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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스캔들 - 당신이 알고 있는 와인 상식을 뒤집는
박찬일 지음 / 넥서스BOOKS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스캔들... 무엇으로 인해서 말들이 무성한것, 혹은 소란스러워지는 것을 말하는 단어가 아닐까. 이 책은 와인에 대해서 이제껏 들려오는 이야기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기에 기존의 와인문화에 '너무 깊이' 빠진 사람들에게는 스캔들이 될 수 있겠다. 한마디로 이제껏 알려진 와인에 관한 내용들과 다소 다른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물론 가쉽거리의 허접한 이야기들은 담은 책이 아니라, 와인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와인문화를 한차원 더 성숙시키기 위한 책이다.
때로 스캔들은 시끄러움과 고통을 동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스캔들을 겪는 연예인들이 그런 아픔을 통해 더욱 성숙해지듯이 최근 짧은 시간에 급성장한 우리의 와인문화도 스스로의 알을 깨치는 아픔을 통해서 보다 성숙한 문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젠 와인을 즐기는 것이 마치 중상층에 편입된 신분의 상징이나, 컬트문화에 편입되는 듯한 느낌에서 벗어나서 일상의 즐거움으로 느껴지는 편안한 와인문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와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지식들을 지적한다. 혹은 지식 자체가 틀리진 않았지만, 그저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알고만 있으면서, 실 생활에서는 그냥 지나쳐도 될만한 것들을 지적한다. 그래서 와인문화가 오래전부터 정착한 나라의 사람들의 눈에 우리의 와인문화가 '교조적'으로 비칠수 있는 내용들을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그 사람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줄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답니다..."라고.
굳이 비유를 들어서 설명을 한다고 하면, 우리의 다도문화가 그 복잡한 예법을 잘 치켜서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바쁜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차 문화를 즐기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일일이 모든 국민이 차를 마실때마다 정통다도의 예법을 지켜야 한다면 얼마나 숨이 막히겠는가. 다도는 이런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아주 특별한 경우 외에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차를 대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차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하면 적절한 비유가 될런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종일관 우리의 와인문화를 비판한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전하고 싶은 와인문화에 대한 새로운 내용도 있고, 좋은 와인은 값싸게 살수 있는 장소에 대한 안내며, 그리 비싸지 않은 와인바에 대한 설명도 있다. 마찬가지로 별로 유명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품질을 갖추고 있는 와인들에 대한 소개들도 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우상화'된 와인문화를 '대중적인' 와인문화로 바꾸어 주려는 시도를 하는 책이다.
귀족적 고급문화를 저급한 문화로 바꾸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교조적' 비일상적인 문화를 일상의 자연스러운 문화로 보편화시키고 싶은 것이 올바른 와인 지식을 전하고자 하는 저자의 뜻인 것 같다. 부디 그런 의도가 잘 전파되어 우리나라에 와인문화가 특정한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이 다 같이 즐길수 있는 본격적인 와인문화의 시대가 펼쳐지기를 바란다. 저속한 와인문화가 아니라 쉽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문화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