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딸도 없지만 딸이 쓴 엄마 이야기는 어쩐지 뭉클하다.간호주무사로 일하던 엄마가 50대에 대학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간호사가 된 이야기를 만화가인 딸이 그리고 썼다. 엄마의 고군분투와 성장 스토리가 마구 펼쳐질 것 같지만 그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관심과 걱정이라는 구실로 남의 일에 간섭하고 참견하는 빌런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 그러나 엄두를 내지 못하던 일을 남이 시작할 때, 분명 실패할 거라고 장담하거나 쓸데없는 짓이라며 딴지를 거는 사람은 나도 숱하게 만났다. 나이 먹은 아줌마가 대학은 무슨 대학?집에서 집안일이나 하지!진심으로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남편이나 자식이 뭐라고 안해요?엄마의 의무를 안하고 딴일을 하잖아.엄마가 운이 좋네?PP. 38~39이런 말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자기자신에게 눈을 돌리면 좋을텐데.엄마가 고민에 빠지거나 상처 받을 때마다 작가인 딸이 하는 말이 막힌 속을 뻥 뚫어준다.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거나 지금 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는 사람은 이 책을 꼭 열어봤으면 한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어른을 응원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작가1 #위즈덤하우스#모녀스타그램 #인스타툰 #공감툰#만화추천 #늦깎이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PD의 팔딱팔딱한 에세이.제목에서 연상되는 책의 이미지는 그알 PD로 일하며 겪은 스릴 넘치는 경험과 작가 개인의 사회정치적 소신을 진지하게 피력한 글을 기대하게 했다.예상과는 달리(?) 관종의 기질을 꼬물꼬물 키우던 어린시절부터 PD가 되는 과정도 적고 있다.신입 PD로서 겪어야 했던 고충과 고민, TV에서 본 친숙한 프로그램의 제작 뒷 이야기도 담백하게 담고 있다..티저북이다 보니 막 흥미진진해지려고 할 때 딱 끊기는 게 또 묘미다.정확하고 명쾌한 문체와 짜임새 있는 구성도 이 책의 매력이다. PD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진로독서로 활용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도준우 #글항아리#티저북 #서평단#북클럽문학동네
#다른미래비 내리는 바닷가에서 딸 희영, 사위, 손녀가 해수욕 하는 것을 지켜보는 진의 한나절을 그린 소설이다.서유미 작가님의 소설을 좋아한 이유를 새삼 깨달으며 읽었다.진은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비 오는 날 굳이 바다에 나온 것도, 딸이 무방비하게 파도에 휩쓸리면서 웃음을 터뜨리는 것도, 선글라스는 챙기면서 우산은 챙겨오지 않은 것도. 딸이 하는 일은 하나같이 못마땅하다. 자신이 주도한 여행이라면 밑반찬부터 간식까지 일일이 준비했을 것이다. 숙소 하나 덜렁 잡아놓고 이렇게 되는 대로 떠나와서 휴가지의 바가지에 놀아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진은 희영과 사위와 손녀가 번갈아 권하는데도 바다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숙소에 책을 두고 온 것을 아쉬워하다가 급기야는 이 여행에 합류한 것을 후회한다.지나치게 화려한 70대 커플의 주책맞음을 얕잡아 보면서도 잘 관리된 외모에 내심 부러워하다가도 남자의 뱃살과 여자의 올린 머리가 가발인 걸 발견하고는 혼자서 안도하기도 한다.남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47세에 진은 자신을 지키기로 결심했다.진은 거울의 표면을 닦으며 내일은 염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생활이 엉망이 될 것이고 이 삶은 어딘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쓸려가버리게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진은 자신이 흐트러지지 않고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별탈없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믿고 있다. 그에 반해 희영은 '덤벙대고 게으른데 감정의 변화가 급격해서' 진은 늘 희영의 회사생활과 결혼생활이 걱정이었다. 진은 같이 살자는 딸의 제안은 거절하면서도 자주 들러 딸의 살림살이를 간섭한다. 진은 희영에게 베란다에 널어둔 빨래는 어떻게 하고 왔냐고 묻고, 희영은 왜 그렇게 빨래에 연연하느냐고, 아빠 죽고나서는 편하게 살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하며 덧붙인다.-여행 왔으면 그런 건 잊고 쉬어.처음에는 진의 시선으로 희영을 바라보며 물가에 애를 내놓은 듯한 불안함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 희영에 동화되어 자기자신에 갇힌 진이 답답하고 처량해진다.진은 굳이 희영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라며 바닷물에 들어가다가 파도를 크게 맞고 넘어지는데......진이 이제부터는 다른 미래를 살게 될 것이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큰 파도를 솜씨좋게 타고 넘은 듯 통쾌하고 속이 시원해진다.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유려한 문장과 섬세한 인물묘사가 반짝반짝 빛난다. 정상출간본을 구하는 게 시급하다.#밤이영원할것처럼#서유미#문학동네 #문학동네북클럽 #티저북 #소설추천 #단편소설
어릴 때는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인 아빠가 사실은 위장취업한 스파이일지도 모른다고. 아무도 몰래 아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중일 수도 있다고.이 책을 읽으면서 어릴 적 상상하던 것들이 불현듯 기억났다. 그리고 영화 <트루먼 쇼>도 떠올랐다. 영화에서는 트루먼만 모르게 설계된 세상이 배경이라면 이 소설에서는 어린이들이 모르는, 어른들이 한 패인 세상이 배경이다.파랑이가 살고 있는 파란 나라의 진짜 이름은 '온새미로', 마을 개발자인 파랑이의 아빠가 개발한 마을이다.파랑이는 어린이를 키우기에 최적인 이곳에 여덟 살때 이사를 왔다.파란나라는 길은 반듯하고, 눈을 감고 걸어도 안전하고, 어느 곳이나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모든 게 갖춰져 있었다. (본문 중에서)그런데 파랑이의 가장 친한 친구 우령이가 갑자기 전학을 가게 된다. 인사도 없이. 그리고 교장선생님 집에서 아빠와 교장선생님의 대화를 엿듣게 되는데...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우주는 뭔가 아는 눈치지만 파랑이에게 직접 알아내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빠가 교장선생님에게 말한 '삭제'란 무슨 의미일까? 어른들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그 방'에는 무엇이 있을까? 애초에 어린이를 위한 곳이라면서 어린이들이 모르는 일들이 일어나는 게 정상일까?뒷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출간본을 구해서 꼭 읽어봐야겠다.#김지숙 #다른 #도서출판다른#티저북 #미스터리서평단#청소년소설
연출가이자 극작가.책날개에 적힌 짤막한 저자 소개글이다. 에세이를 읽을 때는 왠지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고 싶다.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연출상, 극작상 등 수상 이력이 있다. 네 권의 희곡집을 썼고 이 책이 저자의 첫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배우 봉태규의 추천글에는 저자가 말이 많고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꾼이라고 적고 있다. 웃을 준비를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얼마나 웃기는지 보자는 마음도 있었을 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에세이집은 웃기지는 않다. 오히려 좋아하는 것, 그리워하는 것들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저자의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평탄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가 통과해 온 시간들은 어둡고 축축하고 울퉁불퉁하다. 그런데 작가의 글에서 불평이나 원망, 후회 비슷한 것은 찾을 수가 없다. 할머니와 간장밥, 아버지와의 추억에서 진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어떤 에피소드는 픽 웃음이 나다가도 금세 마음이 아파진다. 글로 적히지 않은 슬픔과 침묵을 읽을 수 있다.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엄청난 진지함과 성실함,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열정이 느껴진다.과거와 현재,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서 왜 제목을 <오세혁의 상상극장>이라고 정했을까? '영웅본색과 상상의 극장'에서처럼 상상 속에서는 재밌는 장면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어서가 아닐까, 멋대로 생각해본다.#오세혁 #걷는사람#책추천 #에세이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