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DOWN 투자 전략 - 가치투자의 허점을 보완하는 하향식 투자 기법
앤서니 크레센치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TOP-DOWN 투자 전략
Investing from the Top Down in 2009
- 지은이: 엔서니 크레센치 Anthony Crescenzi
- 옮긴이: 이 건
- 출판사: 리딩리더 / 326 / \20,000

이 책은 제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번역하신 이 건님도 저 같은 사람을 염두에 두어서일까, 서두에서 환율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홍춘옥 박사의 강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하향식 Top-Down 투자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핌코의 부사장이기도 한 저자는 핌코의 펀드매니저 빌 그로스를 자신의 우상이라고 하면서 아울러 조지 소로스를 존경하는 위대한 투자자라고 칭송합니다. 인물 비평에 있어 좋고 나쁨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소로스를 존경한다는, 저자의 서문에서 이미 투자에 대한 제 관점과 많이 다름에 따른 거부감을 느낍니다.

- 제게 있어 소로스에 대한 이해는 IMF 때의 기억에서 연유된, 악랄한 투기꾼에서 철학자가 되기를 원했던 성공한/많은 기부를 하는 투기성 짙은 투자자로 변했습니다. 이는 작년에 읽었던 소로스의 특강 모음집, [이기는 패러다임]에서 철학자의 풍모를 느끼게 되었고, 이어 나심 탈렙의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언급된 최고의 트레이더로써의 소로스, 그리고 소로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칼 포퍼의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까지 읽는 과정에서의 변화입니다. 한 인물을 단순 느낌/선입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귀중한 배움의 과정이었습니다.

저자는 가치투자가 무척 어려운 투자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부분 수학을 끔찍이 싫어하므로 재무제표 분석을 싫어한다는 약간의 논리비약까지 합니다. 저 역시 수학을 싫어하고 대입 시험 때는 아예 포기한 과목이지만, 재무제표를 볼 줄 알고 지금까지 이 일을 업무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수학이 아닌 기초 연산만 할 수 있으면 재무제표를 읽고 PER, PBR, ROE 등 몇 가지 중요한 지표를 활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였는데, 저는 이런 버핏의 말씀에, 절대 공감합니다.

반면에 하향식 투자는 매우 명확하고도 신뢰를 주는 지표를 주로 이용하는 투자 개념이라고 합니다. 또한 주된 투자 방법은 테마 투자로써, 투자자가 아이디어를 먼저 받아들인 다음, 아이디어에 맞는 주식, 채권, 통화,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재무제표를 읽는 방법을 배우기 어렵다는 면에서는 일정 부분 저자의 지적에 공감하지만 과연 저자의 주장처럼 하향식 투자방법이 쉽고 간결한 투자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단단히 따지는 마음으로 읽어 나갔습니다.

에드워드 프레스콧의 2004년 노벨상 기념강연의 제목, [거시경제정책의 변화]를 인용하면서 하향식 투자는 큰 그림에서 변화를 읽어내는 투자방식이며, 이런 변화가 기업의 재무제표에는 나타나지 않으므로, 하향식 투자야말로 지금처럼 역동적인 시대에 적합한 투자방식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상향식 투자는 시장자본주의가 확산하면서 창출하는 탁월한 투자기회를 외면하는 편협한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방법이며, 하향식 투자야말로 폭넓게 생각하며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테마 투자에 대한 언급입니다. 경제와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추세, 정부 규제 및 세법의 변화, 세계적 사건 등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하향식 투자기법이며, 핵심은 테마를 일찌감치 잡은 다음, 군중이 몰려들어 과열될 때에는 빠져나가는 것이다. 어휴~

7, 가치투자의 빈틈 메우기란 장에서 가치투자를 위로합니다. 나는 가치투자를 헐뜯으려는 것이 아니라, 빈틈을 메우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빈틈을 메우는, 즉 내재가치 평가 정확도를 높이는 7단계를 제시합니다.

1. 기업의 자산 평가 2. 기업의 유동성 평가 3. 기업의 장기 재무건전성 평가 4. 기업의 매출액 증가추세 분석 5. 기업의 매출원가 분석 6. 기업의 이익률 분석 7. 기업의 매출액과 가격 결정력 전망

각 부문에 있어 거시 변수를 고려하여 평가/분석에 있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성공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치투자자는 향후 전망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처럼 들리는 거북한 말이지만(이는 책 전체에 걸쳐있는 분위기) 도움이 되는 내용입니다.

물 인프라처럼 하향식 투자에도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1926년부터 1993년 투자수익률 연구자료를 인용하면서 대부분의 수익은 67년의 기간 중 겨우 7%의 기간에 발생했기 때문이라는데, 하향 투자 => 테마 투자를 언급할 때와는 상당히 모순되는 말씀이 아닌지……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40대 하향식 지표는 각 지표마다 효용 출처 하향식 관점 활용법으로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익히 들어온 지표도 있지만 생소한 것도 많습니다. 도움이 될만한 것을 추려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수립하려면 이들 지표를 모두 추적해야 한다고 합니다. 40 가지 지표가 적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적용 방법을 익히는 것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서두에서 저자는 쉽고 간결한 투자 방법이라고 장담했던 것과는 역시 모순을 느낍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투자자에겐 부록에서 홍춘옥 박사가 제시한 지표 Top 5를 기본으로 깔고서 40가지 지표에서 활용 가능한 것을 추려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한국의 하향식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지표 Top 5 

1. 달러/원 환율 2. 한국 경상수지 3. 한국 교역조건, 특히 수출단가지수 4. 미국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 가산금리 5.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되면서 배당수익율을 투자 종목 선정에 있어 거의 모두로 생각하고 있는 제게 있어, 투자에 있어 전혀 다른 눈으로 볼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는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자의 쉽고 간단하며 현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투자 방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 할 수가 없습니다.

저자는 효율적 시장이론/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비난하면서 명백하게 Index 투자를 옹호하지는 않았지만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보완으로 국제적인 분산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 저자는 40% 규모인 미국에 한정된 것이 아닌 국제증시/경제 규모에 맞게 배분된 세게 전체의 Index 투자를 권하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책이 제가 2 년 전에 읽었던 버튼 멜킬의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A Random work down Wall Street in 2007]를 다시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누구도 그 어떤 기법으로도 일관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효율적 시장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인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의 옹호자인 저자는 Index 투자를 최고의 투자 방법으로,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가치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을 위시한 많은 가치투자의 구루들 역시 한결같이 일반 투자자에게 Index 투자를 권한다는, Top-Down, Bottom-Up,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모두가 공감하는, 묘한 아이러니를 다시 감상하고 싶었습니다.

작년부터 얼마 전까지 소위 자문사들의 주식 등의 이유, 즉 남 탓으로 인해 시장지수에 미치지 못했던 제 투자성적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는 8월 들어 난리도 아닌 증시의 혼란으로 말미암아 작년 말과 비교할 때, Kospi 지수 기준으로 12.6% 하락하였고 제 주식 투자 성적은 7.7% 평가손실로 지수 하락 율에 비해선 4.9% 잘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역시 옳았을까요? 책에서는 그런 저에게 그 입 다물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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