과 랍스터를 오가는 브런치, 갯놀이, 아는만큼 먹는다. 분홍색 천연조미료, 어떤 맛일까, 꼭 맛보고 싶다.
-데코 박의 섬마을 비빔밥 (*데코 박의 자상한 레시피, 있습니다 p136)
-미스터 한의 매물도 레시피 + 회뜨기 교실 + 섬에서 회를 맛있게 먹는 방법 + 눈 감고도 고기 잡는 법
(탐난다, 이 남자! 못하는 게 없다 ㅎ)
3. 너른 바다와 매물도와 소매물도 자연 풍광
대항 마을 느.리.게 산책, 소매물도 산책, 이른 아침 등대섬을 찾아 (꼭 등대가 있는 곳까지 오르지 않아도 좋다. '헤어지고 싶을 때 헤어지기. 우리의 여행도, 삶도, 그러하기를' p282)
"점심에 비빔밥을 좀 만들까?"
기호 2번 남준씨의 유세는 수줍게 시작되었다. 산에서 사는 것들과는 뭐든지 일촌 관계를 맺고 있는 남준씨. 만약 그에게 미니홈피나 페이스북이 있다면 취나물, 딱새, 두릅, 휘파람새가 일촌이 되어 딱새에게서 받은 도토리로 배경음악을 선물해주고, '좋아요'를 연신 눌러 댈 것 같다. (중략)
"혼자 사나 홀로 살지는 않는다."
당금 마을과 대항 마을이 이어지는 언덕길에서 나물과 약초들을 채취하여 '섬마을 비빔밥'을 만들기로 했다.
p92
츄릅~데코 박의 섬마을 비빔밥, 진심 먹고 싶다 ㅜ ㅜ
"한 번 큰 파도가 올 때가 있거든. 반씩 물러났던 파도가 모이고 모여서. 여덟, 아홉 번 정도 작은 파도가 온 뒤에는 반드시 큰 거 한방이 와. 우리 인생처럼"
p122
마성의 남자, 미스터의 한의 매력! 초록색 곤충을 닮은 원규 형과 은빛 물고기를 닮은 남준씨는 범접할 수 없는 '미스터스러움'이 바다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p141)을 나도 기억하지! (깨알 자랑)
아, 어쩌자고 그들을 이렇게 사랑하게 되었단 말인가.
정말이었다. 세 남자와의 매물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그들의 산문집과 시집들을 하나하나 읽어 나가고, 그들의 목소리가 남긴 녹취를 풀며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여행지에서 근사한 남자를 만나 즐겁게 여행하고 돌아와 애틋한 마음이 더해가듯, 여행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사랑,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몽골거리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매물도에 가던 날보다 지금 그들을 다시 만나러 가는 길이 더 설레고 떨렸다.
p296
저자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된다.
나또한 행운아라면 행운아,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출간기념으로 한창훈 작가님과의 거문도에서 1박 2일을 보냈다.
갈 때보다 다녀와서 더 애틋한 마음, 그 몽골거리는 마음을 나또한도 품었기에(!)
한창훈 작가님의 전작을 모두 섭렵하고, 그때를 추억하고, 되새기고(그는 그렇게 마성의 남자 ㅋ)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를 읽은 이후 박남준 시인과 이원규 시인님의 책을 마구마구 장바구니에 담았다.
왠지, 자꾸 두 분의 말투가 계속 떠오를 것 같다.
이 책을 덮기 힘든 건, 이 여행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은 내 마음과 닿아 있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두근거리게 했으니까!
진정, 최화성, 그녀가, 부럽다.
부러워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