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 숲에서의 일 년 인생그림책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지오반니 만나 그림, 정회성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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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내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과 정면으로 부딪쳐서 나 자신이 인생의 가르침을 온전히 익힐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언젠가 죽음을 맞게 되었을 때 내가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싶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꼭 그래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는 결코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한순간이라도 깊이 있게 살면서 삶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고 싶었다.

또 스파르타 사람처럼 강인한 태도로 살면서 삶이 아닌 것들을 모두 물리치고 싶었다. p9

일찍이 월든이라는 책은 내가 다가 갔는지 그 책이 나에게 왔는지 서로가 끌어당기는 무엇이 있었다.

위의 글귀는 이 책 머리말에 있는 것이지만 내 마음에도 이미 책(은행나무 출판)을 통해 한 폭의 글씨로 다가와 있던 내용이었다.

이번에 나온 '월든'이라는 책은 "어른 동화"라고 해도 될 정도로 한 폭의 그림과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와 닿는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동화가 되어 소박함과 함께 때가 덜 묻은 자연을 동경하도록 이끌것으로 본다.

특히 소로의 명문장에 안데르센 상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지오반니 만나)가 그린 아름다운 수채화가 어루어져 어른 아이할거 없이 모두의 가슴을 울리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핵심문장은 그림과 함께 고요한 사색의 여행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내게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꾸려가라고 권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목욕을 했다.이는 하나의 종교적인 의식으로, 내가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었다. p25

호수는 마음의 고향과 같다. 학창시절 우리는 이런 노래를 불렀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매일 '소로'처럼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건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오늘도 삶을 전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에게 또는 너에게 물어본다.

월든의 책을 읽어보면 소로가 가진 생각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데 실제 인간이 소박한 생활을 추구한다면 일 년에 6주가량만 일을 하면 생계비를 충당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내었다. 그는 한 칸짜리 작은 오두막에 딱딱한 침대와 작은 책상, 그리고 손님을 위한 세 개의 의자가 살림 전부였다.(p16-17) 소로는 월든 근처의 자연을 면밀히 관찰하여, 계절에 따른 수량의 변화, 호수들의 생태적 특징, 어류와 조류의 번식과 행동양식, 삼림과 농부들의 모습까지 마치 자연과학자처럼 자세히 기록해두었다. 그리고 저녁이면 농업서를 읽고, 예기치 못한 손님들을 맞이하고, 참된 삶이란 무엇인지 명상을 했다고 한다.


소로의 또 다른 말을 가져와 본다.

단순히 살아가기 위해

삶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사람처럼 바보는 없다.

위대한 모든 일은 자기 충족적이다.

예컨대 시인이라면 다른 것 아닌

시로서 자기 자신을 지탱하는 것이다.

증기기관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목공소는

다른 연료가 아니라 작업 도중에 나오는 잔 나무들을 이용해 그 기관을 돌린다.

사람은 사랑으로써 삶을 영위해가면 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원칙 없는 삶』중에서

그렇다.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서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물질 문명화된 현대 산업화 사회에서 인간이 그 문명에 종속되며 끌려가는 존재가 아닌 '주체자'로서 살아가는 삶이며, 그건 비싼 댓가를 요구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한 삶을 보여주려고 그는 의도적으로 이렇게 살았다.

2018년도일 거다. tvN 예능 프로그램인 <숲속의 작은 집>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연예인 소지섭과 박신혜이 나와서 작은 오두막과 같은 곳에서 전기, 수도, 가스 등 우리가 기본적으로 누렸던 문명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른바 '오프그리드'의 삶이며, '미니멀 라이프'의 삶이다.

시청률은 안 나왔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프로를 통해 힐링하는 시간이었다.

비록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

p37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행복은 돈을 넘어 지금 내 옆에 현존하고 있다.

이걸 모르니 끊임없이 바벨탑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쯤에 내가 좋아하는 한 문장을 추가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당신이 이미 행복하다면

그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벵갈의 성자 라마크리슈나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혹여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간단하게 책을 소개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여 말해 본다. <월든>은 19세기 미국의 위대한 저술가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대표작이다. 소로는 1845년 3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직접 자그마한 오두막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자연을 벗 삼아 2년 2개월(1845년 7월부터 1847년 9월) 동안 생활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가는 실험을 하면서 소로는 문명사회에 반대하고, 타인으로부터 강요받는 삶에서 벗어나길 꿈꿨다.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사회를 비판하고, 스스로를 통해 대안적인 삶이 가능하는 걸 증명해 냈던 것이다. p5

월든이라는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이 책을 꼭 소장용으로도 소유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소유함으로 나는 소박하며 값진 행복에 이르렀다.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그림자료가 적은게 아쉽다.' 어른 동화로서 보기에 자료가 더 많고 그림도 더 많이 그려진 책이 나온다면 더 유익되리라 생각된다.

"삶의 필수품을 확보하면 불필요한 것을 더 얻으려 애쓰지 말고 비천한 노동으로부터 한숨 돌리고 삶의 모험을 감행하자."

"나는 많은 시간을 홀로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면 아무리 더불어 있기에 좋은 사람이라 해도 이내 지루해지고 싫증이 난다. 나는 홀로 있는 것을 즐긴다. 고독만큼 마음이 잘 통하는 벗을 만난 적이 없다. 우리는 보통 집 안에 있을 때보다 밖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더 외로움을 느낀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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