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항재 옮김, 노에미 비야무사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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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외투를 돌려주세요'
점심시간에 만난, 책 한 권,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

 

내게는 낯선 이름의 저자의 책이었는데 왠지 묘한 느낌의 이 그림, 이 책, 궁금증을 자아냈다. 조금은 으스스한 느낌의 그림이지만 그 눈빛만은 마냥 무섭진 않고, 어떤 이야기가 있길래, 어떤 사연이 있길래...그런 마음이었지 싶다. 존재감 없고 간단한 서류를 베껴 적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그가 필요한 돈을 모두 모아 새 외투를 장만한다. 그냥 외투가 아니다. '마음에 드는 어떤 인생의 반려가 그와 함께 인생길을 가기로 동의한 것 같은' 새 외투였다. 그런데, 이런. 새 외투를 처음 입은 그날, 강도에게 외투를 빼앗기고 만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외투를 찾기 위해 고관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고관은 도움은 못 줄 망정 절차를 무시한다고 호통만 친다. 결국 심한 충격을 받은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죽어, 밤마다 유령이 되어 사람들의 외투를 빼앗는데...!

 

 

나는 이야기의 예술적 실현에는 내용과 형식의 균열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골의 <외투>와 카프카의 <변신>에는 그러한 균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_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선입견이지만, 평소에 러시아 문학을 어려워라하며 즐기지 못했는데, <외투>는 그림도 이야기도 전혀 어렵지 않다. 게다가 울다가도 웃음짓게 만드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래서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문학동네 세계 명작 시리즈는 늘 아낀다니까...^^

 

<외투>와 함께했던 점심시간은 정말 근사했다. 도스토옙스키의 말대로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우리 모두는...외투에서 나왔다.

 

 

 

그는 앞으로 생길 외투를 늘 마음속에 그리며 정신적인 양식을 섭취했다. 이때부터 그는 존재 자체가 어쩐지 더 완전해진 것 같았고, 마치 결혼이라도 한 것 같았고, 어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같았고, 혼자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어떤 인생의 반려가 그와 함께 인생길을 가기로 동의한 것 같았다. 이 인생의 반려는 다름 아닌, 두툼하게 솜을 두고 닳지 않는 튼튼한 안감을 댄 바로 그 외투였다.

 <외투> 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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