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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아프고 가장 아름답던 그 시절
3년이라는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들어있던 순간들은 영원히 반짝이는 물방울 같이 영롱하기만 하다. 10대의 후반부. 세상에 대한 갈증과 궁금증에 가장 목말라 하던 그 시절. 그 시절의 모든 것들은 의미롭기만 했다. 같은 길이의 시간이지만 그 시절의 하루와 오늘날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시기의 시간은 시간의 무게가 다르다.
모든 것이 극단적으로 아름다웠고, 모든 것들이 극단적으로 아팠었다. 내 옆구리를 스쳐가는 바람의 흔적에서도 피빛 아픔이 배어나오곤 했었다. 그 시절을 일깨워지는 아련하고 아름다운, 그래서 더 멋지고 가슴속에서 잘 잊혀지지 않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아무리 아름답고 영롱한 시간도, 아무리 아프고 또 행복했던 시간도 세월을 견뎌내지 못한다. 서서히 낡아가고 무너져가고, 삶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영혼의 아픔에 의해 서서히 윤색되어간다. 생생하게 살아 숨쉬던 기억들은 추억이라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마침내 서서히 사라져간다. 모든 아름다웠던 것들이 내 곁에서 하나씩 없어져 가는 것처럼.
그 아프면서 아름다웠던 시기를 기억하게 하는 책이다. 서로가 서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이해되지 못하는 아픔을 가지고 있음을 깨닿게 해주는... 그 영롱하고 아팠던 시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