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죽이는 기술을 얻었다는 것 아닐까요?
매사에 일희일비하면 너무나 피곤해지는 것, 혹은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면 불이익을 받기 쉬운 것이 사회생활이자 가정생활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다음부터는 별로 기억나는 추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감정이 움직여야 기억나는 것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냥 모든 것을 무감각이나 무감동의 상태로 흘려보내 버린 겁니다.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더 나이가 되어 오늘을 되돌아보았을 때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삶이 말입니다.
억압되다 못해 이제는 거의 박제가 되어 버린 감정을 회복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한번뿐인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해서지요. - 머리말에서, 6쪽
희노애락의 감정이 정말 호수를 뛰어오르는 송어처럼 다채로웠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지요.
그때의 기억들이 다 아름다웠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돌이켜봤을 때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우리의 마음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고스란히 남지요.
이처럼 소중한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보살피고, 때론 그 감정들을 해소해 주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겠지만 나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해준 이들이 늘 소중한 사람으로 남는 것은 그만큼 "감정"의 소중함을 말해주는 것이겠지요.
스피노자와 마흔 여덟명의 작가가 함께 하는
감정 찾기.
삶의 설렘을 찾아가는길, 그 길에 뿌려진 수많은 감정들을 소중히 한다면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으로 그 첫걸음을 내딛고 싶네요.
"감수성이 무뎌지면 늙기 시작한다"라는 제 모토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성은 감각들의 증거를 날조하도록 만드는 원인이다.
감각들이 생성, 소멸, 변화를 보여줄 때, 그것들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프리드리히 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