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메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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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책이인데 어떤 기대평으로도 그의 책을 논하겠는가. 그냥 좋다. 그냥 막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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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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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후안 엔리케스 / 세계사


오늘의 옳음은 내일도 여전히 옳을 수 있을까? 기술은 발 빠르게 변화하며 우리가 생각했던 윤리적 기준을 마구 뒤흔들어 놓고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말이 너무 실감 나는 세상이다. 책의 저자 후안 엔리 케스는 현재 가장 도발적인 이슈를 던지는 미래학자로서 기존 학자들이 말하지 않던 분야인 과학기술 시대를 살아갈 새로운 '인간' 과 그들이 만들어 갈 미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구조에 대해 좀 더 지혜롭게 이해해 보자고 한다. 우리가 어떻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지 생각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온갖 윤리적 딜레마를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섭렵 시킨다.


이 책을 통해 후안 엔리 케스는 전쟁, 계급과 빈부, 환경과 에너지, 성의 다양성과 인종차별 등 다양한 주제로 윤리적 기준을 말하고자 한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던 것들, 기술의 발달로 인류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작가의 말처럼 타임머신이 있어 과거의 고조할아버지를 모셔와 작금의 모습들을 보여드린다면 놀라 뒤집어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윤리적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기술의 영향으로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인구 개체군 내에서 다양한 성적 취향을 나타내고 있고 성소수자들의 인권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도 따르고 있다. 미래의 자녀들 특히 여성들은 출산 고통 따위는 아마 박물관 체험 학습으로 경험할 수도 있을듯하다. 이에 인공수정, 유전자 조합 등 윤리적 과제가 따르고 논란의 여지도 많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이러한 논리에 일일이 대답하는 것보다 기술의 영향으로 우리 모두가 근본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말한다. 심지어 인간은 대리 뇌에 대해서도 꾸준히 연구개발 중이다. 인간에게 도움 되고 해가 된다고 해서 지구상의 고유한 다양성을 파괴할 권리가 있는 것인지 무엇이 옳은가를 물어온다.


분배의 문제도 꼬집는다. 희소성의 시대에서 풍요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전 세계의 50인도 안되는 사람이 세계 인구 절반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게 되었다. 대안적인 목표는 기업이 이익 창출이 아닌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수익성 있는 해결책이라고 한다. 소수 몇몇만 부자가 되는 것을 원한다면 이 세상 사람들이 그 기업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자녀를 낳아서 기업에 노비로 보내기 위해 미친 듯이 돈을 벌어 학원을 보내고 그들을 부자로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 것인가... 복권에 당첨되는 것 이외에 흙 수저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은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당신이 지금 절대적으로 옳다고, 또 그르다고

알고 있는 것을 과연 예전 그때에는

얼마나 깨닫고 있었을까.


현재는 자기중심적 도덕적 판단의 시대이다. 과거 단 한 번이라도 무심코 쓴 댓글이나 행동이 평생 일군 성과와 명예를 송두리째 날려버리기도 한다. 어떤 행동이나 말이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았고 재미있었으며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해도 그런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나쁜 일로 이슈가 된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현실은 얼마나 괴로운가. 같이 단체 사진을 찍었거나 우연찮게 같은 자리에 있었다면 도매금으로 넘어가버리는 사회가 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어떤 계기로 이러한 변화를 맞게 되었을까. 양극화. 정치화. 공포. 불확실성의 시대인 지금의 사회는 더 종족적으로 바뀌었고 한층 더 서로를 경계하게 된 것이다. 점점 관대함을 잃고 상대를 비난하는 내용은 무조건 믿으려 한다. 읽다 보니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말이 너무도 실감이 난다.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을 독점하고 있다가 그들이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할 때 훨씬 더 높은 가격에 파는 행위는 매우 비양심적이며 비윤리적이다. 그러나 조몰의 비용 병폐 이론이 작동하고 있는 여러 분야에서는 비윤리적이게도 우리 스스로 이것을 허용하고 있다.

PAGE236


요소수, 마스크, 전쟁으로 인해 재배량 감소된 밀, 쌀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독점하는 행위는 과연 용납될 수 있는가. 공평하지 못한 의료보험 제도로 빈익빈 부익부의 윤리적 제도에 대해 어떤 대안을 필요로 할 것인가. 난민과 전쟁, 무능과 광기 있는 지도자 덕에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시민들, 맹목적 믿음이나 정치적 편향으로 뒤엉킨 지금의 시대는 앞으로 또 새롭게 가져올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우려함을 버릴 수 없는 것처럼 후안 엔리 케스는 책을 읽는 우리들이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한다. 윤리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그 윤리를 변하게 만드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다.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윤리를 변화 시키기도 하고 또 새로운 윤리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 모두는 바뀔 수 있음을 후안 엔리 케스는 말한다. 지금의 윤리 문제에 대해 골치 아프고 나는 모르겠다.를 말하며 회피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없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기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윤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현재의 다양한 사회, 경제, 정치적인 다양한 분야에서 나와 다른 의견을 바라보며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옳고 그름에 대해 사유하고 판단하는 힘을 기른다면 이러한 선택과 결정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관과 틀을 성립해 나가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음으로 이 책을 통해 짧게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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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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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떨어뜨린 부스러기를

주워 먹어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에게 더 많은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부스러기를 주워 먹을 수 있다.

낙수이론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줄 기회를 가져온다. 그러나 사회적 차원에서 기술로 발생한 이득은 분배 방식에 의해 좌우될 것이고 이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본주의는 매우 냉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먹거리도 변화되어 간다. 한 해 90억 마리나 되는 동물을 죽여 고기가 진리이고 저기압일 때 고기 앞으로는 우리의 마인드를 유지한다면 아마 멀지 않은 미래에 야만적인 조상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실험실에서 생장시킨 고기가 이미 버거킹 임파서블 버거로 팔리고 있는 요즘, 전 세계 1년 치 농업 수확물 중 절반을 동물 먹이로 먹이고 그 동물을 잡아먹는 인간의 발상, 뭔가 좀 아이러니하기는 하다.

인간이 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암세포를 동물에게 주입해 살아있는 생명을 돕는다는 허울좋은 합리화 역시 터무니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동물의 다수가 이타적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동물의 왕국에서는 약육강식의 현장만 영상화되어 보이는데 마치 인간만 도덕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류이다.

많은 동물이 우리의 보살핌 속에

크게 고통 당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동물과 인간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더 가까워질 때 동물권리와 관련된 우리 인간의 윤리는 더욱 빠르게 진화될 것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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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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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이야기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 문학동네


18세기, 『자신을 이끌어 줄 남자와 결혼 해 순종적으로 살아가는 착한 여성』이 그 시대 영국문학 기준의 여성상이었다. 그 와중에도 남성 권위주의에 도전하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용맹한(?) 여성들이 존재했다.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이 여성을 만났다. 철딱서니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 말라는 일을 굳이 하며 후견인 도리포스 신부의 속을 뒤집고 자신을 드러내는 밀너 양이 그 인물이다. 철 없고 변덕스러우나 아름답다. 이 시대 작가들이 글 쓰는 구성요소 중 하나가 이 포인트 였나보다. 말괄량이 아름답고 철없는 여성을 교화시키고 현명한 남자 주인공을 만나 결혼에 성공하는 스토리~


아기 때부터 그녀는 원하는 것은 모두 끔찍히 어리석은 정도까지 다 얻었고, 통제하려는 불쾌한 목소리에는 늘 흠칫하곤 했다. 그녀는 아름다웠고, 아름다움의 높은 가치에 대해 귀가 따갑게 들었으며 , 남자의 마음을 새롭게 정복하지 못한 순간은 모두 나태하게 낭비하며 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page23


밀너 양의 아버지 밀너씨는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감지하고 자신과 지극히 신실한 우정을 나눈 도리포스 신부에게 딸의 후견인이 되어줄 것을 요청한다. 도리포스신부는 가톨릭 철학만을 받아들이고 깊은 수도원안으로 숨기보다 정의. 용기. 절제를 실천하며 사람들 가운데 머무르며 미덕과 원칙을 견지하는 카톨릭 사도이다. 표현되어 있다시피 밀너양은 아름다웠다. 한편으로는 런던으로 와서 도시의 온갖 즐거움을 누리느라 시시때때로 나가 즐기기에 바쁘다. 도리포스 신부는 후견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심초사하며 철없고 어린 밀너 양을 우월함과 현명함으로 교화시키고자 노력한다. 이 소설의 전반부는 독자를 교묘하게 속인다. 밀너 양의 철없음을 강조하며 바로 잡기에 고심하는 도리포스 신부가 안스럽기까지 했다. 거기다가 도리포스 신부의 멘토인 샌퍼드 신부가 나타나면서 더 밀너양의 일상을 옥죄고 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밀너 양의 철없음을 꾸짖으며 도리포스 신부의 마음을 읽어내고 동화되기도 했다.





그녀는 받은 모욕을 용서해 주는 너그러움은 있었지만, 타협하고 양보하는 겸손함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page62


밀너 양은 샌퍼드 신부를 좋아하지 않았고 앙심을 품을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싫었다. 사사건건 둘은 부딪힌다. 읽을수록 후견인인 도리포스 신부님도 희안한 성격이다. 완전 꼰대다. 진심 신부님이 후견인 밀너양의 올바른 삶의 선택을 위한 구속인지 아니면 밀너양을 이성으로 생각하는 구속인지 헷갈리고 있다.


밀너 양에게 끝없는 구애 중인 프레더릭경에게 퍼부은 모욕은 도리포스 신부의 현재 심리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냥 막무가내로 그가 싫고 밀너 양 근처에서 얼씬거리는 것도 보기 싫은 우리의 후견인 도리포스 신부는 내적갈등으로 괴로워 한다. 누구에게 이 마음을 전할까...누구에게 털어놓고 위안을 받을까... 도리포스 신부는 사제답게 신을 찾는다. 자신을 위로해 달라는 기도. 독자로서 이 책을 읽으며 나이 많은 후견인과 철 없는 어린 여자와의 사랑이라는 어렴풋이 예측되는 결과가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리포스, 그는 모순적인 인물이었다. 타인의 원칙에 어긋난 행동은 못 참으면서 자신은 하고 있다. 그는 섬세하고 예민하며 내적으로 강렬한 욕구를 가진 인물이다. 자신의 신분에 그릇되지 않게 억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더욱 원칙을 강조한다.


아름답고 사랑받던 밀너 양, 그녀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더이상 사랑받지 않는다. 더 이상...덕을 지니고 있지 않다.

page246


세월은 흘렀고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은 변했다. 도리포스 그는 더 이상 경건하고 선한 사제가 아니다. 그 동정심 많고 정의로웠던 사람은 이제 무자비한 엄격함과 불의의 표본인 엘름우드경이 되어버렸다. 그는 아이 어머니의 죄악에 대한 앙갚음을 그들의 사랑의 결실인 딸에게로 되돌리며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거부해 버린다. 이 시점에서 처음 밀너 양의 아버지인 밀너씨가 딸을 두고 떠나며 했던 모든 근심을 부질없게 만들어 버린다. 믿고 맡긴 후견인 도리포스 신부는 지금 그 딸을 가장 힘들고 괴롭게 반드는 장본인이 되었다.


도리포스 신부와 밀너 양의 결혼생활 중 행복했던 시기는 딱 4년이었다. 그는 엄마를 닮아 아름답고 예쁜 딸 우들리를 얻었고 누구보다 그 딸을 사랑했다.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떨어져 살았던 것이 화근이 되었다. 그녀 밀너 양이 도리포스의 부재로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다시 사교계로 들어가게 되었고 외로워서 그렇다는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기도 한다. 이 후 그가 돌아오지 못했던 이유를 알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밀너 양은 사랑하는 딸을 아버지 도리포스에게 두고 나오며 스스로에게 가혹한 벌을 내린다. 그녀는 몰랐을 것이다 딸과 자신의 이별이라는 벌보다 남아있는 딸아이가 겪어야 할 고통이 더 가혹했음을...


진정 사랑한다면 상대를 시험해 보려는 생각은 헛된 짓이다. 도리포스 신부는 그녀 밀너 양을 자신만이 고집하는 현모양처라는 틀 속에 가두려고 했다. 밀너 양은 도리포스 신부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녀의 약점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시험하려고 했다.결혼 생활에 정해진 관습이나 틀을 갖추는 것은 비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가부장적 행태의 상처 투성이로 남는다. 연속되는 어머니의 삶과 딸의 삶 속에서 여성의 올바른 교육에 대한 메세지를 읽어내지만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소설의 제목을 단순하다고 표현한 이유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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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31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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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하)

헨리 제임스 / 열린책들

소설의 초반을 읽으면서 이사벨은 영리하고 영특하며 결단력있고 지혜로운 여성이라고 생각했었다. 미스터리도 아닌데 이 소설은 반전을 준다. 이사벨은 어떤 동기로 워버튼경과 굿우드의 청혼을 거절하고 한없이 지질하고 궁핍하며 애까지 딸린 홀애비 오즈먼드를 선택한 것일까...작가인 헨리 제임스는 모국인 미국을 떠나 영국으로 귀화해 자국민들에게는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후 여인의 초상을 발간하며 신대륙으로 부각하는 전통적 미국문학의 진수를 보여주고 각광받게 되었다.

지혜로울 줄 알았던 그녀 이사벨은 빈약한 지식과 사회적 경험으로 누구나 고민없이 선택할 일을 헛된 이상만 믿고 자신하며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녀가 책벌레이면서 그렇게 여겨지는것을 싫어하고 , 사람들이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대하는것이 옳다고 생각하기도 하며 자신을 대단하게 생각했다는 표현에서 충분히 그녀가 빈틈있어 보이는 정형화 되지 못한 자아를 가졌음이 읽혀졌다.

모두가 그녀의 선택을 옳다고 한 것은 아니다. 사촌 랠프는 이사벨에게 누구보다 정확하게 오즈먼드의 성품에 대한 팩트를 말해준다. 이사벨의 남편 오즈먼드를 상스럽게 묘사함으로써 자신의 품위가 낮아 보이지 않으면서도 그의 사악한 성격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생각하면서 말하는데...어려운 말처럼 느껴지지만 요약하면 랠프 자신이 비굴해 보이지 않으면서 명확하게 이사벨의 남편 오즈먼드가 어떤 인간인지 정확히 바라보라고 이사벨을 깨우치도록 교화하자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벨의 콩깎지는 벗겨질 생각이 전혀 없다.오히려 그런 말을 하는 사촌 랠프에게 큰소리 친다. 이사벨의 암울한 미래가 보였다. 모두가 아는 것을 사랑에 빠지면 왜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일까?

그녀가 워버튼경과 굿우드의 청혼을 거절한 이유는 자신이 스스로 독립적이고 물질적, 세속적 가치에 흔들리는 속물 같아 보이지 않고 싶어서였으며 자신이 독립적이고 자유롭다는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오즈먼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본다. 너무나 이상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할 뿐이었고 스스로의 생각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한 그릇된 선택일 뿐이었다. 그녀의 이상주의에 내재된 결함은 곧 현실인식에 대한 결함과 연관되어 이어지고 오즈먼드 스스로 기준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그릇된 삶의 방식과 부딪히며 자신이 그에게 이용당했음을 깨닫게 된다.

오즈먼드와의 결혼세상은 꽉 막힌 벽과 같았다. 세상 모르는것이 없을듯 자신의 독립성과 다른 여성과는 차별되는 자신을 과시하고 싶었으나 결국 모든 것은 마담멀과 오즈먼드의 이사벨이 가진 유산을 노린 계략이었음을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또한 오즈먼드는 마담 멀이 더이상 효용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자 이 인연또한 버리는 이기심을 보여준다. 오즈먼드의 반대에도 랠프의 임종을 지키려고 영국으로 떠나는 이사벨은 장례식 후 굿우드에게 강한 구애를 받지만 오즈먼드가 있는 로마로 발길을 돌린다. 소설의 결말은 독자에게 묻는다. 이사벨이 이혼을 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삶을 선택했는지는 독자가 알아서 생각할 부분이다. 확실한 것은 이사벨이 이 소설의 가장 큰 희생자임은 분명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당신에게 드릴것이 거의 없어요. 내가 가진 것들이 내게는 충분하지만, 당신에게는 충분하지 않겠지요. 큰 재산도, 명예도, 그 어떠 외적 장점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드리지 못합니다.내가 그 말을 한 것은 단지 당신이 그 말에 불쾌감을 느낄 수 없고 언젠가는기쁨을 느낄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말이지 나는 그것에 기쁨을 느낍니다.

page540

그래, 하지만 모든 일은 상대적인거야. 사람은 자신이 사물과 맺는관계,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를 느껴야하지. 오즈먼드씨는 그것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해.

page598

사랑에 빠진 아가씨는 의심할 바 없이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이 저지른 과오의 유일한 원천은 바로 자신의 내면에 있었다. 음모라든가 덫 같은건 없었다.

page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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