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해결사 4 - 틴딤, 달을 건져 올려라 책이 좋아 2단계 35
샐리 가드너 지음, 리디아 코리 그림, 이은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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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봤던 아이용 이야기책 중 가장 특이하다. 독창성이 있다는 것은 책에 있어 상당한 이점이다. 읽는 이에게도 상상력을 길러줄 수 있고, 이야기의 재미를 알려줄 수 있다.

이 책은 시리즈 중의 4번 째 책으로 이야기의 종결이다. 꽤 긴 내용이고, 책을 만약 하나로 묶는다면 장편소설 하나에 견줄만한 내용이다. 이야기의 나라인 영국 답다는 생각이 든다. 잘은 모르지만 영국의 문학적 견고함은 내 생각보다 더 심오한 것 같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다는 말이다.

앞 내용을 모르니, 전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틴딤이 모여사는 플라스틱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그 이야기의 전개가 재미있고 독특하다. 저자의 필력이 보이고, 저자만의 사상이 보인다. 자기가 생각하는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좋은 책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요건을 갖췄다.

틴딤들이 사는 마을에 어느날 오징어안개가 들어온다. 안개는 왜 이 섬에 왔고, 어떻게 이 안개 문제를 잘 해결할까? 그리고 바다에 떠도는 달은 과연 무얼까? 우리는 보통 단편적으로 바다에 떠도는 쓰레기들에 대해 부정적이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비의도적으로 물건을 버렸고, 그것들은 바다에 사는 생물들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부분이지 모두는 아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버린 복잡한 구조물이 바다에 떨어졌을 때, 그것은 다른 작은 물고기들을 위협적인 존재에게서 구해주는 안전한 집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이 쓰레기 유기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다만 바라보는 견해를 달리함으로 좀 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부분을 제대로 살려낸 것 같다. 이 4편만을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기회가 되면 아이에게 이 이야기 전체를 보여주고 싶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출판사에서 이 책의 속지를 흑백으로 낸 것은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21년도에 쓰여졌으니, 이 책의 삽화들은 모두 컬러일 것이다. 아름다운 컬러와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 책을 모두 휘감고 있었을 텐데, 출판사는 원가 절감을 이유로, 또는 책의 판매 부진으로 그 적자갭을 메우기 위해 흑백을 사용했을 것이다. 종이질도 좋지 않다. 좀 더 좋은 질로, 컬러로 이야기책을 내는 게 맞았다고 본다. 그래서, 책의 퀄리티는 매우 조잡한 편이다. 대부분의 동화나 아이용 이야기책을 이렇게 조잡하게 출판해서 내지는 않는다. 읽는 나도 불만이니 원 작가들은 더 불만일 것 같다. 안에 삽화가 많기도 하지만, 좀 더 책가격을 올리더라도 퀄리티 있게 만드는 게 좋았다. 출판사가 좋은 책을 망친 느낌이다. 안타깝다. 기회가 되면 원서로라도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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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챗GPT 강의 - 행시 수석 인공지능 전문 경제학자 이정혁의
이정혁 지음 / 성안당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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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 대해 그리 관심도 없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도 별 관심이 없지만, 요즘 들어 많이 듣는 말이 CHATGPT였다.(이하 챗)

챗이 뭐길래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책을 보게 됐다. 사실 인터넷을 통해서도 자료를 얻을 수 있지만, 양질의 자료는 인터넷에서 구하기 힘들다.

일단 책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단순히 검색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성숙한 문체를 보여주고, 이를 위해 많은 이들의 사전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대충 봐도, 챗이 보여주는 대화의 수준은 인간의 수준과 비슷하다.

저자는 다양한 글로 챗과 나누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챗이 갖고 있는 다양성에 매우 많은 긍정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현재 챗이 갖고 있는 한계에 대한 설명도 있어 어느 정도는 강점과 약점을 보여주고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영화 HER의 대사를 그대로 갖고 와 챗과 대화를 시도한 점은 새로웠다. 확실한 건 챗은 인간과 유사한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지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다양한 자료나 정보를 좀 더 체계적이고 정밀하게 우리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 막강한 검색엔진이자 인간과 유사한 교류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사실이다.

챗을 접하고, 이걸 한번 써볼까 했는데, 연 사용료가 거의 5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짤막한 검색만 하는 나로서는 가성비가 나오지 않아 아직 가입을 하진 않았지만, 몇 년 뒤에 좀 더 많은 정보나 자료가 필요할 때는 어쩌면 가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인터넷정보검색사라는 자격증이 있었다. 이젠 이런 자격증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정보를 찾는데 들이는 시간을 획기적을 줄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업무를 많이 하시는 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전체적인 챗에 대한 생각은 챗이 우리에게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지적 향연을 함께 누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용도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 챗이 인간의 고등정신영역에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식이라는 것은 사실 없어도 그만인 거다. 지식이 누군가에게는 힘과 권력을 주기도 하겠지만, 그것 뿐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시대가 계속 조금씩 조금씩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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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아빠 물구나무 세상보기
김완진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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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진 공룡이 귀엽다. 인형같은 공룡, 친구같은 공룡이다. 공룡은 아이에게 친구이고 아빠이다. 일요일 오후 소파에 앉아 잠을 자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 처량하다. 그리고 그런 아빠 옆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 우리 아이도 처량하다. 아이는 쉬는 날 잠만 자고 있는 아빠의 모습에서 무엇을 볼까? 나는 무엇을 봤을까. 40-50대 중년들이 어렸을 적 봤던 아빠의 모습이 보통 이런 모습들이었을 것이다. 그 때는 토요일도 근무하고, 야근도 하고, 정말 회사를 위해, 가정을 위해 일만 하던 아빠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 때는 아빠에게 쉬는 날 놀러가자고 말하는 것도 어색할 때였으니까. 다들 살아가는 게 버겁고 쉼은 없는 때였으니까.

그 때에 비하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이렇게, 쉬는 날이면 잠만 잘 수 밖에 없는 아빠들이 존재할 것이다. 아빠가 생존을 위해 투쟁할 때, 때로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보며 아쉬워하고 미워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 속에는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 아빠를 의지하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엄마 잔소리 떠밀려 나가다시피 뒷산으로 가야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아이는 아빠를 의지하고, 아빠를 친구로 바라본다. 아이에게 아빠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룡이고, 더 많이 보고 싶고, 더 많이 커져 버려서 듬직한 공룡이 되었으면 하는 존재이다.

공룡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지만, 공룡은 이내 사라지고, 공룡을 닮은 아빠만 보인다. 아빠는 또 공룡으로 아이앞에 나타날 것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그 공룡이 점점 작아지고, 어느 순간에는 공룡이 아니라, 도마뱀으로 변할 날도 있긴 하겠지만... 아이에게 아빠는 언제나 공룡으로 남는 존재이길 바란다.

내용은 약간 애매하다. 아빠와 공룡의 상관성에 약간 의구심이 들지만, 그래도 동화니 너무 플롯에 얽매일 필요는 없겠다. 그림은 아름답다. 졸고 있는 아빠의 모습, 산으로 산택가는 모습, 그리고 공룡과 뒹굴거리며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잔잔하면서도 포근하다.

아빠들은 때로 일때문에, 아니면 다른 것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가정을 대신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가정에 충실한 아빠가 되면, 아빠는 아이에게 영원한 공룡, 공룡인형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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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곳곳 수학 쏙쏙 - 수학 알고 있나요? 9
팀 콜린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다섯수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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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수학은 솔직히 말하면 쓸모는 있지만 너무 깊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계산이나 공식 등은 사용할 수 있지만, 미분이나 적분 같은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실생활에서 써 먹는 사람은 아마 0.01퍼센트도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칙연산만으로도 살아가는 데 크게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기사 자격증을 따고 더 높은 자격증을 따려니 슬슬 복잡한 계산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포기했던 수학을 조금이나마 다시 돌아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될만도 하지만, 그나마 견딜만 하다. 얼마전 본 영화, 이상한 나라의 ~~~ 라는 영화를 통해 수학을 의무가 아니라 즐기면서 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렇다. 시험 때문에 보긴 해도, 수학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기다 보면 수포자를 넘어,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보려고 했지만,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에게는 아직 힘들 수준이다. 하지만, 2학년 정도만 되면 이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수학에 대해 친근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그림들로 수학의 중요한 개념들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는데, 그 설명도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단순히 수학을 넘어 수학이 적용되고 있는 부분들, 예를 들어 자료, 도표, 카오스이론 등 실제적으로 수학이 응용해서 쓰이고 있는 분야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어서,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수학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수학은 수학책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쓰는 우리야 그렇게 많은 것을 알 필요는 없지만.

수학에 좀 더 친밀감을 갖게 하고, 호기심을 갖게 할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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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 - 처음 만나는 생체모방의 세계
패트릭 아리 지음, 김주희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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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제목은 인간을 더욱 스마트하게 만드는 동물 30. 이다. 어떻게 가면 깔끔하고 가장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위 제목으로 나왔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를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다. 자연 안에 인간이 존재하고, 인간 또한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는 하나의 동물일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인간을 자연과 뚝 떼어놓는 식으로 설명하면, 여기에는 인간에 대한 배타적인 자의식이 강하게 들어가 있는 셈이다. 어떻게 인간이 자연과 대립하겠나. 자연에 대한 제대로 된 생각없이 지은 제목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여기 책에 있는 동물들에게 무례한 짓이다.

책 내용을 보면, 전체적으로 현대의 우리에게 과학적을나 의학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특별한 동물의 능력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복잡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이야기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이고, 대부분의 내용은 평이하다. 그래서 읽기 쉽다. 현대의 우리 과학지식에 많은 영감을 주는 동물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익히 것도 있지만, 각 동물 간의 상생과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특히 완보동물에 대해 볼 때 생각이 많았다. 이 동물이 이렇게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는데,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철학적인 질문인데,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와 별도로 이 지구라는 천체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생멸하는 다른 존재들에 대해 고민하고, 그들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정말 하찮아 보이고,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강한 생명력으로 우주에서도 살아남는 생명체. 어떻게 보면 다른 행성에서도 이처럼 강한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 행성이 멸종된지 수천년 안이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다른 동물들을 연구하며, 그 안에서 우리에게 이로운 많은 것들을 발견하며 발명해 내는 것은 우리 인간만의 특징이라 하겠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많은 동물들에게 빚을 지며 함께 공생해 나가는 셈이다. 우리가 받은 게 있으니 주는 것도 있어야 겠다. 인간은 독보적으로 우월한 존재가 될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하고 더불어 사는 존재로 남아야 같이 공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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