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중국에서는 '소고기'라는 것은 먹을 것이 못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고기는 근원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고기는 '수우(水牛)라고 하는 검은 물소계열이고, 고기가 질기다 - 16쪽



음식은 모두 대도시에서 타락했다. 음식의 저질성은 인공적 맛의 장난을 너무 심하게 친다는데 있다. 그런데 시골에서는 그런 장난을 칠 이유가 없다. 가공의 과정이 없는 것이다.(...) 중국의 시골이나 소도시는 자연음식의 천국이다. - 20~21쪽



약산 김원봉은 신흥무관학교의 학업으로는 나라를 구원하기가 요원하다고 생각했다. 12명의 동지들과 의열단을 결성한곳이 바로 길림이었다. 길림 파호문 밖 중국인 반씨(潘氏)집에서 모여 결사조직을 만들고 공포한 것이 1919년 11월 10일 새벽이었다. 약산이 의백(義伯)으로 선출되었는데 그때 그의 나이 스물두 살이었다. (...) 의열단을 위하여 쓴 신채호의 [조선혁명선언]은 다음과 같다.

"강도 일본이 우리의 국호를 없이 하며, 우리의 정권을 빼았으며, 우리의 생존의 필요조건을 다 박탈하였다...우리 2천만 민중은 하나가 되어 폭력파괴의 길로 나아갈지니라. 민중은 우리 혁명의 대본영이다. 폭력은 우리 혁명의 유일한 무기이다." - 34쪽



우리 민족끼리 서로 헐뜯다가 열강의 잇속만 배불리는 제물이 되고 마는 그런 역사를 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 - 36쪽



원자력 발전소 & 핵 발전소

"원자력 발전소는 원자력을 이용한 발전이라는 뜻이 되는데 그것은 틀린 말이지요. 영어로 원자력을 '아토믹 포스 atomic force'라고 하는데 이것은 핵과 그 주변을 도는 전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힘, 혹은 원자와 원자사이에 존재하는 힘이지요. 이것은 전기힘인데 약한 것이죠. 우리가 특별히 쓸 일이 없는 힘이죠. 지금 우리가 저런 발전에 활용하는 힘은 핵력, 즉 '뉴클리어 포스 nuclear force'라는 것이죠. 핵력이란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서로 서로 뒤엉켜있는 너무도 강한 힘,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죠. 원자를 잠실 축구 운동장에 비유하면 핵은 그 가운데 있는 사과 정도의 크기예요. 그 사과속에 있는 힘이지요."

"그럼 원자력 발전소라 하지 말고 핵력발전소라 하면 되겠네. 그런데 왜 굳이 원자력 발전소라 말하는가?"

"업자들의 농간이 있는 것이죠. 원자력 발전소가 핵력발전소보다는 좀 부드럽게 들리거든요. 원전을 핵전이라고 말하면 곧바로 핵폭탄을 연상하겠지요. 그래서 계속 원자력발전소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실상 핵발전과 핵폭탄은 똑같은 거예요. 핵폭탄은 빨리 일시에 터지는 것이고 핵발전은 서서히 분열이 일어나는 것일뿐이죠.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을 서서히 문명에 써먹자는 발상일 뿐이죠." - 37쪽



"그것도 업자들의 농간이죠. 아니 업자들과 결탁한 과학,기술계, 그 과학, 기술계가 결탁한 정치권력, 그 정치권력의 세계질서 지배방식, 이런 것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핵전의 신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죠. 핵전이 어떠한 전기발생방식보다 가장 값이 비쌉니다.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죠. 핵쓰레기 처리까지를 포함, 후쿠시마와 같은 비상사태에 드는 비용까지를 계산하면, 그 비용은 수천배 비싼 셈이죠. 그런데 일단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자들이 있으니깐 그 관성체계는 아무도 스톱을 못시키고 있을 뿐이죠." - 41쪽



"우리가 아무리 헤겔을 비판해도, 헤겔은 칸트없이 나올 수 없는 것이고, 또 맑스 또한 헤겔없이 나올 수 없는 것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전제로 하면 인류의 근대성(Modernity)이라고 하는 보편적 사유의 전범을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만들었다고도 말할 수 있어. [순수이성비판]에서 [정신현상학]이 나오기까지 30년도 안걸렸거든. 얼마나 집약된 사고의 실험인가? 하여튼 난 놈들이야!" -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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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책을 읽으면 절로 깊이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이렇게 많은 동,서양의 철학과 그에 대한 담론을 집필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야 되는지.

특히 그의 강의를 들으면 작품성과 몰입도를 갖춘 영화만큼이나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도올은 작년에 나온 <슬픈 쥐의 윤해>, <도올의 금강경 강해>,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책을 들고 나와 

특유의 썩소를 날리며 "근데 말이야, 책이 안 팔려~"라고 말할 때 얼마나 인간적인 면모를 발하던지.

늦게라도 '대중적인' 책을 표방하며 어렵게 쓰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많이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라는 방향은 적극 반길 일이다.

이미 나같은 수준의 사람도 그의 책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를  재미있게 읽을 정도로 '대중화'되지 않았는가.


이참에 왕필의 명연설에서 도올의 매력을 한번 더 추켜세우고 싶다.


왕필의 [노자미지례략]의 말미 부분에 [노자도덕경] 제7장과 관련하여 명연설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 인함을 끊어라 하는 것이 곧 인하지 아니함을 원한다는 것은 아니다. 억지로 인자해질려고 하면 오히려 위선이 생겨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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