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희망 유재현 온더로드 6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희망

오늘날 전세계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성공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제발전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런 것이 전세계적인 트랜드가 되고 있다. 이젠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도덕적 정당성까지 가지게 되었다.

'올바른 사회'라는 명제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모두가 좀 더 잘사는 사회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잘 사는 사회' 보다는, '잘 사는 나'를 위한 세상이 되었다. 몇몇 사람들이 '또 다른 세계화' 혹은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난 사실 과연 그것이 옳은 것인지 자신은 없다.

역사를 되돌아 보면 세상은 항상 힘과 힘의 대결이었다. 약육강식은 인간의 정글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법칙이었다. 인간이 문명적인 존재이지, 야생의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아니다. 인간은 단지 자신의 행위에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할 뿐이지, 인간만큼 정글의 법칙에 잘 적응하는 존재도 없다.

오늘날 세계는 더욱 좁아지고, 세계화라는 추세를 거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세상의 추세는 그렇지 않다. 부국과 빈국을 막론하고 모든 나라에서 빈부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화는 승리한 사람에게만 전리품을 몰아준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세계화의 법칙이다.

저자는 쿠바에서 희망을 본다. 경제봉쇄로 철저하게 고립된 땅. 그곳에는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오늘날 세계화의 어법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시각으로 볼때 말이다. 저자의 눈에 쿠바는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비록 남루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자부심과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기에...

그러나 저자가 꾹꾹 눌러참고 있지만 저자의 글들의 행간에서 느껴지는 격정적인 감동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 쿠바는 평화를 않고 있는 낙원이지만 세계의 흐름에서 고립된 섬이라는 느낌이 든다. 세계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데, 고립된 낙원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랫동안 존속하기는 힘들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지금의 쿠바는 그 모습이 아름다워보인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 질문이 이 아름다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hasta siempre(언제까지나)!" 체 게바라가 남긴 유명한  그 유명한 말은, 현실에서 실행될 때에만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이 우리에게 한 가닥 희망을 주는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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