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미생물 이야기 - 흙, 물, 숲, 그리고 당신 안의 균에 대하여
최철한 지음 / 라의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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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았고, 읽고 느낀 바를 적었습니다.



미생물은 세균, 고균, 균류, 조류,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이 부분은 꼭 외우고 있으면 되겠다. 바이러스도 미생물이다. 보통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를 모르는데, 둘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미생물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전하고 있는데, 특히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특별해보인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고, 네트워크에 속해 있다. 숲 속의 하나의 생태계는 각각 다른 식물들의 총합이 아니라, 하나의 총체적인 네트워크라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예로 백스터효과가 있다. 관련해서 자료를 찾아 봤는데, 이 연구는 재현성에 문제가 있었다. 즉, 다른 사람들이 한 연구에서는 백스터와 다른 연구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성공적인 연구결과라 할 수 없다. 그래서 현재 백스터효과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가 네트워크에 대한 깊은 연구와 공감을 하다 보니 책 내용이 한 쪽으로 치우쳐져서 적혀 있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다양한 의견이 있는 건 좋다. 그냥 있는 걸 그대로 적는 거라면 정말 평이한 책이 되니까 말이다. 이런 책을 통해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거나 반감을 갖거나 하면서 개인의 생각을 좀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네트워크의 조화도 중요시한다. 네트워크는 피상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 속에서 조화로운 상태가 되야지만 제대로 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책은 또한 장내세균의 유익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특히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설명한 부분, 제왕절개한 아이에게 질액을 바르는 것이 좋다는 언급은 처음 듣는 말이라 생소하기도 했다. 과연 이런 주장이 현재 학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미생물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함. 흙과 생태계, 인간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조화로운 네트워크 속에서, 각자 조화롭게 사는 삶에 대해 우리에게 다양한 생각을 전해주는 책이다. 인간 또한 월등한 존재가 아니라 전체의 일부분이다. 부분이 아니라 지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이루는 각 구성성분의 조화로운 활동 속에서, 인간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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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강아지에게 양자역학 가르치기 - 나의 첫 양자 수업 프린키피아 2
채드 오젤 지음, 이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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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물리학과 천문학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양자역학을 보다보면 영이상학과 영이하학의 구분이 모호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과학들이 과학이 아니라 과학과 비슷한 거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이 절대적인지 무엇이 주관적인지에 대한 경계도 애매해진다. 우리가 명확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결국은 경계의 모호성에 빠져 버리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게 맞다. 철학적으로, 삶에 대한 성찰에서도 우리에게 경계는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다. 철학적 성찰을 물리학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학문에 대한 기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변곡점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강아지에게 양자역학을 가르친다는 아이디어에서 책이 출발한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양자역학의 기초를 가르치는 데 끝나는 게 아니다. 양자역학 책을 몇 권 봤지만, 이 책은 기본을 넘어 전문적인 내용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쉽게 읽혀지는 책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준 전공서적인데, 기본서로 위장하고 있다. 강아지가 아니라 석학들에게 가르쳐도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저자의 집에 살고 있는 강아지는 많이 힘들 것 같다. 스트레스로 오래 못 살지도...

양자역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너무 높게 다가온다. 나는 강아지만도 못한 존재인가 보다. 아니 이 집 강아지가 너무 특별한 것일 수도 있겠다하며 위안을 해 본다.

우리집 고양이는 주기도문도 못 외운다. 주인으로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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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일기
김소주.김선재.김규원 지음 / 파라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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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서평은 느낀 그대로 적었습니다. 


일기는 자기만의 글이 아니다. 나도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40년 여 가까이 일기를 써오기도 하지만, 일기는 은밀한 나만의 이야기라 말하지는 않는다. 자물쇠도 채워져 있지 않고 (있다 해도 딸 수 있고), 금고에 있지도 않고(있다해도 금고를 딸 수 있고), 전자문서로 쓴다해도 그 비밀이 지켜진다는 보장도 없고(가족이나 누군가가 암호를 풀 수도 있고)하니, 결국 일기는 다른 사람이 읽을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일기에는 내 마음 속의 이야기 중, 내 상처 중, 내가 하고 마음 속의 이야기 중 대략 10에서 20퍼 정도만 쓰여지지 않을까 싶다. 정말 누군가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은 글로 종이에 쓰지 않고, 기억으로 마음에 쓴다.

하지만 그럼에도 10~20퍼의 진심이 담기기에, 그 정도로도 그 인물의 상당부분을 알 수 있는 글이 된다. 그래서 때로 다른 사람의 일기를 통해 내가 느끼지 못했던, 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되고, 그런 가능성은 다른 어떤 문학보다 더 짙다. 그래서 일기를 보면서 더 감동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 책은 아내의 일기. 아내가 수십 년 동안 써온 일기의 일부를 발췌해서 아내와 지은이의 삶, 더 넓게는 가족의 삶을 돌아보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아내의 일기는 일종의 동기고, 그 동기로 한 가족의 삶을 돌아보면서 써 내려간 가족의 역사, 가족의 일기라고 볼 수 있겠다. 아내 분은 정말 꼼꼼하다. 기록에 진심이고, 그 기록 속에서 자신의 삶의 일부분을 이미지로 형상화시킬 수 있고, 삶의 망각을 줄이며 추억을 꼼꼼히 기록해 가셨다. 이것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이 책에 발췌된 그 방대한 내용의 글에는 아쉬움이 있다. 일단 기록자가 남편이 주체가 되서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오히려 아내의 일기는 서브가 되버린 느낌이고, 아내의 수많은 내용 중 일부분만을 발췌해가면서 쓰다 보니 "얕고 넓은 지식"처럼 되어 버렸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지식이 "남들에게 아는 척하기 위한, 얕고 넓은 지식이다." 지은이가 어떤 부분에 중심을 두고 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고, 가족을 중심으로 해서 쓰다보니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정작 아내의 일기 속의 정수를 그냥 지나쳐 버린 느낌이다. 어느 일기에는 어느 정도의 정수는 있다. 나는 제목이 아내의 일기인 만큼 아내의 내면에 좀 더 치중해서 글을 썼기를 바랐고, 지은이는 아내를 넘어 가족의 이야기를 담다 보니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다.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고, 무엇보다 이런 글은 저자의 의도가 중심이 되야 한다. 그러니 거기에 맞춰 읽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우리가 사는 삶은 대동소이하다. 청담동에 사는 사람이나 빈민촌에 사는 사람이나 양과 레벨이 다를 뿐, 정도와 감정, 감동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의 삶은 철학적으로 분명한 한계와 제한이 있어서 그 밖을 벗어나지를 못한다. 우리는 자유롭다 생각하지만, 집을 못 벗어나는 고양이와 별 다를바 없는 것이다. 동굴을 벗어나려면 동굴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굴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 조차 하지 못한다. 정확히는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 자체를 귀찮아 하니까...

대동소이한 삶. 그 삶 속에서 누군가는 작은 보물을 발견하고, 누군가는 그냥 그대로 살아간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그 어떤 보석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이 때로는 타인의 일기가 된다. 어떻게 보면 타인의 일기 속에는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자잘하고 분진같은, 반짝이는 금가루가 넘쳐난다. 그 금가루를 발견하느냐는 결국 독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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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세상을 보는 지혜
배은영 지음, 유영근 그림 / 제제의숲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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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고, 자유롭게 서평을 작성하였다


이 책은 그라시안과 관련되어 있지만, 어떻게 보면 관련이 없다.

그래서 다행이다.

그라시안이 예수회 신부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지금까지는 학자나 철학자로 알고 있었다. 쇼펜하우어가 이 책을 좋아해서, 번역해서 출판까지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책을 예전에 본 적이 있었지만, 보다가 말았다. 그라시안의 지혜라는 내용이 요즘 말하는 처세술과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왜 쇼펜하우어가 이런 책을 좋아했는지, 그리고 직접 번역까지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이 그라시안의 책을 좋아하거나, 이 책의 내용과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연계시켜 긍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더군다가 예수회 신부라고 하니 그라시안이 썼던 내용들이 더 문제시 되어 보인다. 신부는 처세술을 쓰면 안 된다. 신부는 처세와 관련없이 살아야 하고,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사람이다. 신부가 처세술을 썼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게 생각된다.

뭏튼, 이 책은 그라시안을 내세우지만, 사실 내용을 보면 그라시안과 특별한 관련은 없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처세술과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고,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그라시안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정도의 관련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들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또는 중학교 저학년 들에게 세상을 대하는, 친구를 대하는, 사회관계와 관련된 기본적이고 정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말은 결국 성인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시대의 전형적인, 아니 인간이 경험하게 될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한 정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아이들에게, 이제 사람들과, 친구들과 경험하며 사회라는 관습 속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가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일종의 안내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가 말해주기보다는 이런 책들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어렸을 때는 이런 책이 전무했다. 모든 것이 경험을 통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싸움과 오해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면서 어른이 됐다. 지금 보면 불필요하고 너무 과다한 낭비였다. 왜 우리는 책을 읽지 않았을까?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책들이 전무했었다. 다행이다. 이런 책들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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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기본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이정미 옮김 / 로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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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좋은 책

철학의 기본에 대해 말하지만, 결국 철학의 전체를 말한다.

이런 책을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갖고 있는 우수한 점이 부러울 때가 있다. 수많은 책들, 어떻게 보면 쓸데없어 보이는 책들이나 문화가 남발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또한 우수한 문화가 꽃을 피운다. 다양속 속에서 간결함과 보편, 그리고 단순함이 탄생한다. 더러운 물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다. 그만큼 다양성은 무섭다. 모든 것이 가하기에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이 나온다. 결국 고급은 하급에서 나오고, 우수한 것은 열악한 곳에서 나온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갖는 문화의 강점이다. 이런 강점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발견하기 힘들다. 좀 더 넓게 바라본다면 "독서의 힘"이라 생각한다. 책의 승리다.

수많은 철학책을 봤지만 이 책은 철학의 기본에 대해 말한다고 하지만, 철학 자체를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철학서는 철학개론이거나 어느 특정한 철학자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 대부분이다. 아니면 자신의 철학을 드러내려는 책이거나. 결국 철학책은 많은데, 본질적으로,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철학에 대해, 철학의 기본에 대해 심도있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말하고 있는 책은 드물다. 아이에게 사칙연산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미적분을 풀라고 하니, 그게 재미있을 리가 없다. 이 책은 사칙연산에 대해 설명하면서 수학 전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읽었던 어느 책보다 더 가치가 있다.

기본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들 속에 깊은 울림이 있다. 저자가 느꼈던 고민과 사색이 책 속에 묻어 있어서 그 속에서 자신의 철학을 찾기에 부족함이 없다.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발단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다양한 철학자와 철학적 명제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책 속에 설명되고 있다.

단순하고 알기 쉽게, 그리고 보면서 철학의 형태를 어느 정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이런 책은 흔치 않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있고, 그들이 쓴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렇게 어떻게 보면 철학의 기본을 설명한 책이 왜 존재하기 힘들까? 철학자들은 철학을 하면서, 자신의 유리병 속에 갇히기 때문이 아닐까? 너무 날라가면 예전의 본향을 잊어버리게 되는 건가?

가까이에 두고 계속 몇 번을 정독하면서, 자신의 철학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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