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 개정3판
홍순도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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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30년도 넘었을 것이다. 그때 이런 말이 있었다. "중국을 알아야 세계가 보인다"

그래서 제 2 외국어인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배워야 한다면서 한창 중국어에 대한 열풍이 불었던 기억이 난다. 가까이 있는 나라이며 우리나라와 밀접한 역사를 함께 어우르면서 살아온 관계가 있지만 사실 속속히 모르는 나라가 바로 이 나라가 아닌가 싶다. 중국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였다. 현재 중국은 세계 글로벌 사회에서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경제 대국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또한 최근 반도체, 자동차, 제약, 게임 등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움직임은 너무나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중국은 대규모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의 유명 기업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제주도 땅을 다 사다들인다는 정보가 예전에 있었는데 매우 화가 났지만 어쩌겠는가? 그래서 찾아보았다. 세계일보 2020.07.23일에 나온 정보인데 "현재 제주 부동산을 보유한 외국인의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1만160필지, 981만4949㎡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는 미국인 1950필지 423만6079㎡, 일본인 318필지 207만5364㎡ 등의 순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모른다. 그래서 또 찾아보니 현재 그들이 가진 땅의 규모는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3배 이상 규모라고 한다.'

아무튼 이런 그들의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전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2개국(G2) 나라가 된 지금 중국의 흥망성쇠는 우리나라의 운명과 직결돼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중국을 알아야만 세계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고 인구가 많은 만큼 그들의 문화가 참 다양하다고 하니 그 사실을 일일이 안다는 것은 실제 접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와준 것으로 본다. 나에게는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의 특징과 장점

▶중국과 무역이나 사업을 하는 분들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

▶중국 특유의 문화를 다양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

▶중국인들의 민낯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책!

▶최신 중국의 문화코드와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실용정보가 가득한 책!

기억에 남는 한 문장

"양다리는 기본, 삼다리 사다리도 좋다" 이 책의 첫 쳅터를 보면서 일단 만족했다. 재미있게 읽히며 중국에 대해 이미 반 이상을 안것만 같다. 사업을 하는 사람만 아니라 중국인과 교류를 처음하는 자들에게 이 책은 매우 도움이 클것이다. 중국인들은 특유의 양다리 걸치기, 즉 자오타량촨((脚踏兩船))에 능하다. 중국인들은 삼다리, 사다리는 보통이고 심하면 십다리도 걸친다. 영화에서도 보면 ‘하오, 하오’ 를 연발하며 철썩 같이 믿게 해놓으며 매우 좋은 성격을 보이는 것 같지만 태연히 다른 상대와 만남을 가진다. 계약할 때도 그렇고 남녀관계도 그렇다. 따라서 뒤통수 얻어맞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하며 경계해야만 한다. 충격적인건 국제적으로 공인된 런민대학 사회학연구소가 '중국인 성혁명 백서'를 통해 섹스 파트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두는 국민이 중국인이라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예는 중국 혁명의 선도자이자 정치가인 '쑨원'(孫文)의 얘기다. 그는 1911년 신해혁명이 성공하기 전에 친구 쑹루야오의 큰딸인 '아이링'을 비서 겸 애인으로 데리고 있었으나 정작 결혼은 그녀의 동생 '칭링'과 했다. 아이링이 자신과 산시성 출신의 긍융재벌 '쿵샹시'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기를 하자 자신도 양다리를 걸치면서 다른 배에 옮겨 탄것이다. 그런데 쑨원의 충실한 후계자인 '장제스'나 '마오쩌둥'도 다르지 않다. 마오는 장칭 등의 부인이 있는 상태에서 장위평 등 여비서들을 거의 모조리 섹스 파트너로 삼았다. 이 사실은 중국 정부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고 하니 중국 여성은 정말 조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추가적으로 특파원의 정보에 의하면 중국 연예인 지망생 중 40% 정도가 성상납을 통해 데뷔한다고 말한다. 이게 뭥미??)

사업상의 양다리는 중국인에게는 필수처럼 여긴다. "구동존이(求同存異)" "‘훠비싼자(貨比三家)"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모두가 다 양다리 기술의 단어이다. 특히 훠비싼자의 방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즉 '한 물건에 대해 적어도 세 군데 가게에서 가격을 비교하며 자기들의 실리'를 따져 이득을 취한다. 심한 경우는 '휘비스자' 즉 열 군데에서 물건을 받아 값을 비교한다. 그래서 이들과 계약을 맺을 때에는 뒤통수를 단단히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야 구체적일 것이다. 최근 한국의 B모 중견 건설회사는 베이징 차오양구에 대형 빌딩 한 채를 구입하는 거계약을 체결했다. 빌딩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비싸지 않아 실무 담당자인 임모 부장은 본사 임원들로부터 적찮은 칭찬을 들었다. 그런데 아뿔싸, 본계약을 체결하려 했을 때 그 회사는 딴 소리를 하였다. 정부 방침에 따라 외국 업체에는 매각하지 못하게 됐다고 변병한 것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국의 한 대기업이 웃돈을 준다고 하자 아예 방향을 틀어버렸다. 더 기가 막힌건 해당 빌딩을 가계약한 업체가 B사 말고도 몇 곳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구동존이 전략을 마냥 비난해서는 아니 된다고 저자가 말한다. 살아남으려면 이런 양다리 기질과 문화를 이해하고 오히려 거기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하며 실리적인 외교를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1인자보다 2인자가 좋아" 이 또한 중국인의 특징이다. 국가 서열 1인자가 최고 권력을 펼칠거 같지만 막후 실세가 존재하며 그것을 더 즐긴다. '저우언라이' 총리는 마오쩌둥과 함께 공산 혁명을 이끌었다. 그래서 형식적으로라도 1인자를 노릴만 했지만 그는 다소 욕심부리다가 비참하게 세상을 떠난 류사오치나 린바야와는 달리 항상 넘버 투에 만족하며 살았다. 마오 전 주석이 대중 앞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을 때에도 항상 뒤에서 2인자의 자세의 철학을 보여주었다. 이때문인지 세상을 떠난 1975년까지 무려 26년 동안이나 총리 자리를 지켰다. 이런 것은 정치만 아니라 기업, 학교, 심지어는 조폭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현재 시진핑 뒤에서 실무형 정치가로서 움직이는 자가 있으니 바로 '리커창' 총리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중국이 난리일 때 시 주석을 대신해 총대를 메고 앞으로 나섰다. 비록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두더라도 말이다. 이건 2인자에 만족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끈질긴 보복 문화에 관한 얘기도 섬찟하게 다가 온다. 무려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 가족을 몰살한 사건이다. 사건은 이러하다. 살인자인 청년의 부친이 이웃집 피해자와 다툼이 생겨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청년의 부친은 이를 애통해하다가 병으로 세상을 떴는데 그냥 죽지 않고 '반드시 원수를 갚아라'는 유언을 남겼다. 아들은 불행히도 효자였는데 20년 이상이나 은인자중하면서 때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결정적 순간에 잔인하게 살해를 하였다. 중국의 보복 문화는 대체로 전략적, 우회적으로 이뤄지며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에는 강하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이런 중국의 보복 문화에는 체면을 중시하는 기질을 먼저 꼽아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중국인들의 체면을 구기는 일은 될 수 있는한 없어야 겠다. 더 끔찍한 건 중국 전봇대에 이런 광고가 버젓이 붙어 있다. 그건 "돈을 주면 보복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중국인들의 식탁이 원탁 모양인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또한 중국 화장실에는 '문'이 없어 외국인 경우 문 열고 용변을 보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 다는 얘기도 재미나게 읽었다. 물론 일반적인 대도시나 호텔, 대형 식당의 경우 그렇지 않지만 대도시의 변두리나 뒷골목, 중소 도시에 이르면 폐쇄보다는 개방을 지향하는 재래식 화장실이 다수라고 한다. 이렇게 문도 칸막이도 없는, 악명 높은 중국의 화장실은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궁금할 것이다. 무엇이든 이유가 있는 법.

그나마 현대식인데도 민망

그 이유는 이러하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출범했을 때까지도 대만 국민당 세력 중 일부가 본토에 잔류하였다. 당시 공산당의 장악력이 확고하지 않아 간첩들이 준동했는데 화장실에서 많은 정보가 교환되어 아예 문을 다 떼어버렸다. 더군다나 1960년대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불신과 감시가 더 깊어져 이런 습관이 굳어지게 되었다.

이 책 3장 '뒷골목 문화'에 대한 얘기를 읽고 중국을 바라보면 중국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갈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왜 그들은 그렇게 공중 장소에서 떠들어 대며, 아무대나 가래침을 뱉을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 속이 다 비치는 잠옷을 걸친채 활보하지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도덕불감증과 노출 습성을 볼 때 역시 후진국이라는 잣대를 재겠지만 이건 또한 그들의 국민성과 환경에 기인한 것이 있으니 참고해야 할 것이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이런 말을 했다.

곳간이 가득 차야 백성들이 염치를 안다.

중국인에게는 아직도 곳간이 차지 못한 것일까? G2라는 말이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올라갈 정도로 세계적 슈퍼 파워가 됐음에도 평균적인 민도는 '공자의 나라가 맞나'할 정도로 후진국 형태를 보인다. 이와같이 중국의 문화는 여러가지면에사 낯설고 익숙하지 않는게 많다. 그러나 이들을 알지 못하면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중국으로 인해 매우 곤란한 처지에 이를 것이다.

민족보다는 동향인을 더 중요시 여기며, 그래서 동향 사람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로 목숨을 걸고 도와준다'는 나라, 동창은 아군이기 보다는 자신에게 적으로 생각하는 나라, 그래서 베이징대, 칭화대는 공식적인 동창회가 없다고 하니 전혀 다른 이질적인 나라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술 권하는 사회'로서 술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못한다. 특이한게 또 하나 있는데 유교의 고장이기에 더 예의범절이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중국인들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한 손으로 술을 따르고 받는다. 이러한 디테일한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면 우린 중국과 교류할 수 없을 뿐더러 경제 교류, 문화 교류 또한 어려울 것이다. 미디어 덕택에 중국인은 빨강색을 좋아한다는 정도는 알지만 이렇게 13인의 베이징 특파원을 통해 중국 문화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 중국인들은 웬만해서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한두 번 봤다고 친학척 하다가 낭패 당하기 쉽기에 이 책 한 권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속속히 알아가는 유용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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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메이트북스 클래식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현우.이현준 편역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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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인물 중에 후기 스토아 철학을 주도한 세 명의 철학자가 있다. 그 이름들은 이러하다.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들 모두는 톨스토이의 글만 아니라 기타 문인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에 심오하게 자리잡고 있다. 세네카는 귀족이며, 에픽테토스는 다리에 장애가 있는 노예이다. 그런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제국을 20년 넘게 다스렸던 16대 황제이다. 그는 로마제국의 중흥 시대를 이끌었던 5현제의 마지막 황제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알게된 사실은 스토아의 철인이며 노예였던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에 영향을 받아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로마에 있을 때나 게르만족을 치기 위해 진영에 나가 있을 때 스스로를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그 내용을 그리스어로 꾸준히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명상록>이다.

이와같은 그의 모습은 아버지 보다 할아버지를 통해서 큰 영향력을 받게 되었다. 그는 121년 로마에서 귀족인 안니우스 베루스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3살때 일찍 아버지를 여위게 되는데 그래서 시의 장관이자 집정관을 세 차례나 역임한 할아버지에게 입양되어 당대 최고의 학자들에게서 수사학, 철학, 법학, 미술 등을 배우게 된다. 그 가운데 바로 스토아 철학자 루스티쿠스와 에픽테토스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그는 재위 기간의 대부분을 화려한 제국의 수도 로마가 아닌 변방의 전쟁터에서 머물며, 군사들과 고락을 함께했다고 하니 이것만 봐도 그는 특별한 황제이다. 플라톤은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왕이 철학에 몰두하지 않는 이상 세상의 어지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로부터 5백년이 지난 후 플라톤의 철인정치를 실현한 인물이 등장했는데 바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재위 161~180)이다.

21세기에 다시 읽는 『명상록』

이 책은 1,800년 전에 지어진 책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필요한 책으로 존재하고 있다. 책 읽는데 관심을 가진자라면 서재에 '명상록' 한 권쯤은 꽂혀 있을 거라고 하는데, 아직 나에게는 없지만 그가 쓴 책은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또는 인터넷을 통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기존에 명상록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명상록이라고 하여 이 책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이 책을 편역한 두 사람(이현우, 이현준)을 통해 산만하게 흩어진 내용을 6개의 주요 테마로 재분류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77개의 칼럼으로 완전히 재정립함으로서 이 책은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

고대 철학자의 혜안을 통해 우리 삶을 비춰보면 매우 현실적이며 삶을 분명하게 직관하게 하여 어디에 목적을 두고,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야 될 지를 보게 되리라 확신한다.

6개의 주요 테마

첫 번째 테마에서 보게 되는 것은 인간 본성에 관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자신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는 누구인지 다시금 되돌아 보도록 하고 있다.

많은 말이라든지, 포도나무라든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 이것은 전혀 의아스러운 말이 아니다. 심지어는 태양조차도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다." 하늘에 있는 그 밖의 다른 존재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는가? 단순히 세상을 즐기기 위해서? p19

두 번째 테마는 언젠가는 죽음을 마주해야만 하는 인간에 대해 다룬다. 어쩌면 잔혹하게 들릴진지 모르지만 우리가 매일 얼굴을 보고 있는 그 자녀가 내일이면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실제 틀린 말이 아닌데도 우리는 이것을 보고 매우 불길하게, 좋지 않게 여긴다. 아무리 오래 산다할지라도 결국 우리가 잃는 것은 '현재'라는 그의 말이 새삼 되새겨지며 삶을 깊이 관조하게 된다.

에픽테토스가 말하기를, "당신이 자녀와 입맞춤을 하는 순간에도 마음속으로 '어쩌면 너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라"라고 했다. 사람들이 너무 불길한 말씀이라고 투덜거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것은 전혀 불길한 말이 아니다. 단지 자연의 한 행위를 묘사했을 뿐이다. 이것이 불길하다면 잘 익은 옥수수를 수확한다는 것도 불길한 일이 아니겠는가!" p37

당신이 3천년 ,혹은 3만 년을 산다고 할지라도 사람은 누구든지 그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 이외에는 어떤 것도 잃지 않으며, 또한 그가 소유한 것도 오직 상실해가고 있는 현재의 삶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언제나 두 가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만물은 태초부터 반복되는 형태를 가지고 주기를 거듭해왔다. 그래서 이 동일한 광경을 당신이 백 년, 이백 년, 아니 영원히 관조한다 할지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둘째 오래 살다 죽은 사람이나 아주 일찍 요절한 사람이나, 그들이 잃게 되는 것은 정확하게 같다. 두 사람 다 오직 공통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현재'라는 것만을 잃을 뿐, 그가 소유할 수 없는 그 밖의 것은 잃을 수도 없다. p41

어제는 한 방울의 정액이었던 것이, 내일에는 한 줌의 재로 변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의 덧없는 세월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응하며 살라. 저 잘 익은 올리브 열매 하나가 자신의 생명을 낳아준 나무에 감사하고 자신을 길러준 대지를 축복하면서 땅에 떨어지듯이, 평안히 당신의 여생을 마치도록 하라. p51

세번째 테마에서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도록 해주는 충고가 있다.

헤르만 헤세의 이 말처럼 즉 "우리 내면에는 언제든지 들어가서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는 고요한 성소가 있다" 라는 말이 보여주듯 우리 내면에 진정한 바닷가가 있고, 깊은 안식이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바닷가에 가야만 내 마음에 힐링이 될 때가 있으니 자연을 거니는 삶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

사람들은 때로 시골이나 바닷가, 혹은 깊은 산중에 묻혀 살기를 바란다. 당신 역시 이런 꿈을 꿀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공상은 부질없는 짓이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원하기만 하면 자기 자신의 내면의 세계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자신의 영혼 속보다 더 조용하고 평온한 은신처는 없다. 자신의 내면에 이러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필요할 때마다 명상을 통해 즉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p64

네 번째 테마는 인간 내면의 정신을 고양시킬 것을 강조하는 경구와 칼럼이 나온다.

견딜 수 없는 일들이 사람에게 일어나는 법은 결코 없다. 마찬가지로 소나 포도나무나 돌들에게도 각각 그 자신의 본성에 걸맞는 일들만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물은 자신에게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들만 경험하게 되는데, 어찌하여 당신은 불평하는가? 우주의 본성은 결코 당신이 견딜 수 없는 일들을 일으키지 않는다.

당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당신이 이겨낼 수 있는 것이드니, 아니면 그럴 수 없는 것이든지 둘 중 하나이다. 만약 당신이 견뎌 낼 수 읶는 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면 불평하지 말라고 당신의 이성이 그것을 감당해 나가도록 참아라. 그러나 혹 당신이 이겨낼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할지라도 그것에 반감을 나타내지 마라. 비록 그 일이 당신을 정복했다 할지라도 그것 역시 언젠가는 소멸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p85

망약 당신이 외적인 일들도 인해 고통을 받는다면, 당신이 느끼는 고통은 그 일 자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받아들이는 당신의 관념 때문에 생겨난다. 하지만 당신은 언제든지 그러한 고통을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p99

다섯 번째 테마는 화해와 용서에 관한 얘기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비난을 퍼붓고 악의를 드러낸다든지, 당신을 모욕할 때면 그들의 영혼에 다가가 그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꿰뚫어보라. 그러면 당신이 그들에게서 인정받기 위해 수고하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110

자신에게 '내 탓이로'라는 생각을 불어넣고, 그러한 감정을 유지하도록 하라. 상처받았다는 느낌을 부인하면 상처 그 자체도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p121

여섯 번째 테마는 정의와 공공의 이익, 선한 의지로 정진하기를 조언해 준다. 역시나 그는 마지막 테마에서도 진정한 조언으로 우리 인생에 해답을 제시해준다. 어떤 대상을 두고 그가 선한 삶을 살았는지, 성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필요없는 논담으로 시간과 삶을 낭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가 선한 삶을 살면 된다. 내가 삶의 주인공이 되어 살고, 선행을 함에 있어서도 어떤 보상이나 평판도 바라지 않고 살아가면 족하다.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인가에 대해 논쟁하는 데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하라. 당신에게 선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스스로 시험해보라. 선한 삶이란 우주로부터 자신에게 부여된 운명에 만족하면서 바른 행동과 자비로운 길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p131-132

이 책은 진정 불멸의 고전으로서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해야 할 인간의 벗이요 최고의 『명상록』이다. 6개의 테마 안에는 무수한 삶의 메세지가 있다. 각자마다 마음에 다가오는 울림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냥 넘어간 글귀가 내 마음을 망치로 때릴 때가 올 것이다. 황제로서 참으로 멋진 삶을 살아갔을 뿐 아니라 최고의 '명상록'을 남긴 그의 삶을 동경하면서 오늘도 내게 준 '삶의 선물'을 충실하게 선하게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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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신약 성경 세트 - 전2권 필립스 신약 성경
J. B. 필립스 지음, 김명희.송동민 옮김 / 아바서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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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간했군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번역본입니다. 개인적으로 톰라이트 번역보다 낫더라고요. 톰라이트 번역은 뭐랄까 답답한 느낌인데 필립스 성경은 읽으면 마음 자체도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원문에 누가 더 가까운지 의견이 다분하지만 필리스 번역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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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무사시 - 병법의 구도자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우오즈미 다카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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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무협지 만화나 영화를 보며 마치 주인공처럼 '고수'가 되기를 꿈꾼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2000년대 태어난 아이들은 그러한 꿈을 꾸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이소룡과 성룡 세대의 사람들은 또는 야인시대를 보고 자란 어른들은 밀림에서 1인자로서의 야망을 품었으리라 생각된다.

일단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은 실존 인물에 관한 내용이면서 주인공인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사람이 29살에 이미 60여 차례의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단 한 차례도 패배가 없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 존재이며, 병법이기에 전설적인 검객인 그는 어떻게 일본에서 추앙을 받고, 더불어 한국까지 관심이 가는 대상이 되었는가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정말 단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는지, 아니면 일본이 영웅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다른이도 궁금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일단 읽어보며 판단하고자 하였다.

먼저 그의 출생에 대해 알고 가면 좋을 것이다. 그는 초기 에도시대의 전설적인 검객으로서 1584년에 태어났다.(일반적인 견해, 어떤 경우는 1582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사시가 직접 자신의 출생연도를 밝힌 적이 없다고 하니, 썩 중요하지 않는거 같고 더군다나 그의 비문을 보더라도 태어난 해나 향년에 대해 기록이 없다고 한다. 태어난 해를 1584년이라고 파악하는 것은 <오륜서> 첫 머리에 "예순이라는 나이"라는 표현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사시가 붓을 들기 시작한 1643년에 60세였다고 치고, 이로부터 역산해서 계산하면 이러한 결과를 나온다. 물론 추정이다.

무사시가 태어나던 해에 다케다 가쓰요리가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연합군에게 패배한 후 할복하고, 석 달 뒤에는 오다 노부나가가 자살하면서 군웅할거의 전란은 점차 끝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었다. 치열했던 군웅할거 시대에 끝자락을 잡고 태어난 그였기에 그는 한평생 일관되게 싸움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로써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터득할 수 있는 자가 되었다.

그는 13살 어린 나이에 아리마 기헤이와 대결해 생애 첫 승리를 거두게 되는데 이러한 얘기는 <무슈 겐신공 전래기>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싸움에 임하기 전까지 앳된 소년으로 묘사되던 무사시는 막상 대결 장면이 되자 상대인 '아리마'를 번쩍 들어 올려 내동댕이쳤다는 것이다. 물론 앞뒤가 맞지 않아 명백한 창작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하지만 무사시는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명망 있는 신토류 무예가를 상대로 목숨을 건 승부에 임했고 결국 이겨냈던 것이다. 따라서 일찍이 검술에 비범한 자질을 보였고, 본인도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후 무사시는 무사의 길로 접어들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검법을 연마했으며 19살 때에는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전했고, 21살에 교토로 상경했다가 다시 천하를 돌아다니며 29살이 될 때까지 다른 유파의 쟁쟁한 고수들과 60여 차례 결투했던 것이다. 이때가 1612년인데 간류 섬에서 사사키 고지로와 대결해 승리를 거둔 후 이를 끝으로 더는 결투를 벌이지 않았던 것이다.

실로 대단한 인물이며, 그의 존재는 검을 쓰는 자들에게 영웅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그 후의 모습이다. 그는 병법의 도에 대해 더욱 심오한 도리(道理)를 얻고자 연마를 거듭해가다 50세 무렵 자연스럽게 병법의 도를 만났다고 말한다. 즉 "병법의 이치를 터득했다"는 것이다.

과연 한 번의 패배도 없이 평생토록 추구했던 "병법의 도"란 무엇일까? 그의 삶의 궤적을 더듬어보는 시간은 그야말로 광산에서 보석을 찾듯 재미가 있다. 그의 관해서 살펴보면서 책 소개에서도 나오듯 지극히 합리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기술된 그의 사상을 『오륜서』를 중심으로 나열한 이 책은 다른 그의 전기와는 다르게 설득력 있게 다가 온다.

그렇다. 그는 칼과 무사의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 역사상 최고의 사무라이로 인정받고 있으며, 자신이 터득한 검법을 고도의 정신성으로 승화시킨 『오륜서』를 남겨 검도(劍道)의 원조가 되었다. 미국인 기업가인 잭 웰치는 “『오륜서』는 위대한 세계적 군사이론 서적이다. 이 책에 소개된 전술 원칙은 훌륭한 귀감이 된다”고 말을 하였고, 또한 오륜서는 하버드대 MBA와 미 육군사관학교의 교재이자 세계 4대 병법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니 이 책은 단연 최고의 병법서이면서, 인간의 삶과 승부의 세계에 대한 본질을 통찰하는 중요한 책으로 우리 시대에 남아 있다.

병법 35개조 2조(고수란 무엇인가?)

제 2조 '병법의 도'는 "무릇 대규모 전투든 일대일 싸움이든 병법의 도란 모두 같은 뜻이어야 한다." (...) 병법의 터득 요령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마음을 안배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몸을 단련하여야 한다. (...) 즉각적으로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도록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이며 어딘가에 머물러 움직임이 멈추면 "죽은" 것이다.

또한 병법 상-중-하의 위(位)를 아는 것은 검술 기량에 세 단계가 있다. 다양한 공격 자세를 통해 강하고 빠르게 보이는 검술은 하위에 불과하다. 자잘한 기교에 능하고 박자가 잘 맞으며 겉으로 보기에도 훌륭해 보이는 검술이라도 아직은 중위(中位)라고 할 수 있다. 상위(上位)의 검술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으며, 날카롭지도 빠르지도 않다. 결코 화려해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볼품없지도 않다. 그저 매우 올곧으며 고요할 뿐이다. p148-149

여기서 무사시가 말하는 것은 고수만이 볼 줄 아는 검술의 기량일 것이다.

탁구를 치다보면 상대방이 고수인지 아닌지는 단숨에 알게 된다. 고수는 무사시가 말하듯 다양한 공격 자세나 강하고 빠른 모습이 없다. 또한 자잘한 기교가 능하고 박자가 잘 맞아 보이지만 치다보면 그가 중위의 모습을 가진 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진정한 탁구 고수는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날카롭지도 빠르지조 않게 매우 올곧은 자세로 탁구를 치는 모습을 보인다.

운동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를 보면 그 사람이 움직이는 폼만 보더라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검술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고지에 이르면 그것이 눈에 보인다.

이어서 "배게 누르기" 기술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기술은 적이 미처 그 기술을 보이기 전에 미리 기술을 꿰뚷어보고 이를 압도하여 적의 공격을 미연에 차단하는 기술이다.

적이 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 그 기술이 머리를 눌러 기술을 펼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에 "베게 누르기"라고 일컬어진다. 또한 적의 칼을 자신의 칼이든, 몸이든, 마음이든, 그 무엇으로든 밟아 누르는 심정으로 적이 자유롭게 기술을 걸어올 수 없도록 하는 "검을 짓밟기"라는 가르침도 있다. p149

가장 중요한 병법의 도에 대해 무사시는 병법 25개조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음가짐"에서 "의의 마음은 가볍게 심의 마음은 무겁게"라고 표현한 이유는 적의 공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의식을 가볍게 움직이더라도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는 절대로 동요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상대방을 칠 때는 "평소에는 의의 마음을 발하고 의의 마음을 남기라. 칠 때도 한쪽 마음은 발하지만 동시에 적의 반격에 대비해 다른 쪽 마음은 스스로의 몸에 남겨주어야 한다. p150

마지막 부분에서 주의해야 할 점으로 "유구무구(有構無構)"를 말하고 있다. 검을 든 자세는 항상 적과 상황에 따라 달라야 하며, 처음부터 공격하려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병법 35개조의 마지막 부분은 "만리일공(万理一空)"이라는 말로 마무리 되는데 이는 "만일일공에 대해서는 글로 설명하기가 어렵고 스스로 연구해 병법의 도를 터득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즉 이 정도의 경지는 심오한 경지임을 말해준다. p152

무사시가 보여주는 검도는 단순한 칼 솜씨가 아니라 마음의 도(道) 또한 이룬 수준 높은 검술임을 보게 된다. 무사시가 말한대로 "도를 폭넓게 알면 모든 것들이 서로 만나는 경우가 있다"라고 언급하며 "유학자나 불교도, 다도가나 예법자나 노가쿠를 하는 사람들"의 도를 예로 들고 있는 그의 '검술의 도'는 중국이나 조선에서도 없는 특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 무사시는 육체적 무기인 칼의 세계를 정신적 문화인 도(道)의 경지로 고양시킨 자이다. 무사시의 위대성과 장점은 통념화된 관념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성찰을 통해 칼과 전투에서 출발해 보편적인 사상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오륜서』는 동서양 고전의 반열에 올랐을 뿐 아니라, 21세기 서양 지식인들과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애독되고 있다고 하니 단순한 검객을 넘어, 시공간을 뛰어넘어 인간의 삶, 승부의 세계에 대한 본질을 통찰하고 있는 도(道)를 가진 검객이다.

칼 한 자루 들고, 마음의 도(道)를 단련하면서 "삶 속에 일어나는 무수한 적"을 유유(幽幽,悠悠)하게 없애야 겠다. 그렇다. 예부터 "무사, 무심"의 경지에 올라야 자연스럽게 진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 말을 끝으로 무사시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병법의 도"를 한 수 배우고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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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하는 마음치료 이야기 - 한약으로 다스리는 정신 질환
고영협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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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질환을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이 책의 핵심 문구는 이것이다.

"정신과 질환을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정답은 "치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정확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육체의 치유를 회복한 결과 정신적, 심리적, 지적으로도 호전되는 증상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책을 선택하고 읽고 싶은 이유라면 이것이었다. "인간이라면 조금씩 가지고 있는 마음(정신) 질병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을 가지고 시도하여 소위 성공 치료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서양 의학은 신경안정제라고도 불리는 항불안제 약물을 통해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 즉 졸음, 집중력 저하 등 몸과 정신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몸의 근본 치료에 중점을 둔 한의학 치료는 서양 의학에 비해 약에 의한 부작용이 적다는 점도 큰 장점이 있고 몸과 정신에 회복을 주며 치료하는 것이라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끌린다.

본 책에는 총 다섯 장으로 나눠 ‘정신과 질환의 한의학 치료’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1장 공황장애, 2장 불면증, 3장 우울증, 4장 틱, 5장 ADHD 등이 그것이다.

일단 읽는 독자를 젊은층보다 중년층과 노년층에 맞추었는지 책의 활자가 크다. 그래서 젊은층도 읽기에 수월하다. 또한 정신과 질환에 대해 매우 쉽게 설명을 하고 있어 독자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매우 도움이 되고 지식이 된다. 흔히 이런 책을 가독성이 좋다고 하는데 한의학적 지식을 매우 실용적으로 잘 적어내고 있어서 별점을 미리 4점 주고 읽어보았다.

술술 잘 읽히며 현대 사회에서 요즘 번번하게 일어나는 공황 장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육하 원칙의 형식을 따라 공황 장애가 무엇인지, 공황 장애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서 그 다음 다루고, 일반 약물의 치료 초점이 무엇이며 부작용이 무엇인지 다루면서 이 책이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를 즉 '공황장애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서 왜 필요한지 다루고 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치료 사례를 적으면서 한의학적인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며 전인적인 치유임을 말해주고 있다.

서문에서 보다시피 '교감한의원 그룹 의료진'은 오랜 세월의 임상 경험을 통해 '정신과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매우 높은 치료율을 나타내었는데 그래서 국내를 넘어 미국, 캐나다 지역 한의사들을 열광하게 하면서 연구소가 미국, 캐나다 전역에 52개나 설립이 되는 계기를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2019년 5월 31일, 미국 하버드 의대 부설 매사추세츠 제너럴병원(MGH)에서 '정신과 질환 치료 한약 신약 개발'이라는 연구 주제로 역사적인 MOU를 체결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서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이 연구가 매우 면밀히 준비되었으며, 동네 한약방이 아닌 전문적인 한의학 박사가 오랜 임상 끝에 얻어낸 지식이며 사례임을 보게 되었다.

(동네 한약방을 저하하는 것이 아니라 돌팔이 의사와 같은 한약방을 말하는 것이다.)


공황장애의 근본 원인은 '자율신경의 실조 상태'라고 말한다. 즉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노화, 신체적 질병 등 다양하며, 환자 개인의 체질에 따라 증상도 천차만별인데 따라서 공황장애를 단순히 뇌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으로 발생한다고만 생각해서 항불안제나 항우울제와 같은 처방에 머물면 안 된다. 보다 근원적인 치료, 인체의 균형과 자율신경을 회복하는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급선무임을 밝히고 있다.

공황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뇌신경전달 물질만을 약물로써 조절할 것이 아니라, 공황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는 망가진 인체 상태를 건강하게 회복시켜 조절력을 정상화한다면 공황장애 역시 자연스럽게 이겨낼 수 있게 된다. p41

[치료 사례] 29세 여성. 163cm/53kg

환자는 29세 여성으로 한 달 전 한국에서 벤쿠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심장이 뛰고, 가슴이 심하게 답답한 증상을 처음 느꼈다. 이후 차를 타고 멀리 나가거나 엘리베이터 같은 좁은 공간이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증상은 다시 나타났는데 가슴 답답한 증상 외에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다. (...) 체력이 약하고, 내성적이면서 여성적인 성경에다 걱정, 불안 거리가 많고, 잘 놀라며 겁도 많고 예민한 분이다.

이분의 중요 증상과 신체 증상을 고려해서 처방한 한약을 복용하고 일주일 만에 좋은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2주차에는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이 거의 사라졌고, 총 두 달 동안 복용한 후에는 나머지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환자는 5주 동안 로키 산맥, LA 여행을 다녀오면서 장시간의 비행기 탑승 및 장거리 버스 이동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후에 알려주었다. p38-39

두 번째 쳅터에는 '불면증'을 다룬다.

불면증의 부작용은 매우 큼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 수면제 내성이 생기면서 더 이상 쓸 약이 없을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반동성 불면증, 숙취 효과(수면제를 먹은 다음 날 일어날 때 정신이 몽롱함), 기억력 저하, 우울감과 불안감, 자살 충동 및 폭력성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또한 몸에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은 약해진 심장의 힘을 키워 정신을 안정시켜 주는데, 이는 잠을 자지 못했을 때 생기는 불안과 초조, 가슴 두근거림, 두통, 잦은 소변, 소화 불량 등을 해결해 주고, 내성이나 중독성도 없고 자연스러운 숙면, 신체 리듬과 전신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한약을 통한 불면증 치료는 불면증을 일으키는 오장육부의 허실, 한열(寒熱)의 불균형을 정상적인 상태로 맞춰줘서 치료하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게 깊은 수면을 취하도록 돕는다. p68

이 책은 이렇게 정신의 문제를 '근복적으로 치유하여 망가진 신체를 건강하게 회복할 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도 회복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현대인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인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과 요즘 아이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틱과 ADHD가 나타난다면 정신과를 통해 상담을 받으면서 양약 보다 한약으로 치료해 보면 분명 좋은 효과가 나타나리라 생각된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약방이나 한의원에서 한약 냄새만 맡아도 왠지 모르게 건강해지는 느낌 말이다. 물론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은 한의학적 치료가 매우 몸과 정신을 교감하게 하는 효과적인 치료를 안겨 준다고 말한다. 운동 부족으로 책상에 많이 앉아 있어 몸이 많이 약해졌는데 한약 한재를 지으러 가야겠다!! 다섯 명의 원장 중에 누구를 찾아갈지 고민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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