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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기본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이정미 옮김 / 로북 / 2025년 4월
평점 :
매우 좋은 책
철학의 기본에 대해 말하지만, 결국 철학의 전체를 말한다.
이런 책을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갖고 있는 우수한 점이 부러울 때가 있다. 수많은 책들, 어떻게 보면 쓸데없어 보이는 책들이나 문화가 남발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또한 우수한 문화가 꽃을 피운다. 다양속 속에서 간결함과 보편, 그리고 단순함이 탄생한다. 더러운 물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다. 그만큼 다양성은 무섭다. 모든 것이 가하기에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이 나온다. 결국 고급은 하급에서 나오고, 우수한 것은 열악한 곳에서 나온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갖는 문화의 강점이다. 이런 강점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발견하기 힘들다. 좀 더 넓게 바라본다면 "독서의 힘"이라 생각한다. 책의 승리다.
수많은 철학책을 봤지만 이 책은 철학의 기본에 대해 말한다고 하지만, 철학 자체를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철학서는 철학개론이거나 어느 특정한 철학자에 대한 철학적 해석이 대부분이다. 아니면 자신의 철학을 드러내려는 책이거나. 결국 철학책은 많은데, 본질적으로,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철학에 대해, 철학의 기본에 대해 심도있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말하고 있는 책은 드물다. 아이에게 사칙연산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미적분을 풀라고 하니, 그게 재미있을 리가 없다. 이 책은 사칙연산에 대해 설명하면서 수학 전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읽었던 어느 책보다 더 가치가 있다.
기본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들 속에 깊은 울림이 있다. 저자가 느꼈던 고민과 사색이 책 속에 묻어 있어서 그 속에서 자신의 철학을 찾기에 부족함이 없다.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발단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다양한 철학자와 철학적 명제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책 속에 설명되고 있다.
단순하고 알기 쉽게, 그리고 보면서 철학의 형태를 어느 정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이런 책은 흔치 않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있고, 그들이 쓴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렇게 어떻게 보면 철학의 기본을 설명한 책이 왜 존재하기 힘들까? 철학자들은 철학을 하면서, 자신의 유리병 속에 갇히기 때문이 아닐까? 너무 날라가면 예전의 본향을 잊어버리게 되는 건가?
가까이에 두고 계속 몇 번을 정독하면서, 자신의 철학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