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스터 모노레일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7월
평점 :
우리는 바쁜 사람들이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름, 바캉스, 책 한 권만 들고 가야 한다면, 바로 이 책!
김중혁 신작 장편 <미스터 모노레일>, 추천 추천!
일단 재미있고, 두껍지만 가볍고, 무엇보다 이 책엔, 여행지에서 필요한 '김중혁 마인드'가 있단 말이지!
생각보다 덜 바쁜 사람들을 위해 <미스터 모노레일> 밑줄긋기 대공개.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719/pimg_789156135682180.jpg)
"규칙이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거야"
"왜요?"
"그래야 공평하지."
"규칙을 지키지 않아야 진짜 실력이 나와요."
"그러면 게임이 아니지."
"게임을 만든 사람이 공평한 걸 원했을까요? 어떤 게임을 만들어도 누구에게는 유리하고 누구에게는 불리한 거 아니에요?"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가능한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져서 도저히 게임을 할 수가 없어. 게임이란 말야, 어떤 일을 누가 더 잘하는 가를 겨루는 게 아니라 제한된 환경 속에서 누가 오랫동안 살아남는가를 겨루는 거라고 할 수 있어."
p12
속이는 것은,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속는 것은,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p16
comment, 더 많은 이야기를 위하여!
건배!
(이건 아닌가? ㅋ)
주사위 게임의 기본 법칙은, 승부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사위 게임에서 이기려면 진정으로 지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 로버트 그레이브스
p 65
"지구가 둥근 이유가 뭔지 아니?"
"이유가 있어요? 원래 둥근 거 아니에요?"
"아니지. 모든 사물의 형태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야."
"왜 둥근데요?"
"외계인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야"
"네? 외계인들의 침략이랑 둥근 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지구가 둥글어야 밤과 낮이 생기고, 그래야 서로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설 수 있거든. 칠레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한국 사람들이 불침번을 서는 거지. 지구가 사각형이거나 오각형이라고 생각해봐라. 자전하는 동안 보안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겠니. 지구가 종이처럼 편평하다고 생각해봐라. 와,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니? 지구가 종이 같은 모양이었다면 아마 인류는 오래전에 외계인들에게 정복당하고 말았을 거다."
p90
comment, 남편의 어떤 점이 좋아서 결혼을 하게 됐냐고 누군가가 물으면
항상 대답하는 두가지.
1. 전방위 모르는 게 없다. (나는 관심분야만 아는데;;;)
2. UFO를 믿는다. (헐; 내가 보고 경험한 것만 믿는데;;;)
그런 의미에서 위의 대화,
또, 확, 끌리게 한다. 지구가 둥근 이유가 외계인들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라니!
아, 이러면 곤란한데, 완전 흥미진진한걸? ㅋ
우인아,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아빠가 그럴 리가 있겠어? 우인아, 아빠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너잖아. 네가 날 몰라주면 어떡해. 이건 모두 외계인들의 음모란다. 아빠를 궁지에 몰아넣고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인들의 음모야. 지구가 위험해. 우인아, 어서 날 구해줘. 네가 오면 날 구할 수 있어. 네가 빨리 움직여야 해.
p146
"할머니, 비행기에는 창문을 왜 이렇게 작게 달아놓았을까요? 답답하게."
"크면 얼마나 무섭겠니."
"왜 무서워요? 창이 크면 별도 보고 달도 보고 좋을 텐데."
"보이는 게 많을수록 더 무섭지."
"알면 알수록 더 무서운 건가요?"
"몰라도 무섭고."
"알아야 해요, 몰라야 해요?"
"알려고 해도 알 수 없으니까 더 무서운 거지."
"바다나 우주 같은 거요?"
"응, 대충 그런 거."
p 216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719/pimg_789156135682181.jpg)
김중혁 작가님의 소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유~머, 재치!
가령 p41
-엄마머리 메뉴-
기본 커트 5,000원
학부형 모임 머리 세팅 5,000원
(학생회장 학부형 머리 2,000원 추가)
부부동반 모임 세팅 5,000원
(여고 동창 모임 머리 2,000원 추가)
계 모임 세팅 5,000원
(계주 머리 2,000원 추가)
집에만 있을 거예요, 펌 10,000원
다섯 달 이상 변치 않는, 펌 10,000원
계란, 식초로 윤기 내기 5,000원
엄마머리만의 서비스
1. 펌 하는 동안 장을 대신 봐드립니다
2. 5세 미만 어린이와 함께 놀아드립니다
3. 어디서도 말하지 못하는 험담을 들어드립니다
comment, ㅋㅋㅋㅋ
이런 미용실 있으면 나도 가겠다 ㅋ
여고 동창 모임 머리, 금액 추가는 꼭 필요하다고 봐. 센스쟁이 김중혁 작가뉨.
볼교(ball 敎 ; Balls Movement)
볼교, 혹은 볼스 무브먼트는 우주의 모든 원리가 볼에 집약되고 있다고 생각하여 볼을 찬양하고 숭배하는 종교다. 태초에 우주자(볼교에서의 神)가 하나의 구슬을 만든 다음 그 구슬을 무한복제해 지금의 우주를 만들었다고 믿으며, 우주는 무수히 많은 구슬을 품은 거대한 볼이라 여긴다. 볼교의 총본부는 벨기에의 브뤼셀에 있다.
p147
-----------
* 볼교인들은 자신들의 믿음을 소리내어 말할 때 볼이 튀어오를 때의 소리를 흉내내어 '통'이라고 외친다.
p 205 각주
comment, <미스터 모노레일>을 읽으면서 네이버에 '볼교' 혹은 'Balls Movement'를 검색한 사람은 나뿐이었을까? ㅎ
기독교인들이 '아멘' 하듯이 볼교인들은 '통'이라고 외친다는 김중혁 작가뉨만의 발상, 넘 기발하지 않나?! ㅋ
<미스터 모노레일> ver. 김중혁 작가님의 사인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719/pimg_78915613568218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