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어린 시절 나고 자란 골목길에서 어린 나를 만났다. 4채의 집이 마주한 골목길. 세 들어 사는 사람까지 치면 축구팀 대여섯 개는 차릴 만큼 빽빽한 삶의 모습들이었다. 날마다 버라이어티 한 일이 일어나고 그 이야기들이 모여 다음날의 동네 화젯거리로 분주했던 기억이다.
작가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살았던 어릴 적 기억을 더듬다 그 장소에 다시 가보는 설렘을 경험하나 보다.
그렇게 키가 크고 높게 보였던 마을 입구의 솟대는 내 키보다 한 뼘 밖에 크지 않았다.
장마로 물이 불어나 동네의 동물원 역할을 했던 앞집의 닭장과 토끼장까지 집어삼킨 하천은 도랑일 뿐이었고 그마저도 개보수 공사로 훨씬 나은 인물을 하고 마을 어르신들의 놀이터로 바뀌어 있었다.
그곳에 나의 젊은 아빠와 엄마가 수긋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