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 - 인공지능(AI)에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까지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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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미있다. 나는 무엇보다 재미있는 책, 독창적인 책을 좋아한다. 재미있다는 말은 단순히 재미있다는 게 아니라,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싶고, 자신만의 문체로 글을 써 내려간다는 의미다. 그래서 재미있다는 건 내 주관적인 의견이지 사실 그 책이 정말로 보편적인 재미를 갖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대부분의 책들이, 80퍼센트 이상의 책들이 비슷한 어투로 비슷한 말들을 비슷하게 우리에게 전해준다. 이런 책들을 좀만 보고 그냥 덮어버린다. 더 이상 읽을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이 책은 전문가가 아닌 분이 기초자와 전문가 수준의 애매한 가운데를 잘 캐치해서, 기초자 수준에서 말을 해 준다. 그러니 재미있고,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 그러면서, 누구나 초보자라면 궁금해 볼만한 것들에 대해 알아서 긁어준다. 결국 저자 스스로도 그런 것들이 궁금했단 얘기다. 저자는 엄밀히 말하면 전문가보다는 초보자쪽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초보자가 전문가적 지식을 갖추어 가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질문들이 책 속에 녹아 있으니,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알아서 긁어줘 보기 좋다. 책도 이해하기 쉽게, 때론 어려운 말도 나오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전체적인 문체는 이해하기 쉽고 평이하다. 그래서 잘 익힌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지식이 쌓이는 책으로 보면 되겠다. 저자는 일단, 자기만의 문체를 확실히 갖고 있는 것 같다. 이건 강점이다. 그렇지 못하고 다작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옆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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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고요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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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고요는 작가의 삶의 모토다. 정작 이 책에는 두근거리는 고요에 대한 설명이 없지만, 같이 발간된 순례에는 간단하게 적혀 있다.

결국 노년에 이르르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는 고요함에 이르지만, 청년과 같은 두근거리는 모습으로 삶고 싶다는 작가의 열망이기도 하다. 표현이 멋있다. 우리는 모두 나이가 들수록 고요의 의미를 마음에 되새겨야 하고, 그 속에서 어느 정도의 울리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삶아 있다는 것은 고동의 연속이다.

책은 순례보다 더 문학적이다. 산문집이지만, 저자의 문체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절필 이후 작가가 처음으로 쓴, 다시 살아넘치는 정열로 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주문했다. 아마 이 책을 본다면 작가의 당시 살아 숨쉬는 열정이 보이지 않을까? 궁금하긴 하다. 산문집이지만 작가의 필력이 드러나는 것 같다. 아직 작가에 대해 모르지만, 일단 필력을 통해 느껴지는 모습은 나쁘지 않다.

가장 재미있던 부분은 가족 묘원 공동 묘비 건이다. 그 때 큰 아들은 무겁다, 작은 아들은 어렵다. 딸은 너무 장엄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담스러워할 것이라 말했다. 큰 아들은 문학적이고, 둘째 아들은 이성적이고, 딸은 감성적이다. 원 성격이 어떤지 모르지만, 자식들의 대답 속에서 어느 정도 자기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 재미있고 우스웠다. 나라면 화려하다고 말했을 것 같다.

50년 문필의 작가가 삶의 노년에 우리에게 보내는 삶의 모습이다. 그 자체로 읽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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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강아지와 초콜릿 상자 샤미의 책놀이터 1
임지형 지음, 김완진 그림 / 이지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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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 보면 국민학생 때 나는 얼마나 철이 없었나.

때로 그 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 말하는 따돌림이나 폭력 같은 게 지금보다 더 심각했었다. 그런데도 그 때는 그런 것들이 얼마나 심각하고 다른 친구한테 상처가 되는지 몰랐다. 생각해 보면 초등학생으로서의 인지적 능력이나 정서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지금의 초등학생도 내가 경험했던 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행하는 것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 큰 아픔을 준다는 것 조차 알지 못한다. 물론 그래서 초등학생이긴 하지만... 아뭏튼 지금도 때로 국민학교 때의 기억 중 가픔 아픈 기억들이 더 많다.

어린이 추천도서인 이 책의 이야기는 손에 상처가 있어서 친구에게 놀림을 당하는 지원이라는 친구가 말하는 강아지, 장애가 있는 강아지를 만나면서,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장애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동화책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가 옆에 있어준다면 그 어려움을 좀 더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상처받고, 그 상처를 치유받는다. 그 대상은 인간이기도 하고, 동물이나 물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처럼 상상의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는 사소한 하나가 상대방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그래서 늘 말조심도 해야 하고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이런 책들을 통해 아이들이 좀 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으면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 때에는 이런 동화채 조차 없었다.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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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말했다 나처럼 살아보라고
림헹쉬 지음, 요조 (Yozoh)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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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catffirmation이다. 원래 있는 단어는 아니고, cat과 affirmation의 합성어로 보면 되겠다. 인간의 자기 긍정이나 자기 확신처럼 고양이를 대비시켜 고양이의 자기 긍정, 자기 확신에 대한 내적인 주문 같은 내용들로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자기에게 힘을 주거나 자신을 주는 주문같은 거라 보면 되겠다. 원제에 mindful mantras라고 나오는데, 만트라는 일종의 불교나 힌두교의 주문이라고 한다. 어떤 주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 여기에 나오는 단편적인 글들은 경구처럼, 우리에게 일종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주기 위해 쓰여진 거로 보면 되겠다. 인간이 아니라 고양이기준이지만... 하지만 내용은 그리 경구적인 내용으로 보기에는 애매하고, 그냥 편히 보면서 한두번 읊어보면 좋겠다. 혹시 모르지 않을까. 누군가는 주문처럼 그걸 되새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 그림을 그린 저자는 정말 고양이를 사랑하거나, 사랑하기로 마음먹었거나, 책을 내기 위해 오직 고양이만 생각하는 사람 같다. 모든 것을 고양이와 연결시키는 저자의 애착이 놀랍다. 생각지도 못한 것들,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을 보면서 거기에서 고양이를 찾고, 고양이와 연계시킨다. 그만큼 고양이를 항상 생각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이 아닐까 싶다. 그림은 일본 판화와 비슷하게 단순하고 강렬한 색이지만, 일본 판화보다는 명도나 채도가 조금 낮게 설정되어 구별을 둔다.

한 번 다 보는 데는 십 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 책은 한 번 보고 덮기 보다는 때때로 보면서, 그 글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림 때문에 자꾸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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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 그 높고 깊고 아득한
박범신 지음 / 파람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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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정도 모두 순례를 원한다. 종교가 있든,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든, 인생의 절반을 지나 이젠 뒤를 돌아다 봐야 할 때, 우리가 걷는 길은 순례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겠다. 모든 이들이 다 이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순례를 걷는 자는 어느 정도 삶을 성찰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자이다. 많은 이들은 무조건 걷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박범신 작가의 글은 예전에 은교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소설이 꽤 감각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전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소설은 아니다. 내게는 순수소설 (순수소설이 내 맘 속에 있다고 가정하고) 통속소설가로 기억되고 있다. 책을 보니 거의 매년 작품을 써 오셨나 보다. 아무튼 이번이 그 분의 두번째 글이자, 첫번째 산문이다.

순례라는 의미를 사용한 것은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 특히 글 마지막에 나오는 폐암 관련 글을 보면 이 순례에 본인의 여러 삶의 방편들이 묻어나는 듯하다. 우리는 모두는 이렇게 마지막의 순례를 준비할 때가 온다.

글은 쉽게 읽힌다. 어느 부분에서는 번뜩이는 글들이 보이고, 아름다운 부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이하게, 말 그대로 산문으로, 본인의 경험을 담담히 적고 있다.

이 글을 통해 내가 삶에 어떤 성찰을 더하기보다는 한 인간이, 소설가이자 인간이며, 삶의 노정의 마무리에 들어간, 한 인간의 삶에 대한 담담한 다큐를 보는 느낌이다.

누가 내 삶에 대해 평을 할까? 내 순례에 대해 누가 평을 할까? 그 평이 올바를 리가 있을까? 우리는 각자 내 삶을 돌아보는 순례를 걷게 될 것이고, 누군가는 걷고 있다. 이 순례는 오직 나만의 순례다. 누군가의 평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순례 를 통해 삶을 제대로 바라보며 삶을 잘 마무리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저자의 석양이 내리는 순례길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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