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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한자 - 인생의 지혜가 담긴
안재윤.김고운 지음 / 하늘아래 / 2023년 3월
평점 :
처음 이 책을 봤을 두 가지가 나를 반겼다. 하나는 머릿말에 있는 한시. 내가 좋아하는 한시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한시일 거다. 시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도연명도 이런 비슷한 시를 남겼는데, 이것보다 좀 더 심오하다. 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 하나는 첫 주제가 욕이라는 것. 대부분 유명한 사자성어나 한시나 경서에서 뽑아낼 만도 한 데 단 두 글자, 욕으로 처음을 시작한 게 산뜻하다. 독창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책은 독창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두 가지의 신선함이 나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 내용이 전부 좋은 것은 아니다. 우선 책 자체도 작은데 글자는 너무 크다. 이는 내용이 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내용이 철학적이거나 읽으면서 생각해야 하는 책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이 책은 그렇게 심오한 내용을 다루지 않으면서 내용이 작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사용한 한자를 분석해서 설명해 준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옛글을 번역해서 설명해 준다. 이게 대략적인 흐름인데, 우선 주제에 대한 내용이 빈약하다. 설명이 깊지 않다는 말이다. 그리고, 파자에 대한 부분은 저자가 이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있음은 알겠다. 그리고 옛글에 대한 해석은 별 내용이 없는데 역시나 글이 크다. 크게 할 필요가 없는데, 그렇게 했다. 그럼에도 내용이 없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이다. 즉,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많은데 어떻게 보여 줘야 하는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또한 전체적인 흐름도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옛글을 읽어보자에서는 옛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대부분인데, 어느 부분은 앞의 설명처럼 길다. 즉, 서로 중복되는 부분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이는 저자가 두 명이라서, 어쩌면 서로 한 부분씩 맡아서 하면서 생긴 불일치 같다.
또한 옛글의 인용에서도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있단 주제와 관련있는 내용들이 적혀야 하는데 어느 부분은 상관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부분은 우리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생소한 책에서 인용을 했는데, 그 인용한 내용이 사실 빈약할 때가 많다. 과연 그 책에서 인용할 필ㅇ가 있는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경전이나 다른 책들에서도 얼마든지 더 좋은 내용으로 인용을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책에서 빈약한 내용을 언급을 해야 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외에 번역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맥락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는 그냥 생략하기로 한다.
전체적으로 독창성은 있지만, 깊이가 적어 아쉽다.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두 분의 저자분께서 너무 한자나 한문만 천착하시는 것 같다. 철학이나 다른 인문학도 함께 살펴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