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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인간 - 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ㅣ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2
정병설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시대, 화려한 왕가의 빛과 그림자.
영조, 정조 그리고 사도세자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재현한 책.
이 책에는 '한중록', '조선왕조실록', '승정원 일기' 등의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복원해낸다.
궁녀의 여종에게서 태어난 영조, 그가 평생을 지니고 온 신분 콤플렉스.
어렵사리 마흔 넘어 얻은 귀한 아들, 사도세자.
그러나 그는 공부하기를 싫어하고 그림 그리기와 음식에 골몰하는, 영조의 마음에 차지 않은 모자란 아들.
그리고 사도세작의 아들, 정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갈등 속에서 눈치백단으로 영특하게 자라난 그는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힌 사건을 목겨한 후, 후에 영조의 비정함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3대에 걸친 왕가의 내막,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사도세자는, 평생을 아버지 영조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 콤플렉스로 3번의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사도세자가가 장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가 겪었던 정신적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제가 본래 다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울화증이 있는데 지금 더위까지 먹어 임금을 뵙고 나오니 울화가 더욱 극하여 미친듯이 괴롭습니다."(133쪽)
뒤주에 갇히기 이틀 전, 아내 혜경궁 홍씨에게 "칼을 차고 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달밤에 나가고..
결국, 이를 알게된 영조는 '반역죄'로 사도세자를 처형하게 된다.
칼이 아닌 뒤주를 선택하여.
슬프고, 애잔하다.
아버지와 아들이지만, 당시 최고 권력자이자 후세를 이을 권력자.
그 둘 사이의 권력욕, 그리고 아들로서 인정 받고 싶은 욕구.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었다.
영조와 사도세자를 다시 재조명하는 드라마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 둘의 갈등이 이리도 슬프고 무서울 줄이야.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우리의 모습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