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분석 - 제3판
벤저민 그레이엄.데이비드 도드 지음, 이건 옮김 / 리딩리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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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분석
Security Analysis in 1951 (3rd Edition)
- 지은이: 벤저민 그레이엄/ 데이비드 도드/ 찰스 테이텀 2
 Benjamin Graham/ David L. Dodd/ Charles Tatham Jr.
- 옮긴이: 이 건
- 출판사: 리딩리더 / 943 / \42,000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주식투자자라면 들어 알고 있던 영원한 고전, [증권분석]이 몇 년 전에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점에 들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것도 두 곳에서 나왔는데, 세평이 썩 호의적이지 않아서 실물을 보고서 결정하려고 하였는데, 랩으로 꽁꽁 싸맨 통에 아예 내용을 볼 수 없어 핑계 김에 구입을 미뤘던 것 같습니다.

그레이엄님이 [증권분석]을 쓴 다음 일반인을 위해 쉽게 쓴 책이 [현명한 투자자]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국일증권연구소에서 처음 출간한 책과 이후 츠바이크의 논평을 더해 엄청 두꺼워졌지만, 이해하기 쉽게 다시 번역 출간한 [현명한 투자자] 두 권 모두를 몇 차례 읽었지만, 그 마저 소화하기에 힘이 부쳤던 탓에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년 말에 이 건님의 번역으로 출간된 [증권분석]을 드디어 읽게 되었는데, 솔직한 이 건님은 페이지를 넘기자 말자 역자 서문에서 겁을 주고 있습니다. 서문 제목이 세상에…… 쉽지 않은 책이랍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기본이 된 똑똑한 이들에게 가르쳤던 교재 성격이란 것이고 출간된 지 60 년이나 흘러 현재와 맞지 않은 것이 너무 많다는 건데요.

그래서 투자와 회계 분야의 기본 용어와 개념 정도는 알면서 진짜 가치투자의 고전을 몇 권은 읽어본 사람이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가치투자를 진지하게 추구하는 중급 이상의 투자자들에게 적합하고 초급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읽으면서 형광 펜으로 표시한 부분을 옮기는 방식으로 정리합니다. 뭔가 시원찮은 문구가 보인다면 어설픈 제 감상일 것 같습니다.

* 증권을 분석하는 목적:
1) 주식이나 채권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투자자에게 매우 유용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2) 사실과 적정 기준을 바탕으로 어떤 증권이 특정 가격에 안전하고 매력적인지에 대해 믿을만한 결론을 내린다.

* 내재 가치: 자산, 이익, 배당금, 확실한 전망처럼 사실로 뒷받침되는 가치가 될 것인데, 그 중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라면, 평균적인 미래 수익력이라 할 것이다.

- 미래 수익력 예측에 있어서는 변동이 심한 기업보다는 본질적으로 안정적인 기업에 유용하며, 불확실성이 크고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보다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더 유용하다.

- 내재 가치와 시가의 관계에 대해, 시장은 각 종목의 가치를 그 구체적 특성에 따라 정확하고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므로, 저울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 시장은 차라리 투표소라고 보아야 한다. 수많은 사람이 이성과 감정을 뒤섞어 선택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 강세장에서 저평가된 종목: 소위 말하는, 소외 종목은 강세장 내내 소외 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세장으로 돌아서면 시장과 함께 큰 폭으로 내릴 수도 있다. 대부분 주식이 많이 올랐을 때는 저평가 주식도 경계해야 한다. 늘 당하는 소외된 자의 슬픔을 말씀하십니다. 그럼 어쩌라고……

- 투자자가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주가가 높을 때다. 이는 대개 강세장이 무르익었을 때를 말한다. 이런 시점에는 거의 모든 종목의 시장성이 크게 개선된다. 전형적인 비우량 종목은 가격이 오르면 시장성이 높아지는 것이 시장의 법칙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큰 어려움 없이 주식을 팔아 상당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 투자 운용이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금의 안전과 만족스러운 수익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운용은 투기다. 유명한 투자와 투기에 대한 정의인데, 많은 부분을 할애한 설명을 보면 구분이 애매해지기도 합니다. 결국 안전마진이 있느냐와 분산투자로 판단/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가격이 상승하면 투자 종목이 투기 종목으로 바뀌듯이, 가격이 내리면 투기 종목도 투자 종목으로 바뀔 수 있다?

- 지불하는 가격보다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합리적인 계산으로 보여줄 수 없다면, 진정한 투자가 아니다

* 투자 정책: 방어적 투자자와 공격적 투자자로 구분합니다.

- 방어적 투자자: 투자자금을 둘로 나누어서 한 쪽은 채권 다른 한 쪽은 합리적인 가격 수준에서 선도 기업의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데, 두 자금의 비중은 개인 취향에 따라 25% ~ 75% 사이로 하랍니다.

- 공격적 투자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기 판단 하에 투자하는데, 중요한 원칙은 자신의 연구와 경험에 비추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정당하지 않은 증권에는 절대 손대지 않는 것이다. 증권으로 돈을 벌려는 것은 사업을 벌이는 것과 같다.

- 투자자가 주목해야 하는 요소는 사고 팔 시점이 아니라, 사고 팔 가격이다.

- 정액매입법: 주가가 높을 때에는 자금을 평소보다 더 투입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주가가 낮을 때는 절대로 겁먹고 매수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 분석: 세 가지 요소
1) 회사의 사업과 특성을 설명해야 한다(과거 데이터와 경영진에 관한 세부정보 포함)
2) 재무자료: 자본, 장기간의 이익과 배당 실적, 최근 재무제표
3) 회사의 전망과 증권의 장점 

* 손익계산서 분석:
1) 회계 측면: 해당 기간의 진정한 이익은 얼마인가?
2) 사업 측면: 실적에서 드러나는 기업의 미래 수익력은?
3) 평가 측면: 주식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고려할 이익의 요소와 기준은?

* 대차대조표 분석:
1) 회사에 실제로 투입된 자본 규모 파악, 선 순위 증권과 보통주 등의 구성 현황 등 자본 구조 이해
2) 운전자본 상태의 건전 유무 파악
3) 손익계산서에 기재된 이익의 타당성 여부 확인
4) 투자자본 이익률 등을 계산해서 사업이 실제로 성공적인지 확인
5) 이익의 원천 분석 및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의 관계 파악
6) 장기간에 걸친 수익력과 자산가치의 관계 및 재무 구조의 발전과정 연구

* 고정 수익증권: 따로 한 장을 할애해서 우선주를 포함한 채권에 대해 설명하는 데,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 채권 투자를 강조하는 그레이엄의 모습을 봅니다.

* 성장주 발굴:

- 어렵지만 최고의 투자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 3 가지 문제가 있음
1) 성장기업이란 경기 순환기마다 이익이 증가하는 회사인데,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이 유지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2) 투자자가 성장주를 식별할 수 있는가?
3) 회사가 성장한다고 확신한다면, 이 성장 요소에 얼마를 지불해야 정당한가?

- 성장주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 2 가지 요건을 준수한다면, 성공투자 기법이 될 수 있다
1) 성장 요소들을 손쉽게 일반화하여 받아들이지 말고, 조심스럽고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철저히 조사
2) 치르는 가격은 신중한 사업가가 유사한 비상장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기꺼이 지불하는 가격

* 가정 선호하는 투자 방식:

- 단순히 우량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방어적인 투자자도 가능 쉽다)
- 내재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발굴하는 방법(노련한 증권분석이 필요 어렵다)

* 분석가 눈에 가장 매력적인 종목은 대개 시장에서 인기가 없어서 매력적이라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다. 시장 모멘텀이 이런 종목에 불리하며, 가까운 장래에 인기를 얻게 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 성공적인 투자는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과정이며, 대개 여러 번 결단을 내려야 한다. 투자 실적은 이 기간에 받은 배당금 합계 금액과 시장 가치 변동 금액으로 측정된다. 평가 기법을 적용하여 상당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투자할 때, 피상적인 분석이나 시장 인기나 단기 예측에 의한 투자보다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이 나올 것이다.

가까운 미래의 이익이 주가 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월 스트리트 분석가들이 이 숫자나 예측치에 몰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는데, 단기 이익보다는 과거 평균 이익이나 정교한 공식으로 예측한 미래 평균 이익이 증권의 장기 가치로 더 믿을 만하다. 따라서 가치를 추구하는 분석가는 단기 이익 전망에 큰 비중을 두지 않지만, 단기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분석가는 단기 이익 전망에 몰두하게 된다.

* 배당: 반갑게도 그레이엄님은 배당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얼마나 많은 곳에서 강조하고 있는 지 모릅니다.

- 어떤 회사가 이익은 나지만 배당금을 절대로 지급하지 않고 매각되거나 청산되지 않는다면, 외부 주주에게 이 회사 주식은 휴지나 다름없다.

- 회사의 지배주주는 이익을 굳이 인출할 필요가 없다. 회사에 남아 있는 돈도 자기 돈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주머니 돈이 쌈짓돈인 셈이다. 그는 주식을 팔고 싶으면, 먼저 상황을 개선할 것이다. 상황을 개선하기 전에 헐값에 더 사들일 수도 있고, 낮은 주가 기준으로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다.

- 배당금은 일반 주주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회사의 이익이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 배당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며 회사의 배당 정책은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 이상적인 배당 정책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해야 하면, 전체 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지급해야 한다. 자금 소요로 인해 적극적인 현금배당이 힘들면 주식배당도 좋은 방법이다.

* 우선주 소외 현상: 보통주 가격은 주로 단기 이익을 얻으려는 투기꾼들이 좌우하는데, 이들에게는 거래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우선주는 주식 수가 많지 않아서 거래도 활발하지 않다. 따라서 투기꾼들은 기꺼이 몇 포인트를 더 주고라도 보통주를 사게 된다. 거래하기도 편한 데다가 다른 투기꾼들도 기꺼이 몇 포인트 더 높은 가격에 살 것이기 때문이다.

* 저가주: 저가주가 고가주보다 변동성이 높은 경향이 있는데, 강세장이 오면 저가주가 고가주보다 더 많이 상승하며 약세장이 와도 저가주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진정한 저가주는 회사의 자산, 매출액, 과거 이익과 미래 이익 전망과 비교해서 주가가 낮은 종목이다.

* 기업과 주주의 관계: 기업이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여 계속해서 생산을 효율적으로 확대할 때에만 생존할 수 있다면, 주주의 지위는 불확실해진다. 기업이야말로 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유기적 단위이며, 기업 일부를 소유하는 개인의 이익은 이에 종속되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가 더욱 강조한 기업의 개념에 대해 그레이엄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도 물론입니다.

- 주주들은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 기준은 자기자본이익률입니다. 또한 기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주주들은 투자 금액에 대해 적정한 배당 정책을 요구해야 합니다. 회사가 성공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주주들은 그 원인을 경영진에게 설명할 것을 요구하며 필요하면 교체를 요구해야 합니다.

- 현명한 종목 선택이 성공투자의 핵심이지만, 주주가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주인처럼 행동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 보호를 위해 몸소 나서야 한다.

* 가격과 가치의 괴리:

1) 가격이 가치보다 높은 경우: a) 전반적인 투기 열풍 전형적인 강세장 b) 특정 종목에 대한 열풍 테마 주 c) 한 회사가 발행한 증권 사이의 과대평가 보통주와 우선주의 과대한 괴리도

2) 가격이 가치보다 낮은 경우: a) 전반적인 비관주의 약세장 또는 일시적인 공황 b) 특정 종목에 대한 비관주의 c) 생소하거나 복잡한 이유로 인한 저평가

* 시장 분석 vs 증권 분석: 증권분석에는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비하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안전마진을 확보하여 위험에 대비한다. 그러면 우리가 투자한 증권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력이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분석에는 안전마진이 없다. 맞든지 틀리든지 둘 중 하나인데, 틀리면 손실이 발생한다. 증권분석은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성공하기 더 쉬운 분야이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제 소감…… 가치투자에 관한 좋은 책이라면 읽고서 느낌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이번 [증권분석]을 한 번 읽고선 포기하려고 했었습니다. 마침 아이투자 게시판에 누군가 멋진 후기를 올려주신 것을 읽고서 제 블로그에 옮겨둔 상태에서 횡설수설 제 얕은 이해력을 보이기 싫기도 했었습니다. 어쨌든 한 번 읽고서 방치한 지 한 달 반 만에 초심을 생각했습니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작년 이후의 주식시장 흐름과 맞서보자는 호기의 발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렌 버핏도 늘 곁에 두고서 읽고 있는 고전인데, 제가 두 어 번 읽고서 이해했다면 민망한 노릇일테고, 그래서 한 번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주절거렸습니다. 언젠가 인생과 주식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한 후에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때까지 가치투자자 최고의 고전, [증권분석]은 책장이든 책상 위 혹은 침대 머리맡에서 수면제 역할을 하든 언제나 제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저를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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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1-03-1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숙향 2013-02-2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ren님께서 평가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oren님의 멋진 후기는 늘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