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중국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역사를 넘어 세계사의 무대에서 문화대혁명이 미친 영향을 새롭게 조명해 본 책이다.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난 뒤 일본인의 이목을 끌었던 동시에 중국의 동향으로 4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 1949년 중화인민국화국 수립, 둘째 1966년 문화대혁명 발발, 셋째 1972년 일중 국교 정상화, 그리고 1989년 텐안만 사건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네가지 사건 가운데 문화대혁명에 초점을 맞추어 문화대혁명의 요인부터 전개까지 국제적 관점에서 발생 배경과 현실을 살펴보고, 기존의 문화대혁명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자료를 제공한다.
즉 단순히 문혁(문화대혁명)의 국제적 영향이라는 결과론뿐 아니라, 문혁이 왜 발생했는가, 국제 정세로부터 문혁의 요인론에 가까이 접근해보고자 하였다. 특히 요인론, 결관론 모두에 있어 "인도네시아"라는 장소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베트남 요인에 주목했던 연구도 있었지만, 인도네시아에 주목했던 경우는 이 책이 처음이라고 말한다.
문화대혁명이라는 거대 담론을 세계사 속에서 보려는 시각은 중국내에서 보는 관점을 넘어 세계인들 모두에게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떠 크게 할 것으로 본다.
문화대혁명은 1966년 중국에서 마오쩌둥에 의해 일어난 대규모 사회운동을 말한다. 그 여파는 중국 내에 머물지 않고 베트남 반전운동, 프랑스의 5월 혁명, 프라하의 봄으로 불렸던 동유럽 민주화 등 세계 사회운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참으로 놀라운 혁명이며 개인적으로 새로운 지식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아야 될 중점은 "그다지 중시되지 않던 인도네시아와 일본에서의 관련 양상을 추구함으로써 '세계사속의 문화대혁명'이라는 저자의 새로운 입론의 근거를 더욱 보강하는 동시에 여타의 문혁론에 보기 힘든 차별화와 특색을 보게 된다"는데 있다. 즉 그 영향 관계의 범위가 '인도네시아의 9.30 사건'에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문화대혁명보다 1년 앞선 9.30 사건은 학살당한 희생자만 100만명을 헤아린다고 하니 이 또한 우리가 긴요하게 살펴봐야 할 역사적 아픔이다.
책을 통해 "인도네시아 9.30 사건"을 처음 접하고 자료를 살펴보니 그 끔찍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극악에 치달았다. 9.30 사건이란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러하다.
"1965년 9월 30일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체제(NASAKOM_민족주의자·종교인·공산주의자) 를 붕괴시킨 정치적 격동"
수많은 아픔을 준 혁명들은 단순한 과거 역사에 대한 회고적 취미나 사건의 나열들이 아닐 것이다.
즉 그러한 사건의 배경으로 작용했던 사회의 빈곤과 불평등, 시대의 폐색감 등이 더욱 확대, 고착화되는 한편으로 세상에 불만의 용암이 가득 쌓이면 어떠한 형태로든 문화대혁명과 같은 9.30과 같은 우리나라로 치면 4.19와 같은 파국적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국민을 압박하며 권력을 통해 우리 삶의 전반적인 것을 압박해 오면 끓는 용암처럼 언젠가는 그 용암이 터져 폼페이와 같은 고통을 온 국민이 받게 되리라 본다.
저자는 일본인이다. 그를 통해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당시의 일본 학생 및 좌익 운동과 일정한 연관을 맺어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어 놀랍다. 저자는 p213에서 "서방 제국 가운데에서도 문혁의 농후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일본이다."고 말한다. 실감나지 않지만 저자는 역사 속에 있는 사건을 가져와 말해 주고 있다.
일본으로의 문혁 전파가 빨랐던 점을 언급하고 있는데 "마오쩌둥이 문혁을 발동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이, 이 책 4장에서 언급했던 1966년 3월 벌어진 중국공산당과 일본공산당과의 결렬 사건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p220
그러한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에 있어서의 일공계의 중국 관련 조직, 단체 내에 잇달아 균열이 생겨나고, 격렬한 대립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문화대혁명에 대해 좀 더 넓고 다각적인 시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며, 중국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세계의 아픔을 더 이해하고, 현실을 진단하며 문제를 살피는데 이 책은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본다.
억압된 모든 곳에 자유가 속히 오기를 바라며...
더 이상은 이런 역사적 아픔이 이 땅에 생기지 않기를...
지금 북한 김정은의 소식이 제대로 전해오지 않는 이때에 그곳에 거대한 "역문화적인 대혁명"이 일어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기를 소망하며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