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메이트북스 클래식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현우.이현준 편역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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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인물 중에 후기 스토아 철학을 주도한 세 명의 철학자가 있다. 그 이름들은 이러하다.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들 모두는 톨스토이의 글만 아니라 기타 문인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에 심오하게 자리잡고 있다. 세네카는 귀족이며, 에픽테토스는 다리에 장애가 있는 노예이다. 그런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로마제국을 20년 넘게 다스렸던 16대 황제이다. 그는 로마제국의 중흥 시대를 이끌었던 5현제의 마지막 황제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알게된 사실은 스토아의 철인이며 노예였던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에 영향을 받아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로마에 있을 때나 게르만족을 치기 위해 진영에 나가 있을 때 스스로를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그 내용을 그리스어로 꾸준히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명상록>이다.

이와같은 그의 모습은 아버지 보다 할아버지를 통해서 큰 영향력을 받게 되었다. 그는 121년 로마에서 귀족인 안니우스 베루스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3살때 일찍 아버지를 여위게 되는데 그래서 시의 장관이자 집정관을 세 차례나 역임한 할아버지에게 입양되어 당대 최고의 학자들에게서 수사학, 철학, 법학, 미술 등을 배우게 된다. 그 가운데 바로 스토아 철학자 루스티쿠스와 에픽테토스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그는 재위 기간의 대부분을 화려한 제국의 수도 로마가 아닌 변방의 전쟁터에서 머물며, 군사들과 고락을 함께했다고 하니 이것만 봐도 그는 특별한 황제이다. 플라톤은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왕이 철학에 몰두하지 않는 이상 세상의 어지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로부터 5백년이 지난 후 플라톤의 철인정치를 실현한 인물이 등장했는데 바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재위 161~180)이다.

21세기에 다시 읽는 『명상록』

이 책은 1,800년 전에 지어진 책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필요한 책으로 존재하고 있다. 책 읽는데 관심을 가진자라면 서재에 '명상록' 한 권쯤은 꽂혀 있을 거라고 하는데, 아직 나에게는 없지만 그가 쓴 책은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또는 인터넷을 통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기존에 명상록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명상록이라고 하여 이 책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이 책을 편역한 두 사람(이현우, 이현준)을 통해 산만하게 흩어진 내용을 6개의 주요 테마로 재분류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77개의 칼럼으로 완전히 재정립함으로서 이 책은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

고대 철학자의 혜안을 통해 우리 삶을 비춰보면 매우 현실적이며 삶을 분명하게 직관하게 하여 어디에 목적을 두고,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야 될 지를 보게 되리라 확신한다.

6개의 주요 테마

첫 번째 테마에서 보게 되는 것은 인간 본성에 관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자신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는 누구인지 다시금 되돌아 보도록 하고 있다.

많은 말이라든지, 포도나무라든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 이것은 전혀 의아스러운 말이 아니다. 심지어는 태양조차도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다." 하늘에 있는 그 밖의 다른 존재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는가? 단순히 세상을 즐기기 위해서? p19

두 번째 테마는 언젠가는 죽음을 마주해야만 하는 인간에 대해 다룬다. 어쩌면 잔혹하게 들릴진지 모르지만 우리가 매일 얼굴을 보고 있는 그 자녀가 내일이면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실제 틀린 말이 아닌데도 우리는 이것을 보고 매우 불길하게, 좋지 않게 여긴다. 아무리 오래 산다할지라도 결국 우리가 잃는 것은 '현재'라는 그의 말이 새삼 되새겨지며 삶을 깊이 관조하게 된다.

에픽테토스가 말하기를, "당신이 자녀와 입맞춤을 하는 순간에도 마음속으로 '어쩌면 너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라"라고 했다. 사람들이 너무 불길한 말씀이라고 투덜거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것은 전혀 불길한 말이 아니다. 단지 자연의 한 행위를 묘사했을 뿐이다. 이것이 불길하다면 잘 익은 옥수수를 수확한다는 것도 불길한 일이 아니겠는가!" p37

당신이 3천년 ,혹은 3만 년을 산다고 할지라도 사람은 누구든지 그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 이외에는 어떤 것도 잃지 않으며, 또한 그가 소유한 것도 오직 상실해가고 있는 현재의 삶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언제나 두 가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첫째 만물은 태초부터 반복되는 형태를 가지고 주기를 거듭해왔다. 그래서 이 동일한 광경을 당신이 백 년, 이백 년, 아니 영원히 관조한다 할지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둘째 오래 살다 죽은 사람이나 아주 일찍 요절한 사람이나, 그들이 잃게 되는 것은 정확하게 같다. 두 사람 다 오직 공통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현재'라는 것만을 잃을 뿐, 그가 소유할 수 없는 그 밖의 것은 잃을 수도 없다. p41

어제는 한 방울의 정액이었던 것이, 내일에는 한 줌의 재로 변한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의 덧없는 세월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응하며 살라. 저 잘 익은 올리브 열매 하나가 자신의 생명을 낳아준 나무에 감사하고 자신을 길러준 대지를 축복하면서 땅에 떨어지듯이, 평안히 당신의 여생을 마치도록 하라. p51

세번째 테마에서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도록 해주는 충고가 있다.

헤르만 헤세의 이 말처럼 즉 "우리 내면에는 언제든지 들어가서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는 고요한 성소가 있다" 라는 말이 보여주듯 우리 내면에 진정한 바닷가가 있고, 깊은 안식이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바닷가에 가야만 내 마음에 힐링이 될 때가 있으니 자연을 거니는 삶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

사람들은 때로 시골이나 바닷가, 혹은 깊은 산중에 묻혀 살기를 바란다. 당신 역시 이런 꿈을 꿀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공상은 부질없는 짓이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원하기만 하면 자기 자신의 내면의 세계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자신의 영혼 속보다 더 조용하고 평온한 은신처는 없다. 자신의 내면에 이러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필요할 때마다 명상을 통해 즉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p64

네 번째 테마는 인간 내면의 정신을 고양시킬 것을 강조하는 경구와 칼럼이 나온다.

견딜 수 없는 일들이 사람에게 일어나는 법은 결코 없다. 마찬가지로 소나 포도나무나 돌들에게도 각각 그 자신의 본성에 걸맞는 일들만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물은 자신에게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들만 경험하게 되는데, 어찌하여 당신은 불평하는가? 우주의 본성은 결코 당신이 견딜 수 없는 일들을 일으키지 않는다.

당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당신이 이겨낼 수 있는 것이드니, 아니면 그럴 수 없는 것이든지 둘 중 하나이다. 만약 당신이 견뎌 낼 수 읶는 능력의 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면 불평하지 말라고 당신의 이성이 그것을 감당해 나가도록 참아라. 그러나 혹 당신이 이겨낼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할지라도 그것에 반감을 나타내지 마라. 비록 그 일이 당신을 정복했다 할지라도 그것 역시 언젠가는 소멸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p85

망약 당신이 외적인 일들도 인해 고통을 받는다면, 당신이 느끼는 고통은 그 일 자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받아들이는 당신의 관념 때문에 생겨난다. 하지만 당신은 언제든지 그러한 고통을 퇴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p99

다섯 번째 테마는 화해와 용서에 관한 얘기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비난을 퍼붓고 악의를 드러낸다든지, 당신을 모욕할 때면 그들의 영혼에 다가가 그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꿰뚫어보라. 그러면 당신이 그들에게서 인정받기 위해 수고하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110

자신에게 '내 탓이로'라는 생각을 불어넣고, 그러한 감정을 유지하도록 하라. 상처받았다는 느낌을 부인하면 상처 그 자체도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p121

여섯 번째 테마는 정의와 공공의 이익, 선한 의지로 정진하기를 조언해 준다. 역시나 그는 마지막 테마에서도 진정한 조언으로 우리 인생에 해답을 제시해준다. 어떤 대상을 두고 그가 선한 삶을 살았는지, 성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필요없는 논담으로 시간과 삶을 낭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가 선한 삶을 살면 된다. 내가 삶의 주인공이 되어 살고, 선행을 함에 있어서도 어떤 보상이나 평판도 바라지 않고 살아가면 족하다.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인가에 대해 논쟁하는 데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하라. 당신에게 선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스스로 시험해보라. 선한 삶이란 우주로부터 자신에게 부여된 운명에 만족하면서 바른 행동과 자비로운 길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p131-132

이 책은 진정 불멸의 고전으로서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함께해야 할 인간의 벗이요 최고의 『명상록』이다. 6개의 테마 안에는 무수한 삶의 메세지가 있다. 각자마다 마음에 다가오는 울림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냥 넘어간 글귀가 내 마음을 망치로 때릴 때가 올 것이다. 황제로서 참으로 멋진 삶을 살아갔을 뿐 아니라 최고의 '명상록'을 남긴 그의 삶을 동경하면서 오늘도 내게 준 '삶의 선물'을 충실하게 선하게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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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신약 성경 세트 - 전2권 필립스 신약 성경
J. B. 필립스 지음, 김명희.송동민 옮김 / 아바서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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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간했군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번역본입니다. 개인적으로 톰라이트 번역보다 낫더라고요. 톰라이트 번역은 뭐랄까 답답한 느낌인데 필립스 성경은 읽으면 마음 자체도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원문에 누가 더 가까운지 의견이 다분하지만 필리스 번역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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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무사시 - 병법의 구도자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우오즈미 다카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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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무협지 만화나 영화를 보며 마치 주인공처럼 '고수'가 되기를 꿈꾼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2000년대 태어난 아이들은 그러한 꿈을 꾸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이소룡과 성룡 세대의 사람들은 또는 야인시대를 보고 자란 어른들은 밀림에서 1인자로서의 야망을 품었으리라 생각된다.

일단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은 실존 인물에 관한 내용이면서 주인공인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사람이 29살에 이미 60여 차례의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단 한 차례도 패배가 없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 존재이며, 병법이기에 전설적인 검객인 그는 어떻게 일본에서 추앙을 받고, 더불어 한국까지 관심이 가는 대상이 되었는가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정말 단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는지, 아니면 일본이 영웅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다른이도 궁금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일단 읽어보며 판단하고자 하였다.

먼저 그의 출생에 대해 알고 가면 좋을 것이다. 그는 초기 에도시대의 전설적인 검객으로서 1584년에 태어났다.(일반적인 견해, 어떤 경우는 1582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사시가 직접 자신의 출생연도를 밝힌 적이 없다고 하니, 썩 중요하지 않는거 같고 더군다나 그의 비문을 보더라도 태어난 해나 향년에 대해 기록이 없다고 한다. 태어난 해를 1584년이라고 파악하는 것은 <오륜서> 첫 머리에 "예순이라는 나이"라는 표현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사시가 붓을 들기 시작한 1643년에 60세였다고 치고, 이로부터 역산해서 계산하면 이러한 결과를 나온다. 물론 추정이다.

무사시가 태어나던 해에 다케다 가쓰요리가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연합군에게 패배한 후 할복하고, 석 달 뒤에는 오다 노부나가가 자살하면서 군웅할거의 전란은 점차 끝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었다. 치열했던 군웅할거 시대에 끝자락을 잡고 태어난 그였기에 그는 한평생 일관되게 싸움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로써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터득할 수 있는 자가 되었다.

그는 13살 어린 나이에 아리마 기헤이와 대결해 생애 첫 승리를 거두게 되는데 이러한 얘기는 <무슈 겐신공 전래기>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싸움에 임하기 전까지 앳된 소년으로 묘사되던 무사시는 막상 대결 장면이 되자 상대인 '아리마'를 번쩍 들어 올려 내동댕이쳤다는 것이다. 물론 앞뒤가 맞지 않아 명백한 창작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하지만 무사시는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명망 있는 신토류 무예가를 상대로 목숨을 건 승부에 임했고 결국 이겨냈던 것이다. 따라서 일찍이 검술에 비범한 자질을 보였고, 본인도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후 무사시는 무사의 길로 접어들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검법을 연마했으며 19살 때에는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전했고, 21살에 교토로 상경했다가 다시 천하를 돌아다니며 29살이 될 때까지 다른 유파의 쟁쟁한 고수들과 60여 차례 결투했던 것이다. 이때가 1612년인데 간류 섬에서 사사키 고지로와 대결해 승리를 거둔 후 이를 끝으로 더는 결투를 벌이지 않았던 것이다.

실로 대단한 인물이며, 그의 존재는 검을 쓰는 자들에게 영웅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그 후의 모습이다. 그는 병법의 도에 대해 더욱 심오한 도리(道理)를 얻고자 연마를 거듭해가다 50세 무렵 자연스럽게 병법의 도를 만났다고 말한다. 즉 "병법의 이치를 터득했다"는 것이다.

과연 한 번의 패배도 없이 평생토록 추구했던 "병법의 도"란 무엇일까? 그의 삶의 궤적을 더듬어보는 시간은 그야말로 광산에서 보석을 찾듯 재미가 있다. 그의 관해서 살펴보면서 책 소개에서도 나오듯 지극히 합리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기술된 그의 사상을 『오륜서』를 중심으로 나열한 이 책은 다른 그의 전기와는 다르게 설득력 있게 다가 온다.

그렇다. 그는 칼과 무사의 전통이 강한 일본에서 역사상 최고의 사무라이로 인정받고 있으며, 자신이 터득한 검법을 고도의 정신성으로 승화시킨 『오륜서』를 남겨 검도(劍道)의 원조가 되었다. 미국인 기업가인 잭 웰치는 “『오륜서』는 위대한 세계적 군사이론 서적이다. 이 책에 소개된 전술 원칙은 훌륭한 귀감이 된다”고 말을 하였고, 또한 오륜서는 하버드대 MBA와 미 육군사관학교의 교재이자 세계 4대 병법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니 이 책은 단연 최고의 병법서이면서, 인간의 삶과 승부의 세계에 대한 본질을 통찰하는 중요한 책으로 우리 시대에 남아 있다.

병법 35개조 2조(고수란 무엇인가?)

제 2조 '병법의 도'는 "무릇 대규모 전투든 일대일 싸움이든 병법의 도란 모두 같은 뜻이어야 한다." (...) 병법의 터득 요령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마음을 안배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몸을 단련하여야 한다. (...) 즉각적으로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도록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이며 어딘가에 머물러 움직임이 멈추면 "죽은" 것이다.

또한 병법 상-중-하의 위(位)를 아는 것은 검술 기량에 세 단계가 있다. 다양한 공격 자세를 통해 강하고 빠르게 보이는 검술은 하위에 불과하다. 자잘한 기교에 능하고 박자가 잘 맞으며 겉으로 보기에도 훌륭해 보이는 검술이라도 아직은 중위(中位)라고 할 수 있다. 상위(上位)의 검술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으며, 날카롭지도 빠르지도 않다. 결코 화려해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볼품없지도 않다. 그저 매우 올곧으며 고요할 뿐이다. p148-149

여기서 무사시가 말하는 것은 고수만이 볼 줄 아는 검술의 기량일 것이다.

탁구를 치다보면 상대방이 고수인지 아닌지는 단숨에 알게 된다. 고수는 무사시가 말하듯 다양한 공격 자세나 강하고 빠른 모습이 없다. 또한 자잘한 기교가 능하고 박자가 잘 맞아 보이지만 치다보면 그가 중위의 모습을 가진 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진정한 탁구 고수는 강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날카롭지도 빠르지조 않게 매우 올곧은 자세로 탁구를 치는 모습을 보인다.

운동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를 보면 그 사람이 움직이는 폼만 보더라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검술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고지에 이르면 그것이 눈에 보인다.

이어서 "배게 누르기" 기술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기술은 적이 미처 그 기술을 보이기 전에 미리 기술을 꿰뚷어보고 이를 압도하여 적의 공격을 미연에 차단하는 기술이다.

적이 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 그 기술이 머리를 눌러 기술을 펼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에 "베게 누르기"라고 일컬어진다. 또한 적의 칼을 자신의 칼이든, 몸이든, 마음이든, 그 무엇으로든 밟아 누르는 심정으로 적이 자유롭게 기술을 걸어올 수 없도록 하는 "검을 짓밟기"라는 가르침도 있다. p149

가장 중요한 병법의 도에 대해 무사시는 병법 25개조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음가짐"에서 "의의 마음은 가볍게 심의 마음은 무겁게"라고 표현한 이유는 적의 공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의식을 가볍게 움직이더라도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는 절대로 동요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상대방을 칠 때는 "평소에는 의의 마음을 발하고 의의 마음을 남기라. 칠 때도 한쪽 마음은 발하지만 동시에 적의 반격에 대비해 다른 쪽 마음은 스스로의 몸에 남겨주어야 한다. p150

마지막 부분에서 주의해야 할 점으로 "유구무구(有構無構)"를 말하고 있다. 검을 든 자세는 항상 적과 상황에 따라 달라야 하며, 처음부터 공격하려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병법 35개조의 마지막 부분은 "만리일공(万理一空)"이라는 말로 마무리 되는데 이는 "만일일공에 대해서는 글로 설명하기가 어렵고 스스로 연구해 병법의 도를 터득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즉 이 정도의 경지는 심오한 경지임을 말해준다. p152

무사시가 보여주는 검도는 단순한 칼 솜씨가 아니라 마음의 도(道) 또한 이룬 수준 높은 검술임을 보게 된다. 무사시가 말한대로 "도를 폭넓게 알면 모든 것들이 서로 만나는 경우가 있다"라고 언급하며 "유학자나 불교도, 다도가나 예법자나 노가쿠를 하는 사람들"의 도를 예로 들고 있는 그의 '검술의 도'는 중국이나 조선에서도 없는 특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 무사시는 육체적 무기인 칼의 세계를 정신적 문화인 도(道)의 경지로 고양시킨 자이다. 무사시의 위대성과 장점은 통념화된 관념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성찰을 통해 칼과 전투에서 출발해 보편적인 사상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오륜서』는 동서양 고전의 반열에 올랐을 뿐 아니라, 21세기 서양 지식인들과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애독되고 있다고 하니 단순한 검객을 넘어, 시공간을 뛰어넘어 인간의 삶, 승부의 세계에 대한 본질을 통찰하고 있는 도(道)를 가진 검객이다.

칼 한 자루 들고, 마음의 도(道)를 단련하면서 "삶 속에 일어나는 무수한 적"을 유유(幽幽,悠悠)하게 없애야 겠다. 그렇다. 예부터 "무사, 무심"의 경지에 올라야 자연스럽게 진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 말을 끝으로 무사시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병법의 도"를 한 수 배우고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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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하는 마음치료 이야기 - 한약으로 다스리는 정신 질환
고영협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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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질환을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이 책의 핵심 문구는 이것이다.

"정신과 질환을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정답은 "치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정확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육체의 치유를 회복한 결과 정신적, 심리적, 지적으로도 호전되는 증상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책을 선택하고 읽고 싶은 이유라면 이것이었다. "인간이라면 조금씩 가지고 있는 마음(정신) 질병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을 가지고 시도하여 소위 성공 치료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서양 의학은 신경안정제라고도 불리는 항불안제 약물을 통해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 즉 졸음, 집중력 저하 등 몸과 정신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몸의 근본 치료에 중점을 둔 한의학 치료는 서양 의학에 비해 약에 의한 부작용이 적다는 점도 큰 장점이 있고 몸과 정신에 회복을 주며 치료하는 것이라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끌린다.

본 책에는 총 다섯 장으로 나눠 ‘정신과 질환의 한의학 치료’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1장 공황장애, 2장 불면증, 3장 우울증, 4장 틱, 5장 ADHD 등이 그것이다.

일단 읽는 독자를 젊은층보다 중년층과 노년층에 맞추었는지 책의 활자가 크다. 그래서 젊은층도 읽기에 수월하다. 또한 정신과 질환에 대해 매우 쉽게 설명을 하고 있어 독자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매우 도움이 되고 지식이 된다. 흔히 이런 책을 가독성이 좋다고 하는데 한의학적 지식을 매우 실용적으로 잘 적어내고 있어서 별점을 미리 4점 주고 읽어보았다.

술술 잘 읽히며 현대 사회에서 요즘 번번하게 일어나는 공황 장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육하 원칙의 형식을 따라 공황 장애가 무엇인지, 공황 장애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서 그 다음 다루고, 일반 약물의 치료 초점이 무엇이며 부작용이 무엇인지 다루면서 이 책이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를 즉 '공황장애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서 왜 필요한지 다루고 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치료 사례를 적으면서 한의학적인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며 전인적인 치유임을 말해주고 있다.

서문에서 보다시피 '교감한의원 그룹 의료진'은 오랜 세월의 임상 경험을 통해 '정신과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매우 높은 치료율을 나타내었는데 그래서 국내를 넘어 미국, 캐나다 지역 한의사들을 열광하게 하면서 연구소가 미국, 캐나다 전역에 52개나 설립이 되는 계기를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2019년 5월 31일, 미국 하버드 의대 부설 매사추세츠 제너럴병원(MGH)에서 '정신과 질환 치료 한약 신약 개발'이라는 연구 주제로 역사적인 MOU를 체결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서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이 연구가 매우 면밀히 준비되었으며, 동네 한약방이 아닌 전문적인 한의학 박사가 오랜 임상 끝에 얻어낸 지식이며 사례임을 보게 되었다.

(동네 한약방을 저하하는 것이 아니라 돌팔이 의사와 같은 한약방을 말하는 것이다.)


공황장애의 근본 원인은 '자율신경의 실조 상태'라고 말한다. 즉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노화, 신체적 질병 등 다양하며, 환자 개인의 체질에 따라 증상도 천차만별인데 따라서 공황장애를 단순히 뇌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으로 발생한다고만 생각해서 항불안제나 항우울제와 같은 처방에 머물면 안 된다. 보다 근원적인 치료, 인체의 균형과 자율신경을 회복하는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급선무임을 밝히고 있다.

공황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뇌신경전달 물질만을 약물로써 조절할 것이 아니라, 공황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는 망가진 인체 상태를 건강하게 회복시켜 조절력을 정상화한다면 공황장애 역시 자연스럽게 이겨낼 수 있게 된다. p41

[치료 사례] 29세 여성. 163cm/53kg

환자는 29세 여성으로 한 달 전 한국에서 벤쿠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심장이 뛰고, 가슴이 심하게 답답한 증상을 처음 느꼈다. 이후 차를 타고 멀리 나가거나 엘리베이터 같은 좁은 공간이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증상은 다시 나타났는데 가슴 답답한 증상 외에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다. (...) 체력이 약하고, 내성적이면서 여성적인 성경에다 걱정, 불안 거리가 많고, 잘 놀라며 겁도 많고 예민한 분이다.

이분의 중요 증상과 신체 증상을 고려해서 처방한 한약을 복용하고 일주일 만에 좋은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2주차에는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이 거의 사라졌고, 총 두 달 동안 복용한 후에는 나머지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환자는 5주 동안 로키 산맥, LA 여행을 다녀오면서 장시간의 비행기 탑승 및 장거리 버스 이동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후에 알려주었다. p38-39

두 번째 쳅터에는 '불면증'을 다룬다.

불면증의 부작용은 매우 큼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었다. 수면제 내성이 생기면서 더 이상 쓸 약이 없을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반동성 불면증, 숙취 효과(수면제를 먹은 다음 날 일어날 때 정신이 몽롱함), 기억력 저하, 우울감과 불안감, 자살 충동 및 폭력성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또한 몸에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은 약해진 심장의 힘을 키워 정신을 안정시켜 주는데, 이는 잠을 자지 못했을 때 생기는 불안과 초조, 가슴 두근거림, 두통, 잦은 소변, 소화 불량 등을 해결해 주고, 내성이나 중독성도 없고 자연스러운 숙면, 신체 리듬과 전신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한약을 통한 불면증 치료는 불면증을 일으키는 오장육부의 허실, 한열(寒熱)의 불균형을 정상적인 상태로 맞춰줘서 치료하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게 깊은 수면을 취하도록 돕는다. p68

이 책은 이렇게 정신의 문제를 '근복적으로 치유하여 망가진 신체를 건강하게 회복할 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도 회복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현대인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인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과 요즘 아이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틱과 ADHD가 나타난다면 정신과를 통해 상담을 받으면서 양약 보다 한약으로 치료해 보면 분명 좋은 효과가 나타나리라 생각된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약방이나 한의원에서 한약 냄새만 맡아도 왠지 모르게 건강해지는 느낌 말이다. 물론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은 한의학적 치료가 매우 몸과 정신을 교감하게 하는 효과적인 치료를 안겨 준다고 말한다. 운동 부족으로 책상에 많이 앉아 있어 몸이 많이 약해졌는데 한약 한재를 지으러 가야겠다!! 다섯 명의 원장 중에 누구를 찾아갈지 고민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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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인생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1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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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 한다면

주저함 없이 이 책을 선택하리라!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톨스토이의 책과 그의 명성은 워낙 유명하고 알려져서 딱히 뭐라고 설명 안해도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소개하면 그는 일단 "세계적인 대문호이자 위대한 사상가"라고 말하겠다. 그는 1869년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으며 1877년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한 이후 원시 그리스도교에 복귀해 근로·채식·금주·금연의 생활을 영위하였다. 즉 '회심' 이후에 그는 전혀 다른 존재로의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심지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해 회심하기 전에 쓴 모든 작품을 부정했다고 하니 그의 회심은 그의 인생만 아니라 그 작품을 통해서 진정한 '신'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준 것이었다.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러시아에는 두 명의 왕이 있다. 니콜라이 2세와 레프 톨스토이. 그들 중에 누가 더 강한가 할 때 니콜라이 2세는 톨스토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그의 왕좌를 흔들 수 없다고 한다. 반면 톨스토이가 니콜라이의 왕좌를 흔들 수 있음은 분명하다.” 고 언론인이자 작가인 알렉세이 수보린이 말을 하였다. 이처럼 왕을 능가하는 명성을 누린 톨스토이는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현재에도 최근 러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작가 선호도 조사에서 톨스토이는 응답자의 45%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2위는 도스토옙스키, 3위 안톤 체호프). 그렇다. 표트르 차이콥스키는 “모든 작가들 중 레프 톨스토이가 가장 위대하다고 확신한다.”고 했고, 막심 고리키는 “톨스토이를 모르면 러시아를 안다고 할 수도, 교양인이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는 위대한 존재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사람이다.

부유한 지주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1910년 시골 빈촌의 간이역에서 폐렴으로 사망하기까지,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거기서 얻은 사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15년에 걸쳐 집필한 책이 있으니 바로 이 책 『인생론』이다. 사랑, 죽음, 교육,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그의 사상을 집약해서 보여주고 있으며 인생의 지혜를 톨스토이 특유의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다.

머리 써서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이,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화장실에서나 지하철에서, 또는 벤치에서, 또는 계곡이나 풀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읽고 곱씹으면 된다. 왜냐하면 이 책에 나오는 문장은 가히 톨스토이가 선별해서 얻어낸 결과물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되 충분하게 되새기며, 음미하며 읽는 여유로움과 진지함이 필요한 것이다.

『인생론』은 톨스토이의 사상과 철학을 함축하고 있는데, 그가 직접 쓴 글은 물론이고 동서양을 막론한 수많은 작품과 선집에서 톨스토이가 직접 선별하여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이 여러 명 나오고 있는데 매우 반갑고, 역시 진리를 보는 기준은 다 같은 눈과 내적 지식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그 이름들은 이러하다. '에픽테토스, 랄프 왈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쇼펜하우어, 루소, 칸트, 아우렐리우스, 파스칼, 부처, 노자, 마호메트, 법구경, 탈무드' 등의 글을 가져와서 수록했다.

먼저 임마누엘의 칸트의 말을 가져와 본다.

오늘날에는 어마어마한 지식이 쌓여 있다. 머지않아 이런 수많은 지식을 배우기에는 우리의 능력은 너무 미천하고, 우리의 인생은 너무 짧은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의 처분을 기다리는 방대한 지식의 보고가 있지만 그것을 배운다고 해도 전혀 쓸모 없을 때가 종종 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 없는 버거운 짐, 즉 불필요한 지식은 가지지 않는 편이 더 낫다. p163

-임마누엘 간트

이 말을 톨스토이가 담은 이유는 그 또한 다양한 양서와 수많은 지식을 접하면서 어쩌면 지식 무용론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맨 밑에 글 참조) 그는 이 책 4 쳅터에서 '양서들에 감사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에머슨의 글을 인용하였다. 즉 "잘 선별된 작은 서재에 위대한 보물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수천년 동안 세계의 모든 문명국에서 가장 지혜롭고 위대한 사람들의 동반자였던 책에는, 우리들이 이용할 수 있는 그들의 연구와 지혜의 산물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는 그들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보여주지 않았던 사상들이, 다른 세기에서 온 우리를 위해 명확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최고의 정신적인 성취인 양서들에 감사해야 한다."

책은 그야말로 무한한 지식의 보고이다. 그러나 이 책이 때론 불필요한 지식처럼 자신에게 독이 되는 경우가 있고, 필요없는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있음을 나 또한 경험하고 있다. 특히 성경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솔로몬이 이런 표현을 썼다. 두 가지의 번역본으로 보자!

공동번역 : 아들아, 한 가지 더 일러둘 말이 있다. 책을 쓰려면 한이 없는 것이니, 너무 책에 빠지면 몸에 해롭다.

새번역 : 한 마디만 더 하마. 나의 아이들아, 조심하여라. 책은 아무리 읽어도 끝이 없고, 공부만 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한다.

구약성경 전도서 12:12절의 성경 구절이다.

인간은 지금까지 정말 엄청난 책을 만들고 짓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책도 많고, 앞으로도 엄청난 책이 출판될 것이다. 지금은 개인이 얼마든지 출판사를 통해 자기 책을 낼 수 있는 시대이다.(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최수진, 세나북스 2020)

본인 또한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전혀 쓸모없는 책이 존재함을 보게 된다.' 그것을 가리는 것은 결국 많은 책을 읽으면서 본인이 직접 깨달아야 한다. 물론 필요한 지식을 접하며, 좋은 양서와 고전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굉장한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책에 빠지면 건강을 잃게 되더라!

그런면에서 몇몇의 중요한 책을 선별해서 읽고 간간히 읽으면서 중요한 '삶'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을 나는 택하는 것이 유익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어제는 북한산에 있는 '진관사 계곡'을 접수하러 갔다. 옥빛을 가진 물은 내 영혼을 맑게하며, 내 온 몸을 물에 담게 하였다. 그 자체가 신선이며 그 자체가 가장 인생의 행복과 진리를 만나는 순간이었다. 책 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이러한 자연의 선물을 못 누리며 오히려 지성적으로 예민해져 불안 증세나, 본인만의 세계에 빠져 마치 자신이 대단한 철학자처럼 세상을 다 알고 있다는듯 세상을 아래로 바라보는 증세가 나타날 것이다.

책을 읽되 책에 속박 당하지 않고, 책을 넘어서는 "삶"에 이르러 삶의 가치를 묵상하며 매일을 "여여하며, 유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잘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오쇼: 그대의 삶을 온통 일투성이로 만들지 말라. 삶의 목적은 유희이다)

오쇼 라즈니쉬의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핵심 내용 있는데 그건 "각성하라"aware, "지금 여기에 살아라" here and now이다. 톨스토이 또한 이 책에서 현재를 살라는 글을 여러 번 담고 있다.

P. 19, P 102, P. 116쪽에 그 내용이 나온다. 하나만 적어본다.

진정한 삶은 현재에 있다. 만약 사람들이 당신에게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믿지 말라. 우리는 현재 삶을 살고, 현재 삶만 알고,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의 삶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기울어야 한다. 모든 삶이 아니라 현재 삶의 한순간 한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p19

이 말을 내 식대로 톨스토이 처럼 가져온다면 "현재의 삶을 놓치면서까지 책을 읽고, 그 책에 시간을 들이느라 삶을 살아내지 않는 다면 책이 그 사람에게 정신적 지식은 충족하게 해주지만 삶이 가진 다양한 세계는 전혀 맛보지 못하는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책을 읽되 양서를 가려서 잘 읽고 그 읽은 것을 삶으로 살아내는데 시간을 들이면서 살면 가장 이상적인 삶이 될 것이다."

이번 책에서 내 마음에 새겨진 두 문장을 담고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눈에 보이는 것,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집을 짓거나, 땅을 일구고, 가축을 기르고, 열매를 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영혼이 하는 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일, 우리의 영혼을 개선시키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모든 다른 보이는 일들은 이 중요한 일을 하고 나서야 쓸모가 있는 것이다. p28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아무리 보잘것없고 우스꽝스러운 사람일지라도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우리에게 있는 영혼과 같은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p43

-아서 쇼펜하우어

톨스토이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딱 두 가지로 말해 본다면 그건 삶의 목적을 찾으라는 것이며, 삶의 목적을 찾은 영혼이라면 인간을 향한 사랑과 존경을 나태내며 살라는 것이다. 즉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줄 알며, 나를 위해 살지 않는 삶을 택하며 사는 것이다. 그는 노자의 말을 인용했는데 "하늘과 땅은 영원하다. 이 둘은 자 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원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진정한 성인도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않으므로 영원해질 수 있으며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 p138

좀 더 인생에 대해 깊이 알려고 이 책을 손에 들었고, 이 책은 나에게 인생에 대해 소중한 삶의 지혜를 들려주었다. 참고로 이 책이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되어 있어 더 많은 지식 욕구가 일어난다면 '신원 출판사'에서 나온 "인생의 길"을 추천하는 바이다.

진정한 삶은 오늘도 내가 추구하는 삶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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