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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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어쩌지?
이제 정말 몇페이지 안남았다.
대략 집까지 20분 정도 남았는데 다 읽어 버리면 어쩌지? :)


주말, 토요일 결혼식 두 개
나와 함께했던 고마운 책 :)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안젠간 깨딛게 될 거야. 지금 네가 겪고 있는 불안이, 아픔이, 절망이 결국 너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밀이다. "
"그래서 얻는 게 뭐죠?"
"글쎄다. " 아버지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라이프겠지. 인생. "


p101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폴 오스터가 <달의 궁전>에서 말했잖아. 만년필의 잉크가 다 떨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야."
나는 사라다 햄버튼을 품안에 안은 채 녀석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절망하든지 아니면 새롭게 시작하든지...... 적어도 너와 난 새롭게 시작하는 쪽을 택하고 있는거야. 알겠지?"
그때 휴대폰의 진동이 다시 전해졌다. 나는 휴대폰을 열면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p161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맘모그래피 앞에서 쑥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있던 어머니의 얼굴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가끔 장난삼아 가슴으로 손을 가져가는 내게 어머니는 언제나  "그렇게 성의 없이 애무를 하면 여자친구가 널 싫어할 거다"라는 말로 오히려 나를 주눅들게 만들곤 했다. 하지만 그날 어머니는 첫날밤을 치르는 새색시처럼 다소곳이 앉아 유방촬영을 받았다. 유두에서 피고름이 섞인 분비물이 나올 때까지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한 이유를 나는 촬영하는 내내 물었다. "왜 그렇게 자신에게 관심이 없었어요? 아무리 무딘 사람이라도 일 년 전에는 병원에 갔을 거예요"라고 핀잔을 주기도 하고, 유방촬영기의 이미지 리셉터와 압박판 사이를 조율하면서 "조금 아플 거예요. 최대한 압박을 해서 촬영하는 게 좋으니까"라고 방사선기사로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입술을 꼭 깨문 채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p14~15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새엄마의 이름이 나타샤라고 했잖아요. 그리고 아버지가 나타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백석의 시 때문이었다고 했구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였어."
"그래요."
R은 손가를 치켜세우며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백석의 시를 천천히 암송하기 시작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p41~42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어른이 될수록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단 말야."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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