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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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아닌 위험한 책, <걸리버 여행기>

당시 사회와 사람에 대한 신랄한 풍자

4부에선 말이 사람 지배하는 나라 등장

이 책의 이름만 들어도 우리는 어릴적 만화나 영화를 통해서 본 그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

아래 그림의 장면이 익히 눈에 들어왔고 기억되는 장면이다.



걸리버는 키가 6인치도 되지 않는 소인이 사는 나라에 포로로 붙잡혀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던 장면과

소인들과 친해지면서 배를 끌어가는 장면이 그것이다. 사실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른이 된 후에야 안 사실은 《걸리버 여행기》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엄청난 풍자와 조롱을 담고 있는 고도의 정치 풍자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당시 영국 사회를 비판하고, 통치자인 앤 여왕을 비판하는 내용들이 들어 있다. 그러나 딱히 잘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며 책을 사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해서 인터넷 도서 신간을 보니 《걸리버 여행기》에 관한 책이 계속 나오는거 아닌가?

무언가 내가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압박감?으로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특히나 본 책은 <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이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러스트의 대가 아서 래컴의 삽화로 재미를 더하며 상상을 하게 한다. 또 꼼꼼한 해제와 작품 해설을 수록해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독자가 한층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저자인 조너선 스위프트는『걸리버 여행기』의 환상적인 모험담을 통해 당대의 정치사회와 인간 문명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의 의도는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화나게 만들려는 것이다.” 그 말대로 『걸리버 여행기』는 1726년 출판되었을 때부터 엄청난 인기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고 하며, 신랄한 묘사로 인해 내용이 삭제 또는 금서로 지정되었다.

그리하여 19세기 초 『걸리버 여행기』는 원작의 거친 표현과 풍자 등을 삭제하고 아동문학으로 발행되었고, 영화로도 만화로도 만들어져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나라를 여행하는 행복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아동용 『걸리버 여행기』를 읽은 사람은 원전의 풍자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현대지성 클래식의 『걸리버 여행기』는 완역본으로 출간되어 우리 앞 어른들에게 새로운 여행으로 초대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동물농장』 조지 오웰이 극찬한 최고의 풍자문학 완역본이다. 조지 오웰은 또 말하기를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라고 했다. 영국 문학사가 조지 세인츠베리 또한 “스위프트는 세계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하고, 가장 완전한 재미의 원천이다.”라고 평했다. 당대의 부패한 사회와 짐승보다 못한 인간의 행태에 날리는 스위프트의 독설은 몇백 년의 세월이 지나도 오늘의 독자들에게 여전히 즐거움과 깨달음을 주고 있다.

책을 그냥 보면 내용이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책을 소개하는 자료를 가지고 와서 이해해야 될 정도로 이 책은 난해하고 어렵기도 하다. 작품 해설 가운데 이런 말이 나온다.

스위프트의 풍자를 두 가지로 설명 해 보면 풍자에는 '호라티우스 풍'의 부드러운 풍자와, '유베날리스 풍'의 신랄한 풍자가 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머리가 나쁜 것을 풍자하여 '머리를 도무지 사용하지 않으니 나이가 들었는데도 흰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네' 하는 것이 호라티우스 방식이고, '그걸 머리라고 달고 다녀? 차라리 떼서 축구공으로 써!' 하는 것이 유베날리스 방식이라고 한다. 스위프트는 이 책 1-2부에서는 호라티우스 방식을 사용했으나 뒤의 3-4부에서는 유베날리스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p400

지난 3백년 동안 이 작품을 읽어온 독자들이 그랬듯이, 우리 독자는 처음 이 작품을 읽으면 분명한 해석과 결론을 내릴 수 없어서 당황하게 됩니다.

p415

이것을 감안해서 전체 4부의 구성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먼저 책은 영국 뱃사람 걸리버가 타고 있던 배가 난파를 당한 뒤 기이한 나라에 가는 이야기로 구성돼있다. 4부의 구성은 네 가지 다른 각도에서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기 위함이다. 1-2-3부를 지나가는 동안 풍자의 강도는 점점 세어지며 인간을 닮은 괴수 ‘야후’가 등장하는 4부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동화에서 생략된, 소설의 대미는 3부와 4부에서 시작된다.

1부와 2부에서는 영국 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면, 3부와 4부에서는 인간에 대한 혐오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즉 '소인'과 '거인'을 비롯해 '여자'와 '영국의 지도층의 인사들 가령 법관, 의사, 정치가 등을 모두 사기꾼으로 매도하며' 돌려 까면서 저자는 자신의 동족인 인간에 대한 환멸과 경멸을 상당히 "야 이거 너무 나간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상당히 충격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똥과 오줌의 이야기가 1-4부에 걸쳐 나오는데 제 4부에서는 '야후'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용어로 나온다.

이것은 결국 독자에게 "너는 냄새나는 똥을 싸는 육체적 존재이다"를 전달해주려는 메시지다. 즉 스위프트가 배설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며 거론 하는 이유는 배설 행위 자체보다는 냄새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이 저지르는 온갖 도덕적, 윤리적 악행의 추악한 냄새로 연결이 된다.

이러한 풍자 얘기를 통해 독자인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무엇인가?

"인간 사회가 지금처럼 겉으로는 이성적인 척하면서 속으로는 온갖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4부 7장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하고 있다.

"타락한 인간과 정반대 지점에 있는 저 훌륭한 네발 동물의 많은 미덕으로 나는 눈을 뜨게 되었고, 이해력도 넓히게 되었다....(중략) 그는 매일 내 결점을 지적하며 수긍하도록 했는데, 전에는 단 한 번도 자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런 결점은 우리 인간들 사이에선 결점 축에도 들지 않는 것이라 나는 정말 놀랐다. 또한 나는 주인을 본보기로 삼고 배운 바가 있어 모든 거짓이나 속임수를 철젛 싫어하게 되었다. 내겐 진실이 무척 우호적으로 보였고, 그래서 진실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기로 했다."

책에는 또한 말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를 써서 동료들을 피하는 걸리버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인데, 이 장면에서 독자들은 비로소 풍자의 대상이 걸리버가 아닌 우리 자신임을 깨닫게 하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 작품 해설을 보면 걸리버의 뜻이 적혀있다.

걸리버는 '걸'(Gull: 바보 혹은 잘 속는 사람)과 '버'(ver: 진실 혹은 진리)의 합성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둘을 합치면 걸리버는 "진실을 말하는 바보, 즉 거짓인 것처럼 보이나 실은 진실인 것을 말하는 풍자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저자인 조너선 스위프트는 영국 국교회의 사제 서품도 받은 자로서 작품 안에는 성경적 세계관이 보이며 그 시대상이 보인다. 진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풍자적으로 말했으나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한편으로 굉장한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이 책은 어렵다. 풍자 소설이라 생각하여 가볍게 읽으려 하지 말고, 먼저 책 뒤편에 나오는 해제 부분과 작품 해설을 읽고 책을 읽어 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한 두번 더 읽어봐야 내용을 더 자세히 알것 같다.

“이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으며, 다른 모든 책들을 파괴하고 오로지 여섯 권만 골라야 한다면 그 중의 하나로 이 책을 고를 것이다.”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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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마디가 삶의 철학이 된다 - 세계사에 담긴 스토리텔링
한수운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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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사에 담긴 스토리 텔링

한 마디로 압축된 세계사

역사 앞에 홀로선 57명의 선각자들이 외친 결정적 순간의 말

고대에서부터 중세·근대·현대를 이어온 결정적 한마디!

대단하고 장황한 책을 손에 들게 되어서 기쁘다.

방대한 그림 자료와 함께 시대를 앞서간 역사 인물인 57명을 통해 역사 속에서 말해진 그들의 말이 천금처럼 들린다는 것은 비단 나만 아닐 것이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삶의 철학'이 되고 천금같은 진리가 되어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리고 있는 명언 같은 문장을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어쩌면 이들의 말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뇌리 속에 각인 되고, 마음에 새겨져 유의미한 철학적 삶의 자료가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가 잘 아는 인물들이 대거 출연해서 각자마다 시대 속에서 어떤 말이 오고 갔고 특히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결정적인 한 마디를" 듣게 되니 내용 흐름이 쉽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책에는 밑줄 쳐서 다시금 새길 내용들이 너무 많아 책이 지저분 해질 수도 있겠다.

다행히 '결정적 한 마디'가 따로 간결하게, 보기 좋게, 색글씨로 구별해 놓아서 가독성과 명확성이 명쾌하게 보여서 너무 좋다. 더불어 저자의 수고와 애씀이 얼마나 더했을지 짐작이 가서 소중하게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구성을 보면...

고대사에선 철학사상가(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디오게네스 등)와 왕/여왕(알렉산더 대왕, 아쇼카 대왕, 클레오파트라), 성인(붓다, 공자), 역사가(사마천, 키케로), 장군(한니발, 피로스, 카이사르, 스키피오)이 각각 고대역사를 이끈 주연으로 활약했다면 중세사엔 이들 외에 과학자(히파티아,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등)와 종교인(마르틴 루터), 문학예술인(다 빈치, 셰익스피어)이 다양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그 후 근대사로 접어들면 여기에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라는 특이한 전문가가 출현하게 되고 현대사에선 정치지도자 "간디, 처칠"의 얘기가 나오고, 발명가(에디슨, 라이트 형제)가 더 추가되어 나온다.

읽자마자 소크라테스의 아내인 '크산티페'에 대하여 나오는데 소크라테스가 헤타이라 출신의 아스파시아와 수삭학에 대해 얘기를 나눌 때 크산티페가 소크라테스 머리 위래 구정물을 붓는 장면이 그림 자료로 나오고 있다.

리얼한 그림이라서 한 눈에 들어온다.

한 번은 제자가 결혼에 대해 '하는 것이 좋을지 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 물었다.

이때 소크라테스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한다. 이 한 마디가 바로 삶의 철학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 온다.

하는 것이 좋다.

온순한 아내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고

사나운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

p18

이어서 나에게 다가 온 말은 '피타고라스의 한 마디'이다.

침묵하라. 아니면 침묵보다 더 가치 있는 말을 하라.

쓸데없는 말을 하느니 차라리 진주를 위험한 곳에 던져라.

많은 단어로 적게 말하지 말고 적은 단어로 많은 것을 말하라.

p30

책은 또 다시 알렉산더 대왕으로 나를 이끌었다. 알렉산더에게는 애첩 캄파스페가 있다. 어느 날 알렉산더는 최고의 화가인 '아펠레스'를 불러들여 애첩의 알몸을 그리게 하였다. 화실에 화가와 애첩 둘이 남았다. 그림은 더디 그려지고 있었는데 대왕은 기다리다 지쳐 화실을 찾았는데 아뿔싸 두 남녀가 침대에 뒤엉켜 있는 것이다.

이때 사려깊지 못한 왕 같으면 화가는 그 자리에서 목이 잘렸을 것인데 역시 대왕의 포스는 다른지 차분히 분노를 가라 앉히며 애첩을 화가에게 선물로 주어버렸다. 여기에 관해 로마의 박물학자 '폴리니우스'가 한 말이다.

대왕은 화가에게 여인을 선물로 하사한다.

위대한 대왕의 너그러운 천성 탓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이기는 대왕의 자제심은 더욱 위대했고

그의 관대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일찍이 대왕이 거두었던

어떤 다른 승리에 견주어 모자라지 않는 위대함을 이루었다.

대왕의 배려 속에 아팔레스는 절정의 예술을 쏟아 부었는데 바로 "바다 거품에서 태어나는 비너스" 조각 작품으로 한 여인의 아름다움이 창조되었던 것이다.

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디오게네스' 철학자에 대해 나온다.

밑에 그림 자료는 우리가 잘 아는 데로 이 내용이다.

"해가 있는데 왜 등불을 들고 다니십니까?"

"정직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라네"

인도 왕국의 아쇼카 대왕의 말 또한 진리를 내 품는다. 그는 불교를 열성적으로 신봉하였지만 불교만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종교를 관대하게 인정하고 있다.

모든 종교는 그들 모두가 자기 통제와 마음의 순수함을

갈망하기 때문에 도처에 존재해야 한다.

단테가 또 눈에 들어온다. 진리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것을 품고 있다 하겠다.

그가 말한 한 마디를 들어보자!

"지옥의 문은 모든 희망을 버린 자들을 향해 열려 있다."

"추위에 떨어본 사람만이 태양의 소중함을 알듯이 역경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인생의 귀중함을 안다." p182-184

단테의 결정적인 한 마디도 새겨 들을만 하지만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신곡》에 대한 에피소드를 통해 소소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이 책 안에 있다. 단테는 10살에 짝사랑하는 베아트리체(9세)를 만나게 된다. 이 날은 단테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당시 관습에 따라 부모가 정해준 대로 결혼을 하게 되는데 정확히 9년 뒤에 단테는 첫 사랑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되었다. 그날 밤에 꿈속에서 그녀와 함께 사랑의 신을 목격하게 된 단테는 꿈에서 깨어난 뒤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을 담은 시를 쓰게 된다. 그런데 아뿔싸 갑자기 첫 사랑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던 것이다. 슬픔도 슬픔이지만 단테는 그녀가 죽자 그녀를 돈 많은 금융업자에게 시집보냈던 그녀의 아버지와 금융업자들을 증오하면서 《신곡》의 '지옥'편에 지옥의 가장 밑바닥까지 추방시킴으로 자기 식의 복수를 하였다고 한다. 지옥은 어쩌면 나에게 가장 상처를 준 사람들이 머무는 장소일 것이다.

최고의 화가인 미켈란젤로의 한 마디 또한 마음에 새겨지는 문장이다.

하느님은 이 아름다운 밤하늘을 만들고도

어디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지 않았다.

그런데 조각상 하나 만들어 놓고 자랑이나 하듯이

내 이름을 새겨 넣은 나 자신이 부끄럽구나.

이후로 그는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새겨 넣지 않았다고 한다.

p225

마지막으로 '애덤 스미스'와 '고흐'의 결정적인 한 마디를 실어본다.

인간의 삶이 비참하고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소유물이 곧 나 자신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_애덤 스미스

평범한 길은 포장도로와 같다.

걷기엔 편할지 몰라도 꽃을 피우진 못한다. _고흐

p353, p434

아쉬워 아인슈타인의 한 마디를 더 담아본다. 잠깐 그에 관한 얘기를 해보면 그는 대학동기와 결혼하지만 원만하지 못하여 이혼을 하게 된다. 이 후 같은 해 친척 누나인 '엘자'와 결혼했다고 한다. 친척 누나? 당시는 이런 일이 흔한 것인가? 아무튼 아인슈타인은 대학교 시절에도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다고 한다. 중상위권을 맴도는 수준이었으며, 대학 졸업시 만점 6점에 4.91을 받아 전체 6명 중 4등을 하였다. 그런 그가 1921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제대로 집중하면 6시간 걸릴 일도 30분 만에 끝낼 수 있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30분이면 끝날 일도 6시간을 해도 끝내지 못한다.

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단지 모든 것에 열렬한 호시김을 가질 뿐이다.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진실의 가장 큰 적이다.

p473-478

❚ 이 책은 이렇게 동서양의 역사를 만들어갔던 역사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의 얘기를 가져와서 그 속에서 삶의 철학적 진수를 말하고 있다. 내 삶이 무언가 실망스럽고 힘들다해도 역사 속에 살아간 인물들의 실천의지와 삶의 혜안들을 보다 보면 나에게 강력하게 던져질 결정적 한 마디를 얻게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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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고양이 병원 - 전문 수의사가 초기부터 응급 상황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고양이 아픔에 대한 모든 것
오세운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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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지 말자!

고양이를 사랑하는 자로서 이 책은 나에게 병원과 같은 책이며 개인 주치의를 두고 고양이를 케어하도록 하는 넉넉하고 마음이 좋은 집사로 둔갑시켜준다.

사람이 아프면 응급실이 왠만해서는 있지만 냥이가 아플 때는 24시간 열린 곳이 대도시가 아니면 찾기 힘들다.

그러기에 이 책은 나에게 응급실과 같은 책이며 항상 24시간 대기하도록 해 놓은 나만의 주치의이다.

우리는 고양이를 예쁘게 키우고 좋아하지만 실상 고양이의 상태에 대해 아픔과 고민에 대해 잘 모른다.

이 책은 고양이에 대한 백과사전과 같은 책으로서 이 책 한권만으로 고향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하도록 도와준다. 코로라로 인해 바이러스가 대두되는데 고양이에 대한 전문적인 바이러스 지식도 알게 되어 매우 유용하게 대처하도록 해주고 있다.

이 책을 쓴 분은 읽어보면 알겠지만 단순히 수의사가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수의사가 된 것이 아니라 동물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특히 냥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는 수의사가 되었고 이 책을 쓰게 된 것으로 느껴진다.

이 책 머리말(들어가며)과 부록으로 실린 3. 수의사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동물권을 보면 그의 마음이 보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픈 고양이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존재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보호자라는 사실이다. 고양이에겐 당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

너무 큰 욕심일지 모르지만 수의사로서 바람은 이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동물이 행복해지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옳지 않다면 어떤 식으로 순화해야 할지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보는 것. 이 책이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혹시 독자들이 왜 고양이에만 한정시켰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고양이만큼 매력적인 동물은 없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는 이 문장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 것이다.

p05

그들에겐 이 세계에 태어남과 동시에 자신의 삶을 살도록 부여받은 자연권이 있다.

이를 최대한 존중하고 인간의 불필요한 탐욕을 줄이려는 노력이 있다면 우리는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p465

그렇다. 그는 위의 문장이 뜻하는 바와 같이 동물 중에 특히 고양이를 사랑해서 무려 471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방대하게 자세히 실어놓았다.

그의 프르필을 보자. 그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를 졸업한 후 디앤씨동물병원에서 임상의를 거쳐 노아동물병원 원장, 펫프렌즈동물병원 응급과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은 실력자다. 현재 이리온동물병원 원장으로, 반려동물을 치료하고 있는 전문 수의사로 활약 중이며 또한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원, 안산동물복지의료협동조합 추진위원 대표로 동물의 복지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안산시 지정 고양이 보호소인 스타캣츠를 설립해 갈 곳을 잃은 고양이를 돌보며 질병을 치료해주고 있다.

이 책은 고양이에 대한 기초적 이해로 시작된다. 고양이의 기원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며 어떻게 9백만년 전에 현대 고향이의 조상이 고향인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북미로 또한 남미로 퍼진 사실을 언급해 준다.

실제적으로 와 닿은 기초 이해는 고양이의 귀가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모른다.

사람의 가청 주파수가 약 2만 Hz이며 개는 3만 8천 Hz이다. 반면 고양이는 55Hz부터 79Hz까지 듣게 되는데 그 결과 쥐가 내는 2만 Hz이상의 초음파를 20m 밖에서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후각은 사람보다 20만배 예민하여서 다른 고양이의 오줌과 냄새샘에서 풍기는 냄새로 숫컷과 암컷을 구별한다고 한다. 그리고 고양이는 사냥감을 고를 때 자신 체중의 1%정도 크기의 동물을 택한다고 하는데 사냥 성공률이 생각보다 떨어진다. 13%라고 하는데 의외다. 그러나 절대 좌절하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리며 먹이를 잡아 낸다.

두번째 내용으로는 고양이의 대표적 질병에 대해 언급해 주고 있다. 즉 흔한 질병에 대해 나열한다.

구체적인 질병에 대해서는 쳅터 4-5에서 매우 방대하게 계통별 질환을 언급해 주고 있고 고양이성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지식을 상세히 설명해 준다. 개와는 다르게 고양이는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다고 한다. 그것은 세포의 수용체가 다르기 때문에 고양이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와도 별다른 감각없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p131

그런면에서 강아지 보다 고양이가 훨씬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보살핌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살아간다. p32

세번째 내용으로는 고양이에게 필요한 영양학에 대해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알 수 있으며

여섯번째 내용으로는 고양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매우 궁금한 사실을 통해 한층 고양이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그들에게도 '두려움(공포), 불안증, 강박장애, 과잉그루밍, 이식증, 분리불안증'이 있으며 보호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알려준다. 냥이를 키워보아서 알지만 그들은 또한 오즘 스프레이, 공격성 등을 보이기도 하는데 보호자가 알아 두어야 할 사항과 대처법을 자세히 알려 준다.

마지막으로 고양이를 한 번 더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실어주고 있는데 그것은 '예방 접종부터 시작해서 고양이 주요 유전질환에 대해 동물의 복지론에 대해서도 그들의 권리를 대변해 준다.


고양이에 대한 알아야 할 지식을 이 한 권으로 끝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책 안에, 고양이만을 위한 진료실이 있음을 분명히 말해 두고자 한다.

이 책 한 권을 통해 냥이 집사로서 '수의사' 자격을 딴 기분이 든다.

아픈 고양이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존재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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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의 중국 문화대혁명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바바 기미히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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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관점에서 문화대혁명의

배경과 현실에 접근한 책!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역사를 넘어 세계사의 무대에서 문화대혁명이 미친 영향을 새롭게 조명해 본 책이다.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난 뒤 일본인의 이목을 끌었던 동시에 중국의 동향으로 4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 1949년 중화인민국화국 수립, 둘째 1966년 문화대혁명 발발, 셋째 1972년 일중 국교 정상화, 그리고 1989년 텐안만 사건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네가지 사건 가운데 문화대혁명에 초점을 맞추어 문화대혁명의 요인부터 전개까지 국제적 관점에서 발생 배경과 현실을 살펴보고, 기존의 문화대혁명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자료를 제공한다.

즉 단순히 문혁(문화대혁명)의 국제적 영향이라는 결과론뿐 아니라, 문혁이 왜 발생했는가, 국제 정세로부터 문혁의 요인론에 가까이 접근해보고자 하였다. 특히 요인론, 결관론 모두에 있어 "인도네시아"라는 장소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베트남 요인에 주목했던 연구도 있었지만, 인도네시아에 주목했던 경우는 이 책이 처음이라고 말한다.

문화대혁명이라는 거대 담론을 세계사 속에서 보려는 시각은 중국내에서 보는 관점을 넘어 세계인들 모두에게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떠 크게 할 것으로 본다.

 

문화대혁명은 1966년 중국에서 마오쩌둥에 의해 일어난 대규모 사회운동을 말한다. 그 여파는 중국 내에 머물지 않고 베트남 반전운동, 프랑스의 5월 혁명, 프라하의 봄으로 불렸던 동유럽 민주화 등 세계 사회운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참으로 놀라운 혁명이며 개인적으로 새로운 지식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아야 될 중점은 "그다지 중시되지 않던 인도네시아와 일본에서의 관련 양상을 추구함으로써 '세계사속의 문화대혁명'이라는 저자의 새로운 입론의 근거를 더욱 보강하는 동시에 여타의 문혁론에 보기 힘든 차별화와 특색을 보게 된다"는데 있다. 즉 그 영향 관계의 범위가 '인도네시아의 9.30 사건'에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문화대혁명보다 1년 앞선 9.30 사건은 학살당한 희생자만 100만명을 헤아린다고 하니 이 또한 우리가 긴요하게 살펴봐야 할 역사적 아픔이다.

책을 통해 "인도네시아 9.30 사건"을 처음 접하고 자료를 살펴보니 그 끔찍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극악에 치달았다. 9.30 사건이란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러하다.

"1965년 9월 30일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체제(NASAKOM_민족주의자·종교인·공산주의자) 를 붕괴시킨 정치적 격동"

수많은 아픔을 준 혁명들은 단순한 과거 역사에 대한 회고적 취미나 사건의 나열들이 아닐 것이다.

즉 그러한 사건의 배경으로 작용했던 사회의 빈곤과 불평등, 시대의 폐색감 등이 더욱 확대, 고착화되는 한편으로 세상에 불만의 용암이 가득 쌓이면 어떠한 형태로든 문화대혁명과 같은 9.30과 같은 우리나라로 치면 4.19와 같은 파국적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국민을 압박하며 권력을 통해 우리 삶의 전반적인 것을 압박해 오면 끓는 용암처럼 언젠가는 그 용암이 터져 폼페이와 같은 고통을 온 국민이 받게 되리라 본다.

저자는 일본인이다. 그를 통해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당시의 일본 학생 및 좌익 운동과 일정한 연관을 맺어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어 놀랍다. 저자는 p213에서 "서방 제국 가운데에서도 문혁의 농후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일본이다."고 말한다. 실감나지 않지만 저자는 역사 속에 있는 사건을 가져와 말해 주고 있다.

일본으로의 문혁 전파가 빨랐던 점을 언급하고 있는데 "마오쩌둥이 문혁을 발동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이, 이 책 4장에서 언급했던 1966년 3월 벌어진 중국공산당과 일본공산당과의 결렬 사건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p220

그러한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에 있어서의 일공계의 중국 관련 조직, 단체 내에 잇달아 균열이 생겨나고, 격렬한 대립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문화대혁명에 대해 좀 더 넓고 다각적인 시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며, 중국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세계의 아픔을 더 이해하고, 현실을 진단하며 문제를 살피는데 이 책은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본다.

억압된 모든 곳에 자유가 속히 오기를 바라며...

더 이상은 이런 역사적 아픔이 이 땅에 생기지 않기를...

 

지금 북한 김정은의 소식이 제대로 전해오지 않는 이때에 그곳에 거대한 "역문화적인 대혁명"이 일어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기를 소망하며 기도해 본다.

문혁은 중국이라는 특수한 공간, 특수한 역사적 조건하에서 일어났던 일회성의 사건이었을까?

아니면 일정 조건하에서는 어떤 나라, 어떤 사회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참으로 망령처럼 연쇄적으로 반복하여 일어날 수 있는 사태인가?

문혁을 외부로부터 마치 새의 눈처럼 부감 · 관찰함으로써 문혁이라는 현상을 다시 한 번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p34


※ Freedom Quotes

배운 자만이 자유롭다.

只有受过教育的人才是自由的。

(에픽테토스, 자유명언)

변화는 필연성의 바퀴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투쟁을 통해서 나타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위해서

우리의 등을 곧게 펴고 투쟁해야합니다.

당신의 등이 구부러지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당신을 올라탈 수 없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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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숲에서의 일 년 인생그림책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지오반니 만나 그림, 정회성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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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내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과 정면으로 부딪쳐서 나 자신이 인생의 가르침을 온전히 익힐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언젠가 죽음을 맞게 되었을 때 내가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싶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꼭 그래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는 결코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한순간이라도 깊이 있게 살면서 삶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고 싶었다.

또 스파르타 사람처럼 강인한 태도로 살면서 삶이 아닌 것들을 모두 물리치고 싶었다. p9

일찍이 월든이라는 책은 내가 다가 갔는지 그 책이 나에게 왔는지 서로가 끌어당기는 무엇이 있었다.

위의 글귀는 이 책 머리말에 있는 것이지만 내 마음에도 이미 책(은행나무 출판)을 통해 한 폭의 글씨로 다가와 있던 내용이었다.

이번에 나온 '월든'이라는 책은 "어른 동화"라고 해도 될 정도로 한 폭의 그림과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와 닿는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동화가 되어 소박함과 함께 때가 덜 묻은 자연을 동경하도록 이끌것으로 본다.

특히 소로의 명문장에 안데르센 상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지오반니 만나)가 그린 아름다운 수채화가 어루어져 어른 아이할거 없이 모두의 가슴을 울리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핵심문장은 그림과 함께 고요한 사색의 여행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내게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꾸려가라고 권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목욕을 했다.이는 하나의 종교적인 의식으로, 내가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었다. p25

호수는 마음의 고향과 같다. 학창시절 우리는 이런 노래를 불렀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매일 '소로'처럼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건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오늘도 삶을 전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에게 또는 너에게 물어본다.

월든의 책을 읽어보면 소로가 가진 생각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데 실제 인간이 소박한 생활을 추구한다면 일 년에 6주가량만 일을 하면 생계비를 충당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내었다. 그는 한 칸짜리 작은 오두막에 딱딱한 침대와 작은 책상, 그리고 손님을 위한 세 개의 의자가 살림 전부였다.(p16-17) 소로는 월든 근처의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여, 계절에 따른 수량의 변화, 호수들의 생태적 특징, 어류와 조류의 번식과 행동양식, 삼림과 농부들의 모습까지 마치 자연과학자처럼 자세히 기록해두었다. 그리고 저녁이면 농업서를 읽고, 예기치 못한 손님들을 맞이하고, 참된 삶이란 무엇인지 명상을 했다고 한다.


소로의 또 다른 말을 가져와 본다.

단순히 살아가기 위해

삶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사람처럼 바보는 없다.

위대한 모든 일은 자기 충족적이다.

예컨대 시인이라면 다른 것 아닌

시로서 자기 자신을 지탱하는 것이다.

증기기관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목공소는

다른 연료가 아니라 작업 도중에 나오는 잔 나무들을 이용해 그 기관을 돌린다.

사람은 사랑으로써 삶을 영위해가면 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원칙 없는 삶』중에서

그렇다.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서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물질 문명화된 현대 산업화 사회에서 인간이 그 문명에 종속되며 끌려가는 존재가 아닌 '주체자'로서 살아가는 삶이며, 그건 비싼 댓가를 요구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한 삶을 보여주려고 그는 의도적으로 이렇게 살았다.

2018년도일 거다. tvN 예능 프로그램인 <숲속의 작은 집>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연예인 소지섭과 박신혜이 나와서 작은 오두막과 같은 곳에서 전기, 수도, 가스 등 우리가 기본적으로 누렸던 문명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른바 '오프그리드'의 삶이며, '미니멀 라이프'의 삶이다.

시청률은 안 나왔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프로를 통해 힐링하는 시간이었다.

비록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

p37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행복은 돈을 넘어 지금 내 옆에 현존하고 있다.

이걸 모르니 끊임없이 바벨탑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쯤에 내가 좋아하는 한 문장을 추가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당신이 이미 행복하다면

그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벵갈의 성자 라마크리슈나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혹여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간단하게 책을 소개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여 말해 본다. <월든>은 19세기 미국의 위대한 저술가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대표작이다. 소로는 1845년 3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직접 자그마한 오두막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자연을 벗 삼아 2년 2개월(1845년 7월부터 1847년 9월) 동안 생활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가는 실험을 하면서 소로는 문명사회에 반대하고, 타인으로부터 강요받는 삶에서 벗어나길 꿈꿨다.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사회를 비판하고, 스스로를 통해 대안적인 삶이 가능하는 걸 증명해 냈던 것이다. p5

월든이라는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이 책을 꼭 소장용으로도 소유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소유함으로 나는 소박하며 값진 행복에 이르렀다.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그림자료가 적은게 아쉽다.' 어른 동화로서 보기에 자료가 더 많고 그림도 더 많이 그려진 책이 나온다면 더 유익되리라 생각된다.

"삶의 필수품을 확보하면 불필요한 것을 더 얻으려 애쓰지 말고 비천한 노동으로부터 한숨 돌리고 삶의 모험을 감행하자."

"나는 많은 시간을 홀로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면 아무리 더불어 있기에 좋은 사람이라 해도 이내 지루해지고 싫증이 난다. 나는 홀로 있는 것을 즐긴다. 고독만큼 마음이 잘 통하는 벗을 만난 적이 없다. 우리는 보통 집 안에 있을 때보다 밖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더 외로움을 느낀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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