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란 씨 업무 마무리하느라,

공모전 하느라

정신이 정신이 없지만...

그런 와중에도 쫌쫌따리 책을 읽었습니다.


저. 카뮈 씨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이 책이 두 권이나 생겨버려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권은 일단 냅두고

한 권은 밑줄을 그으며 읽고 있습니다.



자. 이제 본론

들어가기전에pre본론 들어갑니다

(보통 그걸 서문이라고 하지 않음?)


근래 공모전 웹소설 쓰면서

다른 작가들의 웹소설도

어떤 서술을 하는가...가 궁금해서 읽는데

저와는 다르게 배경 묘사가 많더라고요.

저는?

...

인물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게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여기서 성향이 드러난다고 생각.) 씁니다.

그리고 저는 각 장면을 설명 몇 줄로 넘어가지 않고 대사를 많이 쓰는 편이라

(제 소설에선 대사가 중요합니다 쨋든... 누구는 안 그러겠냐마는)

배경묘사가 낄 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

있으면좋잖아요? ㅋㅋ



그래서 카뮈의 이 책중에서도

'티파사에서의 결혼'을 좀 더 주의 깊게 읽었습니다.


가볍게 2독한 뒤 남긴 메모에서는,

이 에세이는 어느 지역에 대해 묘사하니까 풍경 묘사가 많다.

내가 여기서 체크할 것.

1. 풍경, 이미지 등 묘사

2. 식물이나 향 검색

3. 이 묘사가 좋은가? 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3독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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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나 향을 왜 검색하는가?

그것은...

봄에 티파사엔 신들이 머문다. 태양과 압생트 풀 향기 속에서, 은빛 갑옷을 두른 바다 속에서, 본연의 색으로 푸르른 하늘 속에서, 꽃들로 빼곡한 폐허와 돌무더기에 세차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 속에서 신들은 말을 건넨다. (...)

_19p

압생트? 그거 술 아니냐?

(향쑥이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향쑥과는 다른 종 같기도 하고)

(어쨌든 압생트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옴)


하여튼 이런 식으로 식물의 이름이나 향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저... 도시에서 나고 자라 식물에 관심 없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소설 묘사할 때 다른 많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특히 식물 언급할 때.......... 약해요

......근데 요즘 소설은 식물 언급 구체적으로 잘 안 하던데? (정신승리)


압생트 풀, 식물들의 아로마 향, 분홍빛 부겐빌레아, 붉은 히비스커스, 꽃잎이 크림처럼 조밀한 홍차향 장미, 이파리 가장자리가 섬세한 기다랗고 푸른 아이리스, 미나리아재비꽃, 유향나무, 금작화, 헬리오트로프꽃, 빨간색 제라늄, 샐비어, 향꽃무, 소나무, 실편백나무, 석류나무, 로즈마리


제가 이 짧은 에세이를 읽으며 식물 이름에는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나오네...

이 양반들을 다 검색해서 찾아봐야겠죠.

이것도 인풋입니다.!!!

웹소설을 쓴다고 웹소설만 읽어서는 안 됩니다!!!(안읽어서탈임)


그냥 식물도감 찾아봐도 되지 않아?

라는 생각... 하실 수도 있지만

주 배경인 유럽(아마도 서유럽ㅋㅋ)과 한국의 기후 차이 같은 게 있으니까

그걸 곧이곧대로 쓰기에는 아무래도 좀. 꺼려지네요.

있는 식물들도 다를테고용?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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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이미지 묘사는...

좋은 게 많았습니다!

일단 보시죵.


(...) 어느 순간엔 들판이 태양 빛으로 새까매진다. 두 눈은 무언가를 포착하려 애써보지만 들어오는 거라곤, 속눈썹 끝에서 일렁거리는 빛과 색의 무수한 점들뿐이다. (...) _19p

(...) 길을 따라 작은 등대 앞을 지나면 이윽고 들판이 펼쳐진다. 이미 등대 밑에서부터 시작된 보라색과 노란색과 빨간색의 꽃들이 어우러진 키 크고 무성한 식물들이, 바다가 요란한 입맞춤 소리로 핥고 가는 첫 바위들 쪽까지 뻗어 내려간다. 우리는 부드러운 바람에 몸을 내맡긴 채 한 쪽 뺨만을 데우는 태양 아래 서서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빛과, 한 겹의 주름도 없이 반짝이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짓는 바다를 바라본다. 폐허의 왕국에 입성하기 전 마지막으로 관객이 되어 본다. _20p

몇 걸음 나아가니 강렬한 압생트 풀 향에 숨이 막힌다. 폐허를 뒤덮은 압생트의 잿빛 솜털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압생트의 진액이 열기 속에서 발효하고, 하늘도 맥을 못 출 은은한 알코올이 땅에서 태양까지 온 천지로 피어오른다. (...) _20p

(...) 혹은 20미터 남짓 거리에서 철썩거리는, 날뛰는 흰 개들 같은 하얀 포말의 바다 말이다. (...) _22p

(...) -수영, 물에 젖어 번들거리는 두 팔, 바닷물 밖으로 나와 태양에 그을리는가 하면 전신 근육의 뒤틀림 속에서 접히고 펼쳐지는 두 팔, 몸을 타고 미끄러져 내리는 물, 두 다리를 와락 점령하는 물결 - (...) _23p

(...) 아직 물이 흘러내리는 사이사이로 물기가 걷힌 피부 표면에 금빛 솜털과 소금기가 보인다. _23p

(...) 태양과 색채의 심벌즈가 머릿속에 울려 퍼질 때, 그늘이 짙게 깔린 홀과 초록색 아이스 민트티 큰 컵으로 한 잔이란 얼마나 상쾌한 환영법인지! 밖은 바다, 그리고 먼지 자욱한 뜨거운 길이다. 나는 태이블에 앉아 깜빡거리는 속눈썹 사이로, 백열의 하늘이 내뿜는 오색영롱함을 포착하려 해본다. (...) _24p

(...) 나무들이 언덕들을 액자처럼 에워싸며 테두리를 쳤고, 더 멀리 바다 끝 지평선 위의 하늘은 고장 난 돛단배처럼 더없이 부드럽게 휴식하고 있었다. (...) _26p

적어도 이 순간에는 황금빛 꽃가루가 덩실거리는 저 너머를 통해 모래 위로 끊임없이 밀려오기를 반복하는 파도가 보였다. (...) _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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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번 질문에 답할 차례입니다.

이 묘사가 좋은가? 왜?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요새는 좀처럼 찾기 힘든 낭만이 있어........................

(내가 사극충이어서가 아니야...!!!)


저 개인적으로는 카뮈가 이렇게까지...

고평가를 받을 사람인걸까? 하는데

(악!!! 돌 던지지 마세요 취향이 강한 거고 제 최애작가의 고평가도 이해 못하니까!!)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은 시적 묘사와 (너무 과하면 전 좀 부담스러워서 시를 안 읽게 됨)

카뮈 문체의...

기초부터 단단하다는 느낌? 이랄까요

그런 면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래도 전범으로 삼을 만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쪽으로는 안목이 없으니

아무리 좋은 것을 봐도 그 가치를 모르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럼 고라니는 월루를 마치고 업무 마무리를 하러...총총(gun 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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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0-23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풍경묘사 하니까 윌리 캐더의 작품들이 떠오르네요~! 완전 좋았는데 ㅋ

카뮈는 철학, 사유 아니겠습니까! ㅋ 카뮈의 묘사는 좀 낭만적인데가 있습니다. 고급진 느낌 ㅋㅋ

책식동물 2023-10-24 10:27   좋아요 0 | URL
캐더!!! 접수합니다. 마침 열린책들에 책이 있네요!!! ><

우끼 2023-10-23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건건… 넘좋다.. ㅜㅠ(고라니님이 돌아왓서)

책식동물 2023-10-24 10:28   좋아요 1 | URL
gun gun...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의 개같은 드립을ㅠ 근데 저 간 거 아닙니다 요새 바빠서 인터넷생활을 못할뿐입니다ㅠㅠ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