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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기 - 신화란 무엇인가 ㅣ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
간보 지음, 임대근 외 옮김 / 동아일보사 / 2016년 6월
평점 :
중국 지괴소설의 대표작입니다. 전설, 설화, 민담 등 다양한 장르를 한 권으로 묶어서 편찬한 책입니다.
동양고전을 말할 때 많은 작품들이 언급되겠지만 수신기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당시의 시대상이나 사람들의 인식, 세계관, 가치관, 다양한 삶의 모습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수신기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중국, 그리고 동양고전에 대해 새롭게 접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많은 양을 자랑하지만 막상 살펴보면 소제목아래 간략한 언급을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많은 귀신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을 바라보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에서 종교적, 문화적, 사회적 관습이나 풍습을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시대적으로도 고대시대였고 많은 것이 발전하기 전이라서 새로움과 신선함이 다가옵니다. 자연에 대한 동경과 풀이, 하늘에 대한 인식 등 오늘 날의 무엇과도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지만 인물적인 묘사나 배경적인 묘사도 훌륭합니다.
당대의 염원, 신과 인간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오늘 날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습니다. 영원한 것은 없고 유한한 것들이 많다는 진리,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 많은 것들이 이치대로 흘러간다. 등 다양한 것을 말하고 있고 당시에 일어났던 괴이한 소문이나 이야기들을 과감하게 풀어내며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왕권 국가였던 시대를 감안하면 가히 파격적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폐쇄적이며 혼란한 정국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접했을 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에서도 그렇듯 당시에는 혼란한 정국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는 사람들도 많았고 한 많고 사연많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이런 점을 착안하여 작가가 상상력을 합쳐서 지은 책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모순을 비판하며 조롱하기도 했고, 현인이나 선인에 대한 동경과 염원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도 했을 것입니다. 책의 힘이 위대한 것은 수신기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 만들어졌던 이 책은 훗 날 많은 책들과 사상, 설화, 등으로 발전하여 큰 영향력을 주게 됩니다.
우리가 아는 기존의 중국의 소설이나 책들과는 다른 느낌이 들며 현세에 입각한 관점에서 주로 풀이가 되었고 지배 계층보다는 피지배 계층의 삶의 애환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왜 이런 괴이한 일들이 펼쳐지며 자연에 빗댄 성군과 폭군 등의 이미지까지 우리의 설화, 민담들과도 많이 닮아있습니다. 단지 대륙이라는 규모와 웅장함은 중국소설만이 주는 백미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한 권의 책 속에 인간에 대한 생각과 철학, 기본적인 감정과 항상 중요하게 강조되는 이성적인 부분까지 빠짐없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건과 사고에 대한 초점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 속에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끼는 사랑이나 우정, 가족, 이별, 만남 등의 설정도 등장하여 지루하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서 새롭게 느껴지는 책이지만 장르와 컨셉이 확실한 책인 만큼 읽으면서 색다른 교훈과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접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