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5월 초, 수진이 전화를 걸어왔다.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됐구나."
"그렇게 됐어요."
"왜 존댓말을 하니?"
"내가 그랬어요?"
"지금도 하잖아."
"아, 그러네."
"언제 하니?"
"글쎄, 다다음주."
"글쎄라니, 날 다 잡은 거 아니야?"
"잡았지."
"근데 나한테는 왜 전화한 거야?"
"오빠한테는 말해줘야 할 것 같아서. 그게 예의인 것 같아서."
한선은 그 말의 뜻을 곱씹다가 불쑥 이렇게 말했다.
"우리 여행갈까?"
"여행?"
"응. 마지막으로다가."
"여행?"
"그래, 여행. 마지막으로."
한선은 마지막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언제?"

단편 '여행' 중



어느 인터뷰에서 김영하 작가님은 말씀하셨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괴물이 있다' 라고.
그러게,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징글징글, 사나운, 백만개의꼬리, 구린 냄새가 나는…)괴물이 살고 있지. 


수민은 왜 결혼 전에 옛 남자친구 한선에게 전화를 했을까?
그건 정말 예의였을까?
수민이 '언제?'라고 묻지 않았다면 그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 상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가볍다.
때론 날카롭다.
쿵, 마음에 인 파문이 반갑다.
간헐적으로 만나는 김영하식 재치는 덤이다.

휴가때 어떤 책을 들고 갈지 망설여진다면 무.조.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는 아무도>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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