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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 ㅣ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귀스타브 도레 그림,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7월
이사한 집에서 읽은 첫 책,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
TV도 인터넷도 설치 전이라 그 집중도란!
부끄럽게도 시오노 나나미 작가의 <로마인 이야기>를 끝까지 읽지 못했다. 몇 해 전이었을까. 남편 생일 선물로 사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남편은 진도를 쭉쭉 빼면서 열심히 읽고 있는데, 나는 1권에서 스탑. 시급하게 읽어야 할 다른 책이 많아서, 라고 핑계를 대고 있었지만 진짜 이유는 그 역사의 매력에 제대로 빠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를 자극시키고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다고나 할까. 흠흠
그 이유 때문에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가 반갑다. 나같은(?) 독자들을 위해 안성맞춤인 책.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에 지도, 촌철살인 시오노 나나미 작가의 주석까지! 이건 뭐, 완벽하다.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뭐가 뭔지 모르겠어 ㅜ 어려워' 징징댈 수가 없었다. 비주얼화 된 십자군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나는 행운아!
북유럽의 그리스도교 세계와 중근동의 이슬람세계의 대결, 십자군 이야기.
'아직 막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연주되는 서곡'에 해당되는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를 읽으니 본 권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에 눈과 손이 근질근질 하다. 본 권을 읽으면서도 이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는 다시 자꾸 펼쳐들게 될 것 같다.
p 14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이 한 마디의 위력은 엄청났다. 중세 유럽의 독실한 그리스도교는 하루하루의 사소한 죄가 쌓이고 쌓여 사후에 지옥에 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떠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은자 피에르를 따라 성지탈활을 위한 십자군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모든 죄가 용서된다고 로마 교황이 약속한 것이다. 천국의 자리를 예약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p142 한 사람도 죽이지 않았던 십자군
프리드리히가 이끈 제6차 십자군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한 십자군이기 때문이다. 이집트의 술탄과 직접 교섭하여, 즉 외교만으로 예루살렘과 나사렛과 베들레헴이라는 그리스도교의 3대 성지를 획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게다가 10년으로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기간 동안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세력 사이의 불가침조약까지 체결했다. 성지순례가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허용된 것이다. 그리스도교에게만이 아니라 이슬람교도에게도.
+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가 120g 미색모조지에 인쇄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관련글 책을 만드는 종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문학동네::) |작성자 마담웬디)
도레의 판화 결이 살아 있다. 생생하다. 120g 두꺼운 종이를 써서 다음 장의 지도나 글이 비치치 않는다. 완전 대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