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죽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헨리 마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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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은퇴한 노의사가 노년을 보내면서 적은 에세이로 보면 될 것 같다. 저자는 전립선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며, 이 책을 썼다.

책 제목을 보면 노년 의사의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용은 죽음보다는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는, 죽음과는 별 관계가 없는 에세이로 보면 될 것 같다. 저자는 일년 정도 철학을 배운 적이 있고, 그 이후 전과해서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암으로 투병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돌아보며서 자신을 정리하는 글을 썼다고 보면 되겠다. 에세이는 삶을 말하지만, 곳곳에 의학적인 내용들도 많이 나온다. 그러면서 본인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그리고, 지금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의학과 관련된 내용들을 말해주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때로 읽을만 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내용은 산만하고 도중에 줄기에서 벗어난다는 느낌을 받아서 전체적으로 필력이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정도 깊은 수준의 에세이로 보기는 힘들고, 평범한 수준의 에세이로 볼 수 있겠다.

좀 더 삶에 대해 집중해서 썼다면, 삶을 성찰하는 글을 썼다면 좋았을 것 같다.

저자는 철학을 배우다 의학으로 전과했는데, 만약 철학을 계속 공부했더라면 좀 더 다른 에세이가 됐을 것 같다. 삶을 마무리하다는 것은 개인에게는 삶 전체를 조망하는 일이다. 특히 노년의 삶에서 바라보는 인생은, 경험보다는 성찰에서 깊이가 더 깊어지는 법이다. 경험이 모두 성찰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저자의 나라에서는 나름 이름있는 작가분인 것 같은데 책의 내용이 많이 아쉽다. 죽음에 대해서도 지혜에 대해서도 부족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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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으로 본 대한민국의 Vocabulary 1 외대보카 시리즈
최홍수 지음 / 사설닷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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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외국 신문의 내용을 베이스로 보카를 만들었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 책보다 크고 생각보다 내용도 많다. 다양한 예문이 들어 있어서 좋다. 그리고 그 내용들이 일단 신문의 내용이라 간결하다. 그래서 좀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강점은 대충 보카들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 보카 책을 보면 보통 80퍼센트는 아는 내용이나 평범한 단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마 빈출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뭏튼 그래서 한 이틀 정도면 한 권의 보카를 모두 볼 수 있다. 전체를 모두 암기했다는 뜻이 아니라, 대충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능하고, 아는 것고 모르는 것을 정리해서, 어느 부분에 더 집중해서 암기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데 빠르면 하루, 늦어도 이틀이면 된다. 아무리 두꺼워도 이틀 안에 정리가 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즉, 평범한 단어들에 대한 정리를 배제하고, 어느 정도 레벨이 있는 단어들에 대한 보카들이 많다. 그래서 단어를 볼 때 좀 더 조심해서 보게 되고, 집중해서 보게 된다. 그만큼 헷갈리는 것들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강점이고, 이런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문해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다.

강점이 큰 만큼 단점도 있는데, 가장 큰 단점은 그 많은 예문들의 해석이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해석이 쉬울 수도 있지만 어려울 수도 있다. 해석은 조그만한 것 하나를 놓치면 전혀 다른 해석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사실 봐에서 해석이 빠지게 되면 오히려 공부하는 데 더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책처럼 신문을 위주로 하게 되면, 원래 신문이라는 것이 중산층 중심으로 글을 쓰기에 때로는 문법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나오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해석이 없으면 해석 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이로 인해 뜻밖에 시간적인 낭비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간혹 오역도 나오게 된다. 저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내용을 넣기 위해 해석을 적지 않았고, 독자층을 중급 레벨 정도 이상을 봤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중급 이상도 때로 해석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보카를 보는 것이다.

분명 이 책은 다른 보타들과 구별되고, 레벨이 좀 더 높은 책이다. 그래서 볼만한 가치는 있다. 나중에 개정판이 나오게 된다면 번거롭지만, 해석도 부탁한다. 그것이 다양한 레벨의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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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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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단편소설을 읽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무엇보다 바쁘기도 했지만, 여러 핑계로 소설을 읽는 데 게을렀다. 어쩌다 시를 읽고, 여러 분야의 책들도 많이 보지만, 유독 문학책에 대해서는 인색했었다. 그러다가 좋은 기회가 되어 다시 좋아하던 단편 소설을 읽으니 좋았다.

이 책은 이효서 문학상을 수상한 분들의 작품 모음집이다. 이효석 문학상이 다른 문학상과 어떤 차별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단편소설 모음이라는 부분에서는 이상문학상과 동일한 카테고리인데,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상 문학상은 이미 이전의 권위를 실추한 지 오래다. 개인적으로는 심사위원들의 편협한 시선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제 이상 문학상은 없어져야 되든지 아니면 출판사를 바꾸어 다른 곳에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이효석 문학상은 본 적이 없고, 이번이 처음이다. 보면 젊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성별이나 필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설 자체만을 보는 게 맞다고 본다. 소설 자체만을 보면... 사실 특별히 관심을 끄는 소설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 재미있고, 조금 관심이 가지만 그뿐이다. 나의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운지는 모르겠다. 아니면 요즘 소설들이 이런 경향인지...

이젠 순수문학이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유물이 됐다. 사실 순수문학이라는 말 자체가 웃긴 말이긴 하다. 소설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흥미를 끌 수 있는 플롯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야 겠지만, 현대의 단편 소설은 일단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데 실패한 느낌이 든다. 우리 나라 단편 소설이 갖는 이상한 경향이 더 이상한 소설들을 이상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 들어서는 소설의 몰락이 맞는 것 같다. 누군가 이런 몰락을 변혁시킬 소설가가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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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 - 식물의 속도에서 배운 16가지 삶의 철학
마커스 브릿지워터 지음, 선영화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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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식물에 꽂혀 식물을 계속 키우고 있다. 처음에는꽃에 관심이 생겨서 기사시험까지 준비하다, 점점 더 분야가 넓어져 나무와 다른 식물들까지 관심이 갔다.

식물은 꽃도 좋지맍, 그 식물 자체가 더 아름답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의식적으로라도 잡초라는 말을 안 쓰기 위해 노력한다. 잡초라니. 세상에 잡스런 식물이 어디 있단 말인가?

야산에서 여러 어린 나무들을 갖다 키우기도 하고, 여러 식물들을 사서 키우면서, 식물에 대해 새로운 관심과 식물의 아름다움에 대해 느낀 소중한 일년이라는 느낌이 든다. 지금도 물론 식물에 대한 관심은 계속 갖고 있고, 꾸준히 식물들을 키우고 있다.

때로 식물을 통해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끈질긴 생명력에 때로는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뭏튼 좋은 추억이고 앞으로도 식물은 나에게 중요한 친구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식물과 처세술을 합쳐 놓은 책이다. 엄밀히 말하면 처세술이 먼저다. 책 내용을 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삶의 원리들을 (왜 이렇게 원리들을 좋아할까?) 식물과 관련된 비유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가 처세술이고 종이 식물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결국 이 책의 주인은 식물이 아니라 처세술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이 안타깝다. 저자는 sns를 통해 유명해 진 것 같다. 하지만 꽃에 대한 사진이나 삽화, sns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어서, 그 내용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아뭏튼 중요한 점은, 내가 느낀 점은 저자가 자신이 느낀 삶의 중요한 세 원리를 말하면서, 식물을 통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처세술 느낌이 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저자의 식물에 대한 애정이 어떠한지, 과연 식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주변의 많은 분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책 내용이 식물보다 처세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권하기 힘들 것 같다. 우리는 우주 속에, 다양한 물건들 속에, 삶 속에 살고 있다. 모든 것들이 삶과 연결되고, 처세와 연결된다. 식물 뿐만 아니라, 주변의 나무, 동물, 강아지, 고양이, 그리고 심지어 똥도 오줌도 다 처세술과 연결되어 설명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우주 속에서 삶 속에서 삶과 융화되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소중하다. 식물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이라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평등한 존엄한 생물들로 존재할 뿐이다.

처세술 중심으로 책을 쓰기 보다, 식물에 집중해서, 식물이 들려주는 소소한 소리에 좀 더 집중해서 썼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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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마자 과학의 역사가 보이는 원소 어원 사전
김성수 지음 / 보누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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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원소들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는 책이다. 우리가 익히 사용하면서도 잘 알지 못했고, 그냥 관용적으로 사용했던 것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원소의 어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왜 원소를 약어로 그렇게 쓰는지에 대해 알 수 있고, 그 내용이 재미있다. 이 책에서 가장 깊이 있게 다르고 있는 게 어원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내용이 부실한 감도 있다. 한 챕터의 내용 중 1/3 정도가 어원에 대한 설명이고, 나머지가 원소에 대한 설명인데, 그 원소에 대한 설명이 깊이가 있지 않고, 기초 수준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이라 부르기에는 아쉽다. 저자가 생각하는 독자층이 어떤지 모르게지만, 10대를 넘기는 힘들 것 같다. 학생들에게 화학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20대 이상, 화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화학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자 하는, 특히 원소에 대해 좀 더 깊은 지식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요즘 화학이나 물리, 천문학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면서, 무엇보다 화학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느끼고 있다. 공부하고 있는 산업위생에서도 역시 화학은 중요한 부분이다. 산업독성과 관련된 내용들은 결국 화학에 대한 심도있는 공부일 뿐이다.

아뭏튼 이 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좀 더 깊이 원소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지식을 알 수는 없다. 그래도 왜 프랑스를 불란서로 불렀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이라 흥미롭다. 그렇게 일본어를 공부했으면서도 불란서가 일본어로 푸란스라는 사실을 몰랐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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