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이자 극작가.책날개에 적힌 짤막한 저자 소개글이다. 에세이를 읽을 때는 왠지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고 싶다.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연출상, 극작상 등 수상 이력이 있다. 네 권의 희곡집을 썼고 이 책이 저자의 첫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배우 봉태규의 추천글에는 저자가 말이 많고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꾼이라고 적고 있다. 웃을 준비를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얼마나 웃기는지 보자는 마음도 있었을 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에세이집은 웃기지는 않다. 오히려 좋아하는 것, 그리워하는 것들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저자의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평탄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가 통과해 온 시간들은 어둡고 축축하고 울퉁불퉁하다. 그런데 작가의 글에서 불평이나 원망, 후회 비슷한 것은 찾을 수가 없다. 할머니와 간장밥, 아버지와의 추억에서 진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어떤 에피소드는 픽 웃음이 나다가도 금세 마음이 아파진다. 글로 적히지 않은 슬픔과 침묵을 읽을 수 있다.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엄청난 진지함과 성실함,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열정이 느껴진다.과거와 현재,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서 왜 제목을 <오세혁의 상상극장>이라고 정했을까? '영웅본색과 상상의 극장'에서처럼 상상 속에서는 재밌는 장면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어서가 아닐까, 멋대로 생각해본다.#오세혁 #걷는사람#책추천 #에세이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