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위한 명심보감 필사 노트
권희린 지음 / 생각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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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위한명심보감필사노트

3년 전, 나는 도서부 아이들에게 여름방학에 읽을 책으로 명심보감을 권했다. 사실 결정해 놓고 통보했다고 보는 게 맞다. 아이들은 약간 질색하며 아, 쌔앰~~너무 어려워요. 유교 사상은 선호하지 않기도 하고요, 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어렵다고 계속 피할 거냐며 밀어붙였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그때의 나를 돌아보게 됐다.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짧은 문장’을 통해 배울 수 있다거나 너희들의 ‘삶과 충분히 연결될 수 있’다는 말로 설득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중에 명심보감 필사책은 이미 많지만,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는 저자인 권희린 선생님 때문이다. 18년차 사서교사인 저자는 <사춘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 <사준기를 위한 문해력 수업>, <사춘기를 위한 진로 수업> 등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책을 여러 권 낸 바 있다.

감다살(‘감 다 살았네’의 줄임말)
책장을 넘기며 떠오른 말이다. 오랜 시간 학생들과 함께하며 쌓아 올린 내공을 바탕으로 선별한 90개의 문장과 쉽고 다정한 해설이 돋보인다. 간결하고 정제된 문장으로 어쩌면 이렇게 쉽게 알려주시는지 읽는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만듦새에 공을 들인 것도 표시가 난다. 사철제본이라 잘 펼쳐지고 필사하기 좋은 판형에 샛노란 색지로 장을 구분한 점이 인상적이다.

많은 청소년이 명심보감의 엄선된 문장들을 천천히 읽고 필사하며 '스스로 자신의 관계와 태도를 돌아보며 삶의 방향을 설계하'면 좋겠다.

#권희린 #생각학교 #명심보감 #필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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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꽃밭

《만희네 꽃밭》은 권윤덕 작가의 초기작 《만희네 집》을 바탕으로 3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그림책이다. 《꽃할머니》, 《나무 도장》 등에서 보여 준 작가의 시선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삶을 둘러싼 자연을 놓치지 않는다.

표지의 음각 제목을 손끝으로 더듬는 순간, 꽃밭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
화면을 가득 채운 꽃과 곤충들을 따라가다 보면 책장을 넘기기보다 먼저 그림을 쓰다듬고 싶어진다.

이 책은 인간보다 자연을 전면에 내세운다. 화면을 가득 채운 꽃과 열매, 벌과 나비는 자연의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책에서 인간은 자연 안에서 돌봄을 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조연으로 그려진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슬쩍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군가에게는 지나온 시절의 기억을 불러오는 풍경으로, 누군가에게는 한 번쯤 들어가 보고 싶은 환상적인 세계로 읽힐 것이다.

#권윤덕 #길벗어린이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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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저격수 2 - 끝없는 저항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7
한정영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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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저격수2

오래 기다려 온 2권.

역사의 폭력에 의해 만들어진 한 소녀가, 그 폭력에 맞서는 존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숨 돌릴 틈이 없다. 설아의 여정은 끊임없이 생과 사를 넘나드는 위기와 선택의 연속이다. 매 장면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설아는 일본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면서도 동생 샤샤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또한 수호와 두현을 비롯한 소중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지키려 힐다.

나비단 아이들은 인간이 아니라 전쟁 무기로 길러진다. 약물로 조종당하고, 명령에 따라 움직이도록 길들여진다.
소설 속 733부대가 실제로 존재했던 731부대를 모티브로 삼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야기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인간을 도구로 삼았던 역사의 비극을 되새기게 한다.

책을 덮고 나서 설아의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우면서도 3권을 기대하는 마음이 되었다.

학교에서 이 작품을 역사 시간에 활용하면 좋겠다.

731부대는 실제 어떤 곳이었을까?
왜 작가는 이를 청소년 소설의 소재로 삼았을까?
역사책에 한 줄로 적힌 사건이 개인의 삶에는 어떤 의미였을까?

이런 질문으로 학생들과 만나면 어떨까?

#소녀저격수 #한정영
#미래인 #역사소설

@mirae_i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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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ADHD로 태어나
비스카차 지음, 안주연 감수 / 유유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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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ADHD로태어나

A는 늘 뭔가를 엎지르거나 흘린다. 내가 말을 하고 있을 때도 한 문장을 채 마치기 전에 불쑥 끼어들어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 무언가가 떠올랐거나 결론을 미리 짐작해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도달하려던 결론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는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간다. 그러다 보면 금세 기진맥진해져서 ‘하, 관두자’ 하고 대화를 포기하게 되거나, 때로는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결국 나는 A를 점점 피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쟤, ADHD 아닐까?’

이런 의심은 타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주방을 서성이다가 ‘뭘 가지러 나왔더라?’ 하고 멈춰 설 때,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을 두고 다른 일에 매달려 있을 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때, 문득 ‘혹시 나도 ADHD인가?’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스스로 의심하면서도 진단을 통해 확인해 보기를 꺼린다. 내가 거의 확신하는 A 역시 농담인 양 ADHD를 입에 올리지만 '어우, 아냐. 네가 무슨?'하는 반응을 듣고 싶어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약사이자 만화가인 저자가 32세에 ADHD 진단을 받고 연재한 만화를 엮은 것이다.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주변과 불화하며 고통받은 이유가 ADHD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된 저자는 뛸 듯이 기뻐한다. '진단이 있으면, 약이 있고, 약이 있으면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는데, '바닥이 흔들리'는 세상에서 '머릿속에 수십 개의 종이 울리는' 채로 중심을 잡느라 얼마나 고달팠을지 짐작이 되어서 안쓰러웠다.

ADHD 당사자가 쓴 책을 이전에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들이 신경다양성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하는 데 가까웠다면,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ADHD라는 상태를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통찰하며, 동시에 타인에게도 다정하게 손을 내민다. 무엇보다 몇몇 에피소드는 낯설기보다 익숙하게 다가왔다. 나 역시 비슷한 순간들을 지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ADHD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진단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한 번쯤 건네볼 만한 용기가 된다. ‘정신병’이라는 말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 책이 그 문턱을 조금은 낮춰줄지도 모른다.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다. 쉽게 단정하고 밀어내기보다, 한 사람의 세계를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비스카차 #ADHD #유유히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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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우리의 비밀 과외 오늘의 청소년 문학 47
이민항 지음 / 다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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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남겨준 이름을 지키고 싶은 소녀 을순이 청년 동주를 만나 시를 배우는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역사소설.

윤동주 시인의 시에 실제로 등장하는 순이라는 인물을 작가는 이 소설에서 고등여학교에 다니는 소녀로 되살려냈다.

조선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매질을 당하던 암울한 시기, 을순 아버지의 인쇄소에 시집을 맡기러 온 인연으로 동주와 을순은 비밀 과외를 시작한다. 이야기 곳곳에 눈송이처럼 내려앉아 있는 시인의 대표시들을 읽다 보면 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시를 지은 배경과 마음이 절묘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시인이 을순에게 전하는 조언들도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시를 쓰는 데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언가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이고 그 다음은 표현하는 것이라고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요. 조금 더 감정이 와닿는 사물을 통해서요. 보는 게 중요하긴 해도 그게 시의 전부는 아닙니다.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면 감정을 더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요.

 

정갈하고 단단한 문장 덕분에 깊이 몰입해서 읽었다. 억울하고 슬프고 답답하면서도 아름다웠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등장인물들이 궁금했다.

이름이 불린 적 없는 사환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명이는 바라던 대로 내지인이 되었을까?

 

작가도 궁금해졌다. <너의 모든 공이 좋아>로 겨우 알게 된 이름인데, 이렇게 매력적인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니! 작가의 모든 책을 읽고 싶어졌다.

 

청소년소설이지만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말과 글이 억압당하던 일제 강점기를 소설로 읽고 싶다면, 윤동주의 시를 좋아한다면 이 소설도 의미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우리 학교 아침 독서 시간에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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