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란 무엇인가 - 모두가 알고 싶은
‘원소의 모든 것’ 편집실 지음, 김승훈 외 옮김 / 북스타(Bookstar)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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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성하는 성분은 모두 원소다!

이 책은 놀라운 과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책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생활 속 일상용품을 비롯해 생물, 바다, 산, 지구, 별, 광대한 우주까지 모두 ‘원소’로 이뤄져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아니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원소」로 이루어졌다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런 얘기를 흔히 듣고 보았을 것이다.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본질은 같다.』 아니 흑연이란 연필심에 들어가는 재료인데 어떻게 다이아몬드와 같다니 의문이 생긴다. 그러나 흑연이나 다이아몬드나 같은 원소로 되어 있다. 즉 「탄소」로 되어 있다. 놀랍지 않은가? 탄소의 기호는 'C'이다. 그런데 이 탄소가 어떻게 배열이 되느냐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되고 흑연이 된다. 자료를 다른데서 찾아보니 이러하다. 탄소는 각 탄소 원자가 4개의 다른 탄소 원자와 정사면체 형태로 결합된 구조가 반복된 물질이다. 반면 흑연은 하나의 탄소 원자가 각자 다른 3개의 탄소 원자와 결합해 육각형을 이루며 얇은 판을 형성하는 구조다. 흑연은 이렇게 만들어진 위아래 판 사이의 결합이 매우 약해서 잘 부서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탄소 배열이 바뀌어 다이아몬드가 탄생하는 걸까? 다이아몬드는 최소 지하 200㎞ 위치의 맨틀에서 10억년 이상의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다. 지구의 지각과 핵 사이의 부분을 가리키는 맨틀은 땅 아래 약 30㎞에서 약 2900㎞까지다. 맨틀에 있던 탄소 덩어리가 지구 내부의 높은 열(900∼1300도)과 높은 압력(3만 기압)을 받으면 원자들의 결합 구조가 다이아몬드의 구조로 변한다.(출처: 어린이 동아 2021)

놀랍지 않은가? 이 책은 그러한 원소들에 대한 놀라운 과학적 사실들을 사진자료와 함께 어린이의 눈높이게 맞게 잘 그려주고 있다. 사실 이런 책은 어른들도 보면 이해하기 쉽고,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원소에 대한 놀라운 비밀과 그 구성요소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만큼 유익한 것은 없다 하겠다.

이 책은 지금까지 발견된 118개의 모든 원소를 다루고 있다. 118개의 원소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개성적이고 훌륭한 역할과 기능을 너무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과학적 호기심이 있는 친구들은 바로 책을 씹어 먹을듯하다. 또한 꼭 알아야 할 정보도 빠짐없이 수록해 놓아 원소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책의 구성은 이러하다.

● 원소란 무엇일까?

● 원소는 어떻게 생긴 걸까?

●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은 어떤 원소로 이뤄져 있을까?

● 원소 주기율표

● 원소 주기율표 해설

● 1주기에서 7주기까지 자세한 자료와 설명, 사진과 일러스트

일단 독자는 원소가 무엇인가 궁금했다. 책에 나오듯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은 물질인데 즉 눈앞의 책상을 비롯해 풀, 나무, 동물, 바다, 산, 대기, 우주까지 모두 물질이다. 모든 물질에는 그것을 만드는 근본 재료가 있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성분을 「원소」라고 한다. 모든 물질은 118종류의 조합으로 구성되었다.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는 92종류밖에 안 되지만 나머지 26종류의 원소는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었다. 이를테면 수소(H)가 사라지면 물도 사라져,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살아갈 수 없다. 성냥에 사용되는 인(P)도 생물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된다. 방사성 원소도 없거나 부족하면 지금의 생태계는 확 바뀌어 버린다. 또한 우리 생활이나 산언 발전을 지탱하고 있는 것도 원소이다. 탄소는 주요 에너지인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 연료를 만들어 내며, 철은 다양한 기구나 건물을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이 우리가 잘 아는 원소도, 잘 모르는 원소도 저마다 역할을 갖고 있다. 서로 결합하여 형태를 이루고 현재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소를 다시 정리하면 원소란 각각의 성질을 나타내는, 근본이 되는 '종류', '분류'이다.

이렇게 세상은 물질이라는 원자 알갱이로 이뤄졌고, 물질을 구성할 때 기본이 되는 입자로서 물질의 최소 단위이다. 현재 알려진 118종류의 원자에는 세계 공통의 알파벳 기고를 붙이는데 이것을 '원소기호'라고 부른다. 원자기호라고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데 '원자'는 알갱이(입자)에 방점을 둔 명칭이기 때문이다. 종류에 방점을 둘 때는 원소라고 말한다. 원소기호는 알파벳 한 개 문자 또는 두 개 문자로 표기되는데 첫 번째 문자는 대문자, 두 번째 문자는 소문자로 쓴다. 이를테면 Na의 경우 독일어 Natrium, 영어 Sodium이고, 한국에서는 소듐(나트륨) 등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발음은 '엔에이'로 읽는 것이 세계 공통적이다.

원자의 크기가 궁금할 것이다. 원자의 크기는 1Å(1옹스트롬), 즉 1억분의 1cm이다. 이를테면 탁구공 크기가 직경 4cm인데 수소 원자는 약 1옹스트롬이기에, 만약 탁구공을 지구 크기까지 크게 한 것과 같은 비율로 수소 원자를 크게 했을 때, 수소 원자의 크기가 탁구공 정도의 크기로 확대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원소에 대한 모든 궁금증과 해답이 이 책에 실려 있다. 한 장의 내용을 읽게되면 다음 장이 궁금해지는 책으로서, 직접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보니 결코 지루하지도 않고, 이해도가 빠르다.

역자가 말하기를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책을 읽기 전과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그 이유는 평소 별생각 없이 사용하던 책상, 의자, 연필, 늘 보아 오던 나무와 꽃에서, 늘 마시던 공기에서 원소를 찾아내는 재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역자는 훗날 어린 친구들이 어른이 되어 지금껏 발견되지 않은 119번째 원소를 찾아내는 ‘훌륭한 과학자’가 나와 우리나라가 아직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노벨상을 받아 봤으면 하는 꿈을 가진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초등학생은 물론 부모까지도 보면 도움이 되는 재미난 과학의 얘기를 직접 사서 눈으로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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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숲을 거닐다 - '괜찮아 잘될거야!'라고 외치는 100가지 행복여행
송준석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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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잘될거야!’라고 외치는 100가지 행복여행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행복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책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외부로 시선을 돌리지 말고 자기 안에서 만족감을 찾고, 무엇보다 나누고 베푸는 삶이 행복임을 천명한다. 또한 자신의 장점과 긍정성을 토대로 누구와도 비교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의 잘남을 그대로 인정하고 나의 부족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가르친다.

이 세상을 살면서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하고, 나만 못나 보이고, 무언가를 하지만 늘 허덕이는 삶 같은 자가 있다면 이 책으로 달려와 읽고 용기를 얻고 행복이 뭔지를 얻어 가길 원한다.

쳅터 10까지 소제목들을 보면 온통 행복에 관한 얘기다. 즉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장에 여기로 와서 목을 축이고, 에너지를 받고, 깨달음을 얻어 불행의 늪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그러면 괜히 자신이 불행을 떠 안고 살았음을 여실히 깨닫게 된다. 고민하며 괴로워해야 될 문제가 아님에도 그걸 끌어안고 살아갔던 못난 자임을 알게 된다. 그렇다. 모든 불행을 이 책을 통해 마치 더러워진 몸을 씻겨내듯이 얼마든지 씻어냄으로 깨끗하고 상쾌한 상태, 행복해진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성서에 보면 요단강 물에 나아만 장군이 몸을 일곱번 씻어냄으로 나병에서 자유로워 졌듯이 이 책으로 나아와 몸을 여러 번 담궜다가 씻어내면 더 이상 불행이라는 얼룩에서 해방을 맞게 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추천사에 보면 영화 감독 김한민 감독이 그 불행을 씻어낸 얘기가 나온다. 그는 2014년 여름 영화 〈명랑〉을 통해 초대박이 나는 행복을 맛보았다. 그런데 이때 느낀 정서는 큰 기쁨과 행복감 보다 큰 우울과 불행감이었다.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속적인 신경통으로 괴로워했다. 분명 객관적 기준으로 봤을 때 김한민 감독은 행복해하며 축배의 잔을 들고, 날마다 기분이 좋아야 했다. 그러나 행복은 그런 외적인 조건이 아님을 그는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말하기를 “명예와 경제적 성취란 것이 결코 행복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여실히 느끼고 체험했던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었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는 행복을 우연히 만난 저자(송준석 교수)를 통해 불행을 씻어내는 방법을 터득하고는 행복의 여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행복이란 분명 외적인 조건이나 객관적인 특정한 현상지표가 아니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삶의 목적을 행복이라고 표현한 이후에 자신이 존경하는 김태길 교수님을 비롯하여 여러 학자들이 건강, 교육, 부, 자아실현, 출세 등을 행복에 대한 객관적 증거로 들고 있는 것에 대해 반론을 가한다. 즉 저자 자신도 한 때 행복한 공직생활 등의 강의를 할 때 객관적 지표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런 기준은 필요하지만 개인차가 있고 어느 선에서 만족하고, 만족해야 하는지 분명한 기준이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현재 나이 104세인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도 행복에 대해 말하기를 ‘인간답게 살았을 때 내게 책임을 다했을 때 주어지는 느낌이나 정신적 보람’이라고 다소 주관적이고 추상적 개념으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또한 탈 벤 샤하르도 〈해피어〉에서 행복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만족감으로 주관적이라고 한것을 스크랩 하였다. 그래서 저자 자신은 결론 내리기를 행복은 조건화된 객관적인 현상지표라기보다는 주관적인 관념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지론을 이 책을 통해 펼쳐나간다.

나름 행복에 대해 독자도 연구하고 살펴보았다. 그리고 행복에 대해 정의내린 이 문장을 보며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끝도장을 찍게 되었다. 지크문트 프로이트가 말했다. “행복이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그 무엇이고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행복을 연구하는 것은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인다”

또 다른 문장을 보면 《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 추효정》에 나오는 문장인데 “행복의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주관적인 만족감이잖아요. 내가 원하는 나만의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 있다면 그리고 그 기준을 따르면서 살아간다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행복은 이와 같이 주관적인 감정이기에, 초가삼간에 살아도 내가 만족하면 그 사람은 행복이란 세계를 열어버린 사람이다.

행복에 관해 전 세계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결론은

'정해진 행복이란 없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행복, 레오보만스 中

행복에 허덕이거나, 불행에 짓눌린 사람들이 있다면 신기루와 같은 세상을 계속 바라보지 말고, 이 책으로 나아와 비움을 통한 행복, 나눔을 통한 행복, 감사를 통한 행복, 용서를 통한 행복, 타인을 행복하게 하면서 얻는 행복, 상대를 존중하면서 얻는 행복, 좋은 친구가 옆에 존재한다는 자체가 행복인 그런 행복을 여기서 얻어 가길 바란다.

아니 얻어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책의 형식은 내 마음에 와 닿는 곳 아무곳이나 펼치면 된다. 그 이유는 행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저자 나름의 삶 속에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을 중구난방식으로 성찰하며 정리한 것이기에 논리적 귀결로 행복을 논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은 수학적 공식이나 논리적 귀결로 얻어내는 것이 아니다. 그저 행복하고자 하면서 마음을 비우기라도 하면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다. 그냥 읽고, 조금 깊이 생각하면서, 좀 더 여유를 가지면 어느 순간 행복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가 본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보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열 분의 젊은 화가들의 따뜻한 그림을 글과 함께 실어준 것이다. 그림은 또 다른 정서적 치료를 주는 치료제이다.

불행을 씻어내고 싶은가? 그러면 이 책으로 달려와 그저 함께 여행을 나서면 된다!!

이 책의 한 문장

동말레이시아의 바자우족에게는 부족함이라는 단어가 없답니다. 해조류 아갈아갈을 채취하며 낡은 바다 위 집에서 사는 민족의 해맑은 미소는 행복 그 자체입니다. p.125

지혜로운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 사람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그런 뜻이 아닙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화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화를 다스릴 줄 안다’는 것입니다. 화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화가 났을 때 억누를 수 있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는 사실을 잘 들여다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기기 때문에 어리석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악처라고 알려진 크산티페와 그나마 잘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화나게 하는 아내에게 화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조절하여 대처했기 때문입니다. p.125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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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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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1을 읽고 2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여는 글부터 다시 읽게 되었는데 1에서는 보지 못한 부분이 보인다. 책이란 읽는 이의 어떤 상태와 마음에 따라 다르게 읽히나 보다. 『삼국지』정사(正史)를 다루는 역사적 사실 기록이다. 그러나 『삼국지연의』는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한 이야기가 섞어져 나온 기록물이다. 그래서 전혀 상관없는 인물과 사건을 일치시킨다거나 사건의 일부를 다른 사건으로 꾸미는 것도 수준급이다.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도 사실처럼 만들어 내었다니 독자는 과연 무엇을 읽고 있는가 싶다. 그런데 이러한 과장, 확대, 재창조는 위정자들이 그 한몫을 보태어 자신들에게 필요한 이데올로기를 창출하는데 사용하였고,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민중들은 그런 내용을 역사적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삼국지연의』가 역사적 사실보다 주관적 사실을 중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는 삼국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건 바로 '중화주의에 이로운 창조 작업'을 국가가 나서서 진행한 것이다. 겉모습은 인간 군상의 백하난만한 삶을 그려내어 후세가 본받을 만한 삶의 경전으로 만들었지만 그 내면에는 중화주의로 표방하는 이민족 역사에 대한 자의적 예단과 폄훼, 그리고 중화민족주의 우월성을 드러내는데 필요한 '중화공정'이 깊숙이 스며들었다고 하니 기가차다. 우리는 저자 말처럼 소설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삶의 지침으로 편하게 대하고 있는데 『삼국지연의』는 그 순간에도 쉬지 않고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삼국지연의』을 통해 21세기에 '중화제국'을 구현하여 과거의 영화를 되찾고자 문화를 통해 접근해 온다. 그러므로 "아는 만큼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중국이 지향하는 바를 꿰뚫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이렇게 저자의 머리말과 들어가는 말은 중요한 부분이다. 다시금 책을 읽을 때 더 주의해서 읽어야 될 것을 짚는 시간이 되었다.

삼국지 기행 2는 조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여기서 조조는 삼국지연의를 관통하고 있는 '조조 악인론' 과 다른 훌륭한 인물로 나타난다. 나관중이란 자는 조조를 아주 싫어하고, 유비와 제갈량을 귀인처럼 다룬다. 이것을 보면 모든 역사는 승자의 역사적 기록물이라는 미명아래 거짓으로 도배된 내용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저자가 다루고 있듯이 흔히 『삼국지연의』의 내용에 대해 '칠실삼허'七實三虛(열 중 일곱은 사실이고 셋은 허구다) 라고 하지만 사실 '삼실칠허'三實七虛에도 못미치는 작품이지 않는가?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독자들은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 알려고 애쓰지 않는다. 이는 소설적 재미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정자들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를 활용한다. p21-22

우리가 익히 아는 명장면들을 보자.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가 그러하고, 관우가 술이 식기 전 화웅의 목을 베는 장면과 천리를 단기로 달리며 다섯 관문의 다섯 장군을 베는 장면이 그러하고, 조자룡이 장판파에서 유비를 구하는 장면과,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화살을 빌려오는 장면과 남만의 맹획을 칠종칠금하는 장면 등은 사실 허구라는 것이다. 조조 악인론에 대해서 말했다. 실제 조조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동작대를 만들고 다음과 같이 유언을 했다.

"높은 지형을 이용하되 봉분은 쌓지 말고, 나무도 심지 마라. 금옥 같은 보물로 넣지 말고, 향료는 여러 부인에게 골고루 나눠 주라. 그리고 제사는 지내지 말라"

그러나 삼국지연의에서는 "첩실과 기녀들은 모두 동작대에 살게 하라. 누대 위에 여섯 척 크기의 무대를 만들고, 가는 비단으로 만든 휘장을 둘러쳐 조석으로 술과 육포 등의 음식을 올리고, 매달 보름 무렵에는 휘장을 통해 노래와 춤을 추라. 너희들도 때때로 누대에 올라 서쪽에 있는 나의 묘를 참배하도록 하라."

얼마나 다른가? 특히 역사서인 진수의 『삼국지』 중에서 '무제기'에 나타난 조조의 유언을 함께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영웅 조조의 진면목을 여기서 보게 된다.

"천하가 평정되지 않았으니 고대의 예에 따라 장례를 지낼 수 없다. 장례가 끝나는 대로 모두는 상복을 벗도록 하라. 병사를 통솔하며 진지에 머무르고 있는 자는 자리를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담당 관리는 각자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라. 나의 시신은 평상복을 입히고, 금은 보물 따위는 넣지 마라." p25

그래서인지 저자가 10년 만에 삼대촌 광장에 찾아 갔더니 삼국지 유적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조조가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조조는 또한 군사 전략, 정치, 문학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자다. 교양이라 할 수 있는 음악과 서예에도 출중하였다. 문무를 겸비한 천재적인 재능의 소유자였다. 시인으로서도 뛰어난데 혼란한 정치 상황과 난세에서 생활하는 백성들의 고통을 한 기록물에서 이렇게 그려 낸다.

투구 갑옷 속에는 이가 끓고

만백성은 죽어만 가네

백골은 이슬에 젖어 들녘에 나뒹굴고

천리 안엔 닭 울음도 들리지 않는구나

산 백성이란 백에 하나쯤인가

생각하면 할수록 창자가 끊어지는구나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갸륵해 보이는 것은 나뿐일까? 정사 삼국지를 번역한 김원중 교수님이 쓴 글을 하나 더 보자.

“조조? 참 대단한 인물입니다. 전략이면 전략, 행정이면 행정, 냉철한 현실감각에다 시인이기도 하지요. 유비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고 배신자에다 부화뇌동자에 불과하죠. 그런데 영웅이라니요.”

이런 허구는 책을 얼마 넘기지 않아 또 보인다. 그건 '적벽대전 승리의 주역인 주유(周瑜)'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뜻도 펴기 전인 36세로 요절하는데 주유는 문무겸전에 풍채도 우아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삼국지연의에서는 제갈량을 신격화하려는 의도 아래 주유를 생각이 협소하고 용렬한 장수로 폄화시켰다. 특히 주유는 술 취한 가운데서도 연주가 틀리면 이를 알아낼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또한 주유가 노숙(魯肅)에게 군량미를 요청하자 노숙이 두말 않고 삼천 군량미를 내준 것도 주유의 인물됨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훗날 황제의 자리에 오른 손권은 "주유가 아니었으면 나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였다"라고 회고하였다. 이런 주유가 나관중의 손끝에서 한낱 졸렬한 소인배로 잔락하였으니 이쯤 되면 소설의 횡포가 대단한 것이다. p39

이번 삼국지 기행 1과 2는 저자를 통해 때가 많이 묻은 먼지를 털어내면서 정사(正史)와 허구의 칼날을 보게 되는 기회였다. 이것만해도 이 책을 읽은 것이 독자의 시야를 넓게 해주었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은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하고, 역사를 보는 안목을 주며, 삼국지 본연의 것을 보게 하고, 실제 역사의 현장을 실사진으로 보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다. 1,2 포함해서 총 48개의 이야기는 실타래를 풀듯 독자의 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해주고 있다. 소설과 같지만 소설 이상의 의미를 이 책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 이 글은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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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1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1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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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되, 소설 이상의 의미를 담은 삼국지연의를 길 위에서 만나다!”

중국의 삼국지 현장에 대한 관심과 여행에 집중하다!”

 

저자의 책을 받고 보니 술술 삼국지의 저자였다. 역사소설인 삼국연의120회 내용을 압축한 것인데 너무 재미나게 읽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삼국지 기행은 재미를 넘어 가히 대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작품으로서 독자를 역사적인 현장 안으로 들어가게 하여 생생한 현장을 보게하는 맛을 준다. 이 책은 나관중이 정리한 삼국지의 현장을 둘러보며 정리한 답사기로 편찬된 책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시대의 유적과 유물들을 실제 사진으로 살펴보며 눈에 담으니 가히 삼국지가 보다 입체적이고 통합적으로 인식이 되어 진다. 역사적 고증은 저자의 이력을 보면 신뢰가 가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20여 년에 걸쳐 중국 전역의 삼국지 현장을 답사하였다. 더군다니 이 부분에 있어 오랜 시간 연구하며 직접 발로 뛰며 취재를 한 상태에서 이 책을 만들었다. 이 책은 증보판이다. 10년 전에 이 책을 쓰고 또 다시 현장을 찾아 추가로 자료를 넣어서 미진한 부분을 보안해 주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저자가 증보판을 내기 위해 현장을 다시 찾게 되었는데 중국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즉 악인의 대명사로 미움 받는 조조가 영웅으로 부활하였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국력을 바탕으로 폐허나 다름없던 유적지들도 대대적으로 복원을 시켰다. 또한 장강의 삼협댐이 완성되어 장비묘는 옮겨지고 백제성은 섬이 돼 버렸으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개발이 진행이 되어 많은 것을 복원시켰다. 물론 유적의 복원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였다 한다.

 

책을 넘기다 보니 큰 인물은 아니지만 '흑산단'(黑山賊 후한 말기의 도적 집단으로, 184년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면서 각지가 혼란해질 무렵 황하 이북의 산맥지대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그 군세는 100만에 달했다고 한다)을 이끌었던 수장인 장연(張燕)의 묘를 보니 이건 묘가 아니라 흙더미 수준이다. 차라리 없었다면 장연에 대해 신비감어린 눈으로 그를 생각해 보았을 것인데 인생사 별거 아님을 오히려 보게 되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은 전문서적처럼 편찬되었으나 오히려 독자들이 읽기에는 지루하지 않고 정말 소설이면서도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주어 역사도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 시각적 자료가 풍부해서 너무 좋다. 저자는 여러 해 동안 수십 번의 답사를 거치면서 수천 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추려내어 현장과 연결시켜 주고 있다. 사진을 찍어본 사람은 사진 고르는 것도 고된 노동이다. 그런데 저자는 일일이 그걸 다 기억하고, 거기에 맞게 편찬을 하니 정말 대단한 학자이며, 위대한 정신이 아닐 수 없다.

 

삼국지는 어릴 때 TV를 통해서 접하였고, 어른이 되어서는 대학원을 다니며 라디오를 켜면서 삼국지에 대한 재미난 진행을 오며가며 듣기도 하였다. 삼국지를 세 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는데 독자는 이 책의 정사를 읽어보진 못했다. 그러나 만화로 읽어 봤는데 정말 흥미진진하게 봐서 한 번은 도전해야 겠다고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정사(正史)를 읽기 전에 이 책을 읽고 머리에 그림을 그린다면 아마도 삼국지가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소설 삼국지는 가장 존귀해야만 하는 백성이 '황건적'이 되어 폭동을 일으키는 장면으로 시작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황건적의 난을 빌미로 정치적 야옥에 눈먼 군벌들의 출세가도를 열어주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현장이 펼쳐진다. 그런데 삼국지 최고의 영웅인 조조가 누구보다 백성을 무참히 도륙했다고 하니 영웅에 대한 반감이 마음에 남게 된다. 농민들은 사실 후한 말 악정과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태평사회를 꿈꾸는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세력을 키워가는 군벌의 꼭두군사가 되어 오히려 형제를 죽여야 하는 비참한 삶이 이루어졌다. 즉 황건적을 살육하면서 항복한 자들은 조조의 친위대로 삼았는데 대반란이 오히려 같은 농민을 죽이는 격이 되었다.

 

유비 또한 마찬가지라고 하니 기가 차다. 황실의 후손이라는 그럴듯한 빌미로 건달과 유협들을 모아, 유주목 유언을 도와 황건족을 토벌하며 화려하게 삼국지 무대에 등장한 자이다. 손견 역시 황전적 소탕에 눈부신 활약을 하였는데, 완성 전투에서 성벽을 오르며 황건적을 죽이는 칼솜씨가 악귀와도 같았다고 하니 백성을 죽여서 얼마나 많은 전공을 세우려고 했는지 마음에 그늘이 생긴다.

 

이처럼 삼국지의 영웅들은 사실 모두 도적으로 몰린 백성의 고혈을 빨고 도륙하며 위라는 정치적 야심을 창출한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영웅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끔 한다.

 

챕터는 1권이 24개의 쳅터로 되어 있으며 끝부분에 추가적인 자료를 넣어 책의 풍미를 더해주고 있다. 1쳅터 같은 경우 관우에 대한 탄생설화를 실어주고, 2쳅터는 '도원결의'와 같은 익히 아는 얘기를 색다르게 풀어주고 있다. 더불어 이 책은 도원결의의 무대가 되었던 장비의 고향 탁주, 제갈량이 유비의 삼고초려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융중, 조조가 천하를 호령했던 허창, 중원의 고도 낙양, 그리고 촉한과 운명을 함께 한 성도, 제갈량과 맹획의 칠종칠금(七縱七擒)”, 관우가 화용도에서 조조를 놓아준 일의 진실, 적벽대전에서 패할 수 밖에 없었던 조조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재미나게 실어주고 있다.

 

조조의 실패를 역병에 두고 있는데 요즘으로치면 전염병이다. 당시 한 무덤을 통해 시신을 부검해 본 결과 '주혈흡층병'에 의한 급성 간염이라고 알려졌다. 이는 물속에서 부화하고 중간 숙주인 소라나 우렁이 등에 기생하다가 물속으로 유출이 되는데 사람이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 장으로 들어가 장점막과 간장, 혈액 등을 파괴하여 결국 복부 파열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조조가 적벽으로 진진을 명령할 즈음, 가후라는 자가 조조에게 형주를 수습하고 회유 정책으로 강동의 신하를 복종하게 하라고 했는데 이때 이 말을 듣고 강릉에서 군사들로 하여금 남방 환경에 적응하며 충분히 쉬게 한 후, 이듬해 봄에 오나라에 진군하였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거라고 한다. 배송지는 가후전의 주석에서 조조의 패배를 다음과 같이 썼다.

 

적벽에서의 패배는 조조의 운이 그런 것이다. 실제로 역병이 돌아 등등하던 기세가 한풀 꺾였고, 때마침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불길을 북돋았다. 진실로 하늘이 그렇게 한 것이니, 어찌 사람을 탓하겠는가? p426

 

책은 소설 형태로 되어 있기에, 또한 쳅터가 24쳅터로 나뉘어 있기에 가독성도 좋다. 위에 언급했듯이 수많은 사진을 통해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와 동일한 시간적 흐름에 따라 가면서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읽고 광활한 삼국지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정사 삼국지와 팩션(Faction) 삼국지연의가 함께 어우러져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운 중원천하를 돌아다보면서, 우리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그 영웅들의 흔적을 확인해 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의 한 문장

 

백성의 삶은 언제나 한 사람의 위정자에 달려 있다. 위정자의 정책이 백성을 위하는 것이라면 국태민안이요, 자신을 위하는 것이면 가렴주구다. 역사는 언제나 알려준다. 전자의 통치술은 태평성대로 이어지고, 후자의 통치술은 자중지란을 거쳐 필망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그럼에도 똑똑한 인류가 수 천 년 동안 이를 반복하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진실로 백성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p30

 

 

- 이 글은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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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2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현숙 옮김 / 올리버 / 202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진정한 자유를 돌아보다

우리가 지키며 누려야 할 자유란?

민주주의 세상 속에서 사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자유론

 

 

다른 사람들이 어떤 길을 택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 입장은 이것입니다.

나에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패트릭 헨리

책의 뒤표지를 보면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가? 나와 다른 타인의 의견을 왜 존중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째서 소위 별난 사람과도 잘 지내며 공존해야 하는가?

 

자유라는 말은 언뜻보면 매우 좋아 보이나 책임감이 따른다는 말을 하곤 한다. 방금 언급한 부분에 첫째, 둘째는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별난 사람과도 잘 지내며 공존하는 것은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별난 사람의 경중을 따져야 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자유라는 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말일 것이다. 누군가 나를 제약하거나 법의 테두리라는 명목으로 묶어두려 한다면 나는 아마도 반란을 꿈꾸며 거사(擧事)를 일으킬 것으로 본다.

 

이렇게 자유라는 단어는 자신이 생각하는 부분이 어떤 것이든 매우 좋아한다. 누군가 내 영역을 건드리면 그걸 침범으로 생각하고,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오래된 미국 영화를 보게 되면 외부인들이 노크를 하거나 강제로 어떤 행위를 하려고 할 때 집안의 총기를 들고 나오는 장면을 보게 된다. 그건 자신이 누리는 영역 침범에 대한 강력한 항의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미국 수정헌법 제2조를 보면 "무기를 보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의 총기 규제는 총기 사고에 의해 여러 번 거론되지만 그러나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한 미국은 영원히 총기를 집안에 둘 것이다. 그 이유 중에 가장 큰 한 가지라면 역사와 전통 아래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 폭압적 정부를 향한 거센 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다. 총이란 개인이 누릴 자유를 취득하는 울타리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자유론을 말하기에 앞서 서론이 길었던거 같다. 이것 또한 자유가 아닐까? 그러나 본 책에 대한 서평은 어떤 기준점을 토대로 써내려 가야하는 책임성이 주어졌기에 그 틀 안으로 들어오고자 한다. 진짜 자유란 남을 해치거나 타인의 권리를 망치는 자유가 아닐 것이다.

 

이 책 자유론은 자유에 관한 일종의 '경전'과 같은 책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곰곰이 읽다 보면 자유를 온전히 누리는 것이 생각 밖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어떤 분은 '자유 천지'라고 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새삼 자유론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책은 총 5장으로 되어 있다.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헌신을 맨 앞장에 소개한 저자는 처음 1장에서 책을 쓴 목적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그는 자유의 영역을 정의하며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일이야말로 엄격히 통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흔히 말해지는 의지의 자유가 아닌 시민의 자유, 또는 사회적 자유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다. 다시 말해, 사회가 한 개인을 상대로 합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본질과 그 한계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이런 자유에 대해 '그 누구도 이 문제를 명확히 제시하거나 상세히 검토한 적은 없었다'고 말하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 나간다. 그 중에 한 단락은 상당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기도 한데...(아래 부분 참조)

 

사회는 자기 의지가 담긴 명령을 내릴 수 있고실제로도 그렇게 한다그런데 사회가 올바르지 않은 그릇된 명령을 내리거나 사회가 개입해서는 안 될 일을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면그 횡포는 다른 온갖 형태의 정치적 억압보다 훨씬 더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것이 된다그러한 횡포는 일반적인 정치적 탄압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극단적인 형벌을 가하지는 않지만개개인의 일상생활에 더 깊숙이 파고들어서 그 영혼까지 사로잡음으로써 도저히 벗어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공권력의 횡포를 막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이와 더불어 사회의 일반적인 견해나 감정을 억압하는 행위도 막아야 한다이뿐만이 아니다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법률적 처벌 외의 수단으로 사회의 이념과 관행을 행동 규범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사회의 관습에 부합하지 않는 그 어떤 개별성이 발전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되도록 그것이 형성되는 것조차 차단하여 모든 사람의 성격이나 개성은 사회가 정한 방식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것 역시 막아야 한다. p15


 

시민적, 사회적 자유를 말함에 있어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논해주니 감정적 억압을 당하는 자들 같은 경우 마치 이 책은 사상적 구원자와 같다.

 

2장에서는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말하고 있다. 여기서는 기본적인 도덕률 선상에서 보장되어야 할 생각의 자유, 토론의 자유를 두드러지게 말한다. 소크라테스를 유죄로 몰고 사형을 시킨 일은 그야말로 당시 기득권자들이 얼마나 사상과 토론을 규제화 시켰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장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대한 기독교 탄압에 대한 부분은 살짝 충격이다. 네로 황제가 기독교를 탄압함에 있어 가장 악랄한 황제로 알고 있었는데 다른 자료를 찾아 보니 네로 황제를 능가할 정도였다니 새삼 놀라게 된다. 이렇게된 이유가 무엇인가? 그건 자기 자신의 신념을 주관화한 것에서 비롯된다. 즉 당시 기준으로 그는 기독교가 사회를 타락시킨다고 보았다. 기독교 또한 무신론이 허위일 뿐 아니라 사회를 타락시킨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니 둘은 상충될 수 밖에 없었다.

 

"신념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가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보다 현명하고 더 낫다고 자부하지 못하는 한, 절대 자기 자신과 다수가 견지하는 무오류의 가정을 내려 놓아야 한다. 저 위대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바로 이런 식으로 잘난 줄 착각하다가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다." p51

 

따라서 저자 말처럼 사람들을 통해서든 정부를 통해서든 타인에게 무언가를 강제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제력에는 정당성이 없다. 그러므로 최상의 정부도 최악의 정부와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강제를 행사할 자격이 없다. 그리고 여론의 힘을 빌려 그러한 자유를 억압한다고 해도, 여론과 반대로 자유를 구속한 것만큼이나 나쁘다. 아니, 그보다 더 해롭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같은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고서 자기와 생각이 다른 나머지 모든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 역시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두에게 가치 없는 의견이라 이를 억압하는 것이 단순히 사적 침해에 그친다고 해도 그러한 억압이 소수 의견에 대한 것이냐, 아니면 다수 의견에 대한 것이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생각을 드러낼 수 없게 침묵을 강요한다면 전 인류의 권리를 강탈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 그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반대하는 이들도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다.

 

대단한 논증이며 진짜 자유가 무엇인지 우리를 감동 시키는 논리이다.

 

3장에서는 개별성, 행복한 삶을 위한 요소라는 제목으로 개인의 개별성을 강조하며 개개인의 개별성이 발휘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 개성을 짓밟는 체제는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그리고 그것이 신의 뜻에 따르기 위한 것이든 인간의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서든 상관없이 폭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행동이든 정당한 이유 없이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통제받을 수 있고, 사안이 더 중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통제받아야 한다. 이때 필요하다면 사회 전체가 적극적으로 간섭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는 바이다. 인간이란 타인에게 성가진 존재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4장에서는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다루면서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파한다. 마지막 5적용에서는 개인의 자유 보장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현실 문제를 가져와 그 길을 제시한다.

 

조금은 난해하기도 한 이 책은 사상과 의사 표현의 절대적 자유를 주창한 소중한 책이다. 자유가 있는 시대 같지만 현대의 개인은 밀에 말에 따라 위기에 처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현대의 개인은 군중 속에 매몰되었다. 여론이 세계를 지배하며 '대중'의 의견으로 둔갑해 횡포를 부리고 다른 의견을 침묵시키고 있다. 사실 인류의 모든 창조적 성취가 다수 의견에 의문을 품은 소수와 그들에게 귀 기울인 집단 덕에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데 그것을 잊고 자기 의견만 절대시하고 있다.

 

포퓰리즘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좌우파를 막론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에는 가혹한 비난을 가하는 자들이 어떻게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억압하지 않는 선에서 그들의 자유를 허용해야 하는 지를 보려면 이 책 밀의 논의에 귀를 기울여야 될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친일파로 알려진 윤치호가 말한 것이라고 한다."조선인의 특징은 한 사람이 멍석말이를 당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려고는 하지 않고 다 함께 달려들어 무조건 몰매를 때리고 보는 것입니다."

 

자유를 사랑하고, 자유를 누리고 있는 자들이라면 막무가내식 억압 보다는 개개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자유를 허용하는 아량 또한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동성애와 같은 문제는 쉽게 뭐라고 답을 내리기 어렵다. 다만 그들에게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며 금기시하는 것에 대해 어떤 사회적 사람들로부터, 의견들로부터 오히려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면 이 또한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이리라. 반대로 동성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들에게 물리적으로 압력을 넣어 억압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닐 것이다. 자유란 때론 다수가 보기에 이상한 사람도 허용하며 그들의 행동도 개별성이라는 명목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단지 동성애자들이 이벤트처럼 펼치는 퀴어 축제와 같은 도를 넘는 퇴폐적인 행위는 상황에 따라 물리적 제한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란 무한대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유란 타인의 선한 삶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며, 타인에게 문란함을 자유라는 명목으로 받아들이라고 하면 안 된다. 이는 살인을 정당화하고 받아들이라는 거와 같다. 그러므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자들은 다만 그들에게 권하되 그들 또한 도를 넘는 행위로 선을 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자유라는 용어 자체는 쉽게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이 책의 한 문장

 

이 책을 쓴 목적은 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단 하나의 원칙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이는 사회가 법에 따른 물리적 제재를 사용하든 여론을 무기화하여 도덕적으로 억누르든 개인을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엄격하고 규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원리는 인류가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자유로운 행동을 정당하게 간섭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자기 보호'가 필요한 경우일 뿐이다. p23

 

인간은 어떤 틀에 본을 떠 만들어지는 기계가 아니다. 기계처럼 정해진 일만 정확히 따라 할 수가 없다. 인간의 본질은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내면의 힘을 바탕으로 모든 면에서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나무와 같다. p103

 

적어도 인간이 선한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믿는다면, 이런 선한 존재가 인간에게 부여한 모든 능력이 뿌리째 뽑혀 바싹 마르기보다는 잘자라고 번성하기를 바라는 믿음이 이 신앙의 본질에 더욱 부합하지 않을까? p108

 

나는 어느 사회든 다른 사회를 강제로 문명화할 권리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 야만이 판을 치던 세상에서 문명이 야만을 굴복시켰다면, 오래전에 제압당한 야만이 다시 세력을 꾀하여 문명을 정복하지 않늘까 두려워하는 것은 헛걱정에 불과하다. p159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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