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드롭스>를 만나는데 늠 오래 걸렸다.
책장에 꽂혀있는 <토끼 드롭스>를 보고 동생은 '언니, 나 이거 읽을래' 쏠랑, 빼가버렸고 1권을 잃은 상태로 2권, 3권...7권까지 색색이 곱게 곱게 모인채로 책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전히) 만화 입문자라 굉장한 인내심을 발휘해서라도 완결나고 읽기를 즐겨했고 더더구나 1권 없이 2권부터 읽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매거진 애니북스 3호에 실린 '추천받았습니다'를 보고, 더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일터!
'앙증맞은 제목과는 다르게 귀염만 떨지 않는 사려 깊은 태도를 갖추고 있어 믿음직스런 작품'이라는 진명현님의 추천답게, 노총각 육아분투기 <토끼 드롭스>는 6개월짜리 베이비를 키우고 있던 나에게도 무척 의미있게 다가왔다.
'내가 린을 키우는 건지, 린이 나를 키우는 건지'
일단 '육아'의 공감을 얻은 <토끼 드롭스>는 애기 재우고 밤마다 한 권씩 재미나게 '접수'했다. 린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싱긋 웃기도 하고, 아, 이렇게 예쁜 딸을 낳아야 하는데, 잠시 삼천포로 빠지기도 하고! (나도 이러지만 내 남편도 같은 소릴. 이러니 남성향 순정만화라고 부릴만도 하다. 부성본능 돋는다나?)
이시대 보기 드믄 개념남, 다이키치, 괜찮네, 괜찮아.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숨겨놓았던 여섯 살 짜리 딸 린을 덥석 맡아보겠단다. 말이 쉽지, 애 키우는 게 어디 쉽나. (안 쉬워요~) 그렇게 '가족'이 되어가는 둘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음 짓게 된다.
이리와, 린. 내가 머리 묶어 줄게~ (다이키치 보다 더 잘 묶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왠지 보면 계속 짠하고 안아주고 싶고 한편 기특하고, 커가는 모습이 이뻐죽겠고...!(역시 딸이 키우는 맛이 있는건....데 읍;)
나이 서른이 넘으니 '딸 바보'들이 공감이 간다. 그러니까 나도 그 작고 어여쁜 머리통을 쓰다듬하여 양 갈래로 묶어줄 손재주나, 깡총거리는 녀석의 뒤태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싶은 게다. 조만간에 아빠가 될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_ 진명현(상상마당 시네마 프로그래머) 추천합니다 (출처 : 매거진 애니북스 3호)
<토끼 드롭스>는 단순한 이야기와 시원시원한 그림 덕분에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만화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담고 있는 내용마저 쉽고 우습기만 한 건 아니다. 특히 다이키치가 육아 문제로 이직을 고민할 때가 그렇다. 다이키치는 야근을 하지 않는 부서로 전출을 요청하는데, 그 얘기를 들은 동료, 후배가 자꾸 안 된다며 항의한다. 하지만 “나 없어도 돌아가는” 게 회사라면 “나 없이는 안되는” 게 육아다. 그런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더없는 투자가 될 것이다.
_이다혜 재밌게 읽자 _ 서른의 미혼남, 육아에 뛰어드는데 (출처 : 한겨레)
토끼 드롭스_
서른 살의 남자 주인공 다이키치에게 여섯 살짜리 이모가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외할아버지가 숨겨둔 딸을 맡아 키우게 되는 조카의 흔치 않은 이 육아일기는 그 특이한 설정과 치밀한 심리 묘사로 인기를 얻는다. 여섯 살 린의 초등학교 입학까지를 다룬 1~4권에서 시즌 1이 끝나고, 10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린과 마흔 홀아비가 된 다이키치를 시즌 2인 5권부터 만날 수 있는데, 장성한 린이 자신을 키워준 다이키치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을지가 독자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
(현재 7권까지 출간됐고, 2012년 9권(완결)+번외편까지 출간될 예정, 두둥!)
+주워들은 이야기_
_토끼 드롭스는 우니타 유미의 본격적인 국내 데뷔작이자 그녀의 최신작. 현재 일본 쇼덴샤의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으며, 가장 잘 팔리는 만화책
_토끼 드롭스의 뜻, 토끼는 린에 비유, 드롭스는 눈물, 사탕의 뜻을 합성했다고. 귀여운 토끼 같은 린이 눈물을 흘리게 될지, 아니면 달콤한 사탕 같은 이야기가 될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