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부합시다 - 늘 깨어 있는 참언론을 꿈꾸다
정현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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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부합시다.

매일경제신문사

정현희

자신이 꾸었던 꿈을 현실로 이루어 낸 매일경제 창업주 정진기

이 책은 매일경제신문 (MBN채널)사의 장녀인 작가가 40년 전 52살의 이른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 창업주 정진기를 기억하는 회고록이다. 공부를 통해 늘 깨어 있었고, 동시에 자신의 처한 상황을 자각하였으며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성장을 기대했기에 쉬지 않고 노력하며 공부해왔던 아버지의 올곧은 모습을 기억해 내고 있다.

끝없는 노력과 쉼없는 열정으로 개천에서 용이 난 대표적 인물 정진기. 따뜻한 마음으로 부족한 사람들을 도우고자 했던 모습을 보니 ​노력이 없는 성장은 없고 베푼만큼 거둔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MBN뉴스를 자주 시청하는데 창업주의 이념이 작가인 딸에게 전달되어 참으로 소신있게 운영해 나가고 있나보다.

《우리, 공부합시다》는 누구보다 큰 성공을 이루었지만 자기만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더 노력하고 쉼없이 발전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아버지의 모습을 가장 가깝게 지켜본 딸이 바라본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어려웠던 해방 이 후 그 시절을 산 사람들은 궁핍했고 고달팠다. 그 와중에도 공부만이 살 길이라며 주경야독하고 노력했던 이들은 결과가 보답을 가져왔기에 살만한 세상이었나보다.

​"나는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나서 크게 깨달았다. 내가 실력이 있어야 상대가 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 뒤에 내 생활양식은 180도 바뀌었다. 상대방이 나를 알아줄 때까지 성심성의를 다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page111)

지금은 너무 차고 넘쳐나 풍족해서 히키코모리. 캥거루족들이 생겨나고 있는가...주변에 서른이 훌쩍 넘어도 부모님께 용돈 받아 쓰는 청년들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인데 이 글을 읽고나니 매일경제가 그저 생겨난 것은 아님이 분명해진다.

정진기가 창업주가 어떠한 삶을 살아 왔고 어린시절 그 힘든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포기하기보다 더 자신을 채찍질 하며 살아 낸 모습이 에피소드로 나와 있어 흥미를 이끈다.

학교에 가기 위해 어린나이에 가출을 해 열악한 환경속에서 공장에 취직하기도 하고, 경기가 좋다는 말에 일본으로 가는 밀항선을 타서 죽을 고생을 했던 이야기들이 이어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냈으며 그 와중에도 가족들을 책임지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한 아버지의 모습도 보여 애틋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 사람들을 존중했다. 아버지는 수위 아저씨에게도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장이 수위에게 인사를 하니 , 아랫사람들도 수위를 업신 여기지 못했다. 똑같은 잘못을 해도 임원이나 간부들보다는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 사환, 그리고 신입사원들에게 좀 더 관대했다. (page 24)

성공했지만 그 됨됨이에는 변함이 없었다. 낮은 이들도 섬길 줄 알고 예의바른 아버지의 모습에서 바른 인성을 배우고 자랄수 있었나보다.

경제계 대표신문인 매경신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한 대표로서의 모습은 또 거칠것이 없다.

​"여러분! 김기자는 형광등으로 말한다면 어젯밤 잠시 불이 나간 형광등입니다. 고장이 난 형광등은 고쳐야 빛이 나는 법이지요.(page42)

​매경신문 1기 기자가 신입시절 회식에서 과한 음주로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 다음날 지은 죄를 알고 퇴사하겠다고 사장실을 찾은 신입에게 저 형광등 비유를 대표가 하셨다고 한다. 사장님과 패기넘치는 사원의 모습에서 참사람을 얻었다는 느낌이다.


광고가 자본주의 핵심사업임을 인지하고 외국전문가를 초빙해 무료 광고 세미나를 실시한것도 앞서간 일이다. 사옥을 매입하여 증축하고 저속윤전기를 고속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동한 일. 높은 자리에 있어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사원들에게 보여 솔선수범 하는 모습에서 참 경영인의 모습이 보여 평범하지 않음을 볼 수 있었다.

직원들 개개인의 성장을 누구보다 강조하며 각자가 자신의 지적 수준을 높이는데 매진해야 함을 항상 충고하고 설득했던 최진기 회장의 집념으로 한국 최고의 신문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래야만 자신의 성공을 인정할 수 있다고 믿었던 창업주의 노력이 지금의 매일경제가 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창업주의 경영철학만을 중점으로 한 딱딱한 전기이기보다 인간적인 면을 토대로 쓰여진 글이라 누구나 편하게 읽어볼 수 있는 인생의 참고서가 될 듯 하다.

출판사지원 리딩투데이 서평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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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거울이 될 때 - 옛집을 찾았다. 자기 자신을 직접 이야기한다. 삶을 기록한다. 앞으로 걸어간다.
안미선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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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았던, 그리고 기억하는 집들에 대한 이야기... 그 안에서 경험한 순간들, 사소하지만 빛나는 것들. 삶에 대한 진심과 비밀들, 그리고 작은 이야기들을 만나보는 시간. 작가는 그 시간 안에서 지나간 시절의 나를 찾아내 기억하고 안아주고 공감해 주는 시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문밖에 버려진 시간들이

얇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까치발을 하고 서성대고 있다.

page 129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나의 기억을 되살려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나 자신의 행복한 시간, 아픔과 추억들을 끄집어 내 버릴 것은 버리고 기억할 것은 다시 잘 저장해 두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시간과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작가의 기억을 만나는 길을 따라가면서 나 또한 잘 정리해 보고자 한다.

 

작가가 어린 시절 나고 자란 골목길에서 어린 나를 만났다. 4채의 집이 마주한 골목길. 세 들어 사는 사람까지 치면 축구팀 대여섯 개는 차릴 만큼 빽빽한 삶의 모습들이었다. 날마다 버라이어티 한 일이 일어나고 그 이야기들이 모여 다음날의 동네 화젯거리로 분주했던 기억이다.

 

작가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살았던 어릴 적 기억을 더듬다 그 장소에 다시 가보는 설렘을 경험하나 보다.

그렇게 키가 크고 높게 보였던 마을 입구의 솟대는 내 키보다 한 뼘 밖에 크지 않았다.

장마로 물이 불어나 동네의 동물원 역할을 했던 앞집의 닭장과 토끼장까지 집어삼킨 하천은 도랑일 뿐이었고 그마저도 개보수 공사로 훨씬 나은 인물을 하고 마을 어르신들의 놀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그곳에 나의 젊은 아빠와 엄마가 수긋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추억이나 회고담으로 한정 지어 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왔던 특정한 시대, 그 시절 속을 살아온 한 사람의 역사적 사실을 추억한다. 잃어버린 것과 잊혀야 할 것, 세대와 계층에 한정된 경험을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을 끄집어 내고 독자의 삶 또한 작가의 기록된 삶 속에 투영해 나가보자고 하는 바람이다. 그 시간 속에서 어린 시절 내면의 목소리를 기억하게 하고 미소 짓게 해보자고 한다.

 

그 집에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한 퇴근하고 돌아온 아버지의 쉴 자리를 보았고, 오직 살림만 살며 자신의 기억은 잊은 채 가족들이 기분에 따라 무심히 던지고 나가는 모멸감과 배신감도 추스르며 마음을 누그러뜨렸을 어머니의 모습도 보인다.

 

 

이따금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자신을 못 미더워하지만,

우리의 얼굴은 마음보다 더 굳세게 버티며 앞으로 벌써 나아가고 있다.

(page264)

작가의 말처럼 집은 그런 곳이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가만한 걸음들과 쓸쓸한 한숨들과 정답게 두런거리는 이야기들이 오랜 시간 켜켜이 쌓여 있는 곳에서 힘을 얻어 용기를 내어 꿋꿋이 살아남아 가야 할 일이다.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 나의 기억과 이전에 한번 다녀온 적이 있던 내가 살았던 어린 시절의 집과 기억도 다시 끄집어 내보았다. 모든 게 변했지만 내 머릿속에 있는 기억은 그대로이다. 이런 시간을 찾아내게 해 준 작가에게 감사할 따름이며 가끔씩 그 기억을 되돌려 현재의 나 자신의 모습에 투영해 힘을 얻고, 그때와 비교해 빠진 것은 보충하고 없는 것은 채워 나갈 일이다.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내가 태어난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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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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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욕망의 실현이라고 믿는 과오.

톨스토이의 오랜 고뇌가 그대로 반영된 안나카레니나를 만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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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박스 세트 - 전2권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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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천재. 철학자이자 미학자이며 동시에 역사학자인 움베르토 에코는 8개의 언어를 쓰고 말할 줄 아는 건축학.미학.기호학을 가르친 교수이기도 하다.

난해하고 복잡하게 다가왔던 장미의 이름을 알고난 후 그의 수필집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과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을 읽고나니 또 다른 에코의 시니컬함이 전해진다. 이 책은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미네르바 성냥갑』 이이라는 칼럼으로 사회현상, 시사문제 등을 주로 다루었고 새롭게 추가된 글들을 옮겨 한결 풍부한 내용으로 우리에게 온 책이다.

문화 평론이나 미학 이론, 철학 사상등이 고스란히 담겨진 수필집 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세트는 사회문제에 대한 풍자와 해학, 강렬한 비판이 가득해 읽는내내 핵사이다 같은 느낌이었다.

언어 천재다운 뛰어난 묘사력에 그 장면 하나하나가 영상이 되어 그려지는 작가의 마술을 보는 듯 했다.

에코의 글은 패러디와 직설적 화법을 통해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진 어리석음과 유동사회에서 기준점을 상실한 채 표류하는 인간들에게 이기적인 아우성을 버리고 올바른 가치와 중심을 찾으라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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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박스 세트 - 전2권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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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개인의 욕구를 이해하고 해석하면서 조직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개인에게 심어주던 가치 공동체도 전반적인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주관주의]로 근간이 흔들리고 허물어지고 있으며 확고한 기준점이 결여되어 무조건 남의 눈에 띄는 것이 기준점 없는 개인의 유일한 해결책이 되어가고 있음이다.

​소비주의, 무절제한 소비행태가 그런 것들에 속한다. 구매욕에 불타올라 일단 내 것으로 만들면 또 금방 폐물이 되어버리고 다른 물건을 기웃대고 있으며 온 사회가 지속적 프레카리아트 (불안정한 precario 와 프롤레타리아의 합성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불안정한 고용과 노동 상황에 처한 비정규직. 파견 직. 실업자 등을 총칭하는 말ㅡ화 되어가고 있음을 통탄한다.

이런 복잡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이러한 『유동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런 사회를 이해하며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며 이를 움베르토 에코는 전한다. 점점 미쳐가는 세상에서 그가 쓴 모든 칼럼은 우리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성찰로 이해하라고 전하며 지금보다 훨씬 이전에 이 글을 썼지만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상당한 부분 있어 주시하게 된다.

그 예로 늙은이들이 살아남는 방법에서는 젊은이의 수를 훨씬 앞서 추월하고 있는 현재 100세 시대 이들의 연금을 책임지는 사람은 젊은이들이라는 것을 한탄한다.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꼭대기에는 여전히 노인들이 버티고 있고 정작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이라는 것... 그렇다고 100세를 사는 노인들에게 죽으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움베르토 에코는 여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자식 없는 노인부터 제거하는 명단을 작성하자는 제안을 한다.

현명한 대안이라기 보다 이건 뭐 장난을 하자는 것인가 싶다. 아무튼 현실을 풍자하는 칼럼이니 가능한 일이겠지만 신문에 이런 글이 실린다면 우리나라처럼 보수적인 성향이라면 아마 움베르토 에코의 암살자가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에코는 분리주의를 주장하는 이탈리아 극우정당이 저지른 실질적인 인종차별과 탄압 행위에 대해 극렬히 비판하고 있다. 유럽연합 외에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이탈리아에서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지 방글라데시 행상을 체포해 경찰차 트렁크에 감금한 일. 사복경찰이 야간 학교 가는 흑인 청소년을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한 일, 이탈리아인이 히잡을 쓴 여학생에게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했으나 거절하자 발길질과 주먹을 날린 일, 한 버스에서 여자 승객이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기 위해 검표원이 어린 소년의 옷을 벗겨 핸드폰이 나오지 않자 가지고 있던 돈을 빼앗아 핸드폰 분실자에게 보상금 조로 준 일 ... 등 차별과 박해의 사례로 가득한 사례를 보며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유동 사회임을 강조한다.

과거는 어찌 되었던 우리가 믿고 기댈 튼튼한 중심이 있었다. 희망이 있었다.

이제는 더더욱 진화된 인공지능에 의한 파괴적 혁신으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돈이 모든 가치를 몰아내고 중심에 우뚝 서버린 지금의 세상에서 날카롭고 직설적인 팩트의 사설을 눈치 보지 않고 뱉어낼 수 있었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 또한 지루하지 않게 그의 재치 가득한 유머로 포장된 글들이 읽는 내내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준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제 더 이상 그의 칼럼을 만날 수는 없지만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현대인들에게 휴대폰만 바라보는 바보로 살지 말라고 움베르토 에코의 간결한 꾸짖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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