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보감 - 제철 채소·과일식으로 건강을 지키는
김형찬.고은정 지음 / 바이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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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에 써 있는 대로 따스한 책이다.

추워지는 초겨울 입구에서, 몸살로 고통받는 나에게 따스하게 다가오는, 시기 적절한 책이라 볼 수 있다. 책을 쓴 저자들의 필력이 상당하다. 자연스럽게 읽히고 재미있고 쉽다. 이렇게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많이 글을 써 봤다는 의미이고, 무엇보다 독자의 편에서 글을 썼다는 의미이다. 음식이나 한의학에 대한 전문적이고 해박한 지식을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음식과 한의학에 대한 담담한 지식을 제공해 준다. 이것이 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책은 묻고 답하는 것처럼, 두 분의 저자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처럼 책이 엮어져 있는데, 그 글을 솜씨가 대단하다. 고민해서 쓰는 글이 아니라, 담담하게 생각하는 대로 톡하고 던지는 느낌, 그냥 자기에게 편히 말하는 느낌으로 글을 쓴다. 김형찬 한의사나 고은정 음식전문가? 모두 마찬가지이다. 둘 다 상당한 그리고 자기만의 필체로 글을 써 내려 가는데 그게 어울린다. 두 분의 글이 서로 잘 융합된다는 말이다. 이 책은 많은 음식이 담겨져 있지 않다. 또한 음식만 담겨져 있지 않다. 모든 음식들이 몸과 어울리는 부분이 있기에 우리가 먹는 것이겠지만 그 중에서 특히 한의학적으로 중요한 음식이나 차에 대한 내용들이 선정되어 소개되고 있다.

한의사의 글은 보기 쉽다. 그러면서 맥을 잘 집어서 설명해 준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대하듯이 편하게, 그러면서도 너무 피상적이지 않은, 적절한 깊이의 내용을 전해준다. 그래서 이 분의 다른 글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런 생각까지 들게 하는 작가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소개를 보니 인문에 대한 책 또한 여러 권을 쓰셨다. 필력이 느껴진다.

하번 보고 그칠 것이 아니라 몇 번을 읽어가며 음식과 몸의 조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나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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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미운오리 그림동화 11
허드슨 탤벗 지음, 허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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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어도 괜찮다. 잘 못 읽어도 괜찮다.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넘어가는 것은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다. 나는 초등학교 어느 순간에 읽는 법을 깨달았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어떻게 초성, 중성, 종성이 모여서 하나의 글자가 되고, 그걸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그걸 깨닫고 즐겁게 간판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이 아직도 생각난다. 초증학교 저학년 때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그림에서 글로 넘어오는 순간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나이 또래에게는 상당한 문화적인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그런 순간을 누구나 겪지만, 사람마다 언제 겪는지는 다 다르다. 기다리면 된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했던, 어렸을 때 상처로 남았던 느리게 읽던, 잘 못 읽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당장은 이야기를 늦게 읽더라도, 읽기를 그치지 말고, 즐거움을 찾으라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아이가 책을 늦게 읽는다 해도, 그게 성장이 느리다는 의미는 아니다. 책에 보면 나오는 것처럼 우리가 아는 많은 인사들이 어렸을 적에 남들보다 열등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이처럼 아이들의 성장의 과정은 누구나 다르고, 속도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그냥 기다리고, 같이 책을 읽고 하는 순간을 많이 나누면 될 것 같다.

책을 읽는 건 정말 중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시각적인 정보가 넘쳐나고, 그 정보들이 글로 보는 것보다 더 자극적이고 감정을 요동치게 하지만, 인간의 가치는 보는 것을 넘어, 보는 것 속에서 깨닫고, 깨달은 것을 글로 표현해 내는 능력 앞에서 드러난다. 아이들이 어리다면 부모가 꾸준히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에게 하나의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장래의 아이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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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심리를 읽는 마음사전 - 알아두면 평생 쓸모 있는 마음에 관한 모든 것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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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책이다

뭐랄까? 마음에 대한 사전이라고 하는데, 전문적인 사전은 아니다. 마음에 대한 심층적인 지식이나 저자의 깊은 성찰을 담은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마음에 대해 객관적인 지식을 늘어놓는 책도 아니다. 그리고 마음에 대한 내용마 적혀 있는 책도 아니다.

내 견해에서는 저자가 직업을 통해, 아니면 경험을 통해 느끼고 깨달았던 마음보다는 심리에 대한 글들을 모아 놓은 책, 어떻게 보면 간단한 에세이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끼기로는 그렇다. 꼭 마음에 대한 내용만 있지도 않고, 책에서 보이는 필력 또한 저자가 많은 인문책들을 보고 깊은 성찰을 해서 글을 썼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편하게 적은 글들처럼 보인다.

특히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고, 그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신화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때로 언급되어 보이는 내용 중에는 이해가 안 되거나, 깊이 없는 글들이 보여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도 꽤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좀 더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다양한 소재에 대해, 읽기 쉽게 언급하며 독자들에게 좀 더 다양한, 지금까지 잘 모르던 내용들에 대해 다시 한번 지식을 채우거나, 생각해 보게 하는 장점은 있다. 아마 이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하나의 목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마음에 대해서 더 깊이 알기는 힘들다. 하지만, 마음 언저리의 신경이나 심리, 그리고 인간에 대한 정신적인 여러 주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 저자가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것만 제대로 인식해도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모습들을 좀 더 세밀하고, 진중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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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2023-11-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의 저자 입니다. 책을 정말 많이 읽으시는 분이네요. 제 책이 낱낱이 해부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책의 장단점을 잘 분석해 주셔서 너무 놀랍고 반가워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아라라트 산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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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기 전에 먼저 내려오는 모습 시집을 읽었다. 같은 사람이 쓴 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일단 두 시집 사이에서 느껴지는 시의 깊이가 다르다. 이 시집은 대부분의 내용이 가족에 대한 내용, 사적인 내용이 많고, 특히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 더 많다. 작가의 가족에 대한 회상과 사랑, 연민과 분노,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담겨져 있는, 어떻게 보면 가족에게 보내는 은밀한 일기장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깊이가 얕다. 이 책에 비하면 내려오는 모습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모습이 좀 더 깊이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집이 다른 시집보다 더 일찍 쓰여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의 시들이 이 두 권의 시집 모두 가족이 중요한 소재이긴 하지만, 다른 시인들에 비하면 심하는 생각도 든다. 왜 그럴까? 왜 가족이 시인에게는 그렇게 집착할 정도의 존재일까? 잔체적으로 느껴지는 가족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기 보다는 회의적이다.

그리고 이 두 시집에서 느껴지는 시적 감각은 많이 다른데, 의외로 두 시집을 번역한 사람은 동일인물이다. 왜 그럴까 궁금하다. 시가 원래 다른 건지, 아니면 번역자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건지, 아니면 몇 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작가의 시에 대한 번역가의 느낌이 달라진 건지 알 수 없다. 아무튼 다르다. 이 시집이 좀 더 건조하고 담담하다. 그래서 다른 시집보다 더 깊이가 없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두 시집의 원본의 본 적이 없으니 뭐라 말할 건 없다.

무튼 이번에 두 권의 시집을 보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내려오는 모습이 좀 더 깊이있는 시집이라 생각한다. 책 뒤에 보면 이 작가들의 많은 시집들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또다른 시집을 읽을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우리 모두는 시인이 될 수 있고, 어느 정도는 시인이다. 다만 표현이 서투르고 깊이가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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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8 건강습관 - 99세까지 팔팔하게, 백세 노인이 전해준 건강관리 노트
정해용 지음 / 리스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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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종의 사전같다. 수많은 건강에 대한 정보들이 간결하게 실려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과거 20여년 전에 지하철에서 판매하고 있던 건강다이제스트의 건강 파트를 모두 묶어서 보는 느낌이다. 당시 건강다이제스트에는 육감적인 사진들도 많아서, 대부분 젊은 사람들은 사진에 집중하고 내용에는 집중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안에 건강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잡지 제목처럼 다이제스트로 들어 있었다. 그 때는 젊었으니 그런 거에 관심이 없었다.

이 책을 보면 그런 다이제스트의 총집같은 느낌이다. 내용이 깊지는 않지만, 간결하게 다양한 내용들이 적혀 있어서, 하나의 사전처럼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오히려 중년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자세한 내용보다 이렇게 박학다식해 보이는 정보들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 모든 부분이 다 옳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내용은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건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그리고 실천에 옮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다 지키려면 오히려 더 악화될 수도 있겠다. 본인에게 맞게 취사선택해서 중년 이후의 건강 지키는 데 많은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체온에 대한 내용이다. 나이가 들수록 체온을 일정 수준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많이 깨닫게 된다. 그래서 조그만 추워도 마스크를 쓰거나 따뜻한 차로 체온을 보충하고, 정기적으로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체온을 지키고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노년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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