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산책자의 시간 - 김명인의 런던 일기
김명인 지음 / 돌베개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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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산책자의 시간 (부제: 김명인의 런던 일기)

- 지은이: 김 명인

- 출판사: 돌베개 / 2012-12-10 / 352 / \16,000

 

저보다 2살 많은 저자는 부러운 점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늦게 가진 직업이라지만 대학교수로 1년간 연구년을 얻어 휴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음악을 즐기고 음향기계 구입과 연주회 관람, 연주자의 솜씨와 지휘자의 능력까지 가려 보고/들을 수 있는 눈과 귀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모짜르트 음악이 좋다는 말을 듣고 클래식을 생활화하겠다며, 오디오기기 구입에 CD도 꽤나 구입하고선 듣는 귀가 없어 금방 시들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40세가 되었을 때, 이만하면 되었다며 자유를 부르짖으며 회사를 사직하고서는 계획부족과 얇은 귀로 인한 몇 차례의 실수 끝에 자유는커녕 빈곤의 문턱까지 가서는 겨우겨우 연명하다 11년 만에 다니던 회사에 복직해서 그나마 주어진 자유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책은 안식년 중 2011 9월부터 2012 2월까지 영국 런던에서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기준 산본쯤에 위치한 서비튼에서의 6개월 자취 생활을 보여주는 저자의 일기로 기행문으로도 명상록으로도 볼 수 있는 글 모음입니다. 아마 후자에 가까운 글이라고 해야겠는데, 기회만 된다면 저자가 다닌 곳을 휘둘러 보고픈 마음이 들게 하였으니 기행문에 가깝기도 한 것 같고^^

 

대학 때 학생운동으로 짧게 그리고 길게 수형 생활을 경험한 저자가 글 곳곳에서 드러내는 정의감과 실행력은 비슷한 연배로써 그의 용기가 마냥 부러울 수만은 없지만 저를 기 죽이기에 충분합니다. 한편 일단의 사건에 대해 정제된 표현으로 규정지을 때는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런 거 말씀입니다.

 

10 25일 일기: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말이나 글로써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의 경우다.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을 나는 싫어한다. 그리고 슬그머니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아니면 무슨 말이든 해야 하는데 기어이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싫어한다.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될까 봐 두렵다.

 

2011 9월 한국의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일기에서는 과거 제국시대의 영광을 안고 살아가는 영국인의 여유와 그에 반해 식민지시대를 경험한 한국인의 분주한 현실을 나열하면서 영국병한국병을 생각합니다. 한편 MB 정권하의 한국을 벗어나 있는 자의 여유를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정권 때문에 책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진데 대해, 이를 악물고서, 고마움을 표시하곤 합니다. 허무맹랑한 소설 같은 기사들로 인해 제 인내력의 한계를 테스트하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화병으로 누구보다 먼저 세상을 하직할 것 같아서 집에서 보던 신문 4(경제지 2종 포함)을 끊었고 TV 뉴스도 멀리하게 되었거든요.

 

런던에서 만나기를 원했던, S과 결국 만날 수 없게 된 9 29일의 일기는 한 때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들의 돌변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인정해야겠지만 쓸쓸한 일입니다.

 

한때 같은 생각을 하던 사람들일수록, 살아가면서 인생의 오차 범위가 점점 커지면 만나서 말 나누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한편으로는 변화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서로의 변화에 당황하면서 서로가 일종의 거울처럼 자기 모습을, 그것도 아픈 부분만을 비쳐 주게 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향수처럼 남아 있는 정서적 친화감 때문에 더욱 그 어색함이랄까 낯섦이 증폭되게 된다.

 

10 6일 일기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부고를 대하며 저자는 아이폰,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그를 창조자라고 극찬합니다. 저는 당시 3 4일의 중국 계림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공항 출국장에 비치된 무가 지에서 잡스의 죽음을 만났습니다. 사세(辭世)라고 표현한 특이한 단어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아직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는 저로선 그의 죽음이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이런 때는 제가 저자보다 20세쯤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10 26일 일기에서는 서울에서 들려온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생각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을 기뻐하면서 상대가 45% 득표한 것에 대해 우려합니다. 굳건한 조중동의 위협이 오히려 소외 받는 사람들의 막무가내식 지지에 갑갑증을 느낍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저자는 어떤 상념에 빠져있을지 문득 걱정이 되었습니다. 파리에서 딸과 연말을 보내던 중 김근태님의 부음을 듣고서 과거를 회상하고서, 2012년을 점령하라는 김근태님의 마지막 남긴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며 복귀를 준비한다고 했는데요. 만성적인 고질병의 원인이 스트레스라고 하던데, 부디 약사 아내 분의 조언을 잘 받아들여 무난히 지나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아마 충분히 이겨내시고 미래를 준비하고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딸과 함께 차로 아일랜드 여행을 마치고 오는 길에 리버풀에 들러 산 비틀스 CD에서 흘러나오는 Let it Be를 들으며 아빠를 위로하는 딸의 위로가 부러웠습니다. 아빠 그 짐 좀 내려 놓으세요. 언젠가 대답이 있을 거에요. 너무 힘들게 살지 마세요. 저 노래처럼 다 잘될 거에요. 저자를 잘 이해해주는 가족의 마음이 너무 좋았고 그것만으로도 저자는 행복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지식인에 대한 말씀..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해 애국심 같은 건 잊은 지 오래란 말씀은 물론 지나친 과장이겠지요. 하지만 이 나라가 지식인답게 살고자 했던 저자를 얼마나 힘들게 했으면.. 입으로만 애국을 외치는 철면피들과 비교할 수 없는 진실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인을 사랑하는 저자의 속마음을 엿본 것 같아서..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병으로 인해 밤에 잠자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처음엔 7시간 반 정도 자면 좋다고 하더니, 희망하는 숙면 시간을 6시간이라고 하네요. 저자를 부러워만 하던 독자가 드디어 저자에게 자랑할 거리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평일엔 5시간 반 혹은 6시간 정도 자고 주말엔 1 ~ 2시간 정도 더 자고 있습니다. 거의 잠을 설치지도 않고요. 그렇더라도 집중력에선 저자와 비교가 될 수 없겠죠.

 

영국 체류 6개월 동안, 저자의 음악회 관람은 10여 회를 넘기면서 횟수 세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저자의 직업 중 비평가가 있던데, 설마 그 비평가가 음악비평가는 아니겠지요^^ 책 읽는 내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당장 실천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제 귀에는 조수미의 노래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뚜렷한 주관이 부러웠고 그의 행동력에 감탄했습니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독후감을 쓰면 어떨까 싶었는데, 한편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책을 훑어본다는 것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행여 현실에 동화되려는 제 약한 마음을 다잡자는 마음으로 괴발개발 느낌을 주절거렸습니다. 행여 저자께 무례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다 이제 은퇴를 기다리는 독자로써 저자의 여행에 대한 말씀이 좋아 말미에 붙여 옮깁니다.

 

여행이란 것이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흉내로라도 연습 만으로라도 멀리 떠나 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적어도 여행을 떠나 있는 동안에는 그때까지의 일상과는 다른 시간을 살게 된다.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겪는다. 노동도 과제도 없는, 어떤 의무도 없는 순수한 놀이의 순간을 산다. 가엾고 짧지만 해방의 순간이다.

 

여행에서는 몸만 돌아온다고 돌아오는 게 아니다. 깊고 혼곤한 잠에서 깨어날 때처럼, 몸은 돌아와도 정신은 그보다 늦게 돌아오는 것이다. 금방 돌아오기 아쉬운 여행일수록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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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선택 돈 버리는 선택 - 살면서 부딪히는 44가지 딜레마
잭 오터 지음, 이건 옮김, 홍춘욱 감수 / 부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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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선택 VS 돈 버리는 선택

Worth it Not Worth it in 2012

- 지은이: 잭 오터 Jack Otter

- 옮긴이: 이 건

- 출판사: 부키 / 255 / \12,000

 

제가 믿는 몇 안 되는 투자 전문 번역가 중 한 분인, 이 건님이 오랜만에 번역한 책이 나왔습니다. 제목처럼 잘한 선택과 잘못한 선택을 대비하면서 삶의 지혜, 세밀하게 본다면 경제적으로 사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외국서적 번역서의 단점인 미국과 우리나라의 법률, 제도, 문화 등의 차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는 홍춘옥님이 감수하면서 보강하였는데, 따로 구분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이게 원문인지 감수자 혹은 편집인의 의견인지 아리송한 부분은 제게 불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이 지향하는 독자층이 사회 초년병이라면 굳이 따질 부분은 아닌 듯 합니다.

 

한 번 읽고 난 다음의 느낌은 이 책을 읽기엔 내가 너무 많은 경험을 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책 뒷면에 나오는 미국의 어느 유명 인사의 말씀처럼, 내가 젊었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대체 어디에 있다 이제야 나타난단 말인가? 하는 지적에 동감을 표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다음과 같이 6개의 큰 장으로 나누고 이를 서로 대비되는 결정을 다룬 총 44 가지의 세부 주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결정해야 할 것들을 모은 1 <첫 걸음>은 대학을 다닐까 아니면 취업을 하는 것이 좋을 지 결정하는 문제부터 저축하는 요령과 노후 준비 요령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하는 것이 나을 지 1년쯤 배낭 여행을 다녀 온 다음 취직하는 것이 나을 지를 묻는 단락은 우리 현실에선, 아님 제 세대에선 일견 황당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택을 구입해야 할 것인가 임차주택으로 만족할 것인가를 비롯해서 집을 구입하는 요령과 대출 금리 결정 등 거주 주택 결정과 유지를 위한 대부분을 다룬 2, <주택>

 

3, <자동차>편은 주택 다음으로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 자동차 구입과 유지 등에 대해 다룹니다.

 

뭣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며 읽었던, 4, <투자>편은 역시 장기투자와 인덱스펀드 투자를 강조합니다. 주식투자에 있어 장기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가족의 중요함과 경제적으로 사는 여러 방안을 제시한 5, <가족>편은 이혼이 흔한 미국인 저자답게 조강지처에 충실할까 vs 애인에게 달려갈까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이혼의 위험.. 특히 남자에게 있어 불리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6장은 예상한대로 <은퇴>편입니다. 최대한 은퇴 시기를 늦추고 은퇴 후를 대비한 여러 가지 조언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은퇴 후 필요 자금 마련 방법과 살고 있던 도시를 벗어나 살 때의 장점과 단점 등을 서술한 이 장은 제가 나름 생각했던 은퇴 후의 계획을 가다듬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씀처럼 이 책은 간결합니다. 책에서 요점을 다룬 44개의 주제는 마치 책 44권을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글쎄요, 과장이 좀 심했죠^^ 그렇지만 요점을 정확하게 집었다는 점에서는 인정하고 싶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낌이 강하게 왔던 부분은 1 <첫 걸음>의 들어가는 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입니다. 저 같은 주식투자자들이 한번쯤 꿈꿨던 얘기입니다만, 이 단락에서 밑줄 친 부분을 옮깁니다. 저자는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자신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물건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대신 친구나 가족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에 과감하게 지출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저축해서 그 돈을 저비용 주식 및 채권 인덱스펀드에 투자한 다음,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눈 딱 감고 계속 보유하라고 말할 것이다.

 

투자서로서 꽤 유명한 조엘 그린블란트의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만큼이나 작은 분량의 이 책은, 서두에서 지적했듯이, 사회 초년병에게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제 경우엔 내년이면 대학 4학년에 올라가는 큰 아이에게 읽기를 권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으니까 말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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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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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신영복 교수님의 책이네요. 따져 볼 이유 없이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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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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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면서, 그의 예언이 제발 맞아 떨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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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DOWN 투자 전략 - 가치투자의 허점을 보완하는 하향식 투자 기법
앤서니 크레센치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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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DOWN 투자 전략
Investing from the Top Down in 2009
- 지은이: 엔서니 크레센치 Anthony Crescenzi
- 옮긴이: 이 건
- 출판사: 리딩리더 / 326 / \20,000

이 책은 제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번역하신 이 건님도 저 같은 사람을 염두에 두어서일까, 서두에서 환율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홍춘옥 박사의 강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하향식 Top-Down 투자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핌코의 부사장이기도 한 저자는 핌코의 펀드매니저 빌 그로스를 자신의 우상이라고 하면서 아울러 조지 소로스를 존경하는 위대한 투자자라고 칭송합니다. 인물 비평에 있어 좋고 나쁨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소로스를 존경한다는, 저자의 서문에서 이미 투자에 대한 제 관점과 많이 다름에 따른 거부감을 느낍니다.

- 제게 있어 소로스에 대한 이해는 IMF 때의 기억에서 연유된, 악랄한 투기꾼에서 철학자가 되기를 원했던 성공한/많은 기부를 하는 투기성 짙은 투자자로 변했습니다. 이는 작년에 읽었던 소로스의 특강 모음집, [이기는 패러다임]에서 철학자의 풍모를 느끼게 되었고, 이어 나심 탈렙의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언급된 최고의 트레이더로써의 소로스, 그리고 소로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칼 포퍼의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까지 읽는 과정에서의 변화입니다. 한 인물을 단순 느낌/선입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귀중한 배움의 과정이었습니다.

저자는 가치투자가 무척 어려운 투자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부분 수학을 끔찍이 싫어하므로 재무제표 분석을 싫어한다는 약간의 논리비약까지 합니다. 저 역시 수학을 싫어하고 대입 시험 때는 아예 포기한 과목이지만, 재무제표를 볼 줄 알고 지금까지 이 일을 업무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수학이 아닌 기초 연산만 할 수 있으면 재무제표를 읽고 PER, PBR, ROE 등 몇 가지 중요한 지표를 활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였는데, 저는 이런 버핏의 말씀에, 절대 공감합니다.

반면에 하향식 투자는 매우 명확하고도 신뢰를 주는 지표를 주로 이용하는 투자 개념이라고 합니다. 또한 주된 투자 방법은 테마 투자로써, 투자자가 아이디어를 먼저 받아들인 다음, 아이디어에 맞는 주식, 채권, 통화,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재무제표를 읽는 방법을 배우기 어렵다는 면에서는 일정 부분 저자의 지적에 공감하지만 과연 저자의 주장처럼 하향식 투자방법이 쉽고 간결한 투자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단단히 따지는 마음으로 읽어 나갔습니다.

에드워드 프레스콧의 2004년 노벨상 기념강연의 제목, [거시경제정책의 변화]를 인용하면서 하향식 투자는 큰 그림에서 변화를 읽어내는 투자방식이며, 이런 변화가 기업의 재무제표에는 나타나지 않으므로, 하향식 투자야말로 지금처럼 역동적인 시대에 적합한 투자방식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상향식 투자는 시장자본주의가 확산하면서 창출하는 탁월한 투자기회를 외면하는 편협한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방법이며, 하향식 투자야말로 폭넓게 생각하며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테마 투자에 대한 언급입니다. 경제와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추세, 정부 규제 및 세법의 변화, 세계적 사건 등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하향식 투자기법이며, 핵심은 테마를 일찌감치 잡은 다음, 군중이 몰려들어 과열될 때에는 빠져나가는 것이다. 어휴~

7, 가치투자의 빈틈 메우기란 장에서 가치투자를 위로합니다. 나는 가치투자를 헐뜯으려는 것이 아니라, 빈틈을 메우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빈틈을 메우는, 즉 내재가치 평가 정확도를 높이는 7단계를 제시합니다.

1. 기업의 자산 평가 2. 기업의 유동성 평가 3. 기업의 장기 재무건전성 평가 4. 기업의 매출액 증가추세 분석 5. 기업의 매출원가 분석 6. 기업의 이익률 분석 7. 기업의 매출액과 가격 결정력 전망

각 부문에 있어 거시 변수를 고려하여 평가/분석에 있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성공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치투자자는 향후 전망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처럼 들리는 거북한 말이지만(이는 책 전체에 걸쳐있는 분위기) 도움이 되는 내용입니다.

물 인프라처럼 하향식 투자에도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1926년부터 1993년 투자수익률 연구자료를 인용하면서 대부분의 수익은 67년의 기간 중 겨우 7%의 기간에 발생했기 때문이라는데, 하향 투자 => 테마 투자를 언급할 때와는 상당히 모순되는 말씀이 아닌지……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40대 하향식 지표는 각 지표마다 효용 출처 하향식 관점 활용법으로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익히 들어온 지표도 있지만 생소한 것도 많습니다. 도움이 될만한 것을 추려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수립하려면 이들 지표를 모두 추적해야 한다고 합니다. 40 가지 지표가 적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적용 방법을 익히는 것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서두에서 저자는 쉽고 간결한 투자 방법이라고 장담했던 것과는 역시 모순을 느낍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투자자에겐 부록에서 홍춘옥 박사가 제시한 지표 Top 5를 기본으로 깔고서 40가지 지표에서 활용 가능한 것을 추려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한국의 하향식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지표 Top 5 

1. 달러/원 환율 2. 한국 경상수지 3. 한국 교역조건, 특히 수출단가지수 4. 미국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 가산금리 5.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되면서 배당수익율을 투자 종목 선정에 있어 거의 모두로 생각하고 있는 제게 있어, 투자에 있어 전혀 다른 눈으로 볼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는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자의 쉽고 간단하며 현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투자 방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 할 수가 없습니다.

저자는 효율적 시장이론/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비난하면서 명백하게 Index 투자를 옹호하지는 않았지만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보완으로 국제적인 분산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 저자는 40% 규모인 미국에 한정된 것이 아닌 국제증시/경제 규모에 맞게 배분된 세게 전체의 Index 투자를 권하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책이 제가 2 년 전에 읽었던 버튼 멜킬의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A Random work down Wall Street in 2007]를 다시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누구도 그 어떤 기법으로도 일관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효율적 시장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인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의 옹호자인 저자는 Index 투자를 최고의 투자 방법으로,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가치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을 위시한 많은 가치투자의 구루들 역시 한결같이 일반 투자자에게 Index 투자를 권한다는, Top-Down, Bottom-Up,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모두가 공감하는, 묘한 아이러니를 다시 감상하고 싶었습니다.

작년부터 얼마 전까지 소위 자문사들의 주식 등의 이유, 즉 남 탓으로 인해 시장지수에 미치지 못했던 제 투자성적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는 8월 들어 난리도 아닌 증시의 혼란으로 말미암아 작년 말과 비교할 때, Kospi 지수 기준으로 12.6% 하락하였고 제 주식 투자 성적은 7.7% 평가손실로 지수 하락 율에 비해선 4.9% 잘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역시 옳았을까요? 책에서는 그런 저에게 그 입 다물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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