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뒤흔든 100명의 거인들 - 자금, 외환, 채권부터 주식에 이르기까지
켄 피셔 지음, 김홍식 외 옮김 / 비즈니스맵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시장을 뒤흔든 100 명의 거인들 100 Minds that made the Market in 2007

- 지은이: 켄 피셔 Kennerth L. Fisher
- 옮긴이: 이 건 / 김홍식
- 출판사: 비즈니스맵 / 649 / \28,000

책을 읽으면서 저자인 켄 피셔는 참으로 아는 것도 많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성공한 투자자이고 고액 재산가로 명성이 자자한 저자인데, 시간을 어떻게 쪼개 쓰길래 무려 100 명이나 되는 유명 인물들을 연구하고 정리할 수 있었을까,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자는 단호합니다. 그래서 200 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에 걸쳐 100 명의 특징 있는 자본시장 참가자를 선정하면서 굳이 세상을 하직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소송 등에 휘말리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합니다. 저자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책 시작하면서 단순한 인사말이 아닌 옮긴이의 글과 저자의 서문은 두툼한 책 내용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 옮긴이는 저자가 독자에게 가장 전하고 싶어하는 주장을 첫째,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는 것과 둘째, 투기가 좋든 싫든 산업을 가동하려면 자본시장이 필요하고 자본시장을 유지하려면 투기를 허용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자신합니다. 그렇게 재미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짧은 인물 소개에 비해 그 내용이 알찼다는 데는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개된 100 명 중 팔 할쯤은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라 이름 자체가 생소했던 것이 재미를 반감시켰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미국 중심의 인물과 역사 소개는 현실감이란 면에서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저자는 시대별 특징을 찾아 11 개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이해력을 돕고 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정신이 맑았을 때였는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4 장의 혁신가들 편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지극히 운이 좋아 럭키한 볼드윈, 금융 및 정치권을 움직여 사업에서 이익을 취한 최초의 인물인 찰스 여킨즈, 미국 최초의 지주회사를 설립한 라이언(지주 회사제도가 별로 좋지 않은 제도더군요), 1906 년에 작고한 러셀 세이지는 오늘날에도 회자되는 많은 금언을 주고 있습니다. 주가가 매도할 만큼 높은 가격이라면, 공매도하기에도 좋은 가격이다 푼돈을 아끼면 큰돈은 저절로 모인다 밀짚모자는 아무도 원치 않는 겨울에 사서, 모두가 원하는 여름에 팔아라

로저 뱁슨은 성공은 예측을 잘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바른 시점에 바른 선택을 하고 신중하게 방어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할 때 얻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로 프라이스는 이익이 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주식을 산다면, 나는 나 자신과 고객들을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순환에 따라 투자하는 낡은 사고방식으로는 방어할 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최초의 현대적 기업사냥꾼으로 칭한 오들럼은 다른 사람이 팔 때 사고, 가장 장밋빛으로 보일 때 팔아라고 합니다. 저자는 오들럼에게서 노인들의 비관적인 발언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합니다. 노인의 편견…… 재밋죠^^

뉴딜 개혁의 기수들 편에서 암살 당한 전 미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아버지인 조지프 케네디의 더욱 못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저자는 그에게서 지금은 합법적인 일이 10 ~ 20 년이 지나면 불법화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늘 유연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조건임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유연성이란 단어는 저자가 여러 곳에서 강조합니다.

사기범 편에서 찰스 폰지를 만났고 기술적 분석가와 경제학자 편에서 당대 가장 뛰어난 경제학자인 어빙 피셔를 만났습니다. 저자는 어빙 피셔의 가장 큰 공헌을 경제학자들이 무슨 말을 하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를 주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지지리도 틀렸는지……^^

성공한 경제학자인 케인즈는 나의 핵심적인 투자원칙은 일반적인 의견과 반대로 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매력 있다고 보는 투자는 너무 비쌀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 역발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만고의 진리일 지도 모릅니다.

실패한 투기꾼 편에서 거친 도박꾼으로 묘사한 듀런트에게서 저자는 또 다른 교훈을 얻었다고 합니다. 앞날을 멀리 보고 위험을 수용하는 것까지는 맞다. 그러나 무모한 도박에 뛰어들면 안 된다. 특히 빌린 돈으로는 더욱 곤란하다. 그 순간부터 바랄 것은 운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슴에 확 와 닿았습니다.

케네디가 구두닦이도 주식 얘기를 한다면서 보유주식 전량을 매도하는 힌트를 얻었다는 그 구두닦이가 바로 패트릭 블로냐임을 볼 수 있습니다. 구두닦이면서 틈틈이 오가는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정보지를 제작하기까지 한 블로냐의 인생이 재미있습니다.

저자는 성공했던 사람들의 특징을 집중력과 유연성이라고 합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 승리하고, 이러한 승리를 이어가게 하는 힘이 집중력이라고 합니다. 그렇죠? 또한 성공한 자본가/투자가는 자기 일에 만족하고 즐겁게 일했지만 대부분 가정을 등한시하거나 뒷전이었고 바람둥이까지였음을 지적하는데, 뒷부분의 이유로 저는 성공한 투자가가 못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제가 얻은 가장 큰 한 가지 교훈은, 책 뒤 표지에 붉은 글씨의 큰 활자 한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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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386 2009-11-2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6장(뉴딜개혁의 기수들)부터 옮기고, 옮긴이 글을 쓴 사람입니다. 패트릭 볼로냐 부분을 언급하실 때 매우 반가웠습니다. 거의 책 끝까지 읽으셨다는 말씀이니까요. 책보다 재미 있는 리뷰라서 추천 버튼을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번역가 김홍식의 블로그입니다

숙향 2009-12-0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책은 끝까지 다 읽어야죠. 느낌을 옮겨 적기 위해선 또 한번의 읽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후기를 적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책을 더 읽고 내용 숙지에 많은 도움이 됨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투자관련 책을 읽으면 가능한 느낌을 남기고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