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 현대 일러스트 미술의 선구자 무하의 삶과 예술
장우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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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을 창조한 화가는 무하밖에 없었다!


한눈에 보아도 매력적인 배우 혹은 매혹적인 그림이 있다. 알폰스무하의 그림이 바로 그러하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분명 나는 이 그림을 마음에 둔적이 있다. 마치 맥스필드 패리쉬 작품/Maxfield Parrish처럼 묘한 매력을 느낀다. 영감을 준다고 할까? "도톰하고 뽀얀 살결, 실타래같이 엉킨 머리카락, 유려한 몸의곡선과 몽환적인 표정은" 마치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내적인 영혼이 깨어나는 것처럼 무언가 꿈틀대게 한다. 이런 책을 내어준 출판사와 저자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바이다.

 

무하의 그림은 어떤 사람이 보기에도 눈에 띄는 그림이다. 100년 전에도 그러하지만 100년 후의 사람들에게도 눈에 띄는 것은 그만큼 이 그림은 독특한 매력을 품기 때문일 것이다. 한 가지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의 그림이 18951월 초 프랑스 파리의 어느 연극 공연 포스터에 붙여지자 대중들과 수집가들은 무하의 포스터를 얻기 위해 전단지를 붙이는 이에게 뇌물을 건네기도 하고 심지어 밤에 몰래 면도칼로 포스터를 뜯어내는 모험을 일삼았다. 또한 사라 베르나르(파리 연극계의 슈퍼 스타)는 즉시 무하에게 포스터 디자인뿐만 아니라 무대와 의상 제작까지 의뢰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체코의 국민 화가인 그의 그림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것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를 본 후 일본 애니에 빠져 한 동안 명작 애니를 즐겨본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애니메이션의 차원을 영화 이상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애니의 출처가 바로 무하의 그림(영감)에서 나왔다고 하니 수긍하는 바이다.

 

이 책은 국내 전시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무하의 작품들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즉 무하의 어린 시절 일화부터 그가 일러스트레이터와 북 디자이너로 활동했을 당시 그렸던 그림들과 광고 포스터, 일생의 대표작인 '슬라브 서사시' 등 다양한 작품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하가 그린 그림 양식을 이 책에서는 아르누보 양식이라고 말한다. 물론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해준다. "아르누보는 미술과 삶이 결합해 주변 환경의 총체적 변혁을 요구하는 예술 운동이다" 다른 매체를 통해서 다시 정의하면 '아르누보(Art Nouveau)''새로운 예술'이라는 의미로 1890-1910년 사이에 유럽, 미국, 남미등 국제적으로 유행한 미술양식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는 아르누보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예술을 시민의 손에 쥐어주었다. 특유의 이미지의 화풍은 분명 그의 이름이 낯선 이들에게도 익숙하게 다가가 안길 것이다.

 

이 책은 목차에도 나오듯이 알폰스 무하라는 존재를 A~Z까지 다 나열하였다고 볼 정도로 짜임새 있게 편집되었다. 스토리가 있는 책이면서도 그림자료가 풍성해 결코 지루할 틈도 없이 독자들에게 눈과 영혼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특히 책의 앞쪽을 보면 '무하'라는 존재가 무엇임을 그림으로 증명해 주는 그림 몇 점이 나온다. 이럴때 하는 말이 있다. "말해 본들 뭐하랴? 직접 봐라!"

 

그렇다. 그의 그림이 그를 말해주고 아르누보 양식이 무엇임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 가운데 특히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온 그림이 있으니 그건 1992년도 하츠 인터내셔널잡지 1월호 표지에 실린 그림이다. 다른 그림과 다르게 이 그림은 미소년의 순수함과 어머니라고 말하기에는 눈빛이 묘한 매력의 여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선물(행운, 기회)

 

인생이란 어쩌면, 우연과 행운의 그 중간 어디쯤이란 말처럼 무하에게 행운이 찾아온다. 영어 단어 “Chance”라는 단어를 보면 우연을 뜻하는 동시에 기회, 행운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우연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크리스마스 직전 친구의 부탁을 받고 그는 르메르시에 있는 인쇄소의 일을 맡아 보게 되었다. 그 인쇄소는 당시 유명한 미술가들이 그린 전단이나 달력, 포스터를 주로 인쇄하는 곳이었는데 매니저가 갑자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르네상스 극장에서 당대의 가장 유명한 여배우인 사라 베르나르가 주연하는 연극 지스몽다의 포스터를 주문한 것이었다. 포스터는 새해 첫 날 거리에 나붙어야 했지만 정작 포스터를 그릴 디자이너가 없었는데 무하가 그것을 그려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찾아 온 것이다. 특히 동방 교회의 전통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모라비아에서 자란 무하에게 비잔틱식 의상(그녀가 연극 무대에서 입고 있는 의상)과 무대, 음악은 친숙하였고, 연극을 통해서 느낀 감동을 그대로 그는 스케치에 옮기게 된다.

 

그런데 그림을 완성한 후 1985년 새해 첫날, 파리의 광고 선전탑에 걸린 무하의 포스터는 곧 파리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비잔티식 모자이크로 이루어진 배경과 함께 화려한 중세풍의 의상, 이국적이면서도 장식적인 느낌을 주는 그의 그림에는 신비감을 주었고 파리지앵들은 그 포스터의 여배우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무하는 하룻밤 사이에 유명한 존재가 되었다.

 

그가 마주한 또 다른 우연

 

무하는 4년 동안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성 페트로브 수도원의 성가대원의 일원으로서 교육받고 있었다. 그런데 사춘기에 찾아온 변성기로 더는 성가대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아쉽지만 이곳을 떠나야 했는데 이곳에서의 생활은 음악적 감수성을 가지게 하였고, 바로크 교회(문화)에 대한 짙은 향수와 더불어 그가 본 모든 것들이 작품으로 표출되었다. 특히 친구 유렉의 고향 우스티 나드 오리치로의 여행에서 낯선 거리를 배회하는 중에 우연히 들른 교회의 천장화와 마주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는 종잡을 수 없는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천장화는 움라우프(Umlauf 1825-1916)라는 지방 화가가 예수의 탄생 장면을 그린 바로크풍의 프레스코화인데 이 그림이 평생토록 무하의 뇌리에 남아 몇 번이나 이곳을 찾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여비를 마련하며 지내기 위해 낯선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주며 화가가 될 운명임을 직감하게 된다.(fresco painting : 소석회(消石灰)에 모래를 섞은 모르타르를 벽면에 바르고 수분이 있는 동안 채색하여 완성하는 회화)

 

여기서 인간이 가지는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본다. 때로 우리는 인생이 무너지는 경험과 방황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무하에게는 이후 또 한 번의 큰 어려움을 당하며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순간이 찾아 왔다.(p41-43) 그런데 운명의 신은 그를 점점 화가로서의 삶을 다지는 여정으로 초대되어 나아간다. 이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면 인간은 결코 낙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으리라. 그런데 사람들은 쉽게, 아니 나 자신도 절망을 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꿈을 간직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뚝심이 필요한 것이다. 그럴 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분명 돕는 일들이 눈 앞에 언젠가는 펼쳐질 것이다.

 

이 책은 무하라는 한 인간을 조명하면서, 그가 지닌 그림의 향연을 시대적 순서로 다양한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그림과 함께 그의 삶이 지닌 인생 스토리를 보면서 한 인간의 위대한 삶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고 다양한 조연들이 함께 해주었기에 가능함을 보게 되었다. 무하는 이후 포스터 화가는 물론, 삽화가로서뿐만 아니라 보석 디자이너, 조각가, 실내 장식가, 스테인드글라스, 초상화로서도 그 재능을 사람들에게 알리게 되었고, 파리 유행의 정점을 찍는 가장 독창적인 아르누보 예술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더불어 무하는 장식 패널, 달력, 엽서 등을 선보이며 그만의 스타일인 무하 양식을 형성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무하가 지닌 재능과 작품들은 광고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려놓은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

사람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를 원한다.”

예술가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무하라는 한 사람의 예술가에 의해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나라와 민족, 그들이 겪고 있는 사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아파할 수 있게 되었다. -하이신스 공주 1911 / p275

아름다운 백합과 화관, 화려한 장식, 정돈된 윤곽선 안에 굽이치는 머릿결과 사실적인 표정. 그것은 사라 베르나르를 나타내는 전형인 동시에 아르누보의 독특한 여인 이미지로 자리 잡아 갔다. 무하가 제작한 포스터를 통해 그녀의 인기는 프랑스 전역으로 퍼졌고, 바다를 건너 미국까지, 그리고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현재의 우리에게도 그녀는 여전히 이상적인 여인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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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하는 3D 프린팅 실험실 손으로 만드는 이야기
엘드리드 세케이라 지음, 박수영 옮김 / CIR(씨아이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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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아이와 함께 하는 3D 프린팅 실험에 관한 책이다. 아들이 3D에 관심을 가지면서 함께 보려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3D는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책에 의하면 20년 동안 합리적인 가격의 3D 프린터가 나왔고, 지역 도서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독자인 나는 직접 보지는 못했으며 다만 TV라는 정보와 스마트폰을 통해 3D 프린터가 지닌 놀라운 기술들을 익히 보고 알고 있다. 그러나 더 자세하게 보며 살피기 위해 이런 책이 필요하리라. 궁금함이 지식을 부른다고 3D 프린팅의 세계를 이 책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기초부터 시작해 좀 더 복잡한 3D 모양의 프린팅으로 인도한다.

 

3D 프린터의 장점이라면 다른 일반적인 물건과는 다르게 조립, 경첩으로 붙이기, 톱질해서 자르기 등의 과정이 필요치 않다. CAD(컴퓨터 이용 설계)를 통하여 디자인화하면 복잡한 과정이 완전히 생략이 된다. 그것도 어떤 물건에 대해 수정이 필요할시 쉽게 수정하고 쉽게 프린트 하기 쉽다.

 

3D로 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틴커캐드와 스케치업'이라는 두 개의 CAD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물론 여러 CAD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두 개의 캐드를 소개한다. 초보자에게는 배우는 시간이 짧은 틴거캐드가 주로 소개되고 있고, 2D 객체를 3D로 바꿔야 하는 경우에는 스케치업으로 작업하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책은 CAD로 디자인을 시각화하는 방법뿐 아니라, 그것을 3D프린트하는 법도 알려주고 있다.

 

3D 프린팅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적층 제조 방식이다. 3D 프린팅은 기본적으로 재료를 2차원으로 깔고 그 위에 계속 층을 더해 가면서 3차원 물체를 만든다. 재료가 약 215도씨로 예열된 압출 성형기로 들어가면 녹기 시작하는데, 압축기는 마치 치약을 짜는 것처럼 필라멘트를 노즐 밖으로 밀어내어 디자인에서 만들어진 명령에 따라 세 방향으로 움직인다. 바로 왼쪽-오른쪽, -, -아래'로 움직이며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 낸다.

 

책은 아주 세밀하게, 쉽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준다. 정말 아이의 눈높이에서 책이 만들어진 것을 느끼며, 조금만 관심을 가진 아이라면 얼마든지 책을 통해 이해하고 프린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본 도형에서 시작하여 이책 36페이지로 가게 되면 어른도 흥미를 가지게 되는 부분이 나온다.

 

바로 '코트 걸이/커튼 걸이'를 만드는 과정이 나온다. 단순한 모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들때 사실 3D 프린팅은 매력적이게 된다.

 

책은 점점 갈수록 복잡한 과정의 3D 프린팅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데 '랜드 마크 모형 만들기', '머리빗', '종이클립', '핸드폰 거치대' 등등 점점 복잡해지는 과정을 통해 도전의식을 주고 있다. 즉 아이 스스로 창의성과 열정을 끌어내는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책은 단순히 만드는 과정만 소개해주지 않고, '생각해 보기'라는 코너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하도록 하고, '도전 디자인 바꾸기'라는 부분을 첨가하여 새로운 3D을 만들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하나 더 첨가한 부분이 있는데 '숨어 있는 과학 이야기'를 실어서 숨겨진 지식을 열어주고 있다.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싶다면 이 책이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26가지 흥미진진한 3D 프린팅의 세계로 이 책은 아이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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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기계에서 벗어나 - AI가 바꾸는 세상과 인간의 미래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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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에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기계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하고 질문을 한다. 즉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해주듯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권하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동물'도 되지 말고, AI를 무조건 신봉하고 거기에 의존하는 '기계'도 되지 않는 '인간의 길'을 찾아보자는 메시지가 이 책안에 들어가 있다.

 

 

우리는 이세돌과 알파고가 대결하는 AI 시대를 흥분된 눈으로 지켜보았다. 그리고 큰 충격을 받게 되었는데 과연 이런 AI 시대가 인간을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AI 시대가 도래하였고, AI 시대를 혁명이라고 말할 정도로 현재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미 맥도날드나 롯데리아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인간대신 기계가 우리를 대한다. 작년에는 다이소에 갔다가 충격을 먹었다. 코로나로 인해 안전을 위해서인지, 매출을 위해서인지 인력들이 사라지고 바코드 스캐너가 자리 잡고 고객의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계가 점점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고 편리성을 주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부분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하는가 할 때 일단 행복 보다는 인간 조차 기계처럼 다루는 시대가 올까 두렵다. 아니 어쩌면 그런 시대가 이미 도래했는지도 모른다.

 

 

책을 펼치면 들어가며라는 첫 글이 매우 인상적이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저항'을 찾아 떠나는 여행

 

어쩌면 이 첫 글을 읽는 나는 안심하며 이 여행을 떠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평상시 나와 늘 함께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괴물로서 보일 때가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정말 눈을 뜨지 마자 종속되어 살아간다. 주체성을 상실한체 보이지 않는 사회가 이끄는 대로 그저 기계에 종속된채 끌려가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가 많다. 저자 또한 페이지 13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마존의 알렉사Alexa로 온 집의 가전제품 전원을 켜고, 구글 캘린더에서 그날의 일정을 확인하며,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이동 동선을 짜고, 우버가 운행하는 차에 타고, 직장과 집에서 아마존이 추천하는 것을 사고, AI가 내장된 취업 알선 서비스나 매칭 앱을 이용하며 사는 지금, 우리가 얼마나 자유의지대로 행동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가령 잠들기 직전에 한번 자문해봐도 좋을 것이다. 오늘 한 쇼핑과 식사에서 나의 자유의지는 몇 퍼센트였고 기계의 추천은 몇 퍼센트였는지. 더 나아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전혀 쓰지 않고 한 의사결정은 얼마나 되었는지..."

 

 

이러한 상태를 전문 용어로 "와이어드wirsd 상태'라고 말한다. 즉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상시 접속되어 있는 상태, 인간과 기계가 거의 일체가 된 상태가 그것이다. 스마트폰 하나에 인류가 이렇게도 반응하다니 스티븐 잡스라는 존재가 위대해 보이기도 하고, 그가 괴물을 만들어 놓고 갔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렇다. 근대 이후 특히 사상적으로 데카르트식의 주권을 인간은 가졌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 하에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나름의 사색을 전개하며 스스로 결단을 내일 수 있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현실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아니라 AI의 방대한 추천 정보에 따라 '나는 따른다, 고로 존재한다'의 상태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중요한 논지를 먼저 정하고 시작한다. 그건 나도 동의하는 바인데 "나는 이 책을 쓸 때 구태여 자유의지를 가장 중요한 가치에 두고 싶었다."고 말하며 하나의 글을 인용한다. 놈 촘스키라는 사람의 말이다.

 

"인간 존재의 중요한 국면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는 그저 이념으로 치부할 수 없다. 그것은 인류 생존에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죽은 친구와 대화하기 위해 챗봇을 만든 기업가 / 레플리카replica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서로 대면할 수 없는 시대에 부모님의 묘소나 추모관(납골당)에도 함부로 가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하루는 TV에 죽은 아내와 만나는 AI 시대의 놀라운 기능을 보여주었다. 남편은 아내가 죽은 후 보고 싶었다. 당연한 보고픔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눈에 끼는 가상 현실 헤드셋 일명 VR 안경과 손에 끼는 AI 장갑을 끼게 하였다. 그런데 VR 안경을 끼는 순간 눈에는 죽은 아내와 똑같은 옷을 입은 여성이 앞에 있었다. 그 아내는 동일한 음성으로 남편에게 말을 걸며, 특히 아내와 함께 돌을 쌓는 가상 현실도 만들어 주었다.

 

남편은 이것을 통해 가상의 체험이지만 눈물을 흘렸고 동일한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세상을 떠난 친구와 대화하기 위해 챗봇을 만든 기업가를 소개한다. 관심이 가져서 더 자세하게 읽었다. 한 사람의 인격을 컴퓨터상에서 재현하고, 특히 죽기 전에 의식과 기억을 업로드하면 죽은 뒤에도 대화가 가능해질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러므로 '죽음'의 의미 또한 변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의 기업 레플리카는 한 사람의 인격에 가까운 봇을 키울 수 있는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군다나 레플리카를 만든 러시아인 기업가 유게니아 쿠이다는 2015년에 친구 로만을 사고로 잃게 되었는데 실의에 빠진 상태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그녀는 친구와의 대화 기록을 챗봇에 입력하여, 마치 죽은 친구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우울병, 불안장애, 양극성 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리거나 삶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해준다. 즉 소셜미디어에 하루 종일 시간을 쓸때에 사람은 행복해지지 않는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영국 가디언 자료에 의하면 '페이스북을 알주일 동안 하지 않으면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실험을 증명해 내었다. 즉 위에 언급한 인물 중에 '쿠이다'는 레플리카를 긍정적 중독성을 가진 상품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접근을 하면 얼마든지 인격적인 교류를 통해 지적이면서 복잡한 깊은 관계를 맺게 할 수 있다고 말해 준다. 즉 소셜미디어 공간은 늘 자신에게 '예뻐야 한다,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곳이어서 마음을 열 수 없었는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챗봇을 만든다면 레플리카는 사람의 고독감을 줄여주고, 누군가 자기를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해 준다.

 

 

그런데 인격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그리고 인간은 그 기계를 신뢰하면서 마음의 위로를 느끼게 될지 미지수이지 않나 생각된다. 인간은 그런 시도를 꿈꾸겠지만 결국 그건 실제가 아닌 기계적 인격이기에 얼마든지 AI가 인간 감정을 딥러닝하며 감정이라는 미지의 숲에 겁도 없이 들어오겠지만 저자가 염려하는 대로 AI가 불러오는 위험이 따를 것이며 결국 그건 가상의 현실이기에 인간은 그 대상에 쉽게 고개를 돌려버릴 것으로 본다.

 

AI 낙관론 vs. AI 비관론

 

저자에 따르면 AI를 보는 관점에 따라 사람들은 세 유형으로 나눠 보는데 첫 번째는 AI와의 공존을 바람직한 상태로 보는 AI 유토피언, 두 번째는 AI가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고 여기는 AI 디스토피언, 세 번째는 AI의 능력 향상에 의구심을 품는 AI 회의주의자이다. AI 인재 풀을 갖춘 러시아 스콜코보나 명실상부 최첨단 기술 인재의 성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어쩌면 신앙에 가까운 기술 맹신과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가 존재하겠지만 저자와 더불어 독자인 나 자신도 기술로 인해 변화할 미래에 의구심과 불안을 금치못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저자는 AI가 불러올 위험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글을 써내려 갔다. 그렇다. AI를 둘러싼 모험에 어떤 끝이 도래할지 모르지만, 인간은 어쩌면 종속되기도 하면서 AI를 종속시켜서 또 다른 삶을 창조해 나가리라고 본다.

 

이 책의 한 문장

 

"21세기 후반을 사는 인간의 가장 큰 문제는 AI나 경제가 아니라 시간을 쓰는 법,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p269

 

 

"AI의 보급은 우리로 하여금 '내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와 시간을 늘려줄 것만 같다." p278

 

 

"이제부터는 새로운 일뿐 아니라 새로운 여유도 만들자. 혹은 일이자 휴식이기도 한 '3의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여유 시간을 텔레비전과 게임, SNS와 넷플렉스로 채우는 대신, 어떻게 하면 시간을 인간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하자. 사람과 교류하며 함께 공동선에 다다를 수 있는 행위를 늘려가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스토예프스키가지하 생활자의 수기에서 묘사한 (자의식 과잉으로 사회와 단절된) 주인공보다 한층 더 고독한, 인터넷 회선은 연결되어 있으나 다른 사람과는 거의 연결되지 않은 디지털 지하 생활자가 될 것이다." p29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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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리서 마음의 안부를 묻다 - 마음이 길을 잃지 않도록 희망을 채우는 긍정심리학 조금 멀리서 마음의 안부를 묻다
댄 토마술로 지음, 이현숙 옮김 / 밀리언서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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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나아지겠지라는 말과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어라는 말은 다르다.

삶은 딱딱하게 굳어진 콘크리트가 아니다.

말랑말랑한 진흙과 같아서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

 

삶을 살다보면 지칠 때가 있다. 더이상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대로 천국에서 눈을 떳으면 하는 때가 있다. 인간으로 산다면 누구에게나 이런 절망감과 상실감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때에 인간에게 비타민처럼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희망'이라는 기대감일 것이다.

 

유태인 철학자 에리히 프롬이 사람을 가리켜 호모 에스페란스(Homo Esperas)'라고 정의내리는 것을 보았다. 호모는 인간이요, 에스페란스는 희망이라는 말이다. 즉 인간은 희망을 먹고사는 존재라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어둡더라도 희망을 가진 사람은 그들만의 빛을 보고 일어서는데... 그런데 사람마다 다른 것은 희망의 수치가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미비하다는 것이다.

 

최근에 본 빈센트 반 고흐의 말이다. ‘너는 그림을 그릴 재능이 없어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릴 때면

 

반드시 계속 그려라. 그러면 그 소리는 잠잠해질 것이다.' 반고흐는 비운의 화가였다고 한다. 생전에 단 한 작품만이 팔렸는데 그렇기에 자신감이 무너져 내리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그림을 그려 나갔다. 바로 희망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품고 절망적인 삶을 이겨 나간 것이다.


 

이 책은 긍정심리학 박사이자 심리상담사인 댄 토마술로가 '희망'에 관한 담론을 명쾌하게 논한 책이다. 그는 희망은 마음 상태라기보다는 마음 습관이라고 말한다. 즉 저절로 익혀진 행동처럼 마음속에 저절로 희망이 떠오를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게 되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기분을 끌어내고, 침울한 기분과 부정적인 생각, 그리고 슬픔에 맞서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을 이끌어준다고 확신있게 말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대해 관심이 갔으며 그리고 읽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했던 희망이 실제적인 희망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라는 말을 하기 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어'라고 말하라고 한다. 즉 얼마든지 희망을 가지고 '희망 찾기'를 하게 된다면 부정편향에 사로 잡힌 우리의 뇌가 바뀌어 희망의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디폴트'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 말은 '기본 설정'을 말한다. 즉 인간이 충격에 수동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학습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으로서 결국 끔찍한 상황을 탈출하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이 디폴트를 바꾸면 즉 희망 회로로 바꾸면 안 좋은 상황을 좋은 상황으로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된다는 것이다. 높은 희망을 품은 사람일수록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강한 의지, 변화를 일으킬 에너지와 동기를 가진다. 그들은 걸림돌이 생기면 새로운 경로를 잘 찾아낸다.

 

이와같이 희망이라는 감정은 긍정과 부정,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일련의 결정이라고 말한다.

 

우울증은 나쁜 일에 대한 인간의 디폴트(기본 설정) 반응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사건을 계속해서 되새김질을 하게 하여 우리의 뇌를 위협적인 상황으로 인식하게 한다. 그 결과 어떤 모습이 되는가 할 때 일단 포기한다. 절대 안 바뀔 거라고 확신하며 나아간다. 내가 미래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 나타나는 초기 반응이 바로 우울한 기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내 마음 속에 잠든 희망을 찾아서 우리의 반응 목록을 긍정적인 것으로 추가하면 얼마든지 부정적인 사건에 도달 했을 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뿐 아니라 삶을 희망으로 가득채워 나갈 수 있다고 말해 준다.

 

한 가지 그림 예화가 확 눈에 들어왔다. 오리 그림이면서 토끼 그림인데 독자 또한 처음엔 오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른쪽을 주목해서 보니 이 그림은 두 가지가 다 보인다. 분명 처음엔 하나의 그림이었는데 저자의 말을 통해서 보니 두 가지의 그림이 보인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마주치는 불행한 삶에 대해 한쪽으로만 치우쳐 생각하면 전부 오리처럼 보인다. 그래서 '넌 안돼', '넌 실패한 존재야', '이제는 모든게 끝이 났어' 라고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희망을 습관적으로 기른 사람은 에디슨처럼 전구 발명을 위해 무려 2천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그 실패를 실패라고 보지 않고 전구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즉 토끼의 모습을 본 것이다. 따라서 "신은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을 겪게할까? 나에게만 불공평할까?" 하며 세상을 부조리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바꾸어 능동적이고 희망적이며 적극적인 방법과 해결책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는 '자연적 자아''습관적 자아'가 있다. 인간은 본래 존재했던 자아로 되돌아 가는 경향이 있는데 희망이라는 습관적 자아를 연습하게 되면 사소하지만 긍정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학습된 희망이다.

 

 

따라서 다르게 생각하고 긍정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좋은 것 찾기'를 해야만 한다. 얼마든지 가능성을 택하고 우리의 감정을 바꾸게 되면 이것을 통해 '높은 희망'에 이르게 되어 부정적인 생각들이 잠식되는 모습을 가지게 될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이다. "꿈이 이끄는 방향으로 당당히 나아가고, 자신이 상상하던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면 예기치 못한 성공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을 위해 저자는 긍정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최선의 상상을 하도록 소개 한다. 3분에서 5분 동안 '가능한 최상의 자신'을 상상해보라고 한다. 아니 미래를 위해 1분을 투자할 생각이 있는가 묻는다. 이것을 위한 실행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히 적어 놓고 있으니 책을 참조하여 '미래에 펼쳐질 최상의 삶을' 적어보자! 칙칙한 미래가 아닌 밝은 미래를 마음껏 상상하며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그려가도록 이 책은 매우 잘 이끌어 주고 있다. 이 책의 특징으로 좋은 것은 "희망을 채우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매 쳅터마다 제시해 주고 있다. 이거대로 해본다고 해서 손해 날 것이 없으니 믿고 실천해 보자. 그렇다. 이 책은 막연하게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라는 말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더 나은 내일을 만들수 있다'고 가르쳐 주고 있다.

 

 

무엇 때문에 절망해 있는가 낙심해 있는가? 그저 주저 앉고 싶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가?

 

혹은 더는 세상을 살고 싶지 않은가? 희망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면 얼마든지 현재의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닌 나를 성장하게 하는 밑그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걸 명확히 가르쳐 준다.

 

우리의 삶은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게 굳어진 것이 아니다.

말랑말랑한 진흙처럼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p83

 

조 디스펜자 박하가 말했듯이 '당신이 바로 플라세보'. 희망은 우리가 믿는 것을 바꾸지 않지만, 우리가 믿는 것은 우리가 희망하는 방식을 바꾼다. p229

 

졌을 때

당신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

당신이 스스로 그만둘 때

당신은 패배한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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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돈 까밀로와 뻬뽀네 1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다비데 바르치 그림, 김정훈 외 옮김 / 서교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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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명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는 형식을 취한 소설이다.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을 말하는데 때론 예전 만화방에서의 추억을 되살려 이런 책을 읽고 싶어져 관심을 갖게 된다. 마침 돈 까밀로와 뻬뽀네라는 처음 듣는 이탈리아식의 이름을 보며 관심이 가졌다. 무엇보다 출판사 리뷰와 더불어 책 표지에 소개되는 수상 이력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하는 분들의 영향이 컸다 하겠다. 그 추천자는 염수정 추기경, 이해인 수녀, 신달자 시인이다.

이 책은 시리즈로 출간된 지 60년이며, 작가 사후 4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여전히 매년 10만 부 이상이 팔려 나가는 책이라고 한다. 특히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독자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열광했으며, 출판사는 밤을 새워 인쇄기를 돌렸다고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전 세계 150개국에서 7,000만 명 이상의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대표작인 <돈 까밀로: 일명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시리즈를 각색한 코믹만화이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의 원작은 옛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금서로 지정된 도서였으며 비밀리에 유통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고 광고를 하고 있으니 이 책은 안 읽고는 못 배기는 책으로 보였다. 책 소개에도 나오듯이 이 책은 한국 드라마 《열혈사제》 모티브작이 되었다. 그리고 영국 왕립독서상과 함께 전미도서진흥상, 라이프치히 서적상 등등의 수상을 하였다고 하니 독자로서 매우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전 세계에서 호평 받은 만화!

이 소설에 담긴 주제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 작은 마을이 배경이 되며 주인공으로는 돈 까밀로 신부와 공산당 읍장 뻬뽀네이다.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매 쳅터마다 흥미를 더해주면서 이야기는 엮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조연격으로 나오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십자가에 달린 예수이다. 돈 까밀로는 이 예수와의 대화를 통해 조언을 받고 행동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포복절도할 정도로 재미나며 한 번씩 멈춰 생각을 하게 된다.(물론 포복절도의 의미는 이탈리아식의 의미이다)

​그런데 이 만화를 읽기 전에 주의할 점은 한국인의 정서상 어쩌면 밋밋한 웃음을 지으며, 조금의 실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독자인 나 또한 매우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저자가 웃음 포인트를 살려내려고 하는 부분인거 같은데 포복절도하게 웃기 보다는 이런 부분에서 웃는거 구나 하며 이탈리아식의 해학을 이해해 보고자 하였다.

암튼 이 책은 읽기 전에 꼭 책 뒤쪽으로 달려가서 '작품 해설'과 함께 '옮기이 후기'를 보고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단순한 코믹만화가 아닌 우리 인간에 대한 얘기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40-1950년 무렵 이탈리아 북부 시대의 상황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한 세기 전의 이탈리아 통일운동과 계몽운동, 사회주의와 파시즘, 공산주의 혁명과 그에 맞선 그리스도교 민주당의 대응, 그리고 무엇보다 2천년 역사를 간직하고 이 땅을 중심으로 성장한 유럽의 그리스도교 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두 주인공은 서로 다른 이념과 믿음으로 끝없이 대립하며 나아간다. 때론 주먹을 날리며,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서로 죽일 듯이 달려들어 상대방을 압박하고 곤경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그런데 이 두 사람의 속마음은 행동과 다르게 서로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서려있다. 말없이 상대방에게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서로의 안위를 생각해 주는 부분을 보면 인간이 가진 서로 다른 이념과 믿음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 이 두 사람은 이념과 믿음을 달리하지만,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어우러진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보게 하는데 즉 정치적, 지역적, 이념적, 종교적 차이로 서로 갈리고 무조건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모습이 어쩌면 이 만화 주인공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서로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처지를 동정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인간미와 인간애를 여기서 분명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며칠 후, 교구청(주교): 돈 까밀로, 자네 제정신인가? ... 당분간 경치 좋은 산골 마을에 가서 편히 쉬다가 오는 게 어떤가? 후임으로 젊은 신부가 오게 될 걸세.. 어때 그렇게 하겠나?

돈 까밀로 신부: 교님, 솔직히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교님이 원하신다면 그리 해야지요.

주교: 잘 생각했네. 원하지 않는 일도 순순히 받아들이는 걸 보니 자네 수행이 더 깊어진 것 같군.

▲-▶ 이 부분에서 왠지 모르게 글귀가 나에게 부딪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겪게 될 때, 특히 부당한 일을 당하게 될 때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수긍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상사를 향해서는 부당함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하고, 회사를 향해서는 증오, 혐오의 마음도 갖게 된다. 특히 종교적인 곳에서 섬기는 사람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음을 나 또한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들의 신변에 조그만한 변화가 있을 때 그것을 수긍하며 받아들였으면 했지만, 그들은 자신의 위치가 좁아짐을 매우 불쾌해하고 열등감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앙이란 "원하지 않는 일도 순순히 받아 들이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될 때 그 신앙의 깊이가 더 깊어져 신의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 가게 되는 것이다. 이왕 이 책이 신앙에 대한 부분이기도 하니 성경의 말씀을 가져와 본다.

잠언 3:6절이다. 새번역으로 본다. "네가 하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인정하여라. 그러면 주님께서 네가 가는 길을 곧게 하실 것이다."

신(하나님, 하느님)께 삶을 전적으로 맡기고 산다는 것이 믿음 생활이다. 돈 까밀리로 신부는 한편으로는 과격한 부분도 있고, 성직자로서 매우 거칠고 인간적인 면모(화도 내고 심술도 부리고)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에게 입혀진 옷은 역시 로만 칼라가 있는 사제복이다. 그는 신부로서의 삶을 버리지 않으려고 하였다.

이 책은 엄격하고 딱딱하고 지루하고 경직되어 있다고 믿기 쉬운 종교와 하느님에 대한 선입견을 단번에 바꾸어 주는 통쾌함으로 큰 웃음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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