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라트 산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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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기 전에 먼저 내려오는 모습 시집을 읽었다. 같은 사람이 쓴 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일단 두 시집 사이에서 느껴지는 시의 깊이가 다르다. 이 시집은 대부분의 내용이 가족에 대한 내용, 사적인 내용이 많고, 특히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 더 많다. 작가의 가족에 대한 회상과 사랑, 연민과 분노,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담겨져 있는, 어떻게 보면 가족에게 보내는 은밀한 일기장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깊이가 얕다. 이 책에 비하면 내려오는 모습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모습이 좀 더 깊이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집이 다른 시집보다 더 일찍 쓰여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의 시들이 이 두 권의 시집 모두 가족이 중요한 소재이긴 하지만, 다른 시인들에 비하면 심하는 생각도 든다. 왜 그럴까? 왜 가족이 시인에게는 그렇게 집착할 정도의 존재일까? 잔체적으로 느껴지는 가족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이기 보다는 회의적이다.

그리고 이 두 시집에서 느껴지는 시적 감각은 많이 다른데, 의외로 두 시집을 번역한 사람은 동일인물이다. 왜 그럴까 궁금하다. 시가 원래 다른 건지, 아니면 번역자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건지, 아니면 몇 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작가의 시에 대한 번역가의 느낌이 달라진 건지 알 수 없다. 아무튼 다르다. 이 시집이 좀 더 건조하고 담담하다. 그래서 다른 시집보다 더 깊이가 없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두 시집의 원본의 본 적이 없으니 뭐라 말할 건 없다.

무튼 이번에 두 권의 시집을 보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내려오는 모습이 좀 더 깊이있는 시집이라 생각한다. 책 뒤에 보면 이 작가들의 많은 시집들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또다른 시집을 읽을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우리 모두는 시인이 될 수 있고, 어느 정도는 시인이다. 다만 표현이 서투르고 깊이가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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