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한마디가 삶의 철학이 된다 - 세계사에 담긴 스토리텔링
한수운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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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사에 담긴 스토리 텔링

한 마디로 압축된 세계사

역사 앞에 홀로선 57명의 선각자들이 외친 결정적 순간의 말

고대에서부터 중세·근대·현대를 이어온 결정적 한마디!

대단하고 장황한 책을 손에 들게 되어서 기쁘다.

방대한 그림 자료와 함께 시대를 앞서간 역사 인물인 57명을 통해 역사 속에서 말해진 그들의 말이 천금처럼 들린다는 것은 비단 나만 아닐 것이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삶의 철학'이 되고 천금같은 진리가 되어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리고 있는 명언 같은 문장을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어쩌면 이들의 말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뇌리 속에 각인 되고, 마음에 새겨져 유의미한 철학적 삶의 자료가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가 잘 아는 인물들이 대거 출연해서 각자마다 시대 속에서 어떤 말이 오고 갔고 특히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결정적인 한 마디를" 듣게 되니 내용 흐름이 쉽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책에는 밑줄 쳐서 다시금 새길 내용들이 너무 많아 책이 지저분 해질 수도 있겠다.

다행히 '결정적 한 마디'가 따로 간결하게, 보기 좋게, 색글씨로 구별해 놓아서 가독성과 명확성이 명쾌하게 보여서 너무 좋다. 더불어 저자의 수고와 애씀이 얼마나 더했을지 짐작이 가서 소중하게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구성을 보면...

고대사에선 철학사상가(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디오게네스 등)와 왕/여왕(알렉산더 대왕, 아쇼카 대왕, 클레오파트라), 성인(붓다, 공자), 역사가(사마천, 키케로), 장군(한니발, 피로스, 카이사르, 스키피오)이 각각 고대역사를 이끈 주연으로 활약했다면 중세사엔 이들 외에 과학자(히파티아,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등)와 종교인(마르틴 루터), 문학예술인(다 빈치, 셰익스피어)이 다양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그 후 근대사로 접어들면 여기에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라는 특이한 전문가가 출현하게 되고 현대사에선 정치지도자 "간디, 처칠"의 얘기가 나오고, 발명가(에디슨, 라이트 형제)가 더 추가되어 나온다.

읽자마자 소크라테스의 아내인 '크산티페'에 대하여 나오는데 소크라테스가 헤타이라 출신의 아스파시아와 수삭학에 대해 얘기를 나눌 때 크산티페가 소크라테스 머리 위래 구정물을 붓는 장면이 그림 자료로 나오고 있다.

리얼한 그림이라서 한 눈에 들어온다.

한 번은 제자가 결혼에 대해 '하는 것이 좋을지 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 물었다.

이때 소크라테스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한다. 이 한 마디가 바로 삶의 철학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 온다.

하는 것이 좋다.

온순한 아내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고

사나운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

p18

이어서 나에게 다가 온 말은 '피타고라스의 한 마디'이다.

침묵하라. 아니면 침묵보다 더 가치 있는 말을 하라.

쓸데없는 말을 하느니 차라리 진주를 위험한 곳에 던져라.

많은 단어로 적게 말하지 말고 적은 단어로 많은 것을 말하라.

p30

책은 또 다시 알렉산더 대왕으로 나를 이끌었다. 알렉산더에게는 애첩 캄파스페가 있다. 어느 날 알렉산더는 최고의 화가인 '아펠레스'를 불러들여 애첩의 알몸을 그리게 하였다. 화실에 화가와 애첩 둘이 남았다. 그림은 더디 그려지고 있었는데 대왕은 기다리다 지쳐 화실을 찾았는데 아뿔싸 두 남녀가 침대에 뒤엉켜 있는 것이다.

이때 사려깊지 못한 왕 같으면 화가는 그 자리에서 목이 잘렸을 것인데 역시 대왕의 포스는 다른지 차분히 분노를 가라 앉히며 애첩을 화가에게 선물로 주어버렸다. 여기에 관해 로마의 박물학자 '폴리니우스'가 한 말이다.

대왕은 화가에게 여인을 선물로 하사한다.

위대한 대왕의 너그러운 천성 탓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이기는 대왕의 자제심은 더욱 위대했고

그의 관대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일찍이 대왕이 거두었던

어떤 다른 승리에 견주어 모자라지 않는 위대함을 이루었다.

대왕의 배려 속에 아팔레스는 절정의 예술을 쏟아 부었는데 바로 "바다 거품에서 태어나는 비너스" 조각 작품으로 한 여인의 아름다움이 창조되었던 것이다.

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디오게네스' 철학자에 대해 나온다.

밑에 그림 자료는 우리가 잘 아는 데로 이 내용이다.

"해가 있는데 왜 등불을 들고 다니십니까?"

"정직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라네"

인도 왕국의 아쇼카 대왕의 말 또한 진리를 내 품는다. 그는 불교를 열성적으로 신봉하였지만 불교만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종교를 관대하게 인정하고 있다.

모든 종교는 그들 모두가 자기 통제와 마음의 순수함을

갈망하기 때문에 도처에 존재해야 한다.

단테가 또 눈에 들어온다. 진리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것을 품고 있다 하겠다.

그가 말한 한 마디를 들어보자!

"지옥의 문은 모든 희망을 버린 자들을 향해 열려 있다."

"추위에 떨어본 사람만이 태양의 소중함을 알듯이 역경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인생의 귀중함을 안다." p182-184

단테의 결정적인 한 마디도 새겨 들을만 하지만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신곡》에 대한 에피소드를 통해 소소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이 책 안에 있다. 단테는 10살에 짝사랑하는 베아트리체(9세)를 만나게 된다. 이 날은 단테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당시 관습에 따라 부모가 정해준 대로 결혼을 하게 되는데 정확히 9년 뒤에 단테는 첫 사랑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되었다. 그날 밤에 꿈속에서 그녀와 함께 사랑의 신을 목격하게 된 단테는 꿈에서 깨어난 뒤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을 담은 시를 쓰게 된다. 그런데 아뿔싸 갑자기 첫 사랑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던 것이다. 슬픔도 슬픔이지만 단테는 그녀가 죽자 그녀를 돈 많은 금융업자에게 시집보냈던 그녀의 아버지와 금융업자들을 증오하면서 《신곡》의 '지옥'편에 지옥의 가장 밑바닥까지 추방시킴으로 자기 식의 복수를 하였다고 한다. 지옥은 어쩌면 나에게 가장 상처를 준 사람들이 머무는 장소일 것이다.

최고의 화가인 미켈란젤로의 한 마디 또한 마음에 새겨지는 문장이다.

하느님은 이 아름다운 밤하늘을 만들고도

어디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지 않았다.

그런데 조각상 하나 만들어 놓고 자랑이나 하듯이

내 이름을 새겨 넣은 나 자신이 부끄럽구나.

이후로 그는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새겨 넣지 않았다고 한다.

p225

마지막으로 '애덤 스미스'와 '고흐'의 결정적인 한 마디를 실어본다.

인간의 삶이 비참하고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소유물이 곧 나 자신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_애덤 스미스

평범한 길은 포장도로와 같다.

걷기엔 편할지 몰라도 꽃을 피우진 못한다. _고흐

p353, p434

아쉬워 아인슈타인의 한 마디를 더 담아본다. 잠깐 그에 관한 얘기를 해보면 그는 대학동기와 결혼하지만 원만하지 못하여 이혼을 하게 된다. 이 후 같은 해 친척 누나인 '엘자'와 결혼했다고 한다. 친척 누나? 당시는 이런 일이 흔한 것인가? 아무튼 아인슈타인은 대학교 시절에도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다고 한다. 중상위권을 맴도는 수준이었으며, 대학 졸업시 만점 6점에 4.91을 받아 전체 6명 중 4등을 하였다. 그런 그가 1921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제대로 집중하면 6시간 걸릴 일도 30분 만에 끝낼 수 있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30분이면 끝날 일도 6시간을 해도 끝내지 못한다.

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단지 모든 것에 열렬한 호시김을 가질 뿐이다.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진실의 가장 큰 적이다.

p473-478

❚ 이 책은 이렇게 동서양의 역사를 만들어갔던 역사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의 얘기를 가져와서 그 속에서 삶의 철학적 진수를 말하고 있다. 내 삶이 무언가 실망스럽고 힘들다해도 역사 속에 살아간 인물들의 실천의지와 삶의 혜안들을 보다 보면 나에게 강력하게 던져질 결정적 한 마디를 얻게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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