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 개정3판
홍순도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아마도 30년도 넘었을 것이다. 그때 이런 말이 있었다. "중국을 알아야 세계가 보인다"

그래서 제 2 외국어인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배워야 한다면서 한창 중국어에 대한 열풍이 불었던 기억이 난다. 가까이 있는 나라이며 우리나라와 밀접한 역사를 함께 어우르면서 살아온 관계가 있지만 사실 속속히 모르는 나라가 바로 이 나라가 아닌가 싶다. 중국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였다. 현재 중국은 세계 글로벌 사회에서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경제 대국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또한 최근 반도체, 자동차, 제약, 게임 등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움직임은 너무나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중국은 대규모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의 유명 기업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제주도 땅을 다 사다들인다는 정보가 예전에 있었는데 매우 화가 났지만 어쩌겠는가? 그래서 찾아보았다. 세계일보 2020.07.23일에 나온 정보인데 "현재 제주 부동산을 보유한 외국인의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1만160필지, 981만4949㎡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는 미국인 1950필지 423만6079㎡, 일본인 318필지 207만5364㎡ 등의 순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모른다. 그래서 또 찾아보니 현재 그들이 가진 땅의 규모는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3배 이상 규모라고 한다.'

아무튼 이런 그들의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전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2개국(G2) 나라가 된 지금 중국의 흥망성쇠는 우리나라의 운명과 직결돼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중국을 알아야만 세계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고 인구가 많은 만큼 그들의 문화가 참 다양하다고 하니 그 사실을 일일이 안다는 것은 실제 접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와준 것으로 본다. 나에게는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의 특징과 장점

▶중국과 무역이나 사업을 하는 분들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

▶중국 특유의 문화를 다양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

▶중국인들의 민낯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책!

▶최신 중국의 문화코드와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실용정보가 가득한 책!

기억에 남는 한 문장

"양다리는 기본, 삼다리 사다리도 좋다" 이 책의 첫 쳅터를 보면서 일단 만족했다. 재미있게 읽히며 중국에 대해 이미 반 이상을 안것만 같다. 사업을 하는 사람만 아니라 중국인과 교류를 처음하는 자들에게 이 책은 매우 도움이 클것이다. 중국인들은 특유의 양다리 걸치기, 즉 자오타량촨((脚踏兩船))에 능하다. 중국인들은 삼다리, 사다리는 보통이고 심하면 십다리도 걸친다. 영화에서도 보면 ‘하오, 하오’ 를 연발하며 철썩 같이 믿게 해놓으며 매우 좋은 성격을 보이는 것 같지만 태연히 다른 상대와 만남을 가진다. 계약할 때도 그렇고 남녀관계도 그렇다. 따라서 뒤통수 얻어맞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하며 경계해야만 한다. 충격적인건 국제적으로 공인된 런민대학 사회학연구소가 '중국인 성혁명 백서'를 통해 섹스 파트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두는 국민이 중국인이라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예는 중국 혁명의 선도자이자 정치가인 '쑨원'(孫文)의 얘기다. 그는 1911년 신해혁명이 성공하기 전에 친구 쑹루야오의 큰딸인 '아이링'을 비서 겸 애인으로 데리고 있었으나 정작 결혼은 그녀의 동생 '칭링'과 했다. 아이링이 자신과 산시성 출신의 긍융재벌 '쿵샹시'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기를 하자 자신도 양다리를 걸치면서 다른 배에 옮겨 탄것이다. 그런데 쑨원의 충실한 후계자인 '장제스'나 '마오쩌둥'도 다르지 않다. 마오는 장칭 등의 부인이 있는 상태에서 장위평 등 여비서들을 거의 모조리 섹스 파트너로 삼았다. 이 사실은 중국 정부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고 하니 중국 여성은 정말 조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추가적으로 특파원의 정보에 의하면 중국 연예인 지망생 중 40% 정도가 성상납을 통해 데뷔한다고 말한다. 이게 뭥미??)

사업상의 양다리는 중국인에게는 필수처럼 여긴다. "구동존이(求同存異)" "‘훠비싼자(貨比三家)"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모두가 다 양다리 기술의 단어이다. 특히 훠비싼자의 방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즉 '한 물건에 대해 적어도 세 군데 가게에서 가격을 비교하며 자기들의 실리'를 따져 이득을 취한다. 심한 경우는 '휘비스자' 즉 열 군데에서 물건을 받아 값을 비교한다. 그래서 이들과 계약을 맺을 때에는 뒤통수를 단단히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야 구체적일 것이다. 최근 한국의 B모 중견 건설회사는 베이징 차오양구에 대형 빌딩 한 채를 구입하는 거계약을 체결했다. 빌딩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비싸지 않아 실무 담당자인 임모 부장은 본사 임원들로부터 적찮은 칭찬을 들었다. 그런데 아뿔싸, 본계약을 체결하려 했을 때 그 회사는 딴 소리를 하였다. 정부 방침에 따라 외국 업체에는 매각하지 못하게 됐다고 변병한 것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국의 한 대기업이 웃돈을 준다고 하자 아예 방향을 틀어버렸다. 더 기가 막힌건 해당 빌딩을 가계약한 업체가 B사 말고도 몇 곳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구동존이 전략을 마냥 비난해서는 아니 된다고 저자가 말한다. 살아남으려면 이런 양다리 기질과 문화를 이해하고 오히려 거기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하며 실리적인 외교를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1인자보다 2인자가 좋아" 이 또한 중국인의 특징이다. 국가 서열 1인자가 최고 권력을 펼칠거 같지만 막후 실세가 존재하며 그것을 더 즐긴다. '저우언라이' 총리는 마오쩌둥과 함께 공산 혁명을 이끌었다. 그래서 형식적으로라도 1인자를 노릴만 했지만 그는 다소 욕심부리다가 비참하게 세상을 떠난 류사오치나 린바야와는 달리 항상 넘버 투에 만족하며 살았다. 마오 전 주석이 대중 앞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을 때에도 항상 뒤에서 2인자의 자세의 철학을 보여주었다. 이때문인지 세상을 떠난 1975년까지 무려 26년 동안이나 총리 자리를 지켰다. 이런 것은 정치만 아니라 기업, 학교, 심지어는 조폭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현재 시진핑 뒤에서 실무형 정치가로서 움직이는 자가 있으니 바로 '리커창' 총리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중국이 난리일 때 시 주석을 대신해 총대를 메고 앞으로 나섰다. 비록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두더라도 말이다. 이건 2인자에 만족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끈질긴 보복 문화에 관한 얘기도 섬찟하게 다가 온다. 무려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 가족을 몰살한 사건이다. 사건은 이러하다. 살인자인 청년의 부친이 이웃집 피해자와 다툼이 생겨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청년의 부친은 이를 애통해하다가 병으로 세상을 떴는데 그냥 죽지 않고 '반드시 원수를 갚아라'는 유언을 남겼다. 아들은 불행히도 효자였는데 20년 이상이나 은인자중하면서 때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결정적 순간에 잔인하게 살해를 하였다. 중국의 보복 문화는 대체로 전략적, 우회적으로 이뤄지며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에는 강하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이런 중국의 보복 문화에는 체면을 중시하는 기질을 먼저 꼽아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중국인들의 체면을 구기는 일은 될 수 있는한 없어야 겠다. 더 끔찍한 건 중국 전봇대에 이런 광고가 버젓이 붙어 있다. 그건 "돈을 주면 보복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중국인들의 식탁이 원탁 모양인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또한 중국 화장실에는 '문'이 없어 외국인 경우 문 열고 용변을 보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 다는 얘기도 재미나게 읽었다. 물론 일반적인 대도시나 호텔, 대형 식당의 경우 그렇지 않지만 대도시의 변두리나 뒷골목, 중소 도시에 이르면 폐쇄보다는 개방을 지향하는 재래식 화장실이 다수라고 한다. 이렇게 문도 칸막이도 없는, 악명 높은 중국의 화장실은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궁금할 것이다. 무엇이든 이유가 있는 법.

그나마 현대식인데도 민망

그 이유는 이러하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출범했을 때까지도 대만 국민당 세력 중 일부가 본토에 잔류하였다. 당시 공산당의 장악력이 확고하지 않아 간첩들이 준동했는데 화장실에서 많은 정보가 교환되어 아예 문을 다 떼어버렸다. 더군다나 1960년대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불신과 감시가 더 깊어져 이런 습관이 굳어지게 되었다.

이 책 3장 '뒷골목 문화'에 대한 얘기를 읽고 중국을 바라보면 중국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갈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왜 그들은 그렇게 공중 장소에서 떠들어 대며, 아무대나 가래침을 뱉을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 속이 다 비치는 잠옷을 걸친채 활보하지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도덕불감증과 노출 습성을 볼 때 역시 후진국이라는 잣대를 재겠지만 이건 또한 그들의 국민성과 환경에 기인한 것이 있으니 참고해야 할 것이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이런 말을 했다.

곳간이 가득 차야 백성들이 염치를 안다.

중국인에게는 아직도 곳간이 차지 못한 것일까? G2라는 말이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올라갈 정도로 세계적 슈퍼 파워가 됐음에도 평균적인 민도는 '공자의 나라가 맞나'할 정도로 후진국 형태를 보인다. 이와같이 중국의 문화는 여러가지면에사 낯설고 익숙하지 않는게 많다. 그러나 이들을 알지 못하면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중국으로 인해 매우 곤란한 처지에 이를 것이다.

민족보다는 동향인을 더 중요시 여기며, 그래서 동향 사람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로 목숨을 걸고 도와준다'는 나라, 동창은 아군이기 보다는 자신에게 적으로 생각하는 나라, 그래서 베이징대, 칭화대는 공식적인 동창회가 없다고 하니 전혀 다른 이질적인 나라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술 권하는 사회'로서 술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못한다. 특이한게 또 하나 있는데 유교의 고장이기에 더 예의범절이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중국인들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한 손으로 술을 따르고 받는다. 이러한 디테일한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면 우린 중국과 교류할 수 없을 뿐더러 경제 교류, 문화 교류 또한 어려울 것이다. 미디어 덕택에 중국인은 빨강색을 좋아한다는 정도는 알지만 이렇게 13인의 베이징 특파원을 통해 중국 문화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 중국인들은 웬만해서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한두 번 봤다고 친학척 하다가 낭패 당하기 쉽기에 이 책 한 권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속속히 알아가는 유용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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