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뱀파이어 ㅣ 문학동네 청소년 80
최상희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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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 작가님의 소설을 이제야 읽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취향 저격.

일단 문장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나라면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서 머리를 쥐어 뜯었을 장면이나 심리상태를 이보다 더 적합할 수 없을 정도로 통쾌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책장에 온통 알록달록한 밑줄을 그으며 읽었다.

6편의 단편이 각각의 색채로 매력있는데 이야기마다 어떤 형태로든 고양이가 등장한다. 보이지 않는 강아지, 인간의 기운을 실리카겔처럼 흡수하는 존재, 앞집에 이사온 뱀파이어족, 목덜미에 달라붙은 고양이, 환생한 반려묘를 찾아온 지구인 등 기발한 상상에 아무런 위화감 없이 빠져들었다.

때로는 조마조마하고 애틋하고 안타까운 장면들을 작가가 노련하게 요리한 덕에 허겁지겁 페이지를 넘겼다. 재미있으면서도 철학적인 물음을 많이 건져 올리게 되는 작품.

이번 방학에는 최상희 작가의 소설을 전부 찾아서 읽고 싶다.

#청소년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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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헌책방 - 당신의 오늘을 삽니다 ㅣ 다른어린이 동화 1
강효미 지음, 불곰 그림 / 다른어린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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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이 사라진 미래의 서울 한복판, 빌딩과 빌딩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 헌책방이 이 동화의 배경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이곳에 호기심 많은 아이 우주가 방문하는데, 주인은 책값으로 현금을 내거나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고, 우주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을 사서 나오자 책방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사실, 헌책방 주인은 과거에서 시간 여행을 온 동화 작가였던 것.

 

이야기를 읽고 두 가지를 생각했다.

우선, 종이책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종이책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 전 서울국제도서전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책은 형태를 떠나 여전히 우리 곁에 오래 머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결코 거창한 사건에서만 탄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래에서 온 동화 작가는 아이들에게 돈 대신 '오늘 있었던 일'을 들려 달라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작가에게는 새로운 동화의 씨앗이 된다. 이 설정을 보며 이야기는 거창하고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와 소소한 일상에서도 충분히 싹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 헌책방》은 미래 사회를 상상하는 재미를 넘어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동화다. 사회·도덕·정보 교과와도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으며, 각 장 뒤에 마련된 '생각하는 책방' 코너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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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위한 명심보감 필사 노트
권희린 지음 / 생각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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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위한명심보감필사노트

3년 전, 나는 도서부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에 읽을 책으로 명심보감을 권했다. 사실 결정해 놓고 통보했다고 보는 게 맞다. 아이들은 약간 질색하며 아, 쌔앰~~너무 어려워요. 유교 사상은 선호하지 않기도 하고요, 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어렵다고 계속 피할 거냐며 밀어붙였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그때의 나를 돌아보게 됐다.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짧은 문장’을 통해 배울 수 있다거나 너희들의 ‘삶과 충분히 연결될 수 있’다는 말로 설득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중에 명심보감 필사책은 이미 많지만,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는 저자인 권희린 선생님 때문이다. 18년차 사서교사인 저자는 <사춘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 <사준기를 위한 문해력 수업>, <사춘기를 위한 진로 수업> 등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책을 여러 권 낸 바 있다.

감다살(‘감 다 살았네’의 줄임말)
책장을 넘기며 떠오른 말이다. 오랜 시간 학생들과 함께하며 쌓아 올린 내공을 바탕으로 선별한 90개의 문장과 쉽고 다정한 해설이 돋보인다. 간결하고 정제된 문장으로 어쩌면 이렇게 쉽게 알려주시는지 읽는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만듦새에 공을 들인 것도 표시가 난다. 사철제본이라 잘 펼쳐지고 필사하기 좋은 판형에 샛노란 색지로 장을 구분한 점이 인상적이다.

많은 청소년이 명심보감의 엄선된 문장들을 천천히 읽고 필사하며 '스스로 자신의 관계와 태도를 돌아보며 삶의 방향을 설계하'면 좋겠다.

#권희린 #생각학교 #명심보감 #필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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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꽃밭

《만희네 꽃밭》은 권윤덕 작가의 초기작 《만희네 집》을 바탕으로 3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그림책이다. 《꽃할머니》, 《나무 도장》 등에서 보여 준 작가의 시선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삶을 둘러싼 자연을 놓치지 않는다.

표지의 음각 제목을 손끝으로 더듬는 순간, 꽃밭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
화면을 가득 채운 꽃과 곤충들을 따라가다 보면 책장을 넘기기보다 먼저 그림을 쓰다듬고 싶어진다.

이 책은 인간보다 자연을 전면에 내세운다. 화면을 가득 채운 꽃과 열매, 벌과 나비는 자연의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책에서 인간은 자연 안에서 돌봄을 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조연으로 그려진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슬쩍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군가에게는 지나온 시절의 기억을 불러오는 풍경으로, 누군가에게는 한 번쯤 들어가 보고 싶은 환상적인 세계로 읽힐 것이다.

#권윤덕 #길벗어린이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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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저격수 2 - 끝없는 저항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7
한정영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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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저격수2

오래 기다려 온 2권.

역사의 폭력에 의해 만들어진 한 소녀가, 그 폭력에 맞서는 존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숨 돌릴 틈이 없다. 설아의 여정은 끊임없이 생과 사를 넘나드는 위기와 선택의 연속이다. 매 장면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설아는 일본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면서도 동생 샤샤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또한 수호와 두현을 비롯한 소중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지키려 힐다.

나비단 아이들은 인간이 아니라 전쟁 무기로 길러진다. 약물로 조종당하고, 명령에 따라 움직이도록 길들여진다.
소설 속 733부대가 실제로 존재했던 731부대를 모티브로 삼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야기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인간을 도구로 삼았던 역사의 비극을 되새기게 한다.

책을 덮고 나서 설아의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우면서도 3권을 기대하는 마음이 되었다.

학교에서 이 작품을 역사 시간에 활용하면 좋겠다.

731부대는 실제 어떤 곳이었을까?
왜 작가는 이를 청소년 소설의 소재로 삼았을까?
역사책에 한 줄로 적힌 사건이 개인의 삶에는 어떤 의미였을까?

이런 질문으로 학생들과 만나면 어떨까?

#소녀저격수 #한정영
#미래인 #역사소설

@mirae_i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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